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 룡 산



2008년 11월 11일 불의 날
산행자 : 영희, 자숙, 경숙
날씨 : 맑음 시계는 가스 조금
흔적 : 박정자삼거리-장군봉-갓바위-남매탑-동학사-주차장





 


 

▶ 장군봉길 ( 큰배재 - 신선봉 - 삿갓봉 - 장군봉 )
동서로 뻗은 장군봉 능선은 황적봉 - 천황봉 - 쌀개봉 능선과 함께 계룡산에서 가장 험난하면서도 경관이 뛰어난 능선코스로 꼽힌다.
줄곧 암릉으로 이어져 아기자기한 산행을 즐길 수 있고, 조망이 뛰어나 계룡산 산세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천장골길 마지막 지점인 큰배재에서 북동릉을 타면 신선봉 방향이다. 흙길에 이어 바윗길에 접어들면 노송이 춤추는 듯 한 분위기다. 오른쪽으로는 거친 바위산의 연속이지만, 왼쪽 상신리 방면은 산줄기와 계곡이 부드럽게 뻗고 넓게 분지를 이루고 있는 것이 고즈넉한 분위기다. 신선봉 정상에 서면 힘찬 장군봉 능선이 펼쳐진다. 삿갓봉을 거쳐 장군봉 암봉군으로 뻗은 능선은 마치 용틀임치듯 힘차기 그지없다. 신선봉을 넘어서면 한동안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산길 오른쪽(동학사쪽)으로 중간중간 나타나는 너럭바위들은 전망대와 휴식장소로 적합하다. 휴일이면 운이 좋아야 한 자리 차지할 수 있을 정도다.

안부로 내려섰다 다시 작은 암봉을 넘어서면 바위벼랑이 나타난다. 완경사의 슬랩과 크랙을 타고 곧바로 내려설 수도 있으나, 반대로 오를 때는 몰라도 내려갈 때는 길을 찾기 쉽지 않다. 위험하다 싶으면 암봉 직전의 안부에서 왼쪽 우회로를 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 다시 한동안 내리막길을 따르다 보면 삿갓봉 암릉이 앞을 가로막는다. 삿갓봉을 오르다 첫번째 안부에서 오른쪽으로 빠지는 길을 따르면 작은배재를 거쳐 천장골로 내려서거나, 산허리를 타고 삿갓봉을 우회한 다음 지석골로 내려선다. 갈림지점에서 천장골 매표소까지는 30분, 지석골 산행기점인 학봉 마을까지는 40분 정도 걸린다. 삿갓봉을 넘어서면 안부에 또다시 갈림 지점이 나타난다. 여기서 장군봉 정상까지는 1.6km, 지석골 기점까지는 1.5km 거리다.

삿갓봉 갈림지점을 지나면 길은 점점 험해지며 장군봉 암릉길로 들어선다. 로프를 잡아당기며 오르는 험난한 구간 두 군데를 지나 암봉에 올라서면 웅장한 암봉이 앞을 가로막는다. 이것만 올라서면 장군봉이려니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 앞에는 또다른 암봉이 버티고 서 있다. 이렇게 암봉을 세 개 넘어서고 네번째 암봉에 올라서야 장군봉 정상이다.
  
하산코스는 두 가닥이 있다. 동쪽 능선을 타고 병사골을 거쳐 박정자삼거리나, 혹은 남쪽 가파른 사면길을 타고 온천개발지로 내려서는 것이다. 정상에서 동쪽 길을 따르면 로프가 매달려 있는 절벽을 내려선 다음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왼쪽로프가 깔려 있는 바윗길을 따르면 박정자삼거리 매표소로 이어진다(30분 정도 소요).갈림지점에서 오른쪽 길로 접어들면 매우 가파른 바윗길로 이어진다. 이 길 역시 온천개발지까지 30분 정도면 내려갈 수 있으나, 매우 험난하다.
계룡산을 조망하면서 걷는 즐거움을 만끽하려면 장군봉에서 신선봉방향으로 산행하는 것이 낫다. 매표소에서 장군봉 정상까지 약 1시간 거리의 능선 구간만 가파르고, 이후로는 체력소모면에서 역 방향과 별 차이가 없다. 신선봉 - 장군봉 구간은 3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학동삼거리에서 지석골을 타고 삿갓봉 안부에 오른 다음 장군봉을 거쳐 박정자삼거리로 내려가는 산행 코스와, 역시 지석골을 타고 올라 삿갓봉을 거쳐 신선봉으로 향하는 산행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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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나를 들섞이는 그녀 우주(코스모스) 덕분에(?) 올해 두 번 째로 대전행 기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깨끗한 역사에서 그녀들을 만나 서쪽 길 건너서 계룡산행 102번 버스에 몸을 숨깁니다

102번 버스는 동학사 들어가기 전 박정자삼거리에 우리를 풀어놓습니다
32번 국도 삽재를 지나 내리막에 박정자삼거리가 있습니다

삼거리에서 산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지점은 고샅을 따르면 건천을 건너 병사골매표소가 어서오시게 손 까붑니다
뒤에선 역광에 졸고 있는 시커믄 산이 있고 그 산을 배경으로 억새 아니고 허연 머리를 풀어 헤친 갈대밭에서 입산신고식을 치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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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고달퍼도, 잘웃습니다.
구겨진 마음을 활짝 펴며 곧잘 웃는 모습이 귀엽습니다
서슴없이 잘 웃지 못하는 나와는 영 딴 판인 그녀이기에...
삼각산 족두리봉에서 향로봉에서 의기투합했던 적이 있는 그녀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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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골매표소 지키는 이 없으니 쉼표도 없습니다
자석에 이끌리듯 그 녀 자슥이 따라 영희도 산으로 숨습니다

별땅이님의 표현을 빌린 것입니다
입산은 산으로 숨는다는 것 말입니다
참 적절하고도 기발한 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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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박정자 삼거리

 공주에서 불리어지는 박정자(朴亭子)라는 이름은 사람이름도 마을이름도 아닙니다.

또한 한자의 뜻대로 해석할 수 있는,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지은 무슨 정자(亭子)의 이름도 아닙니다. 
그것은 옛날 이 곳에서 정자의 역할을 했던 느티나무의 이름입니다.

32번 국도를 타고 대전에서 공주로 가는 길에 보면, 삽재고개를 넘어 내리막이 끝나는 지점에  
계룡산 국립공원(동학사)으로 들어가는 삼거리가 있는데, 이 곳에 오래된 정자나무가 있어 박정자 삼거리라고 부릅니다.

박정자(보호수)는 수령 300년 정도에 둘레가 5M정도 되는 고목의 느티나무인데
옛날에 학봉리에 살던 밀양박씨 노인이 수해를 막기 위해 이 곳에 심어놓았다고 합니다.

공주에서 대전(유성)을 가려면 삽재고개를 넘어야 하는데, 1900년 경에는 이 고개를 넘을 때에  도적이 많아서
사람들이 혼자서 넘지를 못하자 이 곳 나무 아래에 모여 기다렸다가 함께 넘어가기 위한 정자구실을 하게 된 것이고,
이 후 사람들이 박씨가 심은 정자나무가 있는 곳이라 해서 박정자(朴亭子)라고 부르게 되었답니다. 

 정자나무는 특별한 나무가 아니라 그늘이 큰 나무이면 정자역할을 한다 해서 그렇게 부르는 것이고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등이 있는데
주로 느티나무가 빨리 자라고 가지가 넓게 퍼져 그늘을 쉽게 만들기 때문에 정자나무로 느티나무를 많이 심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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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봉으로 오르는 곳에 기암도 쉬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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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의 얼굴인지, 사람의 얼굴인지 그로데스크한 형상이 눈길을 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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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와 유성 사이로 떨어지는 능선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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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저 곳에 살던 산에서 내려다보는 마을은 아름답습니다
훗날 제 꿈이기도합니다 산 아래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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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봉에서 바라보는 천황봉, 쌀개봉, 관음봉, 삼불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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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봉에서 웃음을 흘리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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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불봉으로 치닫는 능선이 제법 옹골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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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개봉과 황적봉을 거슬러 오르면 천황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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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봉 암릉 뒤로 갑하산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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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바위에 이르기 까지 여러개의 암봉들을 넘어야합니다
작은 암봉들이 재주를 부리는 통에 제법 위험한 구간은 있지만 산행로 정비를 잘해놓아 어렵진 않습니다





천황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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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에 내걸린 소나무들이 아름다운 춤을 추어 즐겁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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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구간에 이런 시설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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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넘칩니다
깨끗하게 씻긴 대기에서
햇살도 어쩔줄 모르는 듯합니다

이렇게 밝은 날 이렇게 맑고 맑은 날
마음 속에  곰팡이 처럼 돋아있는 칙칙한 것들 내다 늘어보시지요
떠들썩한 자리에서도, 앞 자리에 계신 어른이 문득 조용한 얼굴로 지켜보고 있으면
다들 거기 바라보고 조용해지듯, 마음도 당신이 조용한 얼굴로 지켜보아 주시면
천천히 가라앉기 마련입니다
무거운 침묵말고,
그윽한 고요 얻어시기를...

2004년 판화가               이 철 수 일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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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아직도 한 주먹씩의 약을 입속에 털어넣어야하는 환자입니다
작년 12월 4일 갑상선초기암을 수술한 후 암과 투쟁중입니다
그러나 산에서는 누가 환자인지 헷갈립니다
무말랭이같은 내모습과 달리 환한 그녀의 표정은 나를 환자로 내몹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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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릉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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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황봉, 쌀개봉, 삼불봉, 문필봉, 연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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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스런(?) 고난도의 벼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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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불봉에서 흘러내린 빛고운 단풍은 천장골을 따라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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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줄 가운데 대둔산 입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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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줄 왼쪽 대둔산 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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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봉에서 흘러내린 너울성 파도 줄기 따라 공주 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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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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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매탑
힘들어하는 그녀를 천장골로 내려가게 하고 성분이 비슷한 그녀와 남매탑에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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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원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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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분은 비슷하지만 우리 둘은 모래알갱이입니다. 수줍어서 ㅋㅋㅋ
접착제 역할을 하는 그녀(코스모스)를 끼워야 비로소 만날 수 있습니다
보고싶어도 그냥 참는... 그녀와 나는 참 많이 닮은 사람이지만 외양은 판이한 그녀는 사랑덩어리입니다

백두 대간 졸업은 아주 옛날일이고, 정맥도 옛일이고 그녀가 그대랑 가는 길은 지맥, 기맥 이름도 없는 산을 연결하여 이름을 붙여주는
내겐 참 희한한 산꾼들이기도합니다. 그러나 진짜 산꾼이라 부릅니다.
우리처럼 만들어 논 널널한 고속국도를 달리는 것이 아니라 가시덩쿨 헤쳐 없는 길 만들어가는 이름 없는 산만 찾아가는...

나의 그대가 그런 짓거리(?)를 한다면 나는 과연 어떻게할까? 아직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만
그녀는 다 버리고 그 남편의 길을 따르는 부창부수 훌륭한 동반자입니다

하여간 그들이 늘 정정하여서 흘려 논 부스러기까지 다 줏어담도록 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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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학사

남매탑에서 하산길에 접어들어 얌전한 돌길을 둘이서 사박사박 걷다보니 어느새 동학사에 까지 닿습니다
어둑해진 동학사에  들어서니 사방 이판 사판 공사판입니다

산의 정수리에서 가을볕이 머무르고 있었지만
가볍게 한올한올 털어내린 앙상한 가지들 사이엔 냉정한 겨울이 숨어있었고
고도를 낮추면서 마지막을 노래하는 노란 잎새들에도 남은 가을보다 대기하고 있는 겨울의 그림자가 어른거립니다
더럭 내려 선 이 산사에도 가을이 저물어가고 행자들의 매무새에 겨울이 끼어듭니다

 다시 만났습니다
시작했던 걸음으로 되돌아 가기 위해 102번 버스를 타고 대전역으로 갑니다

앞줄에 앉은 그녀를 바라보니 많이 피곤한 듯 졸고있습니다
바라보는 내 시선 속에 안타까움이 그녀를 보듬습니다
그녀는 항상 누군가를 보듬는 쪽이었는데 오늘은 내가 그녀를 보듬어봅니다
물론 마음입니다

한참만에 눈을 뜬 그 녀 피곤에서 살짝 벗어난 표정입니다
이제 버스에서도 벗어날 때가 되었고 대전역에서 내립니다

그녀는 대구로 가야하고
또 하나의 그녀 무서운 그녀는 고양으로
이 몸은 안성으로
각각입니다

저녁밥으로 그녀가 돌솥비빔밥을 사주었습니다
자숙이도 넣고, 영희도, 경숙이도 넣어 비빕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우리 셋표 비빔밥입니다
맛이요? 쥑입니다 ㅋㅋㅋ

이렇게  셋의 마음을 넣어 잘 비벼 보낸 하루였습니다.

그녀들은 돌아서면 보고파지는 산같은 그리움들입니다
안녕히 잘 가시게 다시 만날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