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11일 (일요일)

◈ 산행경로
동서울터미널
강릉터미널(23:00-01:00)
오봉서원(06:00)
오봉산(06:56)
587봉(07:26)
대관령옛길 안부(07:36)
임도(07:48)
제왕산(08:20)
임도(08:47)
대관령갈림길(09:15)
능경봉(09:38)
왕산골갈림길(10:26)
왕산골갈림길(10:40)
전망대(10:57)
고루포기산(11:17)
점심(-12:15)
1146봉(12:43)
1151.5봉(13:13)
피덕령(13:34)
1146봉(13:56)
옥녀봉(14:04)
안부(15:02)
약930봉(15:32)
포장도로(15:53)
횡계터미널
동서울터미널(18:05-20:55)

◈ 도상거리
약 18km

◈ 산행시간
9시간 53분

◈ 동행인
안트콩, 술꾼

◈ 산행기

- 제왕산
강릉 가면 단골로 다니는 찜질방에서 잠깐 눈을 붙히고 터미널 앞의 식당에서 해장국으로 아침을 해결한 후 성산면 도로삼거리의 오봉서원 앞에서 택시를 내린다.
시멘트길 따라 어둠에 묻혀있는 오봉서원을 지나고 등산로 안내판을 보며 뚜렸한 등로로 들어 능선으로 올라가니 강릉시가지의 불빛이 휘황차게 빛나고 맞은편으로 칠성대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실루엣으로 나타난다.
뺨을 얼얼하게 하는 강추위를 느끼며 두터운 자켓을 입은채로 자꾸 움추러드는 몸둥이를 쭉 펴서 한가롭게 이어지는 야산길을 올라간다.
쇠락한 낙엽들을 밟으며 작은 정상석과 글씨 없는 삼각점이 있는 오봉산(541.6m)으로 올라가면 앞에 제왕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모습을 드러내고 풍력발전기들이 있는 선자령과 불빛 환한 대관령이 잘 보인다.
시야가 훤히 트이는 암릉전망대를 지나고 안부에서 가파르게 능선을 치고올라 무덤이 있었는지 돌무더기들이 널려있는 587봉을 넘는다.
대관령옛길 안내판을 만나고 임도로 내려서니 조망이 트여서 강릉저수지 옆으로 오봉산이 잘 보이고 칠성대 너머로 만덕봉이 모습을 나타낸다.
멋진 노송들과 삿갓바위를 지나서 나무계단들을 밟고 시설물이 서있는 제왕산(840.6m)으로 올라가면 삼각점(구정405/2005재설)과 정상오석이 있고 능경봉에서 고루포기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역동적으로 펼쳐진다.



▲ 오봉산 정상



▲ 오봉산에서 바라본 제왕산



▲ 오봉산에서 바라본 선자령



▲ 임도에서 바라본 오봉산과 강릉저수지



▲ 삿갓바위



▲ 제왕산 정상



▲ 제왕산에서 바라본 능경봉



▲ 제왕산에서의 만덕봉쪽 조망



- 능경봉
또다른 정상목이 서있는 실제 제왕산 정상을 지나고 반대에서 오는 산행객들을 지나쳐 맹렬하게 불어오는 광풍을 맞으며 암릉길을 내려간다.
제왕암 안내판이 서있는 기묘한 바위를 지나고 몇번이나 머리에서 달아나는 모자를 집어가며 바위지대를 통과하다 얼음길에 미끄러져 된통으로 넘어진다.
미친듯 불어오는 바람을 맞고 대관령터널로 빨려들어가는 차량들을 바라보며 내려가 임도를 또 만나서 마루금을 바짝 끼고 돌아가는 임도를 따라가기로 한다.
방풍상의까지 껴입고 차바퀴자국이 나있는 넓은 임도를 따라가 산불통제소가 서있는 삼거리에서 백두대간과 합류해 대관령길을 버리고 능경봉쪽으로 올라간다.
수북한 눈사이로 난 반질반질한 산죽길을 따라 넓은 공터에 정상석이 서있는 능경봉(1123.2m)으로 올라가니 삼각점은 찾을 수 없지만 제왕산과 강릉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 제왕암



▲ 능경봉 정상



▲ 능경봉에서 바라본 제왕산



- 고루포기산
백두대간 종주하는 분들을 지나쳐 서쪽으로 꺽어 내려가면 멀리 고루포기산으로 이어져 올라가는 설릉이 앞에 장쾌하게 펼쳐진다.
대간하는 분들이 뒷사람들을 위해 놓고간 것 같은 사과와 바나나를 하나씩 먹고 왕산골 갈림길을 지나 영동고속도로를 바라보며 바람 부는 산길을 걸어간다.
다시 왕산골 갈림길을 지나 가파르게 이어지는 눈길을 한동안 올라가니 전망대라 쓰인 목재데크가 나오는데 선자령과 황병산이 잘 보이고 진부읍내가 발아래로 펼쳐진다.
완만해진 눈길을 잠시 지나 단체등산객들이 웅성거리는고루포기산(1238.3m)으로 올라가면 삼각점(도암24/1991복구)과 정상판이 서있고 조망은 그리 좋지않지만 햇살은 따사하게 내려온다.
닭목재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을 버리고 정상에서 남서쪽으로 꺽어져 내려가니 드넓은 고랭지밭이 앞에 펼쳐지고, 옥녀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오며, 노추산줄기와 상원산줄기가 하늘금을 그린다.
스키객들로 북적거릴 발왕산을 바라보며 최근 지나간듯한 발자국을 따라 밭으로 내려가 나무판에 앉아 당귀주와 고량주를 겯들여 컵라면으로 점심을 먹는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진부읍내와 황병산



▲ 고루포기산 정상



▲ 고랭지밭에서 바라본, 옥녀봉 너머의 노추산과 상원산



▲ 고랭지밭에서 바라본 상원산과 발왕산



▲ 고랭지밭에서 바라본 청옥산과 두타산



- 옥녀봉
눈에 푹푹 빠져가며 철망이 쳐져있는 밭가를 따라가면 올무에 걸려 죽은 고라니와 뭔지 모를 짐승의 껍데기들이 널려있어 음산스럽다.
푸른색 지붕의 농가들을 내려다보며 황량하지만 이국적으로 보이는 고랭지밭을 가로질러 1146봉을 지나고 야산처럼 낮으막하게 서있는 고루포기산을 돌아본다.
잡목들을 헤치고 쓰러진 나무들을 넘어 덤불로 덮혀있는 1151.5봉으로 올라가니 낡은 4등삼각점이 있고 글씨 없는 작은 삼각점 하나도 옆에 보인다.
더덕순을 찾아 부질 없이 얼은 땅을 파보다가 길도 없는 사면을 치고 시멘트길이 교차하는 피덕령으로 내려가면 이런저런 공덕비들이 서있고 민가들이 가깝게 보인다.
가파른 시멘트길을 타고 머리위로 쉭쉭 소리 내며 돌아가는 풍력발전기들을 지나 1146봉을 넘어서니 그제서야 앞에 옥녀봉이 낮으막한 모습을 보인다.
푹푹 빠지는 눈길로 넓은 헬기장에 창고시설물이 있는 옥녀봉(1146.2m)으로 올라가면 눈에 파묻혔는지 삼각점은 찾을 수 없지만 선답자들의 표지기 몇개만이 정상임을 알려준다.
닭목재와 삽당령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산줄기를 바라보며 임도를 잠시 따라가 도암호가 있는 서쪽 능선으로 들어가다 나와 다음에 보이는 봉우리까지 힙겹게 가보지만 능선이 없어 돌아온다.



▲ 뿔이 있는 짐승의 사체



▲ 짐승 껍데기



▲ 1146봉에서 뒤돌아본 고루포기산



▲ 1151.5봉 정상



▲ 1151.5봉에서 바라본 옥녀봉



▲ 피덕령



▲ 풍력발전기



▲ 옥녀봉 정상



▲ 옥녀봉에서 바라본, 삽당령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 수하댐
흐릿하게 이어지는 능선길을 따라 내려가니 드넓게 자리 잡은 도암호가 나뭇가지 사이로 펼쳐지고 오른쪽으로 수하리의 빨간색 농가들이 가깝게 내려다보인다.
평창군계종주 표지기 한장을 만나서 한동안 흐릿한 족적을 따라 내려가면 안부가 나오고 오른쪽으로 내려간 일행들의 발자국이 보이지만 계획했던 대로 수하댐까지 가기로 한다.
찬바람 불어오는 봉우리에서 귤을 까먹고 수하댐을 바라보며 좁은 암릉지대를 따라가니 족적은 점차 사라지고 산중은 적막한 분위기가 든다.
안부에서 높아보이던 봉우리(약930m)를 힘겹게 넘고 일행들을 만나기 위해 계획했던 남서릉을 버리고 북서릉으로 꺽어 내려간다.
잡목들과 칡넝쿨을 헤치며 쓰러진 나무들이 곳곳에 쌓여있는 너덜지대를 한동안 미끄러져 내려가면 수하댐과 이어지는 포장도로가 나온다.
횡계택시를 부르고 옥녀봉줄기의 거대한 풍력발전기들을 올려다보며 안부에서 미리 내려간 일행이 기다린다는 산골식당을 향해 얼어붙은 도로를 걸어간다.



▲ 약930봉에서 바라본 수하댐과 도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