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계룡산

산행일 : 2013.1.02(수). 맑음

누구랑 : 초록잎새랑 단둘이...

어떻게 : 학봉리~학림사~지석골~남매탑~삼불봉~관음봉~동학사~학봉리

 

 

~후기~

신년들어 첫 휴일.

전날 내린 폭설로 장거리 운전이 곤란하다.

그래서 가까운 계룡산으로 GO~

그런데....

도로가 완전 빙판이라 여기저기 접촉사고 현장이 목격 되는데

바로 앞서가던 내 앞차가 웬일인지 급 브레이크를 밟아 차가 빙그르르 돌아 버린다.

순간 초록잎새의 비명에 놀라 잠시 외출했던 나의 영혼을 불러 들이자 마자 엔진 브레이크와 함께

더블 브레이크의 현란한 운전기술을 총 동원하여 충돌직전 겨우 정차로 접촉사고는 면 했는데  덕분에 강심장의 산찾사가 완전 쫄아 버렸다.

놀란 마눌이 여기 어디다 주차를 해놓고 버스를 타고 가잖다.

뭔 소리여~?

나왔으면 걍~ 가야쥐~!

 

겨우 겨우 빙판길을 조심 운전으로 목적지에 도착.

공터에 투산이를 잠재우고 지석골로 향한 들머리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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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림사 오등선원을 좌측으로 돌아 나가

자연사 박물관을 지나며 본격적인 지석골에 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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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에 잠긴 지석골이 우리 부부를 맞아준다.

하이얀 설원이 펼처진 지석골의 고요함을 깨우는건 딱따구리의 울음 뿐...

천장이골에 비해 이곳을 찾는 사람이 별로 없어 그런지 우리 둘만이 숲속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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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춥다더니 왜 이럴까 ?

항상 금방 과열되는 몸땡이를 주체 못해 시원하게 벗어 제킨다.

그러나 이미 등줄기는 후줄건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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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초록잎새의 발걸음이 날렵하다.

내가 저질 체력인가 ?

아직 몸이 안풀려 그런지 초록잎새를 따라가기 벅차고 힘겹다.

몇번을 불러 세워 함께 걷다보니 배티재를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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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티재를 지나자

천장이골에서 올라서는 등반객들을 만나는 순간  등로가 어수선 하다.

좀 늦게 시작된 산행이라 그런가 올라서는 사람보다 내려가는 사람들이 더 많은데

스칠때 마다 내뱉는 숨결에 묻어 나오는 술냄새와 함께 풍겨나는 짙은 담배냄새가 역겹다.

내가 오늘따라 예민한가 ?

컨디션 션찮을땐 유독 더 그런것 같아 남정네와 스치게 될때면 순간 나도 모르게 무호흡....

ㅋㅋㅋㅋ

 

남매탑에 도착해 자리를 잡고 점심을 준비한다.

베낭을 풀자마자 곤줄박이들이 날아든다.

온 산하를 덮어버린 눈 때문에 먹을게 없어 그런가 보다.

겁없이 아주 가까이 다가서는 저놈들을 보니 딱하고 가여워 죽겠다.

다음부턴 땅콩이나 비스켓이라도 넉넉히 가저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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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우면 밥 먹기도 귀찮으니

빵이나 준비하라 했는데 초록잎새는 컵라면을 준비했다.

보온물통의 뜨거운 물을 붓고 라면이 불기를 기다리며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려는데

우리 바로 앞의 젊은부부에게 디카로 현장 사진 한장을 먼저 박은 국공파 아저씨가 느닷없이 나타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그 젊은부부는 초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남매를 함께 데리고 왔는데 버너와 코펠로 라면을 끓이는 중였다.

우리같이 닭고 닭은 산꾼이라면 그런 무모한 짓은 안 했을텐데 아무래도 순진한 젊은 친구다.

제대로 변명도 못하고 어쩔줄 몰라 하는 모습이 너무 딱하다.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거리를 만들어 주려 신년 산행으로 이곳 남매탑까지만 어린 자녀를 데리고 온 부부가 분명하다.

어린 자녀들은 부모를 어떻게 생각할거며 또 부모의 무너저 버린 자존심과 체면은 어쩔건가 ?

그걸 보는 내가슴이 많이 아프다.

초록잎새는 자녀들이 받을 상처가 걱정스러워 먹은게 체할것 같다며 안쓰러워 한다.

취사금지의 목적은 산불예방이다.

눈 덮힌 넓은 공터의 원목테크에서 취사로 인한 산불이 날일은 거의 없다.

그렀다면..

법을 위반한 그네들의 잘못이 크다하나 어린자녀가 보는 앞에서 꼭 그래야 했을까 ?

산불예방 보다는 과태료 부과가 목적인듯 볼일 다본 그네들은 이왕 끓이던거 마저 끓여 드시라며 그자리를 떠난다.

딘장~!!!

엄정한 법 집행은 정말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그 엄정한 법 집행이 어째서 경제민주화에 역행하는 

가장 추악하고 죄질이 극악무도한 경제사범이나 부조리한 지도층 인사에겐 왜 그리 후덕한 걸까 ?

으29~!!

정말 욕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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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마음을 억 누르고 삼불봉을 오른다.

쏘가지 나 그런지 가파른 오름길도 힘든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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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마음을 치유하는 영약이다.

방금까지 최악의 기분이 삼불봉에 올라서는  순간 환희로 바뀐다.

내가 넘 간사한 넘이라 그런가 ?

잔가지에 피어올린 상고대와 쥐어짜면 맑고 맑은 물이 주르르룩

흘러 내릴것 같은 파아란 하늘에 획~획~ 스처지나는 하이얀 뭉게 구름에 내 영혼이 정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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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팔방 펼처진 선경에

우린 말을 잊었고 올라서며 흘렸던 땀방울이 식어

찬기운이 뼛속으로 스며들 쯤 우린 어쩔 수 없는 발걸음을 관음봉으로 옳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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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얀 계룡산 설원의 풍광은

봐도 봐도 질리지 않고 보고 있어도 보고싶은 예술품이다.

능선을 걷게되자 와 닿은 찬 공기는 흐트러진 정신을 일깨우며 가슴을 향기롭게 만든다.

 

햐~!!

이런 산행이 얼마만 인지 ?

나의 짧은 글 솜씨로는 표현할 수 없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안타까움은 물론

심오한 내공이 있다면 모를까 션찮은 디카 또한 계룡산 설원의 선경을 담아내기엔 부족함을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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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광에 취해 걸으며

여기저기 선경을 디카에 담다 보니 초록잎새랑 멀어진다.

그러거나 말거나...

느려 터진 나의 여유로움에 내가 참 만만해 보였나 보다.

곤줄박이 한마리가 내 디카의 렌즈에 낼름 올라 앉아 나를 바라본다.

햐~!!!

요놈 봐라~

먹을걸 달라 청 하는것 같은데 안타깝다.

난 줄게 없다.

빈털털리 산꾼이줄 뒤늦게 알았나 솔숲으로 날아가 이번엔 나를 외면한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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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발걸음이 자연성능을 밟는다.

한쪽엔 단애절벽 이다.

그 절벽의 암반에 뿌리 내린 소나무는 자연에 순응하여

구부러지고 뒤틀린 모습으로 한겨울 모진 추위를 오롯이 견뎌 내고 있다.

끈질김과 강인한 생명력..

그래서 더 아름다워 보이는지도 모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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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방향으로 시선을 돌려도 선경이다.

그 선경에 취해 걷다 보니 어느새 우린 막바지 관음봉을 향한 가파른 오름길만 남겨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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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운 계단을 밟고 오른다.

그러다 뒤돌아 보면 걸어온 능선들이 아스라이 멀게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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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오늘 목적지 관음봉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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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으니 정상증명 사진 한장 남겨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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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사로 향한 내림길에서

조망 좋은곳을 배경으로 산찾사도 폼 한번 잡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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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사로 향한 내림길...

눈이 오니 내려가기 참 수월하다.

너널길을 덮어 버린 포근한 흰눈이 무릅부담을 덜어주니 초록잎새가 신났다.

쏜살같이 내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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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새 발길이

고즈넉한 동학사를 스처 지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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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투산이가 주차된

학봉리까지 지루한 포장도로를 걸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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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원의 풍광이 황홀했던

대전의 명산 계룡산에서 계사년의 첫 산행을 끝낸 초록잎새왈~

오늘도 보람찬 하루라나 뭐라나~

 

산에서 건강을.............산찾사.이용호

 

 

 

     (산행모습 동영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