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 이야기(9) - 계룡산(삼불봉)


상신리 큰골 계곡으로 오른 삼불봉(775.1m)


 
 
▲ 삼불봉에서 산친구 반려와 함께


삼불봉은
동학사 쪽에서 보면 세 개의 부처 형상을 한 암봉으로, 계룡산의 여러 등산로 길목에 위치하여 조망이 좋아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신선봉과 갓바위는 큰배재와 장군봉 사이에 위치한 봉우리인데 특별한 표시가 없어 식별이 어렵다.


등산 코스는 ① 동학사 기점의 코스 ② 천장골, 지석골, 병사골 기점의 코스 ③ 상신리 기점의 코스, 기타 갑사 코스 등으로 다양한 편이다.

 
 
▲ 등산지도

 

일 시

2004년 10월 9일(토) 09:02 - 16:02 (7시간, 휴식시간 50분 포함, 10.8Km)

날 씨

흐린후 맑음

코 스

상신리 매표소(1)→큰골삼거리(2)→금잔디고개(3)→삼불봉(4)→남매탑→큰배재(5)→신선봉(6)→갓바위→작은배재(7)→큰배재(5)→큰골삼거리(2)→상신리 매표소(1)

동 행

반려와 나


상신리에서 큰골 계곡을 따라 금잔디 고개로 오르는 길


내일 상주 갑장산 산행 계획이 있어 오늘은 가볍게 걸을 요량으로 가까운 계룡산을 찾는다. 상신리는 계룡산(동서남북으로 다이아몬드 모양을 이루는 곳에 위치한) 4대 사찰(동학사, 갑사, 신원사, 구룡사(?)) 중 북쪽에 자리한 사찰로 추정되는 구룡사가 있었던 곳으로 지금은 당간 지주가 남아있다.


상신리 큰골 계곡은 삼불봉을 오르는 길 중 가장 한적하여 조용히 사색하며 걸을 수 있는 코스이다. 상신리 매표소를 지나(09:02) 농로를 따라 숲 속으로 들어서면 북쪽 골짜기라 다른 곳보다는 조금 늦지만 가을 색 완연한 풀과 나무들이 우리를 반겨주고, 오늘 산행의 의미를 이 호젓한 "길"에서 찾으라고 일러준다.


평안하고 아늑한 오름길에서 가을을 느낀다. 흐린 하늘 아래 나무 그늘 숲 사이로 가끔씩 비추는 햇살은 멋진 조명이되어 아침 습기 머금은 풀과 나뭇잎 사이로 반사되고 그 아래쪽으로는 역광의 그림자를 드리워 우아한 실루엣 기법의 한 장면을 연출한다.


큰골 삼거리에서 금잔디고개로 방향을 잡는다.(09:45) 길가에는 천남성이 반겨주고 투둑 밤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조금 오르면 옛날에 암자터였음을 알려주는 축대와 약수터를 만난다. 늦매미 울음소리가 요란한 숲 사이로  비가 온다는 예보와는 달리 가을 햇살이 밝게 비친다. 반려가 주운 작은 밤들을 맛보며 걷는 사이 크게 힘들이지 않고 금잔디 고개에 도착한다.(10:40)

   
   
▲ 상신리 매표소 ▲ 매표소 옆 단일암 입구

 

 
 
▲ 본격적인 산행로 초입의 돌길

 

 
   
▲ 금잔디고개 부근의 오름 길 ▲ 큰골삼거리 부근의 오름길

 

   
   
▲ 천남성 ▲  밤송이

 


삼불봉에 올라 계룡의 가을을 조망하고 남매탑을 거쳐 큰배재으로 내려가는 길


금잔디 고개에서는 회사의 단체 행락객들이 길을 묻는다. 계룡산은 어디로 갑니까? 제대로 알려주기 위해 몇 번을 묻고 답한다. 삼불봉으로 오르는 길옆 전망대에서 관음봉,연천봉으로 뻗은 자연성능의 사면과 갑사계곡의 단풍을 감상한다.

삼불봉으로 가는 능선길에는 나무계단 마져도 주위의 단풍과 조화를 이루어 아름답게 보인다. 우리는 삼불봉을 조망할 수 있는 바위 전망대로 가는 사이길을 발견한다. 지금까지 여러 번 지나다닌 길 이건만 오늘 처음 찾은건 그동안 주위를 돌아보는 여유가 부족했던 것이 아닐까? 이곳에서 삼불봉의 또 다른 모습을 조망한다.


계룡산 등산로의 주봉 구실을하는 삼불봉에 올라 단풍으로 물들어 가는 계룡의 봉우리와 계곡들, 부근의 황금 들판들을 조망해 본다.(11:20)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계룡의 산하는 아름답기만 하다. 관음봉, 연천봉, 쌀개봉, 천황봉, 황적봉, 치개봉, 그리고 밀목재 넘어 관암산으로 이어지는 봉우리들, 또 신선봉, 갓바위, 장군봉으로 뻗어가는 능선, 그리고 계룡저수지 주위의 황금들녁 .....


남매탑으로 가는 길에는 단체 등산객들로 혼잡하고 구호 소리도 요란하다. 청량사지에 이르러 능선을 배경으로 하여 남매탑을 감상한다.(11:35)  남매탑에서 큰배재로 돌아 내려가는 길은 제법 널찍하다. 큰배재 가까이에서  단풍나무 사이로 난 돌로 잘 다듬어진 두갈래 길을 만나는데 한 길은 큰골삼거리로 내려가는 길이고 다른 한 길은 큰배재로 가는 길이다. 큰배재에서는 신선봉으로 올라가는 능선길과 천장골로 내려가는 길을 만난다.(12:02)

 
 
▲ 자연성능, 관음봉, 연천봉 사면의 단풍

 

 
   
▲ 삼불봉으로 가는 계단길 ▲ 전망바위 위에서

 

 
 
▲ 삼불봉

 

 
 
▲ 삼불봉에서 천황봉, 쌀개봉 조망

 

 
 
▲ 2선 좌측부터 신선봉, 갓바위, 장군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 남매탑

 

   
   
▲ 큰배재로 내려가는 길 ▲ 자화전자 단체산행 행열을 배경으로

 

 
   
▲ 큰배재 직전 갈림길 ▲ 큰배재로 내려가는 길

 


큰배재-신선봉-갓바위-작은배재-큰배재를 한 바퀴 돌아 큰골삼거리로 하산하는 길


큰배재에서 발길을 잠시 멈추고 걸어온 길과 걸어가야할 길을 바라본다. 내일 갑장산 산행을 위해 오늘은 이쯤에서 접을까하고 잠시 망설이다가 일단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신선봉에 오른다. 신선봉에는 표지가 없다. 식사 후(12:15-40) 지도를 확인한 결과 다음 봉우리가 신선봉인 것을 확인하고 가서 표지석을 찾아 보았으나 역시 아무른 표시가 없다. 내킨 김에 갓바위(14:06)를 향해 걸음을 옮겨 작은배재로 내려가서 다시 큰배재로 올라온다. 원래 큰배재에서 작은배재 구간은 능선의 7,8부 정도의 고도와 급하지 않은 경사를 유지하여 상념속으로 들어가 가을을 음미하기에 충분히 여유로운 길이다. 오늘은 역으로 오르고 조금은 지친 상태라 힘이 많이 든다. 오늘따라 큰배재의 나무 계단이 가도 가도 나타나질 않는다.


 어렵게 당도한 큰배재(15:04)에서 큰골로 내려가는 길에는 조금 전의 힘든 시간이 언제였냐는 듯이 한가로움으로 가득하다. 힘든 오름길을 지나온 여유로움으로 내일의 갑장산을 이야기 하며 걷는다. 삼거리 가까이에서 시원한 샘물을 한 잔 마시고(15:25) 내려가는 숲길은 아침의 어둠은 사라지고 오후의 따사로운 햇살을 가득 품고 있다.


이 가을의 우아한 풍광처럼 우리의 품격도 살아가면서 좀더 여유로워질 수 없을까? 오늘도 걷고 있는 나는 진정 어디로 가고 있는가? 나의 길은 어디에 있는가?  오늘의 화두 "길"을 생각하며 상신리 매표소를 통과한다.(16:02)

 
 
▲ 갓바위 부근에서 천장골과 큰배재, 삼불봉 조망

 

   
   
▲ 큰배재에서 천장골로 내려가는 나무계단길 ▲ 신선봉에서 갓바위로 가는 능선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