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에 쏘이고 아픔도 잊은 채 폭포산행을 - 검봉산 (2005.07.16)


지난번에 길을 잃어 오르지 못한 검봉산을 다시 찾는다.

산행코스 및 시간은 강촌(12:30) -> 강선봉(13:40) -> 검봉산(15:00) -> 문배마을(15:40) -> 구곡폭포(16:00) -> 주차장

일기예보를 보니 기온이 30도까지 오른다고 한다.
요즘 날씨가 바람도 별로 없고 후덥지근하니 오늘 산행도 쉽지는 않을 것이란 생각이다.
강촌에 도착해서 적당한 곳에 애마를 세워두고.. 강선사가 있는 방향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비탈진 곳의 주택가 골목을 지나 길을 찾아 오르는데....
갑자기 붕~~ 소리가 나더니 순식간에 왼쪽 눈옆에 일침을 가하고 달아나는 녀석..
정말 순식간이다. 근처에서 벌을 못봤는데..
창이 달린 모자를 썻건만 모자 밑으로 들어와서 일침을 가하는 것을 보면.. 치밀하게 계획(?)된 공격이 아니었는지...
누군가 앞으로 지나간 사람이 벌집을 건드렸나? 그래서 기다리고 있다가 죄없는 나를 ?
통증이 얼굴에 퍼진다. 되돌아가서 약을 바르고 오를까 잠시 고민하다가 그냥 오르기로 한다.

강선봉까지 오르는 길은 매우 가파르다. 날씨가 덥고 습기가 많아서 조금 올랐는데도 숨이 꽉꽉 막힌다.
초반에는 비탈진 너덜지대이다.. 이를 30여분 오르고.. 땀이 비오듯 하고.. 숨은 거칠어지고.. 중간에 한번 쉬고.. 조금 더 오르니 바위능선길이 나타난다.
전망이 좋은 바위가 있어 올라보니.. 강건너 등선봉과 북한강(춘천방향)이 그림같이 보인다.
산 위에서 보는 물안개에 쌓인 북한강의 모습은 고요 그 자체이다.


전망대에서 본 삼악산 등선봉


북한강 (춘천방향)


강선봉


1시간여만에 강선봉에 오른다. 바위능선의 정상 치고는 나무에 가려서인지 주변에 조망되는 것이 별로 없다. 잠깐 머물러 숨을 돌린 후 검봉산으로 향한다.
강선봉을 지나자마자 가파른 내리막이 시작된다. 산에 오르면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다고 하지만..
힘들게 땀흘려 올랐는데 바로 내리막이라니.. 아직 검봉산도 오르지 못했건만...

그리고는 다시 바위능선길.. 중간에 관망대가 있어 올리보니 북한강(가평방향)이 시원하게 들어온다.
이후에 검봉산은 전형적인 육산의 모습으로 바뀐다. 부드러운 능선길.. 걸음을 빨리하며 검봉산 정상을 향한다.
시간을 보니 이미 오후 2시가 지나가고 있다. 중간에 쵸코파이와.. 김밥으로 점심식사를 한다.


바위능선


북한강 (가평방향)


검봉산까지 부드러운 능선길.. 산행한 지 2시간 30분 만에 검봉산 정상에 오른다.
정상에는 표지석이 두개나 있다. 큰 표지석 앞에서 기념촬영을 한다.
힘들게 찾아 온 산 치고는 정상이 허술하다고나 할까...
잠깐 휴식을 취하고 문배마을로 향한다.

검봉산에서 문배마을로 향하는 능선도 부드러운 육산이다.
능선길 좌우로는 제법 굵은 참나무와 잣나무 숲이다.

그런데.. 중간 중간에 부러진 나무들이 길을 막고 있다. 누군가 와서 부러트린 것 같지는 않고...
얼마전에 강한 비바람에 나무들이 쓰러진 것 같다.


검봉산


잣나무숲


검봉산에서 40여분을 걸어서 문배마을에 도착한다. 지난번에 문배마을 둘러본다고 했다가 다른 길로 오른 것이 한치령으로 내려간 아픈(?) 기억이 다시 살아난다.
다시 봉화산으로 향하려는데.. 등산로가 구곡폭포 쪽의 절벽 근처라 위험하다 하여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봉화산을 가려면 문배마을을 가로질러 다시 올라야 한단다.
오늘의 산행을 여기서 접기로 한다.

구곡폭포쪽으로 하산...
지난번에 비가와서 폭포에 물이 많다.
소리도 우렁차서 하산길 멀리서 부터 폭포소리가 들려온다.
폭포 아래 계곡물도 아직 흙물이 다 빠지지 않은 상태이다.
계곡 아래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머리를 담그고.. 세수를 하고.. 그리고 탁족을...
지금까지 아껴두었던 맥주 한캔을 마시며 더위를 식힌다.
이게 바로 신선놀음 아닌가... 30여분을 그렇게 넋을 놓고 앉아 쉬다가 일어난다.


구곡폭포


구곡폭포아래 작은 폭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