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음봉에서 황산성까지

 

9월 3일 일요일 베틀봉에서 작은 갈선산까지 산행이 있다는 카페 산행 공지를 보고 평소에 가고 싶은 산이기에 일순위로 신청을 합니다, 만만치 않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몇 칠 후 다시 카페공지에 9월2일 계룡산 남릉 종주산행이 있다고 올라옵니다.

그곳도 가고 싶습니다, 그곳에는 향적산이 있고 국사봉이 있기에...........신청합니다.

종주를 계획했던 솔개님은 계룡산 동학사 입구 장군봉에서부터 계룡산에 들고 저는 동학사를 거쳐 관음봉에서 솔개님을 만나기로 합니다.

장군봉에서 관음봉까지는 일반적으로 4~5시간 걸리는 거리입니다.


8시30분에 매표소에서 출발을 하지만 맑은 날씨인데도 그다지 만치 않은 등산객이 있을 뿐입니다.

헉헉거리며 오르는 동안 철거 되어버린 은선 산장터엔 휭하니 등로 보수 공사에 쓸 하얀 돌 자루만이 뒹굴고 있습니다.

은선 폭포아래 등로는 보수공사와 함께 계곡에 다리를 설치하는 모양입니다.

제발 건성으로, 하지 않기를 바랄뿐입니다.

  

너덜 지대를 지나 관음봉에 도착한 시간이 9시40분이라 만나기로 한 솔개님과는 시간이 많이 있습니다.

문필봉과 연천봉을 얼른 보고 오리라 생각합니다.

문필봉에 올라 오늘 가야할 쌀개봉과 천황봉 그리고 향적산과 그 능선을 바라봅니다.

문필봉 좌우 삼불봉을 비롯해서 쌀개봉과 천황봉 관음봉이 지척이고 멀리 오늘 가야할 향적봉 능선이 장엄한 모습으로, 오른쪽의 푸르고 너른 상월평야와 잘 어울립니다.

경천들이 내려다보입니다.

근세 동학군이 저 아래 경천 들판에서 또 저 멀리 황산벌에서 백제군이 또한 후백제군이, 우금치 고개에서 흩어져 무슨 염원의 눈으로 이산을 바라보았을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고향을 그리워하며 이 능선을 바라보며 어머니를 소리쳐 불렀을까?....

긴 한 숨이 나옵니다.


 


 

문필봉에서 바라본 향적산과(중앙)논산 상월뜰,왼쪽의 천황봉능선

 

전화벨이 울리고 받으면 끈기고, 내가 해도 끈기고, 또 오고 받으면 끈기고, 또 하고 솔개님이시지만 전화가 불통 입니다.

연천봉으로 가는 발길을 돌립니다.

아직은 시간이 있지만 워낙 준족이라서 벌써 오셨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뛰어서 관음봉에 도착 하지만 아니 계십니다.

30여분을 기다리고 솔개님과 일행이 도착해서 간단한 인사와 함께 시원한 독일 음수를(?) 한잔씩 합니다.


9시 50분에 관음봉을 출발합니다.

멋지고 황홀한 쌀개봉 능선에서 주위 풍광을 두리번거리며, 또 사진도 찍고 간식을 먹고 그리고 일행한분을 보냅니다.

멋진 조망과 쉬이 보지 못할 경관에 시간이 금방 지나갑니다.

천황봉밑 참호를 지나고 홀로 금남 정맥을 하시는 두 분을 각각의 시간차로 만납니다.

정맥을 걷던 지난 기억을 떠올리며 서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며 내리막길을 가고

신원사에서 올라오는 길 삼거리에 샘터가 있지만 지저분하고 물도 충분하므로 그냥 통과 합니다.

뒤로 보이는 계룡산 머리봉이 위용을 자랑합니다.

어떤 분은 천황봉에서 머리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관음봉에서 삼불봉으로 이어지는 자연성릉의 아름다움에 버금간다 합니다.


쌀개봉의 천황문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 솔잎이 부드러운 이 능선길을 오랜만에 다시 걷습니다.

능선에서 먹는 과일 간식은 행복의 최 정점입니다.

한참을 쉬고 다시 갑니다.

좌로 삼군본부가 보이고 우로는 금강대학교에서 무슨 체육대회가 있는지, 북소리며 스피커의 우렁찬 목소리와 함성이 울려 올라옵니다.

그 되로 상월 평야가 드넓게 펼쳐져 있고 멀리 노성 산성이 있는 노성산도 들판의 한 모습으로 보입니다.

금강대학교와 상월들(왼쪽중앙이 노성산)

 

멘재에 닿고 멘재란 이름이 무슨 뜻인지 서로 궁금해 합니다.

금남 정맥과 만나는 삼거리 바위에는 부부 산님이 정답게 간식을 드시며, 오순도순 정답게 계룡산을 바라보십니다.

사진을 또 찍고 계속해서 발길을 갑니다.


 

금남정맥과 만나는 삼거리바위에서 바라본 계룡산

 

겹친 바위가 나오고 이어서 바로 사층으로 된 포갠 바위가 멋지게 자리한 그사이에 한기의 묘가 있습니다.

포갠 바위에서는 향적산이 바라다 보입니다.

향적산 바로 전 헬기장에서 세분의 아주머니들이 옥수수며 사과를 드시고 계십니다.

일행 두 분은 벌써 향적산에 올라 가셨고 저는 세분의 아주머니와 사과 한쪽을 낮 두껍게 얻어먹습니다.

맛있습니다.


도착한 향적산은 조망이 기대 이상입니다.

훌륭합니다.

정상에는 사방으로 글귀가 새겨진 비석이 서있습니다.

정상비는 “향적산(국사봉)”이라 새겨져 있어 지형도상의 국사봉과 혼돈이 옵니다.

계룡산에서 제일 기가 강하다는 말이 있듯이 이곳에는 이런 저런 비석과 비문이 많이 있습니다.

향적산을 정점에 두고 남동쪽으로 U자형으로 돌아가는 호남선 철로는, 그 지리적 여건 때문에 속력을 내지 못해 6.25후에 군용열차에서 탈영하는 병사들이 많이 있었다고 합니다.

40분의 달디 단 점심을 먹습니다.

포갠 바위

향적산 정상에서 바라본 계룡산

향적산 정상의 비들

 

선두에 선 솔개님은 발에 날개가 달렸습니다.

아니면 축지법을 쓰시는지........


국사봉을 지나고 산명고개와 금새 윗산 명재와 아랫산 명재을 지납니다.

참나무와 키 작은 소나무숲이 그늘과 향기를 내어 줍니다.

길 좋은 산책로 같습니다.

함지봉에서 잠시 물 한 모금 축이고 깃대봉을 향해서 내 달립니다.

이어서 황성에 도착했지만 수풀이 우거져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우물터도 보이지 않고, 다만 돌계단만이 이 지역 돌이 아닌 화강암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나무계단을 내려서니 가시 덤풀이 종아리를 빨 갖게 생채기를 냅니다.

곧 약사암이 나오니 오늘의 산행이 끝을 맺습니다.

솔개님은 계룡산 장군봉에서 시작하여 황성까지 약 23Km를 9시간 52분 걸렸으니 날라서 오신 것이고 전 솔개님 따라 오다 가랑이가 찢어진 것 같습니다.

모임의 재넘이 대장님이 약사암에서 기다리고 계시니 편안한 귀가길이 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