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2007년1월30일

산행지:능경봉,고루포기산

인원:00명

산행코스:舊대관령 휴게소-능경봉-왕산골 삼거리-오목골 갈림길-고루포기산정상-오목골삼거리-오목폭포-오목골

산행거리:若10km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있어선지 새벽 3시에 일어나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밖을 보니 진눈깨비가 내린다.

일기예보로는 눈이 내리고 특히 강원도에는 폭설이 예상된다고 했는데 말이다.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배낭을 챙겨 집을 나선다.

겨울 산행은 눈이 많아야 제격인데 요즘 강원도에도 여러번 다녀왔지만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컷던 그런 산행들이었다.

하지만 산에 대한 큰 매력을 못 느끼는 사람들은 눈이 내리면 겁을 내고 예약을 취소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결국 오늘도 새벽에 내리는 눈 때문인지 20%가 넘게 펑크를 냈다.

자연이 허락하는 어느곳이든 간다는 그런 명제는 없어지고 참다운 겨울 산행을 만끽할수 있는 그런 기회를 잃는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을 안고 출발이다.

 

 

 

시내를 빠져나와 영동고속도로에 이르니 정체,지체 현상이 일어난다.

눈이나 비가 오는날이면 사고가 늘어나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우린 멀리가야하고 시간도 꽤나 걸릴것 같다.

원래는 문막휴게소까지 가서 아침을 먹고 가려 했는데 1시간이 지체되어 하는수 없이 여주 휴게소에 잠시 들리고 출발하는거로 한다.

오늘 같이 눈이 내리는 날은 특히 스패츠가 필요해 준비 안한 사람은 사라하고 시간때문에 곧바로 출발이다.

차 안에서 간단히 김밥과 국물로 대신해 아침을 해결하고 오늘 산행에 대해 안내를 한다.

백두대간에 대해 가끔 대원들에게 우리의 몸을 비유해 설명을 하곤 한다.

우리몸의 척추에 해당하는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시작해 지리산 천왕봉까지 若1400km이며 남한구간만 若640km이고 갈비뼈에 해당하는 13개의 정맥과 기맥,지맥에 대한 분류하는 방법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다.

엊그제 다녀온 우두령에서 출발해 황악산거쳐 궤방령, 가성산, 눌의산 추풍령 구간을 설명하고 오늘 역시 백두대간길 10여km의 산행에 대해 주의점과 산행시 꼭 봐야 할점 그리고 산행예절에 대해 얘기하고 들머리에 1시간 늦게 11시쯤 도착한다.

 

 

 

 

舊대관령 휴게소에 도착하는데 강풍이 불어온다.

모든 대원들이 월령산행 한다고 하더니 차에서 내리자 마자 여성 두분이 포기하고 버스에 다시 오른다.

워낙 바람이 많이 부는 곳이지만 오늘같이 이렇게 강풍을 이곳에서 쐬 본적이 없다.

2주전 다녀간 맞은 편 선자령 산행시에도 바람만 잔잔 했었는데 말이다.

폭설이 내린다는 예보는 오늘도 여지없이 틀리고 엄청난 바람만 불어 온다.

모두들 준비 완료하고 들머리를 출발하는데 눈이 내리진 않지만 쌓였던 눈 때문에 바람에 날려 눈이 오는거 같이 느껴졌다.

들머리를 출발해 좌측으로 제왕산 갈림길에서 일행들을 기다리는데 몸이 날라갈 정도로 바람이 분다.

강릉에서 오셨다는 두분은 반대로 하산하더니 우리 일행을 보고 다시 능경봉으로 따라오신다.

이유를 묻자 두분이 오르다 엄청난 바람때문에 능경봉까지 가려다 통제한다느니 하며 겁에 질린 느낌이다.

사실 아무도 없는 산중에 바람때문에 길도 보이질 않고 헤매다 보면 사고를 당할수 있는 것이다.

 

 

 

 

 

 

들머리 출발해 若30여분 지나 능경봉 정상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선두대원들과 함께 고루포기산으로 향한다.

앞선 다른 산악회 사람들이 있을것 같은데 엄청난 바람으로 러쎌된 길은 가끔씩 보인다.

작은 돗자리를 하나 주워 가방에 넣고 한참을 가니 강릉에서 오셨다는 10여명의 사람들을 만나 주워온 돗자리를 주인에게 주고 쉼없이 달려간다.

엊그제는 24km의 먼 산행을 했지만 오늘은 10여km밖에 되지 않아 대원들과 속도를 내지 않고 산을 맘껏 즐기며 산을 이어간다.

하지만 내 산행 스타일은 slow and steady(천천히 그리고 꾸준하게) 정상까지 가기 때문에 선두에서 함께 산행하다가도 결국은 정상에는 나 홀로 도착하는 경우가 많다.

오늘도 역시 선두에서 아주 오랜만에 엄청나게 쌓인 눈 때문에 힘들게 러쎌을 하고 정상에 홀로 섰다.

웬만한 대간길은 겨울에도 사람들이 다니곤 하는데 오늘은 한명도 지나간 흔적을 찾을수 없었다.

정상에서 잠시 중간 후미대장한테 무전으로 알려주고 오목골 삼거리로 하산하는데 방금 내가 지나온 러쎌된길이 흔적조차 없이 바람에 눈이 날려 없어졌다.

 

 

 

 

걱정하며 오목삼거리쯤 내려오니 선두 세명이 보인다.

같이 오다가 힘이 들어 행동식들을 먹으며 잠시 쉬는 사이에 30여분 뒤 쳐지니 길이 없어 자기들도 힘들었단다.

오늘같은 날은 산행에 대해 경험이 없으면 산세를 읽지 못해 길을 잃을 그럴 경우의 날이다.

오목삼거리에서 기다릴테니 정상을 다녀오라 하고 약20여분 기다리는데 엄청난 바람때문에 보온을 단단히 했는데도 견디기 힘들정도다.

중간쯤에서 오는 대원들을 정상까지 갈 사람들은 올려 보내고 삼거리에서 기다리는데 다행히 B코스로 올라오는 이회장한테 바통터치하고 일부대원들과 함께 하산을 서두른다.

우리나라 최고의 王 바람인 소백산 바람보다도 오늘 이곳 바람이 더 쎈거 같다.

오목골 하산로는 된비알길(급경사)로 조심해 내려가야 한다.

눈이 쌓여 있고 얼어있는곳도 있어 사고가 날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이다.

 

 

 

 

어느정도 하산을 했는데도 바람이 자질 않는다.

중간 후미대장들 한테 등산(오를 때 보다) 하산 할때 가끔 사고가 일어나니 시간에 구애 받지 말고 안전하게 하산하라 일러주고 주차장까지 내 달린다.

겨울은 눈과 바람이 있어야 겨울 산행답다.

하지만 오늘같은 날은 매우 사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중간에서 탈출시키는게 안전에 대한 대장의 책임이기도 하다.

원래대로는 닭목재까지 가려 했으나 그 때마다 상황에 따라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겠다.

오늘도 힘들게 눈과 바람때문에 고생들을 하고 산행을 마쳤지만 지나온것은 멋진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아무탈 없이 산행을 해준 대원들께 고마움을 전하고 횡계에서 유명한 황태찌개로 늦은 점심을 맛나게 먹고 come back home을 위해 차에 오른다.

인간은 역시 자연에 도전한다는 그 자체가 아름다움이 아닐까 싶다.

challenge정신으로 꾸준하게 여러분의 길을 도전하여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함께한 모든 대원들의 앞날에 행운과 행복이 함께 하길 바라며...

감사합니다.

-ko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