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주산행의 진수를 맛본 남원 고리봉, 문덕봉 산행

산행일 : 2005. 3. 13(日). 흐리고 눈 온후 갬 .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 방촌마을 소나무숲 (10:05)

 ☞ 만학동 계곡 초입(이정표) (10:14)

 ☞ 주능선 삼거리(만학재) (11:30~11:33)

 ☞ 고리봉 (11:47~12:10. 709m)

 ☞ 삿갓봉 (13:19~13:27. 629m)

 ☞ 두바리봉 (13:58. 555m)

 ☞ 505봉 (14:03~14:33. 505m. 점심식사)

 ☞ 그럭재 (14:49)

 ☞ 540봉 (15:21)

 ☞ 문덕봉 전위봉 (16:16~16:22)

 ☞ 문덕봉 (16:23~16:31. 598m)

 ☞ 대나무숲 (16:56~17:00)

 ☞ 무덤, 보리밭 (17:18~17:22)

 ☞ 용동마을 (17:28)

총 산행시간 : 7 시간 23분 (사진 386장 촬영하느라 거북이 산행)

구간별 거리 :

방촌마을→(0.3km)→만학골(만학동계곡)초입→(2.4km)→주능선삼거리(만학재)→(0.5km)→고리봉→(4.0km)→삿갓봉→(2.0km)→그럭재→(1.5km)→문덕봉→(약2.5km내외)→도산리 용동마을축산농가

총 산행거리 : 약 13km

산행지도


 

산행기

 오래전부터 가고 싶었던 산이었다.

주위사람의 권유도 많았던 산이다. 어떤 이는 능선에 올라서면 마치 설악의 한 능선에 서있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아름다운 산이라는 극찬까지 하는걸 보았다. 도립공원도 아니고 군립공원도 아닌데 설마 그렇게 까지 아름다우랴 생각하고 집을 나선다.

  하지만 인터넷상으로 알아본 고리봉은 그리 평범한 산은 아니었다. 이수영님의 고리봉 종주산행기를 두 번이나 숙독하고 지도까지 프린트해서 주머니에 넣는다.


 

 여수 MT사랑님의 차로 산행들머리인 방촌마을에 들어선다. 이미 삼인산사랑님 내외분이 기다리고 계신다. 두 대의 차는 날머리인 도산리 용동마을에 차 한대를 세우고 다시 방촌마을로 돌아와 마을 왼쪽의 개울 길을 따라 소나무 숲에 주차를 하고 광주 첨단산인님을 기다린다.

방촌마을에 들어가면서 바라본 고리봉

 

 조금 늦어지는 첨단님을 뒤로하고 계곡을 따라 오르다가 오른쪽 수로 쪽으로 올라간다.

이정표와 고리봉 등산 안내도를 들여다보고 계곡에 들어선다.

숨겨진 비경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만학동 계곡은 올라갈수록 멋진 모습을 보여주다가 만학폭으로 보이는 곳에서 둘로 갈라진다.

  오른쪽 계곡으로 오르다가 계곡을 건너기를 몇 차례, 암자터로 보이는 곳이 나온다. 주변에 사철 푸르른 야생 차밭까지 있으니 잠깐 쉬었다 갈만도 하다.

출발

 

 

수로를 건너자 오른쪽에 나오는 첫번째 이정표

 

만학폭포로 보이는 아담하고 멋진 폭포

 

계곡옆의 버들강아지

 

만학골 (만학동 계곡)

  

  향긋한 봄내음을 맡으며 산길을 오르다보니 왼쪽으로 제법 큼직한 와폭이 얼어있다.

급경사를 치고 오르니 만학재로 보이는 주능선에 올라선다. 고리봉쪽으로 오르니 점점 시야가 트이면서 사방의 산세가 눈에 들어오는데, 그 수려함에 감탄사가 절로 튀어나오니 왜 진작 이산에 오질 않았던가 후회막급이다.

만학재로 보이는 주능선 삼거리. 왼쪽으로 가면 천만리 장군묘, 오른쪽으로 가면 고리봉.

  

이정도 경치는 서곡에 불과하니 감탄을 아끼라는 첨단님의 주문이 나온다.

천만리 장군묘는 다음에 들리기로 하고 정상으로 향한다.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정상에 올라서는 순간, 이마를 찌푸릴 정도의 보기 싫은 고리봉 정상을 보게 된다. 이미 다른 산님들의 산행기에서 보아서 예상은 했었지만, 그 정도가 심한 것 같아 저마다 입에서 육두문자가 튀어나온다.

정상 한 복판을 차지하고 있는 묘 한기. 더 이상의 언급은 피하고 싶다.

 그런데 고리봉에서 문덕봉까지 가는 종주 내내 어김없이 조망이 좋은 곳엔 묘가 자리 잡고 있었으니 아마도 이산이 명당 터인가 보다. 묘가 하도 많아서 나중엔 그려러니하고 봉우리에 올라서게 된다.

고리봉 정상. 무덤 왼쪽위로 정상석이 조금 보인다.


 

고리봉 정상

 

정상에서 바라본 문덕봉쪽의 조망

  

  정상의 묘 때문에 쉴자리를 빼앗기고, 정상남쪽에 자리하고앉아 간식을 나누어 먹는다. 삼인산사랑님이 마지막으로 올라오신다. 지난주 무등산에 가셨다가 감기가 걸리신 탓에 오늘 산행을 무척 힘들어하신다. 결국 삼인산내외분과 첨단사모님까지 세 사람은 고리봉에 오른 것만으로 만족하고 종주를 포기하고 우리와 헤어진다.

아쉽게 헤어져야할 사람들. 그 한 잔의 커피로 감기를 한 방에 날려 버리십시요.
 

 제법 센 눈발을 맞으며 나머지 세 사람(첨단, MT, 히어리)은 문덕봉을 향해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는다. 급경사 내리막은 위험한 곳이 많아서 아이들을 안 데리고 오길 잘했다.

고리봉에서의 내리막길은 너무 위험하니 남원시에서 빠른 시일 내에 철계단을 설치하던가, 아니면 굵은 밧줄이라도 매어놓아야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나마 가는 빨랫줄 같은 줄이라도 있어서 그것에 의지해서 내려간다.

고리봉에서 내려가다가 얼마 안되어서 나오는 최고의 난코스.

이곳이 가장 위험하고 나머지는 그다지 위험한 곳이 없다.

철계단이 설치되어야지 그렇치 않으면 앞으로도 사고가 자주 일어날것으로 예견되는 곳이다.

  

 

앞으로 가야할 능선들. 가운데 가장 뾰족한 봉이 삿갓봉이고 그 왼쪽으로 뚝 떨어졌다가 맨 왼쪽 두바리봉에 올랐다가 다시 뚝 떨어져 그럭재로 내려갔다가 맨뒤의 뾰족 뾰족한 능선으로 올라서 능선을 타고 가다가 오른쭉 뒤의 두개의 봉우리 문덕봉으로 가야한다.

 

  어두컴컴할 정도로 온 산을 눈보라가 뒤덮는가 싶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맑게 개이며 햇살이 비친다. 이런 변덕스런 날씨는 산행 내내 계속된다.

능선 서쪽에서 몰려오는 눈보라를 보면 겨울이요,  능선 동쪽에 조용히 내리는 눈은 춘설이라.

春來不似春

봄이 왔으나 봄이 아니로구나.

     

       

능선 서쪽에서 몰아치는 눈보라 ()

  

능선 동쪽에 조용히 내리는 춘설()


 

선돌. 모 산님은 저렇게 서있는 바위만 보면 무조건 남근바위란다. ㅋㅋ

  

  온산이 소나무로 뒤덮인 솔산이면서 능선길이 또한 재미있다. 

소나무가 많아서 송이 채취철에는 입산이 통제되는 코스도 있다는 첨단님의 말씀.

큰 오름, 작은 오름, 솔잎 깔린 오솔길, 전망 좋은 능선, 갑자기 뚝 떨어지는 절벽구간, 다시 로프를 잡고 수직 벽을 오르기도 하고, 아슬아슬한 칼날암릉도 있다.

종주산행의 모든 것이 갖추어진 전혀 지루하지도 않고, 너무 길지도 않은 당일 종주산행을 위한 멋진 산이다.

  

  삿갓봉 정상은 오르는 길이 없는지 우회한다.

두바리봉 지나 505봉에 올라 무덤 위쪽에 앉아 점심을 먹는다. 날씨가 꽤 춥다.

한참을 내려가니 그럭재이다. 오른쪽에 철탑을 두고 왼쪽 무덤 3기가 있는 능선으로 오른다. 약간의 급경사를 얼마인가 오르니 540봉으로 추측되는 봉우리에 올라선다.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니 삿갓봉과 고리봉이 저 만치 보인다. 산행 거의 막바지에 다다른 셈이다.

여기서부터 최고의 절경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수려함이 고리봉쪽보다 문덕봉쪽이 훨씬 더 아름답다.

되돌아본 고리봉


 

되돌아본 고리봉(오른쪽)과 천만리 장군묘가 있는 봉우리(왼쪽 첨봉)

 

삿갓봉 서쪽 조망 좋은 곳에서 바라본 고리봉의 위용. 춘설이 내리고 있다.

 

가야할 능선과 문덕봉(오른쪽 하얀 봉우리)

 

줌으로 당겨본 문덕봉(오른쪽 봉우리)

 

고리봉과 오른쪽에 멀리 동악산이 보인다. (줌 촬영)

 

두바리봉에서 바라본 505봉. 저기서 점심을 먹는다.

 

두바리봉에서 줌으로 당겨 본 505봉

 

505봉에서 바라본 그럭재(철탑있는 곳)와 문덕봉쪽 능선

 

505봉에서 바라본 문덕봉과 오른쪽의 금풍저수지

 

그럭재. 고개에 내려서서 동쪽 철탑쪽으로 가다 철탑 맞은편 능선에 묘 3기가 보인다. 저기로 오르면 문덕봉쪽 방향.

 

비광바위란다. (화투의 비광)

 

소나무가 밑에서부터 자라나 결국 바위를 갈라놓았다.

 

지나온 길

 

문덕봉(왼쪽 불쑥 솟은 바위 봉)이 지척이다. 오늘 산행 중 이 구간이 가장 아름답다.

 

문덕봉 서쪽에 있는 멋진 V자형의 산.

 

문덕봉(맨 왼쪽) 바로 전의 절경. 사진이 실제 풍경보다 그 아름다움이 반도 미치지 못하는것이 안타깝다. 

 

암릉을 오르는 첨단산인님(위)과 MT사랑님

 

 

항상 앞장서서 안내하시는 첨단산인님과 항상 내 뒤에서 후미를 책임지시는 MT사랑님.

 

위 두장의 사진을 촬영했던 암봉

 

위 봉우리에서 사진촬영 중인 히어리 (첨단산인님이 제공한 사진)

 

MT사랑님. 문덕봉 가다가....  멀리 지리산 만복대, 바래봉 능선이 구름에 가려 있다.

 

기이한 바위와 문덕봉(소나무에 가려서 그냥 지나칠뻔 하였으나 MT사랑님이 발견하셨다.)

 

작은 통천문의 두 남자. 실제로 사람이 지나가기에는 낮고 비좁다.

  

  문덕봉 전위봉에 올라서니 마치 요새처럼 바위가 둘러쳐져있다. 옛날 옛적 전쟁이 일어났을 경우 이곳에 사령부를 설치하고 외적을 방어했다면 적을 크게 무찌를 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방을 몇 바퀴 아무리 둘러봐도 주위에 이만한 조망을 볼 수 있는 산이 없을 성 싶다. 

 남으로 고리봉, 그 뒤에 동악산, 또 그 뒤에 백아산, 그 오른쪽으로 무등산, 서쪽으로 산성산, 강천산, 추월산, 북쪽 멀리 마이산, 동쪽으로 반야봉과 노고단, 만복대, 바래봉 능선까지 거침이 없다. 조망에 대한 설명은 역시 첨단을 달리고 있는 첨단산인님의 설명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문덕봉 바로 전의 전위봉. 마치 요새와 같이 사방이 바위로 둘러처져있다. 멀리 고리봉 정상이 보인다

 

전위봉에서 바라본 문덕봉과 금풍제(오른쪽)

 

전위봉에서 바라본 고리봉


 

전위봉에서 바라본 고리봉(맨 왼쪽 봉우리)쪽의 수려한 풍경

  

  잠깐 내려섰다가 오르니 삼각점이 있는 문덕봉 정상이다. 정상석은 없고 대신 문덕봉이란 글씨가 다 지워진 스테인레스 표지판이 서 있을 뿐이다.

하산은 동남쪽 능선을 따라 도산리로 내려간다.

문덕봉 정상

 

 

문덕봉에서 바라본 고리봉쪽 조망.  고리봉 오른쪽에 동악산이 보인다.

더 이상 눈이 오지 않고 날이 개이면서 조망이 좋아지고 있다.

 

고리봉에서 바라본 남쪽의 화순 백아산(맨 뒤. 줌 촬영)

 

문덕봉에서 바라본 남서쪽의 무등산(줌 촬영)

 

 북쪽 멀리 희미하게 진안의 명산 마이산도 보인다. (사진 정 중앙에서 11시 방향. 줌 촬영)

  

문덕봉에서 바라본 금풍제. 저수지 오른쪽 아래 산바로 밑에 있는 마을이 산행 날머리인 도산리 용동마을.

사진 아랫쪽 바로 앞 능선으로 하산을 하여야만 용동마을로 갈 수 있다. 사진 오른쪽 저수지 아래에 보리밭이 보인다.

  

  숲이 우거져 조망이 거의 없는 능선 길을 내려가다 보니 대나무 숲이 나온다. 웬 산중에 대나무 숲인지 모르겠다. 일교차가 큰 고지대에 위치한 대나무라서 그런지 색깔이 아주 선명하고 곱다.

하산 중에 나오는 대나무숲. 대나무의 색깔이 굉장히 선명하고 곱다.

  

  갑자기 앞이 탁 트이며 상당히 넓은 보리밭이 펼쳐진다. 보리밭왼쪽으로 내려서서 희미한 길을 따라 가다보니 왼쪽에 용동마을 축산농가가 보인다. 개 짖는 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온다.

날머리 바로 전의 묘와 보리밭. 왼쪽 숲을 가로지르면 산행 날머리 용봉마을이다.


 

보리밭

 

용봉마을의 강아지 형제

 

순한 강아지

 

안녕히 가세요! 잘가라고 인사하는 용봉마을의 견공.

  

  MT님의 차로 방촌마을에 다시 돌아와 첨단님에게 산행 내내 앞장서서 안내해 주심에 대한 감사의 말을 전하고 그와 작별을 한다.

귀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섬진강변도로 17번 국도를 따라 환상의 드라이브를 즐긴다.

오늘 산친구가 되어 산행을 즐겁게 해주시고, 운전하느라 수고하신 여수 MT사랑님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귀염둥이 막내의 빠른 쾌유를 빌면서…….

  

♠ 고리봉에서 문덕봉 가다가 찍은 눈내리는 풍경 동영상을 보시려면 여기(  http://blog.joins.com/pil6994 )를 클릭 하십시오. 로그인이나 회원가입 없이 바로 보실 수 있습니다. ♠ 

  

"독도는 우리 땅, 대마도도 우리 땅"
(조선시대에 발행된 대부분의 조선지도에 대마도는 우리 땅으로 표기되어 있다고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