울산 고헌산~백운산

1:25,000지형도=대현

2005년 3월9일 수요일 맑음(2~14도)   일출몰06:44~18:26

코스: 운문령09:30<1.7km>▲894.8m봉10:30<3.0km>외항재12:00<2.4km>▲고헌산13:30<1.9km>소호령임도14:00<0.9km>▲692.7m봉14:30<2.3km>백운산15:30<2.0km>당리16:30

[도상14.2km/ 7시간 소요]

지형도     지형도
 

개요: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과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과의 경계선상에 놓여진 운문령은 해발 730m로 우두령(587m)이나 육십령(724m)보다 높아 경남에서 타지역으로 넘어가는 차도들 중에선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이번 산행길은 낙동정맥의 일부구간이기도 한데, 운문령에서 시작하여고헌산~백운산 이어가기의 영남알프스 바라보기 산행이다.

운문령     운문령
 

한강 이남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군의 하나인 영남알프스는 고헌산(1032.8m)에서 문복산(1032m), 가지산(1240m), 운문산(1195m)을 거쳐 억산(944m), 구만산(785m), 육화산까지 동서로 뻗은 것을 북알프스라고 한다.

봄 진달래와 가을 억새가 볼 만한 고헌산에 오르면 북알프스는 물론이고, 가지산에서  남으로 뻗어 내려가며 신불산~취서산~천성산으로 이어지는 1,000m급 낙동정맥길의 남알프스 산군도 멋지게 떠 오른다.

 한달 전, 정족산에서 본 고헌산과 백운봉     한달 전, 정족산에서 본 고헌산과 백운봉
 

언양의 진산이기도 한 고헌산은 높은 봉우리란 뜻으로 정상의 용샘에선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다는데, 경주사람들은 이 산을 고함산이라고도 한다.

이유인 즉, 이 산과 마주하는 문복산의 수암바위에서 병든 노모를 위해 석이버섯을 따던 효자의 동아줄을, 솥뚜껑만한 거미가 끊어내고 있는 장면을 보고 고헌산 나뭇꾼이 고함을 질러 무사했다는 전설에서 비롯됐다.

 외항재 가면서 본 문복산과 수암바위     외항재 가면서 본 문복산과 수암바위
 

이번 코스 동쪽물들은 거의가 대곡땜을 거쳐 태화강으로 흘러드는데, 구량천은 사연호에 한 번 갇혔다가 나오고, 궁근정천. 산전천은 곧장 태화강으로 흘러들어 울산 앞바다로 빠져든다.

한편 북쪽의 신원천. 범곡천. 소호천은 일단 운문땜으로 갇혔다가 동창천 물길따라 밀양강으로 합류하여, 낙동강이란 이름으로 부산앞바다까지 한참을 우회하여 돌아나간다.

초반 오름길에 본 신원천   오름길에 본 신원천
 

가는길: 경부고속국도 언양나들목에서 24번도로 석남휴게소를 지나치면 69번 지방도 운문령에서 동북쪽을 향한 산행초입으로 들어선다.

헬기장에 도착하면, 문복산과 낙동정맥길의 분기봉인 894.8m봉이 머리맡에 있는데 날등길은, 문복산 가는길로 우회로를 완만하게 이어가다가 갈레길에서 894.8m봉으로 급준하게 치오른다.

초반에 본 가지산    초반에 본 가지산
 

문복산과의 분기봉인 894.8m봉    문복산과의 분기봉인 894.8m봉
 

삼각점이 있는 894.8m봉은 헬기장처럼 넓어서 사방으로 조망이 트이는데, 가지산만큼은 짙은 송림에 가려 시원스럽질 못하다.

그러나 문복산을 향한 날등길이라든가, 그 아래 경주시 산내면과 역광속의 고헌산이 뚜렷한 형체를 드러낸다.

894.8m봉에서 고헌산을 향하려면 동남쪽의 지능선을 타고 울주군 상북면에서 경주시 산내면으로 넘어가는 921번 지방도를 거쳐야 하는데, 와항마을로 가는 [일송수목원]이후로는, 우성농원을 거치면서 계속 포장길을 따라야 한다.

 894.8m봉에서 본 고헌산     894.8m봉에서 본 고헌산
 

돌아본 894.8m봉    돌아본 894.8m봉
 

능동천과 산내천의 분수령인 921번 지방도에선 2번 지방도 따라 곧장 외항재로 올라서기도하는데, 이러면 계곡을 건너므로 정맥길을 간다면, 정상휴게소에서 719.3m봉 지능선으로 올랐다가 다시금 외항재로 내려서야 한다.

그러나 삼거리 노래방 옆 정상원조집에서 곧장 밭뚝따라 숲속으로 접어들면 수월하게 719.3m봉 지능선으로 붙을 수 있다.

가족묘지 5기가 밀집해있는 능선길은 719.3m봉 지능선에서 곧장 외항재로 향한 내리막길이 잘 나 있다.

하산길에 본 외항재    하산길에 본 외항재 
 

 외항재     외항재
 

2차선 지방도의 외항재 절개지를 넘어서서 [고헌산정상 3.0km]이정목이 가리키는 삼엽송 숲길로 접어들면 고헌산 오름길은 완경사로 이어진다.

그러나 해발 900m대를 넘기면서부터는 고헌산 정상은 물론 소호령 거쳐 백운산까지, 2차선정도의 넓은 방화선이 뚫려서 자칫 진부한 산행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사방의 조망이 확 틔는 고헌산 주능선에서의 영남알프스 바라보기산행은, 영남알프스의 모든 것은 물론이고 경주와 울산, 청도~ 밀양의 산하가 두루 조망되는 환상의 코스라 하겠다.

고헌산 정상 오름길    고헌산 정상 오름길
 

외항재와 문복산 능선과 산내면  외항재와 문복산 능선과 산내면  
 

오름길에 본 백운산    오름길에 본 백운산 
 

고헌산 정상은, 최고봉 1034.8m봉을 제치고 0.8km거리의 1032.8m봉이 차지하고 있다.

연유는, 궁근정에서 출발 혹은 하산지점으로 삼는 일반적인 등산로가, 능선따라 서남쪽에서 동남쪽으로 휘어 돌아, 그 중심에 자리잡은1032.8m이 정상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착시 현상이 있다고는 해도, 돌탑 여러군데 쌓인 1034.8m봉이 현장에서는 훨씬 더 높아보이는데 고스락은 암봉으로 형성 되 있고, 방화선은  그 아래로 1034.8m봉을 살짝 비껴가고 있다.

정상보다 높은 1034.8m봉    정상보다 높은 1034.8m봉
 

정상석과 돌탑이 있는 1032.8m봉    정상석과 돌탑이 있는 1032.8m봉
 

1032.8m봉서 돌아본 1034.8m봉  1032.8m봉서 돌아본 1034.8m봉 
 

흉물로 남아있는 깨어진 정상석이 포개진 커다란 돌탑은, 촬영용으로 뭉개져 내리고 있고 그 옆의 오래된 이정목엔, 외항재를 와항재로 표기를 해서 혼선을 가중시키는데, 혹자는 와항재가 맞을 거라기도 한다.

일반적인 등로를 벗어난 소호령 가는길은 계속해서 방화선만 따라 내려가면 수월하다.

그러나 진부한 그 길에 우뚝한 억새 무성한 지능선길에도 리번이 달려 그리 빠져들고픈 유혹도 생기지만 그 길은 주능선이 아니다.

주능선으로 오해하기 쉬운 날등    주능선으로 오해하기 쉬운 날등
 

소호령 가는길    소호령 가는길
 

소호령과 백운산    소호령과 백운산
 

산길보담은 주변 조망에 관심을 가지면서 내려간 소호령은 동서남북으로 갈라진다. 선택은 자유고 어디로 향하던 임도가 깔렸다.

백운산 오름길 주변으론 억새를 비롯한 혼합림이 수시로 산색을 바꿔가며 볼거릴 제공하는데, 높이 오를 수록 지나온 고헌산은 점점 멀어지며 역광속의 신기루로 바뀐다.

서서히 좁아지는 방화선따라 밋밋한 육산의 백운산 정상에 오르면, 해가 거듭할수록 산 임자가 바뀌는지 비석같은 정상석들이 열병식의 병사처럼 반긴다.

백운산 오름길에 돌아본 소호령    백운산 오름길에 돌아본 소호령
 

백운산 오름길에 돌아본 고헌산    백운산 오름길에 본 고헌산
 

하산 직전에 돌아본 백운산    하산 직전에 돌아본 백운산
 

도상거리 약 6.0km의 방화선은 백운산 정상에서 대장정을 끝내고, 제법 울퉁불퉁한 암봉들이 솟구친 백운산 이후의 정맥길은 갑자기 생기를 되찾으며 주변의 수림들이 살아난다.

정맥길은 백운산에서 3.0km떨어진 소호고개에서 태종마을로 내려서는게 일반적이지만 시간에 쫓긴다면, 백운산 다음 봉우리에서 희미한 능선길 타고 서쪽 당리마을까지 내려서는데는 반시간이면 충분하다.

백운산 이후의 정맥길    백운산 이후의 정맥길
 

길없는 하산길   길없는 하산길
 

또 다른길: 일반적인 고헌산 등산로는 대체로 언양에서 석남사가는길의 궁근정초교 못미처 신기마을의 아파트 뒤편으로 진입을 한다.

고헌산장을 지나친 주차장의 등산로입구 이정표를 깃점으로 해서, 계곡따라 대통골로 오르기도 하고 능선따라 정상으로 향하기도 한다.

정상에서의 하산지점은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지만 대부분 정상 바로 아래의 계곡으로 내려오거나, 남쪽능선을 타고 한 바퀴 휘어도는 원점회귀코스가 인기를 얻고 있다. (4~5시간 소요)

일반적인 등산로 1034.8m봉 서남릉    일반적인 등산로 1034.8m봉 서남릉
 

일반적인 등산로 고헌산 동남릉  일반적인 등산로 고헌산 동남릉 
 

산행후기: 산고수장한 곳이 어디 고헌산 뿐일까마는 홈도골, 도장골 등의 계곡산행이 인기를 얻고 있는 여름철과, 방화선따라 두텁게 깔린 심설맞이산행으론 적격인 겨울철!

아니 그보다는 진달레꽃이 천상화원을 이루던 봄철산행이 더 오랜 추억으로 남아있는 고헌산을 실로 오랜만에 찾아들었다.  

일행들 중에선 여기만큼 재미없는 산은 처음이라고 하는 이도 있지만, 영남알프스 바라보기산행으론 그저그만이라는 걸 나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희미한 가지산    희미한 가지산
 

그러나 위 그림에서 보는 바와같이 희미한 연무가 깔린 오늘의 기상상태는 근거리만을 보여줄 뿐, 먼데 산은 도통 보여주질 않아 카메라가 울상이다.

팔년전에 아내와 함께 올랐던 894.8m봉에 오르자 감회가 새로운데, 그 길 오름길은 날등을 벗어난 우회로로 연결 되 있다. 그 때의 직등길은 묵어서 인적 끊긴지 오래됐고...!

숲속의 악어    숲속의 악어
 

외항재 내려가는길의 무성한 상수리나무 저쪽 능선에서 기암의 악어 한 마리 발견했다. 나목 틈새로 어찌어찌 바뀐 형체는 찍어도 찍은게 아니다.

우성목장길의 산판도로에서 쳐다보니 매 한 마리 그 위를 날고 있는데, 차라리 막아놓은 저 암릉코스를 타고 내려오면서 리지산행이라도 즐길 걸! 하는 아쉬움이 생긴다.

호랑버들    호랑버들
 

거의가 오학년생으로 구성된 오늘 이 팀의 속도는 무척 느리기만 해서 외항재 오름길은 도로따라 우회로를 이용하고 있다.

몇분이서 정맥길을 다 타도 여전히 선두대열이다.

초면의 이 분들이, 차내에서 제공한 다양한 먹거리와 저렴한 회비에^^, 일정을 살펴보니 가고픈 코스도 더러 있다.

미역줄나무    미역줄나무
 

고헌산 오름길엔 보기드문 호랑버들나무 나목 한그루 능선길에 우뚝하고, 방화선 양쪽으론 미역줄나무가 치렁치렁한데, 그들 뒤편으론 억새가 쫙 깔려 하얀 바탕색 위에서 황금빛을 발하고 있다.

칠팔년 전에는 없었던 방화선엔 쌓인 심설이 녹아내리며 질퍽거리고, 튀어오른 흙탕물이 바짓가랑일 적셔도, 아이젠 없이는 오름짓이 불가능했다.

 돌탑지대     돌탑지대
 

역광속에 그로테스크한 형상들의 돌탑지역을 지나서 정상보다 높은 1034.8m봉에 섰다.  

암봉 아래엔 젊은 커플이 라면을 끓이고 있어, 혹시 거기가 용샘인가 싶어 옹달샘이 있냐니까, 눈 녹은 물만 질척거린다고 한다.

정상 돌탑 뒤편에서 바람을 등지고 일행들은 중식중이고, 행동식을 준비해 간 나는 그들의 진수성찬이 끝나기를 기다려야만 했다.

초면에 먼저 가기도 뭣해서 반시간 이상을 바람 맞으며 서성거려도, 일세기만의 폭설을 퍼부었던 추위는 이제 북쪽으로 달아나고 없다.  

낯선 탐방객들이 단체로 몰려와 돌탑위로 우루루 올라서더니, 촬영을 부탁한다.

자아, 찍습니다. 앞에 앉으신 분들은 다들, 바지 지퍼~ 올려 주세요^^*

소호령 가는길     소호령 가는길
 

소호령 하산길에 한 분이 미끄러지면서 팔목을 접질렀다. 파스를 뿌리고 붕대를 감고 난리법석인데 가까이 가서 보니 손목이 부어 올랐다.

마른가지 하나 분질러 쌍겹으로 부목대고 삼각건으로 묶어 고정시켜주면서, 하산 즉시 정형외과부터 찾으라고 했더니, 곁엣분들은 유도 접골원이 훨씬 낫다고들 하신다.

머뭇거리며 소호령에 도착하자, 시간관계상 도장골로 하산하겠다기에선두팀을 물었더니, 두어명 백운산으로 향했단다.

백운산에 도열한 비석같은 정상석    백운산에 도열한 비석같은 정상석
 

부리나케 그들 뒤를 쫓았지만 백운산 다 가서야 만날 수 있어, 상황설명과 함께 가장 빠른 하산코스는 당리라고 동의를 구했다.

인적은 전혀 없어도 겨울철 날등타기란 수월해서 쉽사리 당리마을에 당도해 버스에 올랐더니, 아까 부상당한 그 분은 연신 고마움을 표시한다.

해빙기~! 안전산행 합시다. 물론, 아이젠도 챙기고요^^**

1998년 2월1일의 894.8m봉...    1998년 2월1일의 894.8m봉...
 

위로    다른산행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