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계룡산

어느날 : 2010년 3월 10일 수요일

누구랑 : 나홀로

산행코스 : 박정자~장군봉~남매탑~삼불봉~관음봉~동학사~박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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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한 아침잠을 즐기는

나를 흔들어 깨우는 초록잎새 왈

 

"자기야~  눈 폭탄 맞았어~"

 

????

 

떨어지지 않는 눈꺼플 억지로 세워 창밖을 보니

이게 웬~일이니 ?

이게 웬~ 일이야~!!

햐간에 무쟈게 내렸다.

 

차려논 밥상에 앉아 허겁지겁 먹는데

출근하던 초록잎새가 들어오며 SOS 긴급타전...

 

잘 찾아보면

새알 서너개쯤 발견할 수 있는

부시시한 새집머리를 해 가지구 아파트 주차장에 내려가니

투산이의 유리창이 꽁꽁 얼어 붙었다.

그걸 떼어 보겠다구 카세트 테이프로 유리창을 밀던 초록잎새도 꽁꽁 얼어 붙었다.

ㅋㅋㅋㅋ

이런 새 대가리가 있나 ?

그거 털어내는 도구가 있건만 왜 저 고생여~?

 

빗자루로 털고

얼어붙은 유리창 말끔히 밀어낸후

뒷유리 열선까지 점등시키자 안전운행 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는

완벽한 투산이가 돌아왔다.

마눌을 출근 시키자 마자 갑자기 부산해 진다.

 

씻어봣자 별 표도 안나니

걍~ 대충 씻고 닦구 도시락 대신 고구마 몇알과

뜨거운 보온병에 커피 두개를 넣은 공갈베낭 달랑메구 계룡산으로 GO~GO~씽....

학봉교 근처에 나의 애마를 잠재우고 장군봉 들머리를 향한다.

 

 

 

 

 

 

 

병사골을 향하며 바라본

계룡산은 이건 완죤히 한겨울 풍광이지 봄날이 아니다.

 

경칩도 지난 절기에

도대체 이게 웬일인지 모르것다.

한겨울에도 폭설주의보가 내린적이 별로 없던걸로 기억하는데

강원도엔 때아닌 폭설 주의보까지 내렸단다.

 

시셈이 참으로 무섭다.

꽃셈 추위가 뜻밖의 풍광을 펼처 놓으니

이거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애매모호 하다.

농사짓는덴 좋은건가 ?

 

  

 

부지런한 몇분이 벌써 선등을 했다.

하이얀 설원에 찍힌 발자욱을 따라 숲에 드니

잔가지에 눈이 소담스럽게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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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봉 오름길의 암릉지대...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매번 올라와도 감동이다.

우측의 도덕봉과 좌측의 갑하산 사이 삽재를 넘어오는 국도와

그 주위의 풍광들이 시원스레 내려 보이는 암릉에 앉아 물 한모금에 입에 물고 감상에 젖는다.

 

햐~!

참 좋다.

집 떠난지 한시간도 못된 시간에

이런 자연의 품속에 앉아 있을 수 있다는게 행복하다.

그런 의미에서 대전 시민에게 계룡산은 참으로 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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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봉 정상에 선다.

안내도 뒤로 치개봉을 거처 한번 치켜올린 황적봉이

천황봉을 앞두고 주춤 내려앉다 올라채기 시작하는 곳부터 운무에 가렸다.

 

하늘빛이 음울하다.

햇쌀이 반짝 빛나면 참으로 환상일건데...

넘~ 과한 욕심일까 ?

 

멀리 보는 조망대신

아주 가까이 천상화원도 이리 이쁠 수 없을것 같은

설화에 만족하며 장군봉 능선을 따라 남매탑을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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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초록잎새가 말한

눈 폭탄 맞은 현장에 제격인 스패츠를 착용했다.

서울에서 성수가 직접 만들어 보내 준거다.

완전 방수에 착용하기 편리하고 부피도 작아 휴대가 편리하다.

몇일전 둔철산에서 착용해본 초록잎새가 아주 맘에 들어했다.

이넘을 착용하니

그깟 눈폭탄쯤 걱정이 없다.

아무디고 푹푹 밟아도 무방하고 등산화까지 커버가 되니 양발은 항상 뽀송 뽀송하다.

 

성수야~!

쌩큐여~!

나의 산우중에 너 같은 여친이 좀 더 많음 더 존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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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광에 빠저 허우적 대느랴

평소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한 끝에 장군봉 능선을 넘겨

남매탑에 도착하니 한적하던 장군봉 능선과 달리 많은 산객들로 산중이 활기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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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탑을 뒤로

삼불봉을 향한 오름질로 속도를 높여 본다.

 

앞서 걷던 나이 지긋한 아줌씨가 인기척에 뒤돌아 보더니

이길로 가면 어디로 갈 수 있냐를 묻는다.

 

"어디로 내려 가실 건데요 ?"

 

모른다.

어디서 올라왔냐니 그것도 모른다.

 

이런~!!

 

베낭뒤에 산악회에서 나눠준

지도가 있대서 꺼내어 보니 개념도에 상세한 일정이 적혀있다.

천정이 매표소를 들머리로 하여 남매탑 근처에서 산신제를 올리고 금잔디고개에서 갑사로 내리는 일정이다.

일행과 떨어저 나홀로가 된 그 아줌씨를 되돌려 내려보내

금잔디 고개에서 갑사로 향하는 길을 알려드린후 가던길을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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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불봉을 향한 계단길에서

어느님이 나를 자꾸 처다 본다.

 

혹 산찾사님 아녀유~?

 

그러고 보니

안면은 있는것 같은데 알 수가 없다.

5학년을 넘어서고 보니 이젠 메모리가 왔다 갔다 하나보다.

나를 잘 알고 있다니 더 미안하다.

 

지키미님과 그 일행님들..

만나뵙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다음번에 만나면 또 알아 뵐수 있을지 ? 

돌대가리의 한계라 저도 어쩔 수 없으니 다음번에 또 몰라뵈도 용서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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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원에 원색의 물결.

색의 대비가 아름답다.

여성특유의 감탄과 웃음이 산사를 흔든다.

 

설원의 산도 아름답고

까르르 웃음을 터트리는 해맑은 웃음도

오늘만큼은 귀에 거슬리지 않는다.

산중의 모든게 다 아름다운 만큼 내마음도 너그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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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불봉을 내려

자연성능구간에 진입하는데

얼굴을 꽁꽁 싸맨 여인이 올라서다 인사를 한다.

 

"산찾사님 반가워유~" 

 

멀뚱하니 처다보니 싸맨 목도리를 풀어 헤친다.

 

맑을숙님...

 

어쩐지 눈동자가 맑아 보였다.

대전의 산꾼들은 죄다 계룡산으로 몰렸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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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자연성능 구간이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선경....

정말 복 받았다.

풍광이 한마디로 쥑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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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인듯...

두여인이 다정하게 내 앞을 걷는다.

 

바싹 따라붙자

길을 한 옆으로 내주나 이런 멋진 풍광을 앞두고 서둘게 없다.

뒤따라 천천히 걸을거라며 앞서 가시라 말하니 그중 한 여인이 나를 자꾸 처다본다.

그러다 조심스레 건넨 말...

 

산찾사님 맞죠 ?

 

???

 

분명 처음 보는 여인인데 몰라봐 죄송하다.

특히 여성은 헤어스타일이나 옷차림이 바뀔때 마다 틀려 보이니 당황 스럽다.

그래서...

특히 나 같은 넘은 본의 아니게

저 쌕끼 인사성 드럽게 없는 싸가지 없는넘이란 소리 듣기 딱이다.

 

다행히

그님은 산행기를 통해 나를 알고 있었단다.

덤으로 나의 마눌 초록잎새까지...

나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지니

앞으로 나 산찾사는 죄 짖고 살기 힘들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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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성능구간을 통과하여

관음봉 정자에서 한숨을 돌린다.

산행의 막바지 관음봉 정자에서 다리쉼을 하는 나에게

함께 산행을 이어온 나를 알아보는 여인이 따스한 차를 권한다.

 

난 줄게 없는데 얻어먹기 미안하다.

솔직히 의례상 한번만 사양후 덥썩 받아 든다.

두번 사양하면 안줄것 같아서..

ㅋㅋㅋㅋ

 

무슨 차 인지 ?

맛이 오묘하다.

한잔의 차도 너무 고마운데 맛좋은 빵도 떼어 주신다.

오늘 산찾사 덕분에 입이 호강을 한다.

 

동학사로 향한 가파른 내림길...

푸짐하게 내린 눈 덕분에 너덜길이 푹신한 눈에 덮혔다.

도가니가 튼튼하니 걍~ 내달린다.

 

동학사를 스처지나며

마눌한테 전화를 하려 베낭의 허리색을 확인하니 열렸다.

 

클났다.

핸폰을 도중에 흘렸다.

관음봉에서 한번 통화를 했으니

내려오다 겉옷을 벗어 베낭에 넣을때 빠진게 분명하다.

 

핸폰이야 별거 아니지만

따로 기록해 둔것도 없는 전화번호가 걱정이다.

부리나께 뒤돌아 관음봉을 향해 뛰었다.

 

은선폭포를 앞두고

지키미님 일행과 두여인이 함께 내려온다.

혹시 길에 떨어진 핸폰을 못봤나 물어보니 나를 안다던 그 여인이 핸폰을 건넨다.

 

휴우~!!

 

오늘 생면부지의 여인(새털구름님)에게 큰 은혜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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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사를 거처

학봉교까지 길고 지루한 포장도로를 걷는다.

 

그래도 오늘 만큼은

이길이 그닥 지겹지 않음은 오늘 산행이 만족해서 이리라.

 

끝으로.. 

닉네임 새털구름님께 지면을 빌어 감사를 드립니다.

님 덕분에 무겁던 마음을 털고 새털 구름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오늘 산행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맛좋은 한잔의 차와

분실한 핸폰을 찾아주심에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이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