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일시 : 2009-04-15 (수) 15:10 - 19:45

  

산행 코스 : 고비고개-고려산-고비고개-혈구산-퇴모산-양도면 하산

  

날 씨 : 비온 후 갬

  

나 홀로 산행...^^

  

 

(산행시간)

15:06 고비고개

15:46 고려산

17:10 고비고개

18:04 혈구산

19:03 퇴모산

19:18 갈림길 4거리

19:42 하산

  

(산행 지도 : 하늘색 선을 따라서....)

  

  

아주 오랜만에 산행을 한다.

  

그 사이 직장이 바빠서 겨울을 그냥 보내 버리고 봄이 온지도 벌써 오래 전...

  

이렇게 산에 못 가고도 살 수 있다는 것이 의아할 뿐이다.

  

이번 수요일 오후는 무조건 산에 간다고 맘을 먹었기에 실행에 옮긴다.

  

작년 이맘 때 고려산에 와서 진달래의 황홀한 모습에 감탄을 했었기에 이번에도 진달래 절정기로 예상이 되어 오전 근무 후에 차를 몰고 강화에 도착을 하여 고비고개에 차를 주차 시키고 산행을 시작한다.

  

내리던 비는 그쳤지만 고려산 정상 쪽은 구름에 쌓여 조망이 별로 안 좋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작년엔 흙먼지가 풀풀 날려 오름길이 힘들었었는데 이번엔 내린 비로 인해 등로가 매우 미끄럽지만 흙먼지 보단 훨씬 낫구나.

  

5부 능선 이후론 구름과 안개 때문에 시야가 너무 안 좋았고 고려산에 도착을 하니 역시 시계가 거의 제로다... ㅠㅠ

  

십미터 앞이 안 보일 정도라 황홀했던 진달래 군락은 찾아 볼 수 없고 그저 답답하기만 하다.

  

전망대에 이르는 곳을 작년과는 달리 나무계단으로 잘 단장을 해 놓았구나.

  

전망대에 도착을 하여도 역시 시계는 좋아지지 않았고 가까이서라도 진달래 군락에 취해 보고 싶어서 전망대 아래로 한참을 내려가 보며 사진을 찍었다.

  

시야를 가린 구름이 잠깐 물러나더니 군락을 희미하게 나마 살짝 보여주고 또 가려 버리고 하였고 혹시 좀 더 기다리다 보면 더 멋진 시계가 펼쳐질까 하고 기대를 해 보지만 구름은 걷힐 기미가 보이지 않는구나.

  

고려산 진달래 조망을 포기를 하고 대신 고비 고개를 사이에 두고 반대쪽에 있는 혈구산 퇴모산을 걷는게 낫겠다 싶어 고비 고개로 다시 하산을 한다.

  

고비고개에 도착을 하여 혈구산 입구의 산행 안내판을 눈여겨 보며 산행코스를 그리고 다시 혈구산을 향한 긴 오름길을 진행을 하는데 등로에 진달래가 지천에 깔려 있어 눈이 즐겁다.

  

혈구산 쪽도 5부 능선 이상은 안개 구름에 휩싸여 시계는 역시 거의 제로다.

  

혈구산에 도착을 하니 여기도 진달래 군락이 고대산 만은 못 하지만 만만치 않은 장관을 보여 주지만 시계가 제로라 아쉽기만 하다.

  

멋진 정상석도 있고 조망도 탁월한 산인데 구름 때문에 전혀 보이지 않는다.

  

잠시 머물렀다가 퇴모산을 향해 진행을 하는데 한참을 내려 왔다가 고만 고만한 봉우리를 두세개 넘으면 퇴모산에 도착을 하게 되었다.

  

진행을 하다가 혈구산을 되돌아 보면 가끔 서에서 동으로 휘몰아 치는 구름이 살짝 걷혀 혈구산의 위용을 살짝 보여 주곤 하여 그나마 고맙게 느껴진다.

  

한 사면의 환상적인 진달래 군락들이 날씨가 맑을 때 보면 얼마나 멋질까 하는 생각만 머릿속을 맴돈다.

  

퇴모산 역시 조망은 탁월하고 삼각점이 있고 고도가 낮아져서 이제 서해쪽 조망이 흐릿하지만 눈에 잘 들어와 그나마 다행이다.

석모도, 마니산 등이 멀리 잘 조망이 된다.

  

이제 날도 어둑해지려 하고 하여 천주교수련원쪽으로 계속 진행을 하기 위해 완만한 긴 내림길을 진행을 하는데 등로가 소나무도 많이 있고 아주 편안하여 상쾌하기 그지 없다.

  

비록 고려산 혈구산의 진달래 군락이 아쉬웠지만 편안한 등로를 오랜만에 스피디하게 맘껏 걸어 보는 산행 자체로도 오늘은 기분이 너무 좋다.

  

고개 안부 사거리에 도착을 하여 우측으로 꺾어 천주교 수련원 방향으로 진행을 하려는데 가까운 근처에서 멧돼지 울음 소리가 계속 꽥꽥 하면서 들리는데 영 기분이 안 좋다.

  

새끼가 울어 대는 것 같은데 조금 떨어진 곳에서 어미도 계속 대꾸 하듯 울어 대는 소리가 들려 날도 어두워 졌는데 갑자기 불안해 진다.

  

그냥 등로를 진행하자니 멧돼지를 만나는 것이 겁나고 맞은 편 방향으로 가자니 차량회수가 너무 힘들 것 같고...

  

오랜만에 산행을 해서 그런지 담력도 많이 떨어졌나 보다...

  

예전 같으면 그냥 무시하고 진행을 했을 것 같은데 오늘은 좀 여기 저기서 멧돼지 울음이 들리니 영 기분이 안 좋아 멧돼지를 피하기로 하고 다시 사거리 안부로 빽을 하여 반대쪽 마을로 하산을 하고 말았다.

  

하산을 하니 이미 깜깜해 졌고 근처에 계신 할머니께 여쭈어 보니 택시도 여긴 잘 안 다닌다고 하고 버스가 좀 있으면 오니 그것 타고 강화터미널에 가서 거기서 택시를 잡아 타고 고비고개로 가는게 나을 것 같다고 하신다.

  

좀 기다리니 버스가 와서 타고 강화터미널에 오는데 기사 분이 터미널에서 택시를 타고 되고 아니면 이 버스가 25분 쉬었다가 고비고개쪽으로 운행을 한다고 하는구나.

  

일단 터미널에서 내려 세수를 하고 티부이 뉴스를 보며 쉬다가 8시 40분에 출발하는 그 버스를 다시 타고 고비고개에 내려 차량을 회수를 하고 서울로 향하며 오늘의 일정을 마감을 했다.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산을 거의 잊고 살았었는데 오늘 비록 진달래의 멋진 군락은 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그 대신 몸이 뻐근하게 걸어 보는 쾌감, 처음 가는 코스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 잊고 있었던 일몰 전후의 산 분위기 등 몇 달전 내 모습을 다시 찾게 되는 귀중한 발걸음 이었다.

  

마치 오랜만에 고향에 온 느낌을 맛 보는 기분 좋은 하루였고 혈구산 퇴모산은 진달래가 만개한 내년에 꼭 다시 와서 걸어 보고 싶은 멋진 코스였다.

  

고려산과 혈구산 진달래 군락은 이번 주말까지 절정을 이룰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주말에 꼭 들리셔서 제가 못 담아 온 멋진 진달래를 대신 올려주시길 기대하면서...

  

(고비 고개)

  

(고려산 정상 못 미쳐 나무 계단 지대)

  

(안개 구름 자욱한 고려산 진달래 밭)  

  

  

  
  
  
  
  
  
  
  
  
  
  
  
  
(다시 고비 고개로 하산을 하여 반대 편에 있는 혈구산 입구에서 다시 산행을 시작)
  
  
(쉼터)
  
(고려산 과는 좀 분위기가 다른 혈구산 향하는 아늑한 등로)
  
  
  
(혈구산 정상 가까이... 진달래 밭이 펼쳐지지만 역시 시계가 안 좋고)
 
  
  
  
(혈구산 정상비)
  
  
  
(퇴모산쪽의 시야가 걷히기 시작을 하고)
  
(퇴모산쪽에서 되돌아 본 혈구산... 구름이 휘감아 지나가고)
  
  
  
(동남쪽 진강산 마니산이 눈에 잘 들어 오고)
  
(서해 바다도 희미하게 들어 오고)
  
(가야 할 능선)
  
  
(퇴모산에서 되돌아 본 혈구산... 멀리 좌측에 희미하게 고려산도 보이고)
  
(퇴모산 삼각점)
  
(진강산 마니산)
  
(멀리 석모도의 해명산 상봉산이 눈에 들어 오고)
  
(천주교 수련원 갈림길 사거리... 멧돼지 소리 때문에 반대쪽으로 하산)  
(양도면 하산... 버스를 기다리며)
 
감사합니다...산모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