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덕봉에서 바라본 가야할 능선(남쪽 조망)과 서쪽(우측)풍경 <2004.09.26. 10:26>














주능선길이 암봉과 암릉 및 기묘한 바위로 자연림과 어우러져 묘미 있는 바윗길로 이루어진 멋진 산이 있답니다. 남원 최고의 지리산 전망대로서 東으로 하늘금을 긋고 솟은 지리산을 비롯, 곡성 동악산, 광주 무등산, 순창 강천산, 추월산 등 호남일원의 고봉준령과 더불어 고기비늘처럼 반짝이며 유유히 흘러내리는 섬진강까지 바라볼 수 있는 조망이 좋은 산, 바로 남원의 용아릉인 문덕봉과 고리봉이랍니다..





◁비홍재-문덕봉-삿갓봉-고리봉-천만리장군묘지-택촌마을▷


 


일시: 2004.09.26 (일요일)

날씨: 대체로 맑은 날씨였으나 오후에는 약간 흐림 밤에는 비 조금..

산행자: 영원한 산친구 그리고 나

車의 길: 경남 통영시-사천IC-통영대전고속국도-함양JC-88고속국도-남원IC-비홍재

산행코스: 비홍재-곰재-문덕봉-고정봉-그럭재-두바리봉-삿갓봉-고리봉-천만리장군묘소-택촌마을

산행시각

06:30 통영출발
08:36 비홍재

08:37 비홍재 산행초입 (표고 250M)<산행시작>
08:50 안부
08:56 비홍산성
09:29 철탑과 만나는 등로
10:23 문덕봉 598.1M (스텐 정상석)-이상윤님 만남
10:41 고정봉 605M (정상석 없음)
11:51 그럭재 (표고 340M)
12:15 두바리봉 못미처 묘지
12:40 두바리봉 550M (정상석은 없고 표시기)
12:45-13:03 점심식사
13:30 삿갓봉 629M (정상석 없음 전주이씨 묘)
14:15 고리봉 아래의 555봉
14:44 고리봉 708M (염체 없는 경주김씨묘)
15:13 삼거리(방촌마을로 내려가는길)
15:44 천만리장군묘지
16:06 천만리 장군묘지에서 조금내려온 지점 (20분 알바 후.)
16:42 방촌마을과 택촌마을로 가는 삼거리
16:55 택촌마을 거의 다 내려온 지점에 있는 이정표(폭포)
17:03 폭포찾으러 올랐다가 되돌아온 시각
17:19 택촌마을 전영선어르신 집 <산행끝>

17:44-18:02 택시타다
18:32-19:37 남원 광한루 후문에 위치한 청학동회관(저녁식사)
19:45-20:37 광한루 관람
20:37-22:45 통영 도착

■ 산행 거리 약 15km
■ 산행 시간 약 8시간 42분
■ 나의 만보계 31,469步
■ 車의 거리 왕복 358km

산의내력

▲문덕봉(고정봉) 文德峰→위치 : 全北 南原市 周生面, 金池面, 帶江面


전북에는 5대 바위명산(대둔산, 장군봉, 구봉산, 고리봉, 고정봉)이 있다. 그 중에서 높이는 고정봉이(605m)이 제일 낮으나 고정봉 주능선길이 암봉과 암릉 및 기묘한 바위로 자연림과 어우러져 가장 묘미 있는 바윗길로 단연 으뜸이라 할 수 있다.

이 산의 줄기는 백두대간 상에서 분기된 장안산에서 남서쪽으로 다시 갈라진 지맥이 천황산. 뒷밤재. 노적봉. 비홍재를 넘어 주생터널 남쪽 약 1.5km지점에서 솟아 있는 산이다. 능선 상에는 삼각점이 있는 598.1봉(문덕봉)과 제일 높은 605고지의 고정봉 및 555봉(약)의 3대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어느 봉에서나 조망이 뛰어나고, 문덕봉(일명-문턱봉)은 명당 자리로 알려져 있어 기우제를 지내는 곳으로 유명하다.

▲고리봉 →위치 : 全北 南原市 金池面 芳村里, 帶江面

고리봉은 곡성 북동쪽 약 8km지점에 있다. 남원에서 전라남북도의 경계를 이루면서 흐르는 섬진강을 건너기 전 서편에 우뚝 솟아 있는 산이다. 수십 갈래로 흘러내린 남쪽 지능선은 아름다운 섬진강에 드리우고 정상 동쪽으로 흐르는 만학골계곡 약 2km는 온통 암반으로 깔려 있다. 와폭과 소를 형성하기도 하고 유리판 같은 평반(平盤)에 명주를 깔아 놓은 듯 소리 없이 반짝이며 흐르는 절경지대이다.

연산골 계곡에는 감추어지다시피 한 연수암폭포가 일품인데 지나쳐 버리기 쉬운 자리에 숨어있다. 국골에서 오른 주능선에는 千萬里 장군의 묘가 있는데 “화산군 익충장 영양천공 만리지묘” (花山君 謚忠壯 穎陽千公萬里之墓)라 새긴 비석이 있고, 그 옆에는 부인의 비석이 나란히 서있다. 장군은 명나라 이여송(李如松) 휘하에 있다가 귀화한 사람이며 임진왜란 때 전사했는데 이여송이 명당을 잡아 안장 했다는 전설이 있다.

능선길의 군데군데에는 바위지대가 있고 정상은 민둥봉이나 남원시와 순창 및 곡성읍이 삼방으로 내려다보이고, 동편의 지리산 능선과 서쪽 강천산이 아련하게 조망되는 명봉이다.


 

-한국400산행기(김형수)에서 발췌-



문덕봉(고정봉) (click here)

남원 고리봉 (click here)

참고 산행기 발굴 미니종주 코스-월간 산




▲ 산행기 ▲

오늘은 전남 남원과 순창, 그리고 곡성의 중간지점에 남북으로 뻗어 있는 문덕봉과 고리봉을 답사하려고 한다. 전라도 사시는 산님들도 잘 알지 못하는 문덕봉과 고리봉을 알게 된 것은 순전히 새 한솔산악회 이두영회장님 덕분이다. 저번 금정산 산행부터 회장님께 신세를 지게 되었는데, 지난 주 내장산 종주산행 시 내장산 산행안내도와 함께 문덕봉과 고리봉의 산행안내도도 함께 동봉하셨던 것, 그래서 오늘의 산행이 이루어졌다.

회장님께서는 이곳은 남원의 소 공룡이며 조망도 훌륭해 우리가 가면 틀림없이 좋은 사진을 많이 찍고 올 것이라 말씀하셨다. 안 그래도 요즘은 산행지를 선택하느라 골머리를 앓는데 회장님의 추천코스라 두 말할 필요 없이 선택하게 된 것이다. (팩스까지 넣어주신 회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산행을 하는 도중 생각해 보니 회장님께서 우리의 실력을 인정해 주신 것을 깨달았다.--초보자는 좀 무리코스였고 상당히 인내를 요하는 산행이었다. 즉, 세미 베테랑 정도는 되어야 무리 없이 수행 할 수 있는 코스였다.

 

▷ 비홍재(飛鴻峙) <08:36>

▷ 비홍재에 있는 산행 표지판 <08:36>

지난주는 내장산 종주산행 한답시고 꼭두새벽에 출발하여 본의 아니게 부모님의 아침밥을 못 차려드리고 온 것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오늘은 좀 일찍 아침밥을 먹기로 하여 4시 30분에 기상을 하여 아침밥을 준비하니 5시 30분경에 아침밥을 먹게 된다. 추석이라 아들도 내려와 부모님이하 아들 딸, 여섯 명이 이른 아침밥을 먹는데 아직 잠에서 덜 깬 아들과 딸은 모래 씹는 표정이고 부모님은 그런대로 잘 자시는데, 우리 산행 때문에 부모님과 아들, 딸에게 못할 짓을 하는 것 같아 좀 미안한 마음이 생긴다.

하지만 오늘도 종주산행이라 8~9시간(예상소요시간)이므로 이렇게 부지런을 떨어야 하는 것이다. (늦게 산에 올라 하산시 혼줄이 났던 저번 내연산 종주산행의 악몽을 되풀이 하고 싶지는 않았다.) 충무김밥 2인분을 사고 아름다운 바다의 도시를 빠져나오니 어느듯 6시 30분이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날씨가 좀 어두운 것 같고, 추석연휴로 붐빌 줄 알았던 도로는 의외로 한산하다. 통영에서 비홍재가는 방법은 남해안 고속국도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함양JC에서 88고속국도를 이용하기로 한다. 남원IC로 빠져나와 순창 방향 24번 국도를 따라 한20여분 운행하면 고갯길이 나타나는데 이 고개의 정상이 바로 비홍재이다. 쬐금 과속하니 통영에서 비홍재까지 2시간 남짓 소요되었다.



▷ 산행초입에 물봉선과 함께 피어있는 미꾸리낚시 <08:39>





▷ 산행초입에 피어있는 쑥부쟁이 <08:41>



 

▷ 안부 <08:50>

▷ 비홍산성(飛鴻山城) <08:56>

비홍재에 화이트를 묶어놓고 도로를 건너니 산행초입 표지판과 리본들이 보인다. (나중에 택시를 타고 되 돌아와서 보니 주차하기에 좀 위험한 장소인 것 같았다.) 산행초입 에는 물봉선 군락과 미꾸리낚시가 많이 피어있는데 어떤 곳은 같이 보까로 피어있다. 한 10여분 적당한 비알을 치고 올라가니 안부가 나온다. 다시 안부에서 한5분 올라오니 돌담 같은 것이 나오고 안내판이 그 앞에 설치되어 있는데 읽어보니 비홍산성의 설명서이다.

♣ 비홍산성 (飛鴻山城)

이 성은 계곡을 감싸주는 포곡식(包谷式) 산성으로서, 주생면과 대강면의 경계인 비홍치에서 문덕봉 쪽으로 향하는 곳에서 약 500여m 지점에 있다. 성벽은 대부분 무너졌으나, 서쪽 벽 약20m 가량은 온전하게 남아 있는데, 가장 높은 곳은 6m 정도이고, 폭은 4.7m 내외이다. 성벽의 축조방법은 적당히 다듬은 돌을 이용하여 내외면을 맞추고 그 안에 크고 작은 돌을 채워 쌓았다. 옛 기록인 용성지(龍城誌)에는 할미성(姑城)으로 기록되어 있으나 지금은 비홍치라는 고개 이름을 따서 비홍산성으로 부르고 있다. 성안에는 망루와 건물을 세웠던 흔적이 있으며, 성벽 주위에서 발견된 토기 조각 등으로 보아 삼국시대에 쌓은 것으로 추정된다.




▷ 고슴도치 같이 생긴 삽주 <09:11>




▷ 어느 전망봉에서 바라본 가야할 문덕봉 <09:22>



 

▷ 댕댕이덩굴 <09:25>

▷ 철탑을 위로찍은 모습 <09:29>

비홍산성을 지나 능선길에서 우측(서쪽)으로 내려가면 기분 좋은 능선길이 전개되면서 곰재에 닿는다. 오늘 아침은 날씨도 선선하고 등로상태도 양호하여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아~~과연 이두영회장님 추천코스답게 좋구나!” 하지만 오늘 우리가 산행하는 문덕봉, 고리봉은 남원의 용아릉이 아닌가! 곧 된비알이 나타나리라 예상을 하며 지금이 이렇게 잘나가는 것이 태풍의 전야인가? 하고 생각이 들 정도다.

남쪽 능선길을 따라 올라가니 철탑이 나오는 직전의 등로에 하얀색 리본이 눈에 번쩍 들어온다. 바로 부산 새 한솔산악회 리본이다. 너무 반가워 마치 이두영형님을 만나는 것 같다고 하니 아내..“리본에 뽀뽀라도 하지 그래요.” 한다. 농담으로 하는 소리지만 아내 역시 반가운 모양이다. 철탑을 지나자 아마도 우리가 주생터널 위를 걷고 있는 것 같다. 좌측으로는 주생면 금풍제가 아침 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우측으론 순창으로 가는 88고속도로가 시원하게 뚫려 있다. 잠시 후 386봉에서는 암봉이 가로막고 이곳에서 문덕봉까지는 된비알이 시작된다.



▷ 철탑지나 피어있는 구절초 <09:38>





▷ 문덕봉 올라가는 된비알 어느 전망바위에서 뒤돌아본 지나온 능선들 <10:09>



 

▷ 마치 포도처럼 열려있는 미국자리공열매<09:55>

▷ 스텐으로 만들어 놓은 문덕봉 정상석 <10:23>

386봉에서 한 20여분 된비알을 치고 올라오니 문덕봉 정상이다. 비홍치에서 여기까지 1시간 46분 걸렸다. 이곳에서 바라보니 남원 최고의 지리산 전망대답게 100리길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남쪽으론 우리가 가야할 삿갓봉, 곡성 동악산이 보이고 서쪽은 아미산, 강천산 추월산이 보이는데 솔직히 강천산 추월산은 어느 산인지 몰라 답답하다. 또한 북쪽으로는 우리가 걸어왔던 능선과 응봉, 풍악산, 노적봉까지 보이는데, 특히 고리봉에서 북진, 남원의 서쪽을 감싸며 삿갓봉, 문덕봉, 노적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를 남원 산악인들이 '부흥산맥'으로 부르고 있다.


▷ 문덕봉 정상에서 바라본 지리산 서북능선 (노고단,반야봉,만복대,고리봉,세걸산,바래봉,덕두산) <10:28>




▷ 문덕봉 정상에서 바라본 가야할 남쪽 풍경<10:34>


문덕봉 정상은 ‘전일상호신용금고’에서 협찬하여 만든 스텐으로 만든 정상석이 있었는데 산 이름과 높이를 써놓은 페인트가 벗겨져 보이지 않는다. 정상석을 만들어준 ‘천일상호신용금고’에 감사의 마음을 가지지만, 기왕 정상석을 만들 바에는 제대로 된 정상석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저번 구봉산, 운장산에 갔을 때도 똑같은 스텐으로 건립된 정상석을 보고 의아해 했었는데, 역시 정상석은 자연석에 칼로 새긴 것이 제격이다. 산 정상에 스텐 정상석이 서 있는 것은 미관상도 그렇고 자연스럽지도 못한 것 같다. 그리 큰 돈이 들것도 아닌데 남원시의 무관심이 아쉽다.



▷ 문덕봉 정상에서 바라본 금풍제와 남원쪽 풍경<10:35>


문덕봉 정상에서 한창 파노라마사진을 찍고 있는데, 산님들이 올라오는 소리가 들린다. 맨 처음 올라오신 남자 산님에게 조망에 대해 여쭈어보니 자세히 알지 못하신 것 같다. 내가 조망에 대해 꼬치꼬치 물어보니 그 산님 “어디서 오셨습니까?“ 하고 물어본다. ”통영에서 왔습니다.“하니 곧 이어 뒤에서 올라오시는 다른 산님(노란색 티셔츠)의 음성이 들려온다. ”혹시 이수영님 아니십니까?“ --”허걱“ 도둑질 하다가 들킨 사람모양 깜짝 놀라며 그렇다고 하니..

본인은 ‘한국의 산하’ 애독자이며, 나를 비롯한 몇 분의 산행기는 꼭 보고 있다며 매우 반가워하신다. 그리고 오늘 이 산을 오게 된 것도, 나와 이두영형님의 댓글을 읽어보시고 오시게 되었다 한다. 전주에 사시는 이상윤님이신데 본인이 전주에 살아도 문덕봉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고 한다. 그리고 보니 ‘한국의 산하’라는 사이트의 위력이 정말 대단하구나하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나도 모르게 전국구가 되어버린 나, 이젠 행동거지 하나하나에 공인의 심정으로 산행을 해야 할 판이다. 에고..난 몰라..(싫지는 않지만)



▷ 고정봉에서 뒤돌아본 문덕봉(정상에는 전주에서 오신 산님들)<10:41>


문덕봉과 고정봉은 지척거리에 있어 잠시 후 고정봉 정상인데 고정봉 정상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으로 보아 비록 고정봉이 문덕봉보다 조금 높지만 (598.1M, 605M) 주봉이 문덕봉임을 알 수 있었다. 문덕봉 정상에 보이는 네분의 산님은 전주에 사시는 이상윤님과 직장 동료들이신데 부부와 좀 젊은 남자 산님 한 분이었다.(전주에 있는 신문지 용지 만드는 전문회사인 ‘펜아시아페이퍼’)



▷ 고정봉에서 바라본 가야할 공룡능선 <10:42>





▷ 어느 전망바위에서 뒤돌아본 고정봉 <11:04>


고정봉은 문덕봉에서 볼 때는 그리 뾰족하게 보이지 않았는데 고정봉을 내려와서 뒤 돌아보니 매우 웅장한 암봉이었다. 어째 내려올 때 바위 릿지의 경사가 좀 심하더니.. 능선을 걸어가는데 멋진 바위가 나타나 아내는 대기시키고 나 홀로 올라가보니 바위가 기묘하게 생겼다. 사진 한 컷을 찍고 그 바위를 타고 내려가는데 아내가 보이지 않는다. 아까 바위위에서 아래에 있는 아내에게 앞으로 진행하라고 했는데 못들은 모양이다. (휴대폰으로 연락하여 만남. 이때 이상윤님 일행과 다시 만남..)



▷ 어느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넘어야 할 능선들 <11:21>


공룡능선이란 내려갔다가 올라갔다가를 반복하는 톱날 같은 능선을 말함일 것이다. 고정봉에서 부터 시작하여 몇 번의 오르내림을 해야 하는 능선이다. 이상윤님과 같이 오신 검은색 옷을 입은 산님은 나이가 50인데 (나하고 동갑) 무척 산을 잘 타시는 것 같았다. 언제나 선두에서 기다리고 계시는 듯 했다. 이상윤님도 산행 내공이 만만치 않은 듯 했는데, 이 분(검은색 옷 산님)이 내가 볼 때는 더 고수님 같았다. --다들 땀을 뻘뻘 흘렸는데 이 분은 별로 땀도 흘리지 않았음. 오늘 날씨가 그리 더운 날씨가 아닌데 나중에 정말 땀을 많이 흘렸다.


▷ 그럭재로 내려가는 어느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풍경(철탑있는 곳이 그럭재, 좌측 삿갓봉과 중간에 보이는 희미한 고리봉과 우측이 두바리봉) <11:41>

이제 고도를 서서히 낮추어 하강하기 시작한다. 문덕봉~고리봉 종주코스를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눈다면 그럭재가 중간지점 일 것이다. 고도250인 비홍재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표고 100을 오르내리다가 386봉에서 된비알을 치고 올라와 고도 605인 고정봉까지 올랐다가 다시 몇 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리다가 이제 저 느럭재로 향해 내려가는 것이다. 느럭재의 고도는 340정도 였다. (철탑이 그럭재의 표시기나 다름없음.) 비록 주능선의 높이가 고작 600~700m대의 산줄기지만 모두가 험난하고 산 하나를 넘을 때마다 깊은 안부로 내려 섰다가 가파른 능선을 다시 치고 올라야하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상당하다.


▷ 어느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삿갓봉(좌)과 고리봉(우) <12:44>


느럭재에서 다시 고도를 높여야 한다. 이제 제2라운드가 시작되는 것이다. 오늘 아침밥을 일찍 먹어서 그런지 아까부터 조금 허기가 진다. 마음속으로 삿갓봉에 오른 후 점심을 먹어야지 생각하며 땀을 뻘뻘 흘리며 다시 두바리봉을 향하여 올라간다. 두바리봉은 그리 특색이 있는 산이 아니라 삿갓봉 못 미처 두개의 봉우리로 되어있는 밋밋한 봉우리다. 실제로 올라도 여기가 두바리봉인 줄 모르고 넘어가는데, 마침 두바리봉에서 점심을 자신 이상윤님이 나중에 알려주셨다. (두바리봉은 정상석은 없고 ‘두바리봉’이란 표시기가 있었다고 함.) 우리도 두바리봉 조금 지난 전망바위에서 점심을 먹었다. (12시45분~13시03분)



▷ 삿갓봉 아래 묘지에서 바라본 가야할 능선과 고리봉 <13:32>


점심을 먹고 소화도 시킬 겸 좀 느긋하게 한 25분 올라오니 어느 전망봉우리 인데 ‘孺人全州李氏’ 라고 새긴 비석이 묘 앞에 서있지 않고 옆에 삐딱하게 서있다. 자세한 이유는 모르지만 아마도 이곳이 전망봉우리이므로 등산객을 위한 배려로 비석을 옆에 세워놓았나 보다. 이곳은 완전한 정상이 아니므로 약 20여m 올라가니 정상봉우리인데(삿갓봉) 아무런 표식도 없어 허탕만 치고 내려온다. 묘지 앞에 있는 전망바위는 깎아지른 절벽인데, 전방을 바라보니 555봉, 고리봉, 630봉이 뚜렷이 보이고 우측 순창 쪽으론 섬진강이 굽이쳐 돌아가고 있다.


▷ 전방에 555봉이 보이고 봉우리 하나 너머 고리봉이 보인다. <14:02>

삿갓봉을 떠난 지 약 30분 후, 마지막 고리봉을 향하는 직전에 만학골 내려가는 길은 수많은 리본이 달려 있다. 그곳으로 내려가면 고생이 끝나지만, 고리봉을 오르기 위해서는 다시 밧줄을 매달아 놓은 바위 릿지를 해야만 한다. 아내도 힘이 드는지 푸념을 한다. “말라꼬 이런 고생을 하며 산에 오르노.”-(아내) “산행기 쓸라꼬 산에 안가나.”-(나) ^^::

아~~이두영형님께서 우리를 과대평가 하셨나? 와이리 된 코스를 추천해 주셨을까? 실제 이 코스를 올라가는데 온 다리 근육이 몽기는 기분이었다.


▷ 고리봉 올라가는 등로에서 바라본 만학골과 남원시쪽 풍경 <14:08>





▷ 고리봉 정상(머지않아 한국의 산하가족이 되실 노란색 티셔츠의 이상윤님과 그의 일행들) <14:49>


555봉 정도에 도착을 하니 아까 우리를 추월해 올라가신 이상윤님 일행이 앉아서 쉬고 계신다. 우리가 다시 추월해 올라가니 이상윤님 말씀, “이러시다가 내일 몸살하시겠습니다.”--이 말을 몇 번 들었는데 우리를 염려해 주시는 것은 좋은데 한편으로 생각하니 우리 실력을 좀 낮추어 평가하는 기분도 든다. 산행기를 쓰기 때문에 좀 시간이 더 걸리는 편이지만, 내가 생각해도 보통은 되는데..결국 우리가 추월하여 마지막 고리봉 정상은 이상윤님 일행의 양보로 먼저 오를 수 있었다.

고리봉 정상에 오르자마자 우리를 맞이한 건 정상석이 아닌 ‘慶州金氏’묘였다. 고리봉 정상 (708M) 정수리 한 복판은 이렇게 한 개인의 욕심으로 인해 묘지로 변질이 되어 있었다. 남원시에서 허락을 해 주었을 리는 만무하고 무슨 빽이 얼마나 좋기에 이런 명당에 선조의 묘를 건립하였을까? 정말 두고두고 세인에게 욕을 만장가지로 들을 만행이다. 한마디로 어이가 없어 말이 나오지 않았다. (묘를 보니 최근에 건립하였는데 남원시는 대체 이렇게 산 정상을 한 개인에게 유린당해도 당하고만 있는지??)

 

▷ 이정표(좌측은 방촌마을 직진은 천만리장군묘소) <15:13>

▷ 천만리장군묘소 <15:44>

처음 우리와 이상윤님 일행이 만날 때는 본인들의 차가 있는 비홍재로 되돌아가는 산행을 하시겠다고 하셨으나 우리를 만나고 마음이 바뀐 것인지 이곳 고리봉까지 오게 되었다. 이제 하산을 해야 하는데 우리는 천만리장군묘소가 최종목적지이다. 고리봉 정상을 내려서자 커다란 절벽지대에서 산길은 양쪽으로 갈라진다. 어느 쪽으로 진행해도 그 아래에서 다시 만나게 되어 있다. 거기서 한참을 더 내려오면 또 다른 암릉코스에 긴 밧줄이 매달려 있다. 우리는 밧줄을 타고 내려왔는데 이상윤님 일행은 우회하여 다시 만난다.

잠시 후, 방촌마을로 내려가는 이정표가 보인다. 이상윤님 일행은 아마도 이리로 하산을 하였을 것이다. (우리는 계속 직진) 596m봉에서 돌아본 고리봉은 오히려 그렇게 높아 보이지 않는다. 고리봉 정상에 무덤이 있다고 생각하니 어엽기 짝이 없다. <"......"> 이제 천만리장군묘소로 가기위해서는 630봉을 넘어야한다. 새삼 다시 된비알을 치고 오르려니 무척 힘이 든다. 아내도 피곤한지 얼굴 안색이 그리 밝지 못하다. 630봉을 지나 조금 내려오니 어느 평범한 묘지가 보이는데..아~~바로 천만리장군묘지였다. (반가웠다.)

♣ 영양천씨의 시조 천만리장군

영양천씨의 시조 천만리장군은 임진왜란 때 조선을 침략한 왜적을 몰아내기 위하여 참전한 명나라 이여송(李如松)장군 휘하의 영양사와 총독장으로, 두 아들 상(祥) 희(禧)와 함께, 군량수송과 보급에 만전을 기해 평양과 곽산 등지에서 아군이 승리하는데 큰 공을 세웠고, 정유재란 때, 또다시 두 아들과 참전해, 진산, 울산 등지에서 큰 전공을 세운 다음 조선에 귀화한 인물이다.

귀화한 후, 화산공, 충장공이란 시호를 받은 천장군은 전투 중 전사하자 고리봉 기슭 명당자리에 안장했다 전한다. 풍수지리가들 사이에는 천만리장군 묘 자리는 아들은 없으나 많은 자손이 태어나는 ‘무자천손지지’(無子千孫之地)로 꼽는다.


 

▷ 20분 알바후 되돌아온 하산로(노랑색 망월산악회 리본이 걸려있는 곳) <16:06>

▷ 영양천씨 중시조인 천만리장군 묘소가는 길이라 새겨진 리본 (등로가 험했다.) <16:09>

이 산행을 하기 전에 이두영형님께서 마지막 코스에 좀 헷갈리는 부분이 있다하시어 나중에 모르면 전화로 물어보기로 했던 곳이 바로 이 근방이었나 보다. 천만리 장군 묘소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좌측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데 안내판도 없고 해서 무심결에 지나쳤다. (좌측 사진에서 보듯이 나뭇가지에 ‘망월산악회’ 노란색 리본이 걸려있었다. 한참을 내려가니 이상하게 지도상은 좌측으로 방향이 꺾여야 하는데 반대로 우측으로 꺾이면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느낌이 든다. 어! 이게 아닌데..)

그것도 모자라 등로도 아닌 것 같은 길로 내려가다가 능선에 사람이 보여 다시 올라와 그 분들에게 물어보니 우리가 가는 길은 남쪽 섬진강 쪽으로 가는 길이었다. (이리로 내려가면 시간도 많이 걸릴 뿐 아니라 인가도 별로 없다한다.) 그분들은 요 아래 마을에서 올라오신 분들인데 아마도 버섯을 따러 오신 분들이었나 보다. 그분들 말씀은 이리로 내려가면 길이 잘 나와 있다고 말씀 하셨지만, 실제 등로는 매우 험했다. --천만리 장군의 후손들이 이 길을 따라 성묘를 하시는지 이런 리본들이 많이 보였다.

 

▷ 방촌마을과 택촌마을 가는 길로 나뉘는 삼거리 <16:42>

▷ 택촌마을 전영선님의 강아지 흰둥이 (진돗개라고 하시는데??) <17:19>

내려가면서도 등로가 험하니 무척 땀을 흘리며 내려간다. 특히 몇 몇 구간은 상당히 조심을 요하는 구간이 있었고, 아내는 결국 엉덩방아 두 번을 내리 찧는다. 근 30분을 험로와 씨름하며 내려오니 삼거리가 나타난다. 좌측은 방촌마을로 내려가는 길이고 직진은 택촌마을로 내려가는 길이다. 연수암폭포가 있다 하니 택촌마을로 향한다. 한 5분후 달성서씨 가족묘를 지나 7분 후, 이정표가 보인다. 폭포가 적혀있어 배낭을 벗어놓고 혼자서 폭포사진을 찍으러 다시 올라가는데 내가 생각해도 좀 미친놈 같다. 결국 폭포도 못보고 터덜터덜 도로 내려왔지만..

택촌마을로 내려오니 마을 입구에 빨간 다알리아 꽃이 피어 있어 찍으려고 들어갔는데 막상 보니 별로다. 마침 이 장면을 보시던 나이 드신 촌부가 한마디 한다. “거기 들어가지 마시오.” 농작물을 해 하려 들어간 것이 아니라 사진 찍으러 들어갔으며, 아까 내려오다가 본 단감나무(아주 낮아 쉽게 딸 수 있음.)에 열린 단감도 구경만 했지 털끝하나 손대지 않았다고 말씀드리니 고개를 끄덕이신다. 혹시나 해서 “택시를 부르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고 물으니 뜻밖에도 본인의 집으로 우리를 데리고 가시면서 손수 전화까지 해주시는 것이 아닌가!

감사의 보답으로 연양갱과 사탕 몇 개를 드리니 아이처럼 좋아하신다. 이 흰둥이는 이 집 앞마당에 있는 3개월 된 강아지이고 뒤뜰에는 누렁이가 있었는데 사람을 무척 경계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같이 있던 수놈을 다른 사람이 데려간 후부터 이렇게 낯선 사람이 오면 경계를 한다고 말씀하신다.) 이 어르신 성함이 문패를 보니 전영선님이신데 나중에 택시 타는 입구까지 우리를 전송해 주시면서 금풍제 쪽으로 가야 택시요금이 적게 나온다는 말씀도 해주신다. 마치 우리가 아들 며느리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아마도 시골에 사시는 어르신들은 대개 사람이 그리운 모양이다. 시골인심이 살아있는 것을 보고 마음이 훈훈해져 왔다.

 

▷ 광한루 후문에 있는 한정식집(청학동회관) <18:32>

▷ 맛있는 한정식 <18:49>

택시를 타고 다시 비홍재로 돌아온다. 돌아오는 도중에 본 금풍제는 무척 아름답다. 달리는 차안이라 찍고 싶은 아쉬움을 접고, 기사님에게 남원의 맛있는 음식점을 소개해 달라고 하니 무슨 음식을 좋아하는지 물어온다. 아내가 한정식이 먹고 싶다고 하니 광한루 후문에 있는 ‘청학동회관’을 추천하신다.

오늘 아내가 고생도 했고 그동안 너무 아내에게 못해준 것이 많아 큰맘을 먹고 고급 한정식인 ‘청학동회관’ 문을 두드린다. ‘청학동회관’의 한정식 메뉴는 구절판, 삼합(홍어회+삼겹살+묵은김치),더덕구이, 갈비찜, 토란 들깨, 들깨버섯전골, 쑥떡, 찹쌀동동주 등 영양가 만점의 식단이 하루 종일 고생한 우리를 즐겁게 한다. 춘향의 도시 남원에서 아내와 나 단 둘이서 맛있는 저녁밥을 먹으니 마치 우리가 춘향과 이몽룡이 된 느낌이다. ^^

 

▷ 광한루 매표소 <19:46>

▷ 월매집 연못(동전을 던지면 행운이 온다나?)과 춘향이 기거하던 방(젊은 청춘남녀 둘) <20:22>




▷ 광한루의 夜景 (하늘에는 녹색 레이저빔)<20:07>





▷ 광한루 현판문 <20:37>


오늘은 마침 광한루가 지척이라 술도 깰 겸, 광한루 관람에 나선다.
광한루는 옛날에 한번 와 보았던 것 같은데 최근에는 처음이다.
무척 다르게 변모해 있었다. 밤9시까지 개관한다고 한다.
광한루에 도착을 하니 비님이 내리기 시작한다.
아~~아까 하산 할 때 하늘에서 우르릉거리더니.

오작교을 건너오니 이런 안내판이 보인다.
“오작교를 일년에 한번이상 밟으면 부부간에 금실이 좋아지고
자녀가 복을 받는다는 말이 내려오고 있다.”

광한루의 밤하늘은 녹색 레이저 빔으로 금이 그어져 있고
춘향이 처럼 그네를 타는 아내를 바라보며
잠시 이몽룡의 마음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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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26 전북 남원의 용아릉인 문덕봉 / 고리봉에 다녀와서..


 




[2004.09.26.15:40]
[천만리장군 묘소가 있는 630봉 못미처 전망 봉우리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들]



 

비몽-양현경



이수영의 산행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