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능선 1274m봉에서 본 고리봉(1248m)

 

지리산 고리봉

1:25,000지형도= 연파. 덕동

2008년 12월 20일 토요일  안개많고가랑비약간(-6.7~6.3도)  습도79%  일조시간0.1hr  평균풍속0.8m/s   일출몰07:35~17:21

코스: 월계마을11:00<1.0km>왼골입구<1.5km>1010m봉<1.0km>주능선1349m봉<1.5km>묘봉치<1.5km>고리봉1248m<1.0km>963m봉<1.7km>당동마을<1.8km>상관마을18:30    [도상 11.0km/ 7시간 반 소요]

 

지형도

 

개요: 지리산국립공원 성삼재에서 인월교까지 도상거리 21.0km에 달하는 북부능선상엔 고리봉(1248m)에서 덕두산(1150m)에 이르기까지 해발고 천미터를 넘기는 고봉준령 일직선상으로 치솟아, 어느 봉우리에 올라도 종석대(1361m)에서 하봉(1746m)까지의 지리산 주능선 바라보기 일품이다. 그 중에서도 묘봉치까지의 주능선거리 3km나 이어가는 억새평원 펼쳐지는 최고봉 만복대(1438m)에서의 조망이란 더할나위 없이 좋기만해서 마니아들 수시로 들락거린다. 그러나 만복대에서 고리봉까지의 주능선 서쪽사면은 비교적 덜 알려져 있다.

 

 

그런데 한가지 의문점, 북부능선상엔 왜 두 개의 고리봉이 있는걸까? 정확한 어원은 알 수 없지만 고리 하면 연상되는 건, 문고리 아니면 연결고리다. 1950년에 시작된 한국전쟁은 1953년 7월 27일 이후 현재까지 휴전 중이다. 그러나 휴전 이후에도 지리산에선 이따금 공비출몰 잦았었고..1972년도에 완공된 군사작전용 성삼재도로와 정령치도로는 북부능선을 절단내고야 말았다. 지리산 정기를 망가뜨린 위정자들이 급조해 낸 산이름이 아닐까? 지리산주능선과 북부능선을 연결하는 고리봉과 지리산과 백두 대간을 연결하려는 고리봉으로...

 

 

어쨌거나, 왼골 입구에서 만복대를 정점으로 하는 북부능선상의 1349m봉(만복대300m전방)을 목표로, 지능선 타고 올라 고리봉(1248m)까지 이어가기 해서 고리봉 서부능선을 타고 당동마을로 내려오는 이번 산길은, 도상거리 십일키로 밖에 안된다. 그러나 해발고 천미터 이상을 치올라야 하는 버거움이 있고 결코 호락호락 수월하지만은 않은 고리봉 서부능선상의 험준한 날등길 기다리고 있다. 아직은 투박하고 원시상태 그대로인 그 지역에.. 아무도 다녀가지 않았을 성 싶은 그 지능선에도 산길은 열려있어, 용기있는 자들 만의 몫으로 남아있다.

 

고리봉에서 본 당동계곡

 

가는길: 대형차량 월계마을까지 진입가능하다. 저수지 에돌아 엔골입구 당도해서 지능선 잡아타고 치오르면 리번 하나 없이 깨끗한 날등길에도 선답자 흔적들은 남아있다. 등로 비교적 뚜렷해서 부담없이 오를 수 있다가 1010m봉 통과하면서부턴 키 큰 산죽과 미역줄나무덩쿨 걸치적거리기 시작한다. 1200m대부턴 무릎아래로 깔리는 조릿대군락지역이다. 부담없이 치오르다가 관목수림지대 통과해서 억새 무성한 주능선상의 1349m봉에 오르면 만복대 코앞이라 왕복 이십분이면 다녀올 수 있다.

 

 

묘봉치 내려가는길 1274m봉 우회로엔 [←만복대1.3km/ 성삼재4.0km→]이정목 있고, 안부 헬기장 묘봉치엔 산동면 위안리로 내려가는 계곡길입구 금줄 쳐 놓았다. 계속해서 1194m봉과 1203m봉 날등길 남진해 올라가다가 1207m봉 헬기장에 당도하면 고리봉 머리맡이다. 우회로 버리고 고스락에 오르면 정상석 그럴 듯하고 사방경관 막힘없다. 일몰시간에 쫓기거나 지친상태라면 1.5km 떨어진 성삼재로 내려서야 마땅한 것이, 고리봉에서 당동마을까진 내려서는데만 세시간 이상 소요되기 때문이다. 성삼재에서 당동까진 하산길 잘 나 있다.

 

 

고리봉서부능선 하산길 초입은 제법 빤질거리는데 이 산길 처음엔 날등타다가 이내 계곡으로 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능선을 타겠다면 일찌감치 왼쪽으로 트래버스해 진행하면 수월하다. 처음부터 날등고집하다간 전혀 산길 없기에, 암벽 만날 때마다 우회 우회.. 해야만 할 것이다. 그러다가 1100m대 이후론 룰루랄라 연속이다. 963m분기봉에 당도해서 상위마을쪽으로 내려가면 수월하겠지만, 남서진하는 당동마을쪽은 난해하다. 해발 700m대 암릉코스 지나면서부턴 날등개념도 애매해지는데, 650m대의 낡은 철조망 옆으로 따라가기하면 당동마을이다.

 

왼골 들머리

 

1300m대서 본 1010m봉

 

1300m대서 본 주능선 1274m봉

 

1300m대서 본 요강바위가 있는 1167m봉

 

만복대서 본 1349m봉   촬영: 지리선녀

 

주능선1349m봉에서 본 만복대1438m

 

주능선1349m봉에서 본 묘봉치 가는길

 

묘봉치에서 본 고리봉

 

고리봉에서 본 종석대

 

고리봉에서 본 묘봉치방면

 

하산길 963m봉에서 돌아본 고리봉

 

산행후기: 보름전 영제봉 갔을 때 바라본 만복대능선.. 힘줄 불끈불끈 솟구친 근육질의 서쪽사면은 아래 그림에서처럼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산동저수지에서 만복대로 올라 고리봉 서부능선을 타고 내려온다면 정말 멋진산행이 될 것임에 틀림없어 보였다. 출발 전날밤엔 비까지 내렸으니 해발고 높은 그 지역은 심설 더욱 두텁게 깔렸으리라~~! 멋들어진 산그리메 상상만으로도 밤잠 설치다가 당도한 현장엔 가랑비 흩날리고 가스 자욱해서, 고봉준령들 희색안개 속으로 숨었다.

 

 

건각팀 요강바위 찾겠다고 왼골로 향하고, 우리팀은 푸석거리는 가랑잎 뒤집어가며 위로 향하건만 저지난 주 보았던 하얀 눈들, 빗물에 다 녹았다. 그렇지만 리번 하나없이 깨끗한 지능선길 양편 아래 골짝마다 소리없이 밀려오는 구름연기는.. 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하다. 주능선에 올라 멋진 조망 기대했지만 매몰차게 불어대는 바람소리 뿐, 만복대는 안개속으로 사라졌다 나타나길 반복해서.. 뒤늦은 내가 굳이 올라갈 필요 못느끼겠다. 산 속에선 산을 볼 수 없고.. 산을 내려가야 산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고리봉에 올라 하룻밤 더 지리에 머물겠다는 일행들과 헤어져 어둡기 시작하는 서부능선 바삐 내려가는데.. 어, 이건 아니다. 앞서간 일행 콜 했더니 빽 해서 날등타고 오라는데, 그게 그리 만만하질 않다. 날등만 좇아 막무가내 내리꽂아 제대로 길 찾았다. 오름길엔 없었던 리번 두어개 보인다. 동시에 신비감 싸악 사라진다. ㄴㅁㄹ.. 칠백미터대로 내려서자 갑자기 칠흑같은 어둠도 모자라.. 자옥한 안개속으로 빨려들어 일미터 전방도 안보인다. 앞서 도망가던 ㅈㄹㅅㄴ, 구원의 목소리 보내오지만 어쩔 도리 없다. 그냥 아래로.. 아래로..

 

 

 

 

 

 

 

 

 

요강바위   촬영: 지리선녀

 

만복대    촬영: 심무섭

 

 

 

 

 

묘봉치계곡    촬영: 들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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