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신원사에서 아름다운 능선따라 자연성릉까지

산행일 : 2006. 8. 13(일). 흐림

같이 간 사람들 : 홀로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 신원사매표소 (09:00)

  ☞ 신원사 (09:07)

  ☞ 금룡암 삼거리 (09:15)

  ☞ 보광원 삼거리 (09:17)

  ☞ 고왕암 (09:30~09:41)

  ☞ 도치샘 (10:18. 440m)

  ☞ 연천봉고개 (10:50~10:52)

  ☞ 문필봉 (10:59~11:02. 756m)

  ☞ 755봉 (11:16~11:33)

  ☞ 관음봉 (11:40~12:10. 816m)

  ☞ 720봉 (12:46~13:02)

  ☞ 관음봉 (13:24~13:30)

  ☞ 연천봉고개 (14:23)

  ☞ 헬기장 (14:26)

  ☞ 연천봉 (14:30~14:32. 739m)

  ☞ 등운암 (14:38~14:53)

  ☞ 연천봉고개 (14:55)

  ☞ 고왕암 (15:29)

  ☞ 금룡암 삼거리 (15:47~15:53)

  ☞ 신원사 (16:00~16:08)

  ☞ 신원사 매표소 (16:12)

  

총 산행시간 : 7시간 12분(순수산행만 한다면 6시간이면 족함. 사진촬영으로 지체)

구간별 거리 :

신원사매표소→(약0.3km?)→신원사→(0.6km)→보광원삼거리→(0.4km)→고왕암→(1.0km)→도치샘→(0.6km)→연천봉고개→(0.9km)→관음봉→(약0.8km?)→720봉→(약0.8km?)→관음봉→(0.9km)→연천봉고개→(0.2km)→연천봉→(약0.1km?)→등운암→(약0.1km?)→연천봉고개→(2.1km)→보광원삼거리→(0.6km)→신원사→(약0.3km?)→신원사매표소

총 산행거리 : 약 9.7 km (실제 산행거리는 약 11km정도로 예상 : 연천봉고개에서 관음봉까지 4개의 봉우리를 능선만 타고 왕복으로 오르내렸으며, 신원사계곡을 여러 번 내려갔다 올라옴. 연천봉고개에서 관음봉까지 0.9km는 봉우리에 올라가지 않고 관음봉고개까지 우회하는 거리로 추측됨)

산행지도


 


 

산행기

  대전에서 계룡산 신원사 가는 길은 약간 복잡하다. 가장 쉽게 가는 길은 대전에서 갈 경우, 동학사입구 박정자삼거리에서 공주방향으로 우회전(직진)하여 가다가 갑사 이정표 나오는 길로 접어들어 갑사방향으로 달리다보면 갑사로 빠지는 삼거리가 나오는데, 왼쪽 갑사로 들어가지 말고 계속 직진해서 이정표만 보고 가면 신원사가 나온다.


 

  신원사에 가까워질수록 00굿당, 00도사, 00보살이라는 간판이 수도 없이 보인다.

매표소를 지나면서 줄줄이 이어지는 음식점들. 도봉산도 이맛살을 찌푸릴 정도로 공원 내에 음식점이 난립하던데, 그 많은 식당에서 모두 다 정화시설을 갖추어놓고 장사를 하는지 의문이다.

최소한 국립공원내에서는 음식점이 없어야 되지 않겠는가?

조금은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일요일인데도 계곡에 피서객들이 없다. 소림원이라해서 무엇인지 궁금했었는데 보통 사찰이다.

                                                         상월면에서 바라본 계룡산 전경

  

  능선을 타고 연천봉으로 바로 올라가려했지만 등산로를 폐쇄한 곳이 보인다. 아마 연천봉으로 바로 올라가는 길을 폐쇄한 듯 하다. 보광암 200m전에 오른쪽으로 산길이 보인다. 계곡으로 올라 고왕암을 거쳐 연천봉고개로 올라가는 길이다. 할 수 없이 계곡 길을 따라 고왕암으로 향한다.

  갑자기 오른쪽 계곡과 등로 중간의 숲 속에서 시커먼 괴물체 두 마리가 지나간다. 처음엔 흑염소인줄 알았지만 이내 견공임을 알아챈다. 개들은 등산로로 올라서서 나를 인도하는 듯 앞장서서 간다. 갑자기 4년 전 태백산의 쭈쭈가 생각난다.

녀석들은 온몸이 섹시(새카맣고 시커멓고)해서 무섭게 보이지만, 보기하곤 정반대로 순해서 머리를 쓰다듬어도 가만히 있는다.

     

    갑자기 나타난 매섭게 생긴 흑구 두마리

 

 

  녀석들의 집은 바로 고왕암이었다. 아랫동네에 마실을 다녀온 모양이다. 고왕암 대웅전 뒤로 돌아 시원한 암반수를 한바가지 들이킨다. 물맛 좋다.

고왕암을 빠져나와 시누대숲을 지나니 고왕암에서 내려오는 길이 보인다. 모르고 돌아온 것이다.

다리를 건너니 도치샘이라는 이정표가 나온다. 주변을 돌아보아도 샘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마지막 계곡을 건너는 것 같아 계곡에 내려가 수건에 물을 적시고 얼굴을 닦으니 너무나 시원하다.

 

     흑구들의 안식처인 고왕암. 왼쪽 건물 왼쪽으로 정상쪽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있다.

 

                                                       고왕암 대웅전 뒤에 있는 석간수

 

                                                   매미

 

 

                                                                    참꿩의다리

 

 

                                                               냄새가 아주 고약한 망태버섯
 

  너덜지대를 지나니 나무계단이 나온다. 특이하게 가운데 중앙 분리대를 세워놓아 좌측통행을 하도록 해놓았다. 곧이어 연천봉고개에 올라선다. 제법 많은 산님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연천봉은 하산 길에 들리기로 하고 관음봉 쪽으로 올라가려하는데, 목책이 가로막고 있다. 그렇다고 출입금지나 입산통제라는 팻말은 보이질 않고 관음봉, 은선폭포, 동학사라는 글이 적혀있는 팻말과 화살표까지 그어져 있다. 화살표 방향으로 가보니 오른쪽으로 관음봉 가는 길이 보인다.


                                                                        연천봉고개 

 

  능선을 따라 올라가다보니 돌탑이 쌓여있는 문필봉으로 보이는 곳에 올라서게 된다. 정상을 조금 지나니 그제서야 조망이 트이고 계룡산의 아름다운 능선이 눈에 들어온다.

좌로 자연성릉과 삼불봉, 우로 쌀개능선과 천황봉이 양 날개를 펼치고 있다. 보기 힘든 흔치않은 산세다. 절경이로다.

작은 봉우리를 넘어 다시 큰 봉우리(755봉)에 올라서니 깎아지른 절벽에 걸린 멋진 소나무, 산부추, 원추리가 유혹을 하지만, 목숨을 걸고 내려가서 사진을 찍을 수가 없음을 안타까이 여길 뿐이다.

햇빛을 가려주는 고마운 소나무아래에 앉아 잠시 신선이 되어 아래세상을 내려다본다.

  

         문필봉?

  

 

                            문필봉에서 바라본 삼불봉(맨 뒤 정 중앙 뾰족봉)과 관음봉(오른쪽 정자 보이는 봉)

 

 

                                                     문필봉에서 내려다본 갑사 (줌 촬영)

 

                                                         755봉 절벽에 피어있는 산마늘꽃

 

 

                                                             755봉의 소나무와 쌀개능선

 

                                                        자연성릉(오른쪽)과 삼불봉

 

  755봉에서 관음봉 가는 능선 길 왼쪽은 성을 쌓은 흔적이 역력하다. 허물어져서 원형을 잃어가고 있는 중이다. 관음봉 정상에 다다라 올라가려니 여기도 목책으로 막아놓았다. 할 수 없이 그냥 바위에 달라붙어 엉금엉금 기어서 올라가 뒤돌아보니 출입통제 팻말이 붙어있다. 이런 황당한 일이 있나. 연천봉고개에서는 올라와도 되고 관음봉에서는 갈 수가 없다? 아마도 관음봉고개에서 연천봉고개로 가는 길이 따로 있는가보다.

자연성릉이 잘 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 앉아 도시락을 먹는다. 흐린 하늘이 갑자기 땡볕이 내리쬔다. 식사도중에 자리를 옮길 수도 없고, 땀을 줄줄 흘리며 마저 먹어치운다.

  

   관음봉 정상과 천황봉

 

                                                     관음봉에서 바라본 자연성릉과 삼불봉
 

  폭염에, 부족한 수면에, 새벽까지 친구들과 먹은 알코올에, 그 덕분인지 컨디션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다른 때보다 숨이 더 가쁘다. 당초계획대로라면 삼불봉을 반환점으로 삼았었는데, 무리하게 강행하다 열사병이라도 걸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관음봉과 삼불봉 중간쯤까지만 갔다 와야겠다.

  관음봉을 내려서서 철계단을 거의 다 내려설 무렵 자연성릉쪽에서 하모니카소리가 가늘게 들려온다. 그 소리는 갈수록 커져만 갈뿐 그칠 줄을 모른다. 하모니카 소리가 지척에 이를 즈음엔 산님들의 박수소리와 앵콜소리까지 들린다.

  하모니카소리를 스쳐지나간다. 나이든 사람인줄 알았는데, 의외로 젊은 사람이다. 위태롭게 절벽 위 소나무 밑에 걸터앉아 구슬프게 지칠 줄 모르고 불어대고 있다. 연주솜씨는 수준급이다. 하지만 국립공원에서 저런 행위는 해서는 안 되지 않은가. 모든 사람이 하모니카소리를 좋아하진 않을 것이다. 제발 조용조용히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산행을 했으면 좋겠다.

한 마디 해주고 싶었지만, 이 더위에 불쾌지수도 높을 텐데, 그가 행여 열 받아서 절벽 아래로 뛰어내리기라도 한다면…….

  

   삼불봉의 위용(가운데 뾰족봉. 줌 촬영)

  


                                                                  자연성릉이 시작된다.

 

 

                                                                자연성릉과 절벽의 소나무

 

 

                                                     오른쪽 아래에 천왕봉, 황적봉이 보인다.

 

                                                  천왕봉, 황적봉 뒤로 도덕봉이 보인다.

 

 

                                                                     자연성릉의 원추리

 

 

  자연성릉 위의 멋진 소나무들을 벗 삼아 걷다가 720봉에서 발길을 되돌린다.

또 다시 하모니카소리를 스쳐지나간다. 지칠 줄 모르는 저 파워. 좌우지간 이 더위에 대단한 사람이다. 역시 예술가는 남다른 게 있는 모양이다.

  힘들게 철계단을 올라 다시 관음봉 전망대에 돌아온다. 의자에 앉아 얼마 남지 않은 물을 마신다. 2리터를 가지고 왔는데, 0.5리터밖에 남지 않았다. 연천봉 밑의 등운암에 물이 있어야 할 텐데 걱정이다.

  다시 능선을 타고 연천봉고개에 내려선다. 오전에 흐리던 날이 갈수록 맑아지고 있다. 헬기장을 지나자 연천봉 정상이다. 정상석이 있을 법도 한데 없다.

  

    자연성릉 위의 멋진 소나무와 천황봉

 


 맨 왼쪽이 천황봉 그 다음 뾰족봉이 쌀개봉, 오른쪽 평평한 봉이 관음봉, 그 오른쪽이 문필봉. 맨 오른쪽이 연천봉

 

자연성릉 위의 하모니카 부는 사나이 (줌 촬영)

 

 

                                      멋진 소나무와 쌀개봉(소나무 위 뾰족봉) 그리고 자연성릉

 

                                                             삼불봉 (오른쪽 뾰족봉)

 

 

                                                        왼쪽으로 문필봉과 연천봉이 보인다.

 

 

                                                끝나지 않는 연주. 음악은 길고 인생은 짧은 것인가

 

                                                                하늘, 구름 그리고 소나무

 

 

                     문필봉에서 바라본 관음봉. 정체불명의 헬기가 관음봉 주변을 두 번 선회하고 사라진다.

 

                                                     문필봉에서 바라본 쌀개능선과 천황봉

 

                                          연천봉 고개 내려가다가 보이는 연천봉과 등운암(왼쪽)

 

                                                                      연천봉 정상

 

 

                                          연천봉에서 바라본 문필봉(오른쪽)과 삼불봉(가운데)쪽 능선

 

                                                               연천봉에서 바라본 쌀개능선

 

  오던 길로 다시 내려가 중간쯤에서 등운암으로 방향을 튼다. 등운암은 대웅전을 이제 막 새로 지어놓고 아직 부처님을 모시지 못했는지 오른쪽 허름한 건물에 임시법당을 차려놓았다. 대웅전 오른쪽에 한 여자보살이 독서삼매경에 빠져있다.

“안녕하세요. 물 좀 먹을 수 있을까요?”

“아, 네. 오른쪽으로 돌아가시면 식수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대웅전 앞을 돌아가니 대웅전 왼쪽에 수도꼭지가 보인다. 연천봉 정상 쪽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식수로 쓰고 있었다. 0.2리터 정도 남은 마지막 물을 다 먹어버리고 1리터 정도의 물을 보충하니 천군만마를 얻은 듯 기운이 불끈 솟는다.

등운암 주변은 야생화가 지천에 피어있다. 물봉선, 흰꽃이질풀, 계요등, 등골나물, 참나리가 저마다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등운암. 건물 왼쪽에 귀중한 식수가 있다.

                                                             흰꽃이질풀

 

 

 


                                                                     계요등

 

  연천봉고개에서 올라왔던 길로 다시 내려간다. 어제, 3시간 이상 거의 쉬지 않고 가속페달을 밟고 장거리 운전을 해서 그런지 오른쪽 무릎이 약간 아프다.

아직도 가고 싶은 산은 많고, 안내산악회는 따라가고 싶지 않아서, 항상 장거리운전을 해야 하는데, 갈수록 운전하는 게 힘이 드니 큰일이다.

 


 

  오르면서 쳐다만 보았던 계곡에 내려가 수려한 계곡을 찍어보지만, 그새 가물어서인지 계곡물이 거의 바닥을 드러내놓고 있다.

  신원사는 일본의 신사처럼 공원 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그래서인지 신원사엔 쉼터가 군데군데 있어서 관광객과 마을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더위를 식히고 있는 모습이 보기에도 좋다.

 


 
                                                                        신원사계곡

 

                                   신원사 삼층석탑(유형문화재 31호)과 중악단(보물 1293호. 산신각의 일종)

 

                                                                      아름다운 신원사

 

                                                          신원사에서 바라본 천황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