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33)년전에 올랐던

에베로릿지와 금강폭포골(1976년, 2011년),

고헌산 대통골(1976년)

 

 

1부 : 에베로릿지, 신불산

2011년 11월 10일 목요일

나홀로

 

땅땅, 쾅쾅....

35(33)년만에 내가 왔다고 축포를 쏘아댄다.

오전 9시 포 사격장 옆을 지나 올라가는데 연신 쏘아댄다.

철조망 거의 끝 지점에서 대각선으로 가로 질러가야 하는데

축포는 계속 쏘아대고 정작 나는 30분간 숨어있었다.

9시 59분 포대장에게 무전을 보내 이제 그만됐으니 금강폭포 갈때까지 중지하라고 했다(?).

10시에 정말 중지했다.

금강폭포 밑에 가니 다시 쏘아댄다.

능선 다 올라갈 때까지 2시간 이상 줄기차게...

 

 

금강폭포 중단

 

금강폭포 하단

 

 

 

에베로릿지 시작부에서 바라본 금강폭포골

 

로프가 잘 매어져 있다

 

 

금강폭포골 경사도가 상당하다

 

상단폭포

 

 

허허, 옛날 같지 않다.

70년대에는 톱을 섰고, 암벽등반 지도도 했건만...

바위 손 놓은지 30년, 이젠 이런 줄 잡고도 덜덜덜...

 

 

70년도에도 여기를 지나가면 포 소리가 들리곤 했다. - 그때도 포 사격장 있었음

 

70년대에는 단풍, 억새, 철쭉산행 이런 건 없었다.

10월이 지나 11월이 되면 등산객들이 거의 없고, 12,1, 2월이면 아예 없었다.

 

 

11월, 12월이면 동계 장기 등반 대비 야영 훈련 하던 곳

(노란 억새가 있는 곳, 여기에 지금은 거의 뭉개져 버렸지만 콸콸 솟아나는 샘터가 있었음-단조샘터와 다름)

 

 

신불산에서 간월산 내려가는 길에 만들고 있는 전망대

 

간월재에 만들고 있는 휴게소

 

 

 

 

오늘은 간월산장쪽으로 내려간다.

70년대에는 지그재그의 구불구불한 등로가 있었는데

얼마나 오르내리기 싫었는지

 

도로를 만들고 부터 곳곳에 산사태가 나서 산이 다 망가져 간다.

 

 

 

 홍류폭포

 

70년대

홍류폭포쪽으로 해서 간월산이나 신불산을 찾아가려면

언양에서 버스를 타고 작천정 입구에 내려 비포장도로를 걸어걸어 가야했다.

언양에서 버스 시간이 맞지 않으면 아예 언양에서 홍류폭포까지 걸었다. 

 

 

 

 

2부 :에베로릿지와 금강폭포골

 

-1976년 초겨울, 1977(8)년 초겨울 -

 

 

 

 

얼마전 산행기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에베로릿지라는 이름을 알았다.

 

1976년

당시 이 가파른 계곡과 능선을 통해 영취나 신불을 오른다는 생각을 거의 하지 못했다.

따라서 루트도 당연히 없었다.

 

1976년 늦가을, 아니 초겨울

우리 팀 4명은 말라붙은 금강폭포 하단과 중단을 바로 직등하고 우측벽을 넘어 릿지로 올라섰다.

 

 

1977(8?)년, 금강폭포 하단 우측으로 해서 지금의 에베로릿지를 거쳐 올랐다.

물론 개척은 아니다.

그냥 올랐을 뿐이다.

 

개척을 하려면 하켄이나 볼트를 영구적으로 박아놓고 슬링과 고정로프를 설치해야 한다.

우리는 안했다.

 

당시 형편없는 등반장비인 자일, 나이프, 앵글, 봉봉하켄, 래더, 해머등의 구식 장비를 이용해서 올랐을 뿐이다.

 

- 지금의 멋진 장비와 비교하지 마시길... 지금의 멋진 장비를 갖추고 등반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부럽다.

1970년대 초, 중반에는 지금과 같은 장비는 꿈도 못 꾸었다.

참 좋은 세상이다. -

 

당시 지도 하나 없이, 지금과 같은 사진이나 자료도 없이 무작정 올라야 했던 금강폭포골과 이 릿지,

 

(당시에는 이름이 없었고, 모 산악회가 1999년 개척 후 에베로릿지라 이름 붙였다 함)

 

 

1976년 늦가을(초겨울) 금강폭포골

 

금강폭포골을 오르는 대원들 - 당시에는 그냥 계곡을 따라 올랐다.

중량은 적이다 - 당시에는 자그마한 냅색을 매었음

빵(김밥 판매점이 없어 김밥 준비를 못함), 비스켓, 양갱(비상식), 물이 전부임 

 

매고 있는 배낭은 76년 당시 이름 있던 샤모니(나중에 산양으로 바뀌었음)

빨간 헬맷은 아직도 집에 보관중임

 

 

 

 

 

 

1970년대 중반 당시의 작천정 슬랩

꼰 자일을 사용하던 시절, 하강기도 없이 두줄 S자 걸이 하강을 했다.

 

 

 

안전벨트가 없던 시절, 보울라인매듭으로 매고 올랐다.

 

1976년 작천정 슬랩 등반을 마치고 작천정 앞에 선 등반대원들

(모두 다 1977, 1978년 지리산 칠선계곡 동계, 한라산 서북벽 동계 등반 참가대원들임)

중간이 본인 대빵

 

고헌산 대통골(1976년)

 

1976년 가을, 지도하나 없이, 지금과 같은 사진이나 자료도 없이,

우리 산악회 팀이 고헌산 이 골짜기를 찾아 나섰다.

 

물론 암벽등반의 필수장비는 다 챙겨갔다.

비록 구시대 유물 같은 자일과 나이프, 앵글, 봉봉하켄, 래더 등이지만...

 

토요일, 궁근정초등학교에서 야영(사실은 운동장에서 야영을 하려했는데 교감쌤이 와서 교실에 들어가 자라고 해서 교실 안에서 잤음)하고 다음날 올랐다.

선두에 선 우리 대원이 첫 번째 폭포에서 슬립해 물에 빠지기도 했지만 무사히 대통골 등반을 마치고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참 오랜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아무런 생각 없이 지내다 며칠 전 갑자기 생각이 나 인터넷을 검색해 많은 산악인들의 대통골 등반 기록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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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헌산 대통골(좌측 계곡)

사진이 없어 이번에 찍은 사진으로 대신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