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동학사-은선폭포전망대-관음봉-성불봉-남매탑-동학사
     3시간 10분      
기니, Mt주왕, 요물

 

  

  

  

  

새해가 밝았다.
떠오른 태양은 다시 시작을 했다.
여느때 보다 찬란한 색깔은 없어졌지만 모든 것을 다 시작하는 종소리였다.
지나온 나를 되돌아보게 만들고 다시 숨어 버린 날 찾아야 했다.

  

  

새해 아침 소래산에서 보냈다.
첫 날 아름다움은 없어도 아름다운 것에 대한 기억은 영원히 남는다고 한다.
나와 같은 마음으로 이른 새벽 걸어와 종착역에 닿아 북적대던 산에 사람이 여기에 다 모였다.
반복되는 단조로움 속에 생각하고 마음만 먹으면 오를 수 있는  도시에 이렇게 이웃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그 다음 날,
1월 2일 잠에서 손전화기가 아침 인사를 한다. 
"일어나, 일어나, 안되면 다시 한번 해 보는 거야"  벌써 작년으로 표현해야 되나?  12월 30일 1대간 9정맥 산줄기를 거의 오르고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분과 한남금북정맥 길을 따라 나섰던 몸풀기 증후군에 헤매는 중이었다.

  

  

부산에 기니님 목소리였다.   "지금 대구인데 계룡산 안 갈래요?" "새해 복 다 가져 가시고 이왕이면 황금돼지라는 누리끼리한 복딩이까지 기니님꺼 였으면 좋겠네요" 벌써 마음속으론 "부산에서 대전까지 오신다는데 "어떡하나?",    그냥 산가방 대충 허리에 달고 오라는 주문에 송내역에서 매표를 하기 전 다시한 번 확인했다.   그냥 대전역에 오란다.

  

  

1시 40분 대전역에서 만났다.   기니님, Mt주왕님이 맞아 준 대전은 웬 횡재냐 싶은 마음처럼 반가웠다.   어쩜 형제보다 더 자주 만나는 정이 있어 그랬는지 모른다.  
처음 각기 다른 색깔로 만났던 우리는 작년에 보만식계를 시작으로 한 해동안 점점 하나의
색깔로 맞춰졌다.   아주 화려한 빨강보다 은은한 녹색이길 바랬다.

  

  

3시 30분 계룡산 주차장에 닿았다.   시간되는 대로 산행하고 시간에 맞추어 내려와 원타이정님 돈벌기 끝나면 만나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작년부터 떠들어 대던 국립공원 매표징수 안하기는 끝났지만 문화재값은 내라는 매표소의 아저씨들, "추우신데 왜 여기들 계세요?  이천원 받으셨으니 복이나 많이 받으시소,  우린 동학사 안가는데요?"  그냥 빈정빈정.....

  

  

  

  

오래된 느티나무로 이어지는 포장도로 따라 걸으니 동학사! 
밤이 오는 계룡산의 어둠 나래를 접는 학처럼 바람을 가른다는 절,   이끼낀 계곡을 앞에 두고 앉은 곳,  단청의 색깔이 고풍스럽게 더 우아하게 해주는 대웅전,  쳐다보지도 못할 정도로 높이 갈라놓은 담장 길,  산정마루의 긴 세월, 잘 정돈된 곳에 세월을 이겨내는 힘의 모습에 사람들은 이곳에 기대어본다.
 

  

  

  

  

  

  

  

  

  


 경허 스님이 출가한 이후 그의 은사 계허 스님은 얼마 되지 않아 환속하게 되었는데 제자 경허를 산사에 그대로 두고 늘 온 것을 애석하게 생각해 계허 스님은 당대의 큰 강사였던 계룡산 동학사 만화 스님에게 찾아가 경허 스님이 더 공부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해 당대의 스님이 큰 스님이 되는 이야기 "나를 쳐라"중에서- 빌려온 동학사~

  

  

  

  

  

  

  

  

  

  

  

  

  

  

  

  

  

  

돌과 돌로 이어주는 길따라 오르니 형상이 마치 디딜방아의 쌀개와 닮았다하여 붙혀진 이름 쌀개봉이 능선에 보이고 물이 말라 폭포의 응덩이 뻐다귀까지 보이는 은선폭포, 화려한 병풍처럼 둘러 친 암봉들,  아주 오래된 고목이 미친년 곰팅이마냥 서있으니 Mt주왕님의 머릿 속은 안 닮았 길 바라는 마음착한 기니님,    두 달 동안이나 방구석 신세를 졌던 몸이 거친 호흡에 들키고 마는 요물 가파른 너덜겅과 헤메였다.

  

  

  

  

  

  

  

  

은선폭포

  

  

  

  

  

관음봉 고개를 넘어 숨 한숨 고르니 관음봉!
천황봉에서 삼불봉, 장군봉의 능선이 한 시야에 들어온다.   어쩌면 구름에 밟아가고 있는 능선의 오묘함이 더욱 산행 길의 실루엣이다.   깍아질 듯 한 암벽에 살아 버티는 힘이 얼마나 강할까? 소나무의 걸쳐있는 모습에 인내를 보인다.   한 발짝 한 발짝 잔설이 주는 조심스러움, 급경사 내려가지 못하는 님들 발맞추어 내려 가라고 이어준 계단 터벅터벅 소리가 더 요란스럽게 느껴지는 건 아무도 없는 겨울밤이 오고 있는 산정이었다. 

  

  

  

관음봉

  

  

  

  

  

나의 시어는 항상 푸르름이 있어 좋은 "소나무" 소나무가 네그루 제멋대로 자란 모습이 더 예뻐 보이는 봉우리가 삼불봉인줄 알았는데  "eggmenoyna" 어두움 몰려 오는 시간과 어데서인가 오고 있을 원타이정님 만날 생각에 바빠지는 몸둥아리 빨리 서두른다.
구름과 어두움에 떠있는 삼불봉!   계룡팔경의 하나인 만발한 설화는 아닐지라도 군데군데 남아있는 잔설은 白과 덜덜 떨고 있는 계룡산의 부름이었다.

  

  

산정의  사다리는 높과 낮음의 연결고리를 만들고

굽어드는 가장 혹독한 자연이 빚어내는 구름

한 겨울 눈으로 꽃을 피우는 나뭇가지가 눈을 부른다.

하늘과 가장 가까운 정상, 그래서 인간의 마음은 가장 신선하다.

이곳은 지금 가장 화려하지 않은 무채색이다.

  

  

천황봉을 바라보며 (1)

  

  

장군봉을 바라보며

  

  

장군봉을 바라보며 (2)

  

  

  

  

  

  

  

  

  

  

  

하늘과 산너머 멀리 걸린 새털구름과 함께 한 어두움이 오고 있었다.   무엇인가 갸날픈 전설을 간직하고 있을것만 같은 남매탑과 상원암이 내려오는 길을 더욱 재촉하고 있었다.
내려가는 길 또한 너덜과 너덜을 수없이 밟아 지겨워 오는 느낌마져 무뎌질 때 동학사는 두 번째 자신의 위치를 지키며 조용한 산자락에 걸쳐 있었다.  꽉 찬 달이 이마위에 비추어지는 저녁이었다.

  

  

  

남매탑

  

  

상원암

  

  

  

원타이정님이 기다리고 있었다.  반가웠다.  자꾸보면 볼수록 정이라는 깊숙한 표현방법 산이라는 인연으로 맺어진 고리, 대전시내에서 먹은 모듬회, 운치있던 어느 레스토랑의 시원한 맥주, 모든 것은 밤을 지새운 시간이 계룡산 자락을 수놓았다.

  


 한 무리의 구름 속에서 수은등처럼 원을 그렸던 산!
새해 아침 희망은 구름꽃이 바람에 실려 산을 타고 날아 갈 산,
뒤엉키며 춤추는 날개짓의 계룡산 바위들은 내 눈을 빼앗아갔다,

  


회원님들 새해에도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십시요

요물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