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한자의 뜻대로 해석할 수 있는,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지은 무슨 정자(亭子)의 이름도 아닙니다.
그것은 옛날 이 곳에서 정자의 역할을 했던 느티나무의 이름입니다.
32번 국도를 타고 대전에서 공주로 가는 길에 보면, 삽재고개를 넘어 내리막이 끝나는 지점에
계룡산 국립공원(동학사)으로 들어가는 삼거리가 있는데, 이 곳에 오래된 정자나무가 있어 박정자 삼거리라고 부릅니다.
박정자(보호수)는 수령 300년 정도에 둘레가 5M정도 되는 고목의 느티나무인데
옛날에 학봉리에 살던 밀양박씨 노인이 수해를 막기 위해 이 곳에 심어놓았다고 합니다.
공주에서 대전(유성)을 가려면 삽재고개를 넘어야 하는데, 1900년 경에는 이 고개를 넘을 때에 도적이 많아서
사람들이 혼자서 넘지를 못하자 이 곳 나무 아래에 모여 기다렸다가 함께 넘어가기 위한 정자구실을 하게 된 것이고,
이 후 사람들이 박씨가 심은 정자나무가 있는 곳이라 해서 박정자(朴亭子)라고 부르게 되었답니다.
정자나무는 특별한 나무가 아니라 그늘이 큰 나무이면 정자역할을 한다 해서 그렇게 부르는 것이고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등이 있는데
주로 느티나무가 빨리 자라고 가지가 넓게 퍼져 그늘을 쉽게 만들기 때문에 정자나무로 느티나무를 많이 심은 것입니다.
장군봉으로 오르는 곳에 기암도 쉬어갑니다
짐승의 얼굴인지, 사람의 얼굴인지 그로데스크한 형상이 눈길을 끕니다
공주와 유성 사이로 떨어지는 능선인 듯합니다
누가 저 곳에 살던 산에서 내려다보는 마을은 아름답습니다
훗날 제 꿈이기도합니다 산 아래 마을
장군봉에서 바라보는 천황봉, 쌀개봉, 관음봉, 삼불봉
장군봉에서 웃음을 흘리고 갑니다
삼불봉으로 치닫는 능선이 제법 옹골찹니다
치개봉과 황적봉을 거슬러 오르면 천황봉입니다
장군봉 암릉 뒤로 갑하산 들어옵니다
갓바위에 이르기 까지 여러개의 암봉들을 넘어야합니다
작은 암봉들이 재주를 부리는 통에 제법 위험한 구간은 있지만 산행로 정비를 잘해놓아 어렵진 않습니다
천황봉
벼랑에 내걸린 소나무들이 아름다운 춤을 추어 즐겁게합니다
어려운 구간에 이런 시설물이
햇살이 넘칩니다
깨끗하게 씻긴 대기에서
햇살도 어쩔줄 모르는 듯합니다
이렇게 밝은 날 이렇게 맑고 맑은 날
마음 속에 곰팡이 처럼 돋아있는 칙칙한 것들 내다 늘어보시지요
떠들썩한 자리에서도, 앞 자리에 계신 어른이 문득 조용한 얼굴로 지켜보고 있으면
다들 거기 바라보고 조용해지듯, 마음도 당신이 조용한 얼굴로 지켜보아 주시면
천천히 가라앉기 마련입니다
무거운 침묵말고,
그윽한 고요 얻어시기를...
2004년 판화가 이 철 수 일기에서
그녀는 아직도 한 주먹씩의 약을 입속에 털어넣어야하는 환자입니다
작년 12월 4일 갑상선초기암을 수술한 후 암과 투쟁중입니다
그러나 산에서는 누가 환자인지 헷갈립니다
무말랭이같은 내모습과 달리 환한 그녀의 표정은 나를 환자로 내몹니다 ㅎㅎ
암릉 사이
천황봉, 쌀개봉, 삼불봉, 문필봉, 연천봉
고급스런(?) 고난도의 벼랑입니다
삼불봉에서 흘러내린 빛고운 단풍은 천장골을 따라나섭니다
뒷줄 가운데 대둔산 입장합니다
뒷줄 왼쪽 대둔산 줌
수정봉에서 흘러내린 너울성 파도 줄기 따라 공주 쪽으로
대전시내
@ 남매탑
힘들어하는 그녀를 천장골로 내려가게 하고 성분이 비슷한 그녀와 남매탑에 왔습니다
@ 상원암
성분은 비슷하지만 우리 둘은 모래알갱이입니다. 수줍어서 ㅋㅋㅋ
접착제 역할을 하는 그녀(코스모스)를 끼워야 비로소 만날 수 있습니다
보고싶어도 그냥 참는... 그녀와 나는 참 많이 닮은 사람이지만 외양은 판이한 그녀는 사랑덩어리입니다
백두 대간 졸업은 아주 옛날일이고, 정맥도 옛일이고 그녀가 그대랑 가는 길은 지맥, 기맥 이름도 없는 산을 연결하여 이름을 붙여주는
내겐 참 희한한 산꾼들이기도합니다. 그러나 진짜 산꾼이라 부릅니다.
우리처럼 만들어 논 널널한 고속국도를 달리는 것이 아니라 가시덩쿨 헤쳐 없는 길 만들어가는 이름 없는 산만 찾아가는...
나의 그대가 그런 짓거리(?)를 한다면 나는 과연 어떻게할까? 아직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만
그녀는 다 버리고 그 남편의 길을 따르는 부창부수 훌륭한 동반자입니다
하여간 그들이 늘 정정하여서 흘려 논 부스러기까지 다 줏어담도록 해야지요
@ 동학사
남매탑에서 하산길에 접어들어 얌전한 돌길을 둘이서 사박사박 걷다보니 어느새 동학사에 까지 닿습니다
어둑해진 동학사에 들어서니 사방 이판 사판 공사판입니다
산의 정수리에서 가을볕이 머무르고 있었지만
가볍게 한올한올 털어내린 앙상한 가지들 사이엔 냉정한 겨울이 숨어있었고
고도를 낮추면서 마지막을 노래하는 노란 잎새들에도 남은 가을보다 대기하고 있는 겨울의 그림자가 어른거립니다
더럭 내려 선 이 산사에도 가을이 저물어가고 행자들의 매무새에 겨울이 끼어듭니다
다시 만났습니다
시작했던 걸음으로 되돌아 가기 위해 102번 버스를 타고 대전역으로 갑니다
앞줄에 앉은 그녀를 바라보니 많이 피곤한 듯 졸고있습니다
바라보는 내 시선 속에 안타까움이 그녀를 보듬습니다
그녀는 항상 누군가를 보듬는 쪽이었는데 오늘은 내가 그녀를 보듬어봅니다
물론 마음입니다
한참만에 눈을 뜬 그 녀 피곤에서 살짝 벗어난 표정입니다
이제 버스에서도 벗어날 때가 되었고 대전역에서 내립니다
그녀는 대구로 가야하고
또 하나의 그녀 무서운 그녀는 고양으로
이 몸은 안성으로
각각입니다
저녁밥으로 그녀가 돌솥비빔밥을 사주었습니다
자숙이도 넣고, 영희도, 경숙이도 넣어 비빕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우리 셋표 비빔밥입니다
맛이요? 쥑입니다 ㅋㅋㅋ
이렇게 셋의 마음을 넣어 잘 비벼 보낸 하루였습니다.
그녀들은 돌아서면 보고파지는 산같은 그리움들입니다
안녕히 잘 가시게 다시 만날 때까지
항상 든든하게 버팀목처럼 제가 주절 주절 거려도 다들어주시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한국의산하가 우리의 중매쟁이 였지요.
그렇게 만난 세월이 벌써~~
2003년5월13일에 만났으니.. 6년에 세월이~~~~
영희님은 경수님의곁님으로써 만났지요.
지금은 그때에 만나뵈었던 님들이 하나, 둘, 셋....
모두 떠나간지금~~~
우린 이렇게 더욱더 돈독하게 만날수있음에 항상 감사합니다.
계룡산에 올해 벌써 2번째 만남이었지요.
이젠 어디서 만날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