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재서 본 검마산
  댓재서 본 검마산
 

울진 검마산~매봉산

1:25,000지형도= 송하. 소태

2006년 3월 5일 일요일  맑음(4.2~18.2도)  평균풍속 4.3 m/s   일출몰:06:58~18:29

코스: 휴양림11:00<1.2km>덕재<4.0km>검마산주봉1017.3m<3.35km>임도차단기<3.6km>백암산갈림길<5.5km>매봉산921m<3.15km>굴바위봉<1.7km>학산봉<1.8km>기산리20:00                                         [도상 24.3km/ 9시간 소요]

 

지형도
  지형도
 

 

개요:  경상북도 영양군 수비면에 소재한 검마산 자연휴양림에서 출발 댓재로 올라서서, 갈미산→검마산→백암산→매봉산→굴바위봉→학산봉을 거쳐 영양읍 기산리의 너터지마을로 내려서는 이번 산길은, 도상거리만도 24km가 넘는 낙동정맥 이어가기 코스이다.

당일치기론 좀 힘겹긴 해도, 미림보존단지로 지정될만큼 우거진 활엽수와 침엽수가 조화를 이룬 97년도에 개장된, 휴양림의 임도따라 올라가다가 검마산(1017.2m) 정상에 서면, 진행방향엔 유황온천으로 유명한 백암산(1003.7m)이 가깝고 뒤로는 일월산(1218m)이 아련하다.

동해 일출맞이 산행지로 유명한 백암산을 지나친 암릉코스에선 백암산 지명을 낳게한 [흰 바위]가 극명하고, 빼곡한 관목수림 통과해 942m봉에 오르면, 산수화의 극치라 해도 과언이 아닌 매봉산(921m)이 나타나서 백암산에 가려진 순수를 볼 수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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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 온정골을 에워싼 영덕군의 산야와 서쪽 영양읍의 장파천을 낳게한 구릉들이 장관을 이룬 윗삼승령 절개지 위에서의 절경은, 낙동정맥 전 구간을 통틀어 최고의 관전포인트로 꼽을 만치 경북내륙 오지산악지대의 전형적인 모습을 대면하게 된다.

이 후, 굴바위봉(747.3m)에서 학산봉(688m) 거쳐 마무리지점까지 이어지는 낙락장송의 피톤치드향이 두고두고 여운을 남기는, 이번코스 북쪽 왕피천은 울진앞바다, 동쪽 남대천은 평해앞바다로 빠져들고, 서. 남쪽의 장파천은 반변천 상류수들과 함께 안동 임하땜으로 흘러가 낙동강이 된다.

 

삼승령서 본 온정골
  삼승령서 본 온정골
 

 

가는길: 영덕~영양간의 88번국도에서 검마산 휴양림으로 가면 입장료 없이 진입이 가능해서 수월하게 마루금 댓재로 올라설 수 있다. 첫봉우리 갈미산(918.2m)은 작은 헬기장이고 삼각점은 없다.

임도 가까이 한 번 떨어졌다가 치오른 검마산엔 해묵은 정상안내판이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가 널찍한 헬기장의 주봉에 당도하면, 일제시대 설치한 소삼각점 화강암 기둥이 세워져 있고, 곁에는 2004년도에 재설한 [병곡401]삼각점이 있다.

주봉에서 918m봉까진 노거송이 울창해 신선의 영역을 침범한 기분이 들다가 차단기 설치된 임도로 내려서면 백암산은 클로즈업되고, 서쪽 장파천계곡을 에워싼 골 깊은 산세 저쪽엔 오십봉(826.7m)이 좌장으로 앉아있다.

동. 북쪽 백암온천에서 구주령을 넘어와 산복도로타고 한티재로 넘어가는 88번국도를 바라보면서 올라선 760m봉에는, 2004년도에 재설한 삼각점[병곡403]이 박혀있는데 이후 백암산 갈림길까진 조망도, 볼거리도 없이 완경사만 꾸역꾸역 치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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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0m봉 삼거리에서 백암산까진 왕복 30분 거리이고 정상에는 삼각점[병곡17-2004재설]이 있지만, 시간에 쫓기거나 피로에 지치면 빼먹기 일쑤다. 삼거리에선 남남서진하며 진로는 바뀌는데, 임도 한 번 거쳐가는 날등길은 전형적인 동고서저형의 암릉코스이고, 백암산 [흰바위]도 모습이 뚜렷하다.

좌온정 우수비를 분기해내는 안부로 한 번 떨어졌다가 치오르는 942m봉 된비알은, 철쭉 무성하고 족적 희미해도, 고스락에 오르면 진행방향의 산색은 일순 희갈색에서 진초록으로 바뀌며, 매봉산을 전후로 한 동서남북의 산하는 그림처럼 아름답게 펼쳐진다.

충분히 만끽하며 윗삼승령 절개지 위로 내려오면 작은헬기장이 있었던 매봉산 그 이전에서의 조망과는 달리, 내륙지방의 구릉과 계곡 오지산속의 속살까지 구체적으로 다가와, 깊은 수림속으로 풍덩 뛰어들고픈 충동을 자아내게 한다.

굴바위봉 작은 헬기장엔 [병곡301-2004재설]이 있을 뿐 아무런 특징이 없다가도, 삼승령내림길에 뒤돌아보면 높다란 절벽이 헬기장을 떠받들고 있다. 쉼터가 있는 큰허리재에서 다가가는 학산봉이 가파르긴 해도, 작은허리재까지 발목 위로 차오른 낙엽은 종착점까지의 피로를 아쉬움으로 바뀌게 한다.

 

댓재
 댓재와 갈미봉 
 

수비면 계곡
  수비면 장파천 계곡
 

임도서 본 백암산
  임도서 본 백암산
 

매봉산가는길에 돌아본, 백암산 흰바위
  매봉산가는길에 돌아본, 백암산 흰바위
 

모시골
  온정리의 모시골
 

921m봉서 본, 매봉산
  921m봉서 본, 매봉산
 

921m봉서 본, 매봉산 서부능선
  921m봉서 본, 매봉산 서부능선
 

기산리의 삼박골   기산리의 삼박골
 

돌아본 매봉산
  돌아본 매봉산
 

삼승령절개지서 본, 온정면의 백수산
  삼승령절개지서 본, 온정면의 백수산
 

삼승령절개지서 본, 삼승령
  윗삼승령 절개지서 본, 윗삼승령
 

 

산행후기:  내가 24km를 주파해낼 수 있을까? 그래, 어디 가는데까지 함 가보자! 아니면 백암온천으로 탈출하면 되겠지. 육년만에 다시찾은 낙동정맥길은 그동안 많이 변했다. 아니, 어둠속을 달리던 그 때는 못보았던 진풍경들이 드러난다.  

검마산 주봉의 화강암에 새겨진 小三角點이란 돌기둥,, 그 때도 저게 있었던가? 백암산의 흰 바위, 처음보는 풍경이다. 그 당시에도 빼 먹었던 백암산을 오늘도 빠트리고 진행한다. 이름도 생경한 매봉산과 굴바위봉, 학봉산.. 그래 그 땐 아무것도 못봤다. 아니 몰랐었다.

검마산을 내려서자 후미팀이 중식을 들면서 함께 하길 권하지만 앞서 한 고개 넘어서자 선두팀이 이제 막 점심 끝내고 출발 중이다. 단체사진 한 방 눌러주자 그들은 쏜살같이 내닫기 시작한다. 어쩜 내 육년 전의 모습일런지도 모른다.

서양의 철인이 말하길, 건강하면 오래살고 많이 알면 많이 산다고 했다. 산 속에선 확실히 그랬다. 등고선을 알면 산세가 드러나듯이, 숲 속에선 수많은 생명체의 생성과 소멸, 그리고 부활을 볼 수 있었다. 스쳐가는 미풍에도 발길 멈추는 여유..! 이 향기, 이 소리는 어디서부터 시작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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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산행의 수많은 특징 중에서도 조망산행이 단연 압권이다. 돌아보면 지나온 산하가, 바라보면 진행해 가야할 구릉들이 미리 마중나와주곤 했었다. 그러나 나목 가지 틈새 촬영에 애간장을 태우기도 했다.

어둠이 찾아들면 그마저도 사라지니 순간 순간을 아쉬워 하면서도 즐겨야 한다. 산 속에선 숲을 보고 산을 벗어나면 산을 보고, 그러나 어둠은 모든 걸 덮어 버린다. 나는 상대방을 바라보고 상대방은 나를 바라보지만, 집으로 향하면 그들과 나는 다시 볼 수 없다.

추억만이, 아쉬움만이, 미련만이 남아있는 것이다. 다시 만날 사람들을 위하여, 다시 만날 산을 위하여, 일상으로 돌아갈 산사람들..!

살아있는 사람, 사랑해야할 산을 위하여 나는 또다시, ..어둠 속으로 내려와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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