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31일 (일요일)

◈ 산행경로
용산역
구례구역(21:45-02:20)
간전농공단지(04:12)
능선삼거리(04:41)
화정재(05:15)
계족산(05:37)
730.0봉(06:03)
삼신재(06:39)
터골재(06:57)
503봉(07:25)
전망봉(07:43)
매재갈림길(07:53-08:01)
매재(08:47)
갈미봉(09:25)
삼각점봉(09:41)
월출봉(09:46)
매재갈림길(11:04)
590봉(11:15-11:29)
삽재(11:34)
천황봉(11:55)
569봉(12:13)
천황재(12:35)
이정표둔덕
둥주리봉(13:35)
532봉(13:51-14:11)
임도(14:27)
자래봉(14:55)
528봉(15:16)
삼각점봉(15:21)
오산(15:26)
사성암
죽연마을(16:21)
구례구역
용산역(18:11-23:05)

◈ 도상거리
약 25km

◈ 산행시간
12시간 09분

◈ 동행인
캐이

◈ 산행기

- 계족산
구례의 단골식당에서 잠시 등을 눕힌 후 택시로 간전농공단지 안까지 들어가 들머리를 찾다가 조금 되돌아가 861번 지방도로가의 이정판이 서있는 곳에서 내린다.
시멘트소로를 따라 줄줄이 나타나는 묘지들을 지나고 산으로 붙어 능선을 왼쪽으로 우회하며 납작한 돌들이 놓여있는 가파른 산길을 땀을 흘리며 올라간다.
병풍바위 갈림길을 지나고 능선길과 만나 조망이 트이는 무덤가로 올라가니 막 어둠에서 벗어나고 있는 간전면 일대가 발아래로 펼쳐지고, 섬진강의 수면이 여명에 반짝거리며, 하천산에서 밥봉으로 이어지는 맞은편 산줄기가 실루엣으로 나타난다.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숲길로 들어 바위지대들을 지나고 잘 관리된 광산김씨묘를 만나 산새들의 즐거운 노랫소리를 들으며 이정표가 서있는 화정재 삼거리를 넘는다.
통나무길 따라 조망 좋은 너럭바위에 서서 밥봉에서 또아리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를 바라보고 통신시설물과 무덤 한기가 있는 계족산(703m)으로 올라가면 멀리 백운산에서 이어지는 호남정맥의 산줄기와 월출봉으로 달려가는 가야할 능선이 장쾌하게 펼쳐지고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멋진 암벽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한켠의 벌목된 바위로 나아가니 앞이 탁 트여 왕시리봉 너머로 성삼재에서 천왕봉에 이르는 지리산의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구례 월암마을로 떨어지는 견두지맥의 산줄기가 가깝게 보이며, 천황봉과 둥주리봉을 지나 오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마주 서있어 감탄사가 나온다.



▲ 간전농공단지의 등산로 안내판



▲ 너럭바위에서 바라본 밥봉줄기



▲ 계족산 정상



▲ 계족산에서 바라본 왕시리봉과 지리 주능선 끝의 천왕봉



▲ 계족산에서 바라본 구례읍내와 견두지맥



▲ 계족산에서 바라본 월출봉과 순천 계족산 그리고 가운데의 둥주리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 매재
아기자기한 암릉들을 지나고 바위지대에 삼각점(하동309/1985재설)이 있는 730.0봉을 넘어 암벽을 휘돌아 수직절벽으로 솟은 광대바위 전망대로 내려간다.
계속 이어지는 바위지대를 넘고 험한 바위들을 우회하며 지그재그로 밧줄들이 걸려있는 가파른 사면길을 조심스럽게 한동안 치고 내려가면 암릉은 끝이 난다.
삼산리 갈림길인 삼신재를 지나고 흐릿해진 산길 따라 임도가 넘어가는 터골재로 내려가니 송림이 우거져 있고 지저분한 간벌지대가 나타난다.
가파른 능선길을 지나 503봉을 오르고 왼쪽으로 2-3백미터 떨어진 491.6봉을 다녀올까 기웃거리다 컨디션이 안좋다는 핑계를 대며 그냥 지나친다.
기운 없는 두다리를 채근하며 562봉을 넘고 다음의 무명봉으로 올라서면 앞이 확 트여서 다녀와야 할 갈미봉과 월출봉이 앞에 가까이 보이지만 너무나 급한 산세에 그만 기가 죽는다.
간식을 먹으며 쉬고 앞의 595봉을 넘어 왼쪽으로 바로 나타날 매재 갈림길을 찾다가 선답자의 표지기 한장이 걸려있는 사면길로 들어간다.
제법 뚜렸한 산길 따라 남동쪽으로 내려가며 방향이 안맞아 사면을 트레버스 해서 집나온 염소들을 만나 남릉으로 들어가니 선답자들의 표지기들도 보이고 흐릿한 족적이 나타난다.
잡목들을 헤치며 시멘트도로가 이어지는 무덤을 지나고 흐릿한 족적을 따라가다 철조망을 넘어서 개들이 난리를 치는 개인집의 마당을 통과해 2차선 포장도로가 넘어가는 매재로 내려선다.



▲ 730.0봉 정상



▲ 730.0봉에서 바라본 광대바위와 이어지는 산줄기



▲ 전망대에서 뒤돌아본 광대바위



▲ 전망대에서 바라본 호남정맥



▲ 전망대에서 바라본 지능선의 암벽들



▲ 터골재



▲ 전망봉에서 바라본 매재와 뒤의 갈미봉과 월출봉



▲ 매재



- 월출봉
따갑게 비쳐오는 햇살을 맞으며 정적에 묻혀있는 매재마을을 지나서 옛 시멘트도로를 올라가다 빽빽한 산죽 사이로 산으로 들어가면 의외로 뚜렸한 산길이 이어진다.
수북하게 쌓인 낙엽에 빠져가며 무너져 가는 움막 한채를 지나고 움푹 패인 가파른 산길을 지나 벌목지대로 올라서니 구례읍내와 견두지맥의 산줄기가 가깝게 보인다.
다행히도 시원하게 불어주는 바람을 맞으며 땀을 흘리고 갈미봉(656m)으로 올라가면 구례군의 정상오석이 서있지만 나무들에 가려 조망은 완전히 가려있다.
완만해진 길 따라 사면길이 이어지는 달뜨기재를 지나고 가파른 숲길을 천천히 걸어 둔덕으로 올라가니 작은 헬기장에 월출봉 삼각점(하동429/1985재설)이 잘못 놓여있고 앞에는 호남정맥의 산줄기가 펼쳐진다.
울창한 능선길로 호남정맥상의 월출봉(768.1m)으로 올라가면 작은 코팅판 하나만 걸려있고 울긋불긋한 표지기들이 반겨줘 옛날에 힘들이며 홀로 종주 하던 때의 추억을 불러 일으킨다.
서둘러 매재로 내려와 다시 철조망을 넘고, 막판에는 길이 사라진 급사면 측백나무숲을 진땀을 흘리며 올라 갈림길 그늘에서 개운한 마음으로 간식을 먹으며 숨을 고른다.



▲ 매재마을



▲ 고갯마루에서 뒤돌아본, 오른쪽 끝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 갈미봉 정상



▲ 월출봉 정상



- 둥주리봉
완만한 길 따라 590봉을 넘고 송전탑이 서있으며 양쪽으로 길이 뚜렸한 삽재를 지나서 다시 가팔라진 산길을 사타구니의 불쾌한 통증을 참아가며 묵묵히 걸어 올라간다.
황전면의 산악회가 세운 '천황봉' 정상석이 서있는 전위봉을 지나 천황봉(652.2m)으로 올라가니 글씨 없는 삼각점이 있고 '천왕봉'이라 쓰여진 정상오석이 있는데 산이름에 붙은 '황'자를 모두 일제의 잔재라고만 여기는 열등의식에 조금 마음이 씁쓸해진다.
정상 조금 지난 천혜의 전망바위에서 계족산과 둥주리봉 그리고 봉두산을 바라보다 안부로 뚝 떨어져 내려가 석축이 쌓여있는 569봉을 넘고 북쪽으로 꺽어 미끄러운 산길을 내려가면 숲은 후텁지근하지만 쉴새 없이 바람이 불어와 땀을 말려준다.
얕으막한 348봉을 넘어 오른쪽으로 밭과 사찰을 바라보며 '사성암 6.5km' 이정표가 서있는 천황재 안부를 지나고 앞에 거벽처럼 서있는 둥주리봉으로 향한다.
바위지대 사이로 급하게 이어지는 산길을 한동안 따라가다 밧줄들을 잡고 부처손들이 달려있는 험한 절벽들을 힘겹게 넘어 성자마을쪽의 능선과 만나는 둔덕으로 올라가 한켠의 절벽에 서니 앞이 확 트여서 계족산에서 이어온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멀리 호남정맥의 산줄기가 하늘금을 그린다.
조망 좋은 암릉들을 계속 지나서 잔봉우리들을 연신 넘고 둥주리봉(690.0m)으로 올라가면 바위위에 삼각점(구례24/1991복구)과 오석이 서있으며 퇴약볕만 따갑게 내려온다.



▲ 천황봉 전위봉의 정상석



▲ 천황봉 정상



▲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계족산과 지리연릉



▲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둥주리봉



▲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봉두산



▲ 천황재



▲ 둥주리봉 오르며 전망대에서 바라본 천황봉과 뒤의 호남정맥



▲ 둥주리봉 정상



- 오산
그늘에 앉아 이것저것 꺼내 정상주를 한잔씩 하고 내려와 반대에서 오는 단체등산객들을 지나쳐 철계단과 밧줄들을 잡고 험한 암릉들을 휘돌고 넘어간다.
고도를 낮추며 내려가다 긴줄을 잡고 멋진 암봉으로 치솟은 532봉으로 올라가니 천야만야한 벼랑에 '배바위' 이정표가 서있는데 일진광풍이 불며 몸을 휘청거리게 하고 새로 산 모자와 스카프를 허공으로 날려버린다.
맞은편의 계족산과 오산의 사성암을 바라보며 길게 이어지는 암릉길을 따라가면 바람은 거침 없이 불어오고 구례구역 너머로 별봉산과 봉두산줄기가 시원하게 펼쳐져 막힌 가슴이 뻥 뚫린다.
높아 보이는 567봉을 왼쪽 사면으로 길게 우회하고 임도를 만나서 햇볕에 숨이 턱턱 막혀오는 임도를 잠시 따라가다 이정표를 보며 산으로 붙는다.
뚜렸한 산길 따라 '선바위' 이정표가 서있는 자래봉(524m)을 넘고 안부에서 공터에 묘 한기가 있는 528봉으로 올라가니 '매봉'이라 쓰인 이정표가 서있다.
삼각점(구례422/1985재설)이 바위 사이에 숨어있는 오산(530.8m)을 지나 조금 더 높은 바위지대로 올라가면 실제 정상인데 한창 전망대 공사를 벌이고 있고 조망이 확 트여서 구례읍내와 푸른 섬진강 너머로 지리산자락과 견두지맥의 산줄기가 잘 보인다.



▲ 암릉에서 바라본, 오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 배바위에서 바라본 계족산



▲ 암릉에서 바라본 선바위와 자래봉



▲ 오산 삼각점



▲ 오산 정상



▲ 오산에서 바라본 섬진강과 견두지맥



▲ 오산에서 바라본 별봉산과 가운데의 병방산



▲ 오산 정상석



- 구례
거센 바람을 맞으며 반대쪽 아찔한 벼랑에서 읍내를 바라보다 조금 밑의 산불초소로 내려가니 화강암 정상석이 서있고 역시 조망이 시원하게 터진다.
구례 일대가 훤하게 내려다 보이는 활공장을 지나 험준한 정상의 바위틈에 기묘하게 지어진 사성암을 구경하고 반질반질한 산길 따라 돌탑들이 서있는 너덜지대를 몇번이나 횡단해서 내려간다.
먼지가 풀풀 일어나는 마른 돌밭길을 지나고 시멘트도로와 만나 작열하는 햇볕을 맞으며 손에 닿을듯 가깝게 흘러가는 섬진강을 바라보고 견두지맥 산행때 못들렀던 병방산을 가늠해 본다.
등산로 안내판이 서있는 죽연마을의 포장도로로 내려서면 오산이 머리 위로 올려다 보이고 벚꽃길이 아름다운 19번 국도로는 나들이 나온 수많은 차량들이 넘나든다.
택시를 불러 구례구역으로 가 땀에 절은 몸을 딱고 새옷으로 갈아입은 다음 가겟집 평상에 걸터앉아 차가운 병맥주를 따라마시며 느긋하게 기차를 기다린다.



▲ 활공장에서 바라본 오산 정상



▲ 사성암



▲ 너덜지대



▲ 죽연마을의 등산로 안내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