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고리봉~만복대~영제봉

1:25,000지형도=덕동. 연파

2005년 5월 19일 목요일  맑음(7~22도)  일출몰05:22~19:29

코스: 성삼재11:30<1.5km>고리봉12:00<3.3km>만복대13:30<1.8km>다름재14:30<2.2km>영제봉14:00<1.7km>수락재15:00<2.5km>수락폭포16:00

[도상13.0km/ 6시간 반 소요]

지형도    지형도
 

개요: 전라남도 산동면의 성삼재에서 큰고리봉(1248m)과 만복대(1433.4m)를 경유하여 전라북도 남원시와의 도계선따라 서진해서 영제봉(1030m)에 올랐다가 수락폭포로 내려서는 이번 코스는,

지리산 온천랜드에서 산행의 피로를 풀 수가 있고 조선시대부터 물맞이 폭포로 유명했었던 15m높이의 수락폭포를 구경할 수 있다.

그러나 만복대 이후 구간은 인적 드문 호젓한 숲속길로 특히 능선상에 빼곡히 들어찬 관목수림지대는 온몸을 할켜대서 속력을 낼 수 없기도 한, 결코 만만한 구간은 아니다.

만복대 오름길서 돌아본 이번코스 전반부   만복대 오름길서 돌아본 이번코스 전반부 
 

만복대서 바라본 이번코스 후반부    만복대서 바라본 이번코스 후반부
 

노고단, 바래봉(1168m)과 더불어 서부 지리산의 수장격인 만복대는 만가지 복을 품은 산이라 할 만큼 후덕한 육산으로 묘봉치에서 만복대주변의 3km에 달하는 평원에 쫙 펼쳐진 억새구간은 지리산에선 보기힘든 풍경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왔었다.

사방의 막힘이 없는 만복대 정상에 서면 남쪽의 성삼재 뒤편의 첩첩산릉  뒤론, 호남정맥의 하늘금 가운데 솟은 광주 무등산이 단연 돋보이고, 노고단(1507m)에서 천왕봉(1915.4m)까지 이어지는 주능선 파노라마는 장막으로 가려진 뒷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런가 하면 정령치 이후의 작은고리봉(1304.5m)을 연결고리로해서 남원시 외곽을 돌아 북녘으로 내닫는 백두 대간의 장관 또한, 그 끝을 가늠할 수 없이 이어지고 있다.

고리봉서 본 만복대    고리봉서 본 만복대
 

만복대 정상   만복대 정상
 

작은고리봉 뒤로는 세걸산~ 바래봉~ 덕두봉으로 이어지는 지리산 서부지역이 일목요연하고 동부지역의 삼정산자락 뒤편으론 달궁천이 임천강을 거쳐 낙동강으로 흘러가는 산세를 볼 수 있다.

그런가하면 이번 코스 서쪽과 남쪽의 계곡수들(무등천, 용추천, 수락천)은 한결같이 섬진강의 상류수인 서시천으로 모아져서 섬진강으로 빨려들고 있음을 볼 수 있는가 하면,

만복대에서 영제봉이후로 연결되는 도계선상의 북쪽 물들도, 백두 대간 준령을 넘질 못하고 수지천으로 모아져서 섬진강으로 흘러드는 산세를 굽어볼 수 있다.

고리봉서 본 달궁천    고리봉서 본 달궁천
 

명소..수락폭포
   명소..수락폭포
 

가는길: 성삼재 주차장에서 만복대를 향한 백두 대간 주능선 초입으로 들면[당동../만복대6.0km]이정표가 있어도, 여기서 만복대까지의 도상거리는 4.8km에 불과하고 두시간이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는 거리다.

중도에 헬기장 한 곳 지나쳐 올라가는 고리봉 정상엔 최근에 구례군에서 오석 빗돌로 아담하게 박아넣은 정상석이 있지만 대부분의 탐방객들은 우회로를 이용하기 때문에 일부러 찾아가야한다.

성삼재서 본 반야봉    성삼재서 본 반야봉
 

돌아본 성삼재    돌아본 성삼재
 

오름길에 본 고리봉    오름길에 본 고리봉
 

고리봉에 올라간 노고에 보답이라도 하려는 듯 만복대까지 이어지는 주능선이 발치아래로 깔리고, 돌아보면 노고단의 양쪽 정수리가 다 드러나는가 하면, 바로 곁의 반야봉은 지능선만 타고 내려가도 금방 당도할 것처럼 무척 가깝다.

지리산 온천랜드가 있는 산동면이 왼쪽 팔꿈치 아래로 깔리고, 병풍처럼 둘러쳐진 산동면 뒷자락의 산릉들도 이번코스 후반부를 미리 다 보여준다.

너덜 연속의 지리산권역 동부에 비해서 이 쪽 지역의 날등들은 울창한 수림으로 한여름엔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는데, 묘봉치엔 헬기장도 있어 쉬어가기 좋다.

고리봉서 본 산동면    고리봉서 본 산동면
 

고리봉서 본 노고단    고리봉서 본 노고단
 

만복대 가는길    만복대 가는길
 

묘봉치에는 [성삼재3.0km/만복대3.0km]이정표가 있어, 만복대는 먼거리임에도 약간의 키작은 관목수림과 울창한 억새들만이 무성해서 무척 가깝게 느껴진다.

억새지역 오름길엔 계단을 만들고 동아줄 가드레일을 설치해서 억새밭을 보호하고 있다.  정상엔 돌탑과 구조목이 있지만 정상석이라든가 삼각점은 없다.

하지만 이 지역 최고봉답게 사방으로 막힘없는 조망을 맘껏 즐길 수 있게끔 툭 트인 공간을 내주고 있다.

묘봉치서 본 반야봉    묘봉치서 본 반야봉
 

묘봉치서 본 하늘금의 호남정맥    묘봉치서 본 하늘금의 호남정맥
 

묘봉치 지나서 본 큰고리봉    묘봉치 지나서 본 큰고리봉
 

만복대서 본 작은고리봉 방면    만복대서 본 작은고리봉 방면
 

만복대에선 정령치 방향으로 내려서다가 1350m봉에서 영제봉 가는길은 잘 찾아 가야하는데, 전에는 이정표가 있었다가 최근에 사라져 자칫하면 놓치기 쉬워도, 잘 살피면 바위틈새로 하산길은 열려있다.  

원시림 속을 한참 헤매듯이 내려가면 억새 무성한 다름재에 당도하게 되는데 여기는 북쪽의 선유폭포에서 올라와 남쪽의 산수유마을이 있는 산동저수지로 내려가는 고갯길 사거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형도에는 서쪽의 1030m분기봉에다 표기를 해 놓았고, 영제봉 역시 엉뚱한 곳에다 표기를 해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다름재를 올라선 1080m봉에는 삼거리가 있어 헷갈리는데 이럴 경우엔 왼쪽의 남서쪽으로 방향을 잡아 나아가야 한다.

 영제봉과의 분기봉(1530m)     영제봉과의 분기봉(1350m)
 

하산길에 본 영제봉능선    하산길에 본 영제봉능선
 

다름재가는길에 본 남원쪽의 백두 대간   다름재가는길에 본 남원쪽의 백두 대간
 

다름재    다름재
 

1080m봉을 지나서 1030m봉에 도달하면 지리산 온천랜드로 내려가는 분기봉 지능선길이 뚜렷해서 탈출로로 이용하기엔 딱이다. 하지만 영제봉 향하는 길은 싸리밭 밀생지역을 지나서 안부로 한 번 뚝 떨어졌다가 다시금 치올라야 한다.

1030m의 영제봉은 능선 끝자락에 정상석이 박혀있고, 거기는  남원시 주천면의 육모정에서 올라오는 등산로가 확실해서  자칫 직진하면 그리 빠지기 쉽다.

계속해서 도계선을 이어나가 밤재터널을 향하거나 수락폭포로 향하려면 서쪽방향의 희미한 하산길을 잘 더듬어 내려가야 하는데, 수락재 가기전에 지능선길 하나 수락계곡으로 향하고 있지만 그 길은 위험하므로 그냥 날등따라서 수락재로 내려서야 한다.

1080m봉에서 돌아본 만복대방면    1080m봉에서 돌아본 만복대방면
 

돌아본 1080m봉 뒤로 작은고리봉    돌아본 1080m봉 뒤로 작은고리봉
 

드디어 영제봉이    드디어 영제봉이...
 

영제봉 뒤로 만복대    영제봉 뒤로 만복대
 

수락재에선 숙성치로 향한 날등길이 뚜렷하고 그길따라 올라선 800m봉은 암릉지역인데, 철쭉꽃이 천상화원을 이루어서 거길 경유하여 남쪽을 향한 분기봉을 타고 수락마을로 내려와도 무난하고, 마냥 밤재터널로 내달려도 좋은 산행이 될 수 있다.

또한 북쪽으로의 주천면쪽으로도 확실한 하산길이 열려서 그쪽으로 하산해도 좋은 산행이 될 수 있지만, 남쪽의 수락폭포쪽의 교통편이 수월하고 계곡 또한 깊고 크진 않아도 아직 때묻질 않아서 좋다.

빼곡한 싸리나무 숲길    빼곡한 싸리나무 숲길
 

하산길에 본 수락계곡    하산길에 본 수락계곡
 

만복대서 본 하산지점의 수기리    만복대서 본 수월리와 수기리
 

석양의 수락마을     해질무렵의 수락마을
 

산행후기: 오랜만에 들어선  지리산은 짙푸른 녹색으로 반겨서 감개가 무량하다.

성삼재에서 한고개 너머 헬기장에 당도하자 웃자란 상수리나무 틈새로 큰고리봉의 정수리가 버짐 핀 빡빡머리모양으로 멀뚱하게 앉아있어, 거길 오르면 조망이 상당히 좋을 것 같아 실로 오랜만에 올라본다.


여기서 바라보는 반야봉과 심마니능선 그리고 대소골...! 그 곳에서 일어났던 희비애락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왜 만복대는 큰고리봉과 작은고리봉을 거느렸을까?

지금은 성삼재로 혹은 정령치로해서 수월하게 오르내릴 수 있고, 양쪽 고리봉을 연계하는 산행코스도 얼마든지 길게 혹은 짧게하기가 가능하다.

그러나 큰고리봉을 연결고리로 해서 천왕봉까지 연결되고, 작은 고리봉을 연결고리로 해서 끝도없는 백두 대간을 이어가고 있으니, 그 중심축에 자리잡은 만복대야말로 지리산의 최고 어머니가 아닐까?  

지리산철쭉    지리산철쭉
 

노랑양지꽃   노랑양지꽃 
 

호랑버들    호랑버들
 

철쭉이 만개한 주능선길 숲속에는 아직도 노랑양지꽃이 남아있고 미나리아재비가 더러 있지만 쥐오줌풀이 가장 많이 눈에 띈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는데 갑자기 반대편에서 수없이 많은 할머니 행렬이 끝도없이 이어지고 있어, 그들을 제끼고 만복대를 거슬러오르기란 참으로 난감하다.

한쪽으로 비켜서면서 한 분 께 물어본다. -와, 많이도 오셨네요. 버스 두 대 왔습니까?

아녀라우, 오늘 다섯대나 왔는디. 고록코롬 서 있지 말고 기냥 막 올라가더라고! 하시는게 아닌가.

저 위를 쳐다보니 하늘나라에서 쏟아지는 선녀님들처럼 할머님들의 행렬은 그칠 기미가 없다. -허,참! 선거철도 아닌데...!

한 할머니의 배낭에 이름모를 작은나무 한 그루 뿌리째 뽑혀서 달랑거리고 있다. 아이고 할머니, 큰일 납니다. 벌금이 오십만원이라고요. 얼른 도로 심어주고 가세요. 나중에 암만 사정해도 안들어 줍니다. ^^**

그러고보니 할머니들, 비닐봉투 한 개씩은 다 들고 있다. 우째 이런 일이...

쥐오줌풀-1    쥐오줌풀-1
 

쥐오줌풀-2   쥐오줌풀-2
 

연리갈퀴    연리갈퀴
 

만복대는 대식당이다. 일행들 중에서 친면있는 분이 함께 들기를 권하지만 나는 바나나로 해결하면서 곁엣 분께도 한 개 권한다. 뭐니뭐니 해도 행동식엔 바나나가 최고다. ^*^

영제봉능선으로 접어들자 전에 왔던 길인데도 낯설기는 마찬가지다. 오늘은 오강바위를 꼭 찾아봐야지 했지만 역시 헛탕이고, 남원쪽의 백두 대간이 활엽수림 틈새로 가끔 얼굴을 내비쳐 옛추억을 회상케 한다.

곁엣분이 취나물이 어떻게 생겼냐며 물어오길레 그 중에 한 잎 뜯어 확인시켜주곤, 호기심으로 물어보겠지만 자연사랑과 보호는 산악인의 몫이라고 한마디 한다. 그러나, 사실 나도 그 경지에 오를려면 아직 멀었다.

그는 내 곁에서 멀어졌고 나는 또 다른 이유로 해서 숲속을 기웃거려 보지만, 별 무 신통이다.

벌깨덩굴-1    벌깨덩굴-1
 

벌깨덩굴-2    벌깨덩굴-2
 

참꽃마리    참꽃마리
 

앞서가던 선발대가 영제봉에서 남원쪽으로 한참을 내려갔다가 되짚어 와서는 시간상 수락폭포로 내려서야겠다고 한다. 그 듣던 중 반가운 소리...

수락계곡에는 억세빠진 두릅나무 군락지가 있어 숙녀분들께서 호기심을 보이길레, 차라리 고추나무 순이 훨씬 더 맛있을거라 했더니 한 잎따서 꼭꼭 씹어보고는, 그~ 맛이 괜찮네~! 하신다.

그 길엔 윤판나물이 황금기를 맞았는데 어느 분인가 꽃대를 꺽어놓고 지나갔다. 그 중에 성한 걸로 한 컷트 했지만 산에 가는 우리가 자연을 아끼고 사랑해야한다는 것이, 요즘처럼 산나물이 흔한 계절에 괜한 공염불로 비쳐질까 걱정이다.

풀솜대-1    풀솜대-1
 

풀솜대-2    풀솜대-2
 

윤판나물    윤판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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