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덕에 찾아본 계룡산 국립공원 구역인 빈계산, 금수봉, 도덕봉

 

Mt. 0522   빈계산(415m) * 금수봉(532m) - 대전광역시 유성구
              도덕봉(534m) - 대전 유성구. 충남 공주군

 

산 행 일 : 2005년 4월 23일 토요일
산의날씨 : 맑음
산행횟수 : 牝鷄山 * 錦繡峰 * 道德峰 - 각각 초행
동 행 인 : 홀로 산행
산행시간 : 3시간 40분 (휴식 27분포함)

 

수통골 주차장 <0:20> 안부(무덤) <0:20> 빈계산 <0:06> 성북동 삼거리 <0:24> 금수봉 <0:10>
금수봉 삼거리 <0:13> 자티고개 <0:40> 가리울위 삼거리 <0:19> 도덕봉 <0:37> 관리소 위 쇄석
도로 <0:04> 주차장

 

산행거리(이정표상) : 9.0km ⇒ 수통골 주차장 <1.8> 빈계산 <0.4> 성북동 삼거리 <0.9> 금수봉
<0.6> 금수봉 삼거리 <0.8> 자티고개 <1.9> 가리울위 삼거리 <0.8> 도덕봉 <1.8> 주차장

 

 

                                            관리소 옆의 계룡산국립공원 안내도

 

계획에 없었던 빈계산 등을 찾게된 것은 순전히 승 덕이었으니 '꿩 먹고 알 먹는다'라는 말이 이
런 경우를 두고 하는지 모르겠다.
어쨌던 일정 기간의 훈련을 마친 아들들이 대전 자운대로 이동한 것은 며칠 전이었고 어제 임관
식을 가짐으로써 군복무에 충실할 임무를 부여받았다.

 

 

                                                         늠름한 아들들

 

 

                                                  육군 중위 계급장을 달아주며
 
많이 마시진 안했으나 막내 처남과 밤늦도록 대작하여 개운치 않은데 "숙소 방에 TV가 없다"며
나들이 준비를 하는 가족과 동행하고 싶은 마음은 없고 대전 인근 산을 찾아보려고 생각하자 얼
른 빈계산이 떠오른다.

 

"세 시에 출발하려면 아들과 함께 할 시간도 적은데 무슨 산이냐?"고 말하는 아내는 내 산(山)
욕심을 잘 아는 터라 한사코 말리려는 투는 아니다.

 

유성에서 32번 국도를 이용하여 공주방면으로 가다 한밭대학교 안내팻말을 보고 좌회전하여 학교
앞을 지나 고개를 넘어 다리를 건너면 수통골 버스 종점이 나온다.
종점 위 주차장은 아직 빈 자리가 많이 남았으며 산행객들이 많이 보이고 등산로 안내도 표지를
묻자 "조금만 더 가면 작은 주차장이 있는데 주차공간이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한다.

 

공원관리소 앞 도로 양편에 차들이 즐비하여 다리를 건너 주차장으로 들어가 운 좋게 빈자리를
발견하고 조심스럽게 차를 세웠다.

 

 

                                           수통골 주차장 원점회귀 산행 이정표
  
빈계산∼금수봉∼도덕봉을 빙 돌아 원점 회귀하는데 9.0km로 4시간여가 소요된다고 하니 빈계산
만 알고 간단하게 오르내리려 했던 생각이 바뀌어 버린다.
일단 종주산행을 목표로 하고 여의치 못하면 금수봉 삼거리에서 저수지 쪽으로 내려서면 되겠다.

 

그런데 내 행색이 말이 아니다.
딸과 아들 짐들을 가득 싣고 오느라 차에 두고 다니던 등산화 등도 집에 내려놓았고 산행은 생각
지도 안했으니 복장인들 준비했겠는가.

 

딸의 스포츠 바지를 입으니 앞 쟉크 덮개가 거꾸로 돼 있어 이상하고 역시 딸이 신던 낡은 운동
화를 신었으며 상의는 그냥 평상복, 모자는 쓰기 싫어 작은 수건 하나와 물 한 병만 달랑 들고나
섰는데 다들 나만 바라보는 듯 싶어 부끄럽다.

 

 

                                                          산행 들머리

 

09 : 25 '빈계산 1.8 km' 팻말을 보고서야 이곳이 계룡산국립공원 구역임을 알게 되었으며 밧줄이
늘여진 산길로 들어서면 초입부터 가파르고 가끔 통나무 계단과 돌들 그리고 빗물과 수 많은 사
람들의 발길에 드러난 나무뿌리 계단도 나타난다.

 

 

                                                    나무 뿌리가 드러난 길

 

09 : 38 돌 박힌 길을 따라 오르다 좌측에서 올라오는 길을 만났는데 처음 차를 세웠던 곳으로
이어지는 것 같으며 안부로 내려서면 벤치 세 개가 'ㄷ'자 형태로 놓였고 작은 봉을 향해 오른다.

 

 

                                                      돌 밖힌 길도 이어지고

 

09 : 45 무덤 2기가 있는 삼거리 안부.
'↑빈계산 0.9km *↓주차장 0.9km' 이정표가 중간 지점임을 알려준다.
송림이 울창하나 조망이 트이는 곳이 더러 나와 금수봉에서 도덕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박성태
님은 신산경표에 관암지맥이라 표기했다- 너머로 계룡산 줄기가 차츰 보이기 시작하고 쉬어가기
좋은 조망바위도 있다.

 

 

                                      맨 뒤로 계룡산 주능선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10 : 05∼10 크고 작은 돌탑들이 있는 빈계산.
동남쪽으로 조망이 트이나 안개로 인하여 가시거리가 좁지만 식장산 등은 잘 보인다.
가족동반 모습이 보기 좋고 대부분 금수봉 쪽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스쳐 가는 이들도 종종 있다.

 

 

                                                         빈계산 정상

 

10 : 16∼21 '미끄럼주의' '추락주의' 팻말과 밧줄이 늘여진 돌 박힌 가파른 길을 내려서면 성북동
삼거리로, 좌측 조금 떨어진 곳에는 평상까지 만들어 놓은 간이 막걸리가게 하나가 있는데 두부
와 김치를 안주로 팔고 있으며 벌써 끼리끼리 오른 많은 사람들이 둘러앉았으니 수입이 짭짤할
것 같으며 1,500원 하는 술 한 잔을 마셔보니 참 맛있다.

 

 

                                                        성북동 삼거리

 

오름 길은 내림 길과 달리 날카로운 돌이 없는 흙길이고 고개를 들면 삼형제봉으로 불러도 될 듯
고만고만한 봉우리 세 개가 정답게 보이고 무덤봉을 스쳐 지난다.

 

10 : 40∼44 제법 가팔라지고 바위를 돌아 맨 우측, 북봉에 오르면 빙 돌아가야 할 능선이 만들어
놓은 깊은 골짜기가 내려다보이고 작은 저수지 물이 시퍼렇다.
또한 높이를 더해갈수록 계룡산 줄기는 점점 더 많은 모습을 드러낸다.

 

 

                                                  관암지맥 뒤의 계룡산 줄기

 

10 : 49∼54 '금수정' 현판이 걸린 정자와 무덤이 있는 금수봉.

 

 

                                                            금수봉

 

대전을 빙 두르고 있는 산들은 물론 멀리 대둔산도 조망되며 정자에는 땀을 식히는 가족들이, 주
변에도 사람들이 많은걸 보면 대전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산이라 여겨진다.
특히 산행을 마치기까지 산불조심이라 새긴 조끼를 입고 쓰레기를 줍는 두 분을 만나 "수고 많습
니다" 마음속으로 우러러 나오는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멀리 대둔산이 조망되었다.

 

11 : 04 '현위취 번호 계룡 12-09' 표지가 붙은 이정표 있는 금수봉 삼거리.
늦어지면 이곳에서 내려서면 되겠으나 아직은 여유가 있고 기왕 나선 길 조금만 부지런히 걸어
관암지맥을 맛보면서 내일의 19km 호남정맥 산행 예습을 하기로 하였다.
작은 봉우리들이 나오면 정상으로 오르지 않고 대부분 좌측 아니면 우측 사면으로 길이 났는데
나 같은 사람들이 다녔음직한 희미한 길을 따라 꼭두머리를 고집 한다.

 

11 : 17 작은 봉을 넘어 30m가량 가면 무덤 1기가 있는 자티고개로, 대전과 충남 경계를 이루는
백운봉과 관암산을 지나 1번 국도 밀목재를 거쳐 황적봉, 천왕봉, 계룡산 천황봉 등으로 일주하는
코스 입구는 방책과 함께 출입금지 팻말이 설치되었다.

 

행색은 남루하나 금수봉에서 사진 찍고 메모하는 나를 물끄러미 지켜보던 한 분이 "사전답사 나
왔냐?"며 "관암산을 경유한 계룡산 종주가 일품인데 출입금지구역으로 묶어버렸으나 다니는 사람
들이 있다"라고 일러준 곳이 바로 자티고개이다.

 

 

                                자티고개. 관암산으로 이어지는 곳에는 출입금지 팻말이

 

11 : 26 솔밭이 아닌 햇빛이 쏟아지는 참나무 지역을 거슬러 무덤봉을 지나고
11 : 32 작은 봉에서 우측으로 꺾으면 다시 솔밭 그늘이 시원하게 해주며 2분 후 또 다른 봉을
오르면 내림 길에 밧줄이 늘여졌다.

 

 

                                                       암릉이 펼쳐진다.

 

11 : 39 '계룡12-13'과 '탐방로 아님' 팻말이 있는 삼거리 안부를 지나면 암릉이 펼쳐진다.
지금껏 그랬지만 나를 앞질러 가는 이들은 없고 도덕봉쪽으로 오른 이들이 심심찮게 스쳐간다.
시원스런 조망을 기대하고 이 바위 저 바위로 올라보나 신통찮다.

 

 

                                       장군봉∼신선봉으로 이어지는 계룡산 줄기

 

11 : 57 가리울골 삼거리. 이곳에서 주차장으로 내려갈 수 있으며 오늘 산행의 진수를 맛볼 수 있
는 도덕봉은 0.8km가 남았다고 알려주는 이정표가 있다.

 

 

                                                        가리울위 삼거리

 

지나는 이들에게 물어본 결과 계룡산 방향 조망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이어서 동학사가 내려
다보이는 지점에서 대충 눈요기를 하였고 묵은 헬기장 직전 암봉에서 유성 쪽을 관망하는데 두
아이를 동반한 젊은 부부가 휴식을 취하다 막걸리 한 컵을 건네준다.

 

 

                         동학사를 가본지 하도 오래되어 흰 건물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얼른 발길을 돌리지 못하니 아무래도 사위를 포함한 순전한 우리 다섯 식구가 같이 모여 점심식
사를 하지 못할 듯 싶다.

 

 

                                                 빈계산(좌)과 금수봉(우)

 

12 : 16∼24 '대전444 1992재설' 삼각점과 '도덕봉 해발 534m' 작은 정상표지가 있는 도덕봉.

 

 

                                               도덕봉 삼각점과 작은 정상표지

 

갑하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입구에도 출입금지 팻말이 있으며 동학사 쪽을 가까이 보려고 조금 더
가 보았으나 나무가 조망을 방해한다.

 

오늘은 여러 사람들로부터 인사를 나누게 되는데 머리가 하얀 사람이 메모하는 것이 궁금하다는
것이 공통적이었으며 사진을 찍어준 한 남자는 낡은 운동화를 신은 모습을 보고 "암벽지대와 수
통골로 이르는 곳에 마사토가 많아 미끄러우니 조심해서 가라"며 고마운 충고도 해 준다.

 

                

                  한밭대는 바로 밑에 있고 가운데 낮은 산 뒤의 월드컵 경기장도 지척이다.

 

 

                                      다리 우측이 버스종점이고 위가 주차장이다.

 

1분 후 '수통골주차장 1.8km' 이정표가 선 지점부터 암벽이 시작되며 붙잡고 오르내릴 수 있는 파
이프 안전대는 벼랑 쪽으로 만들었어야 당연할 것 같으나 위쪽으로 설치되었다.

 

 

                                               안전대가 벼랑쪽에 설치되었으면

 

12 : 34 거대한 바위를 돌아 철계단을 타고 내리고 짧고 좁은 철판 다리를 건너 꺾어 이어진 두
개의 철계단을 내려서니 육산 길이 이어진다.

 

 

                                                        암벽을 돌아

 

 

                                               첫 번째 철계단을 내려섰다.
  
12 : 51 산행 객들의 발길에 망가져 버렸는지 무덤 같은 꽤 넓은 공터를 거슬러 2분 뒤에는 '계룡
12-12' 팻말을 보게되며 "미끄러우니 조심하라"는 이의 말답게 가파르고 미끄러운 길이 이어진다.

도덕봉을 출발할 때 "지금 어디에 계시냐?"는 딸 전화를 받고 "늦을 것 같으니 먼저 밥을 먹어
라"고 말했으나 모르긴 해도 기다리고 있을 것이 분명하니 발길이 빨라진다.

 

 

                                                       뒤돌아 본 도덕봉

 

13 : 01 쇄석이 깔린 도로. 관리사무소는 2분 거리이다.

 

 

                                                      오늘 산행의 날머리

 

13 : 05 관리사무소 앞에서 개울 징검다리를 건너 작은 주차장에 이르므로 오늘 산행을 접게되는
데 아들 덕에 그리고 운동화 차림으로 무사 산행하게됨을 무엇보다 기쁘게 생각한다.

 

 

                                             징검다리 건너 주차장으로 올라서면서

 

 

                                                      아들을 가운데 세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