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로산악회 2008년 6월 정기산행은 14~15일 무박으로, 이 땅에 몇 남지 않은 오지라 할 수 있는 방태산과 개인산이다. 방태산은 2006년 2월에 제대로 된 심설 산행을 한 적이 있어서 아직까지도 그 느낌이 생생하다.

 

 지도를 찾아 살피는데, 주억봉의 서쪽 능선을 쫓는데 31번 국도를 만나는 곳 용포에서부터의 마루금에 눈길이 간다. 인제군 상남면의 북쪽 경계와 기린면 그리고 서쪽의 홍천군 내면 경계로 연결되는 능선의 흐름이 호탕하다. 푯대봉 혹은 깃대봉으로 표기된 또는, 국립지리원의 지형도를 살펴 보니 깃대봉 방태산(1,435.6m)이 높이가 제1봉이나, 다른 지도에는 1,343m의 주억봉을 방태산으로 표기된 지도도 있어 혼란스럽다. 반드시 고도가 높다고 대표 봉우리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국립지리원의 지형도에도 두 봉우리에 방태산을 표기해 놓았나 보다. 이 지역의 유명 약수인 개인약수의 위치로 보아 옛날에는 방태산도 개인산이었던 것으나 짐작은 되는데, 단지 이것은 내 짐작일 뿐이다. 도상거리가 약22.5km이니, 실거리는 27km 정도 될 것 같다.

 

 검색을 하는데, 이 코스에 대한 산행기가 '술꾼'이란 분이 올린 산행기가 유일하다. 올 4월13일에 4명이 산행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내가 찾아 본 데에서는 6월 4일에 올렸으니, 이분의 산행기는 아무래도 나를 위해 올려진 게 아닐까 싶다. 아래 지도도 거기에서 가져온 것으로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깃대봉이나 주억봉에서부터 구룡덕봉이나 개인산은 그런대로 정보가 부족하지 않은데, 용포에서 깃대봉까지는 '술꾼'님의 산행기가 유일한데 그나마 이 분들이 개인산에서부터 시작을 해서인지 그쪽은 비교적 자세히 설명이 되어 있으나 후미로 가면서는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 별로 없다.

 

 부족한 정보도 그렇거니와, 산행을 야심한 밤에 시작하니 개인산 쪽에서부터 시작하면 깃대봉 이후로는 밝은 낯에 능선을 따라 진행하는 것이니 무리가 없어 좋겠지만, 산악회의 진행 방향이 방태산자연휴양림에서 부터 개인산 남쪽의 모래소유원지이니 어쩔 수 없이 용포를 들머리로 삼는다.

 

 단독 심야 종주 산행이야 여러번의 경험은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첩첩산골 오지의 산을 홀로 들기에는 일말 찝찝함이 가시지 않는다. 그래서 산행 하루 전날에 김세권 형이 동행하겠다고 해서 반갑고 안심이 되었는데, 당일 오후에 어렵겠다고 연락이 와서 그대신, 유병기 형에게 동행을 권유했으나 새로 산 신발이 작아 발이 불편하다고. 

 

 그래서 뭐, 어쨌거나 혼자 진행하기로 하고.........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01:58 용포. 홍천 철정검문소를 지나 구비구비를 숨차게 달리던 버스는 상남을 지나 용포에서 나를 내려 놓고 방태산자연휴양림으로 떠나고, 신발끈을 손보고 만보기를 착용하고 주변을 살핀다. 생각보다는 집들이 제법 있다. 낯선 이방인의 침입을 경계하듯 개들이 짖어댄다.

 

 지도상의 들머리는 마을길로 접어들어 바로 북서쪽 방향의 사면으로 올려 채야 한다. 포장도로 50여m를 진행하다 집들 사이로 산쪽으로 붙는데, 산을 바람막이 삼아 군데군데 자리잡은 집들에서 개들이 정신없이 짖어댄다. 도로변에는 집들이 연달아 붙어 있고, 그 뒤편으로 산아래에는 간간이 하나씩 집이 있는데 그 집들마다 개가 한 두마리 메어져 있다 내가 접근하자 발악하듯 짖어 대는데 이런, 낭패가 아닐 수 없다. 개한테 물릴까봐 걱정되는 마음도 있지만, 그보다도 야심한 시각에 온 동네 개들이 발악하듯 짖어대니 민페도 이런 민폐가 없다. 서둘러 길로 후퇴해서 빠져 나온다.

 

 위의 지도('술꾼'님의 산행기에서 내려 받은 1/50000) 외에 국립지리원에서 인쇄해 간 1/25000 지도와 세밀하게 살펴보니, 민가가 꽤 있는 만큼 이 사람들에겐 동네 뒷산이니 만치 분명히 소로길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포장길을 따라 가다가 산으로 붙자는 생각을 하며 의심되는 쪽으로 들어 갈려치면 여지없이 개들이 짖는 바람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다시 마을 표지석 있는 곳으로 돌아 오니 벌써 30분이 소요되었다.

 

 다시 집들이 없는 국도변에서 밭으로 들어가 살폈으나 길을 찾을 수가 없고 잡목도 무성해서 숲을 헤치고 들어가기가 어렵다. 결국 산아래에서 우측으로 더듬어 가며 길을 찾으려 했으나 못찾고 집 가까이 가면 개들이 짖는 바람에 포장길로 다시 쫓겨 나온다.

 

 어쩔 수 없다. 초입의 마루금은 포기하고 포장된 '매화동' 길을 따라 계곡으로 들어가다가 지도에 길 표시가 있으니 그 길을 찾아 봐야 겠다.

 

 펜션으로 보이는 큰 2층 집을 지나 좌측의 능선을 노리며 진행하지만 좀처럼 산으로 붙을 기미는 없다. 얼마를 들어가니 민가도 없어지고 산림청의 경고판이 세워진 차량 통제 시설을 넘어 진행한다. 포장이 끝나는 지점에 간이 취수원 건물이 있다. 지도상에는 포장이 끝나는 지점에 길표시가 되어 있어서 열심히 찾아 보지만 잡목만 무성할 뿐 진입이 어렵겠다. 산 아래 부분을 세심하게 살피며 비포장 길을 진행한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03:08 . 포장도로가 1.5km 정도이고 비포장을 4,5백 미터를 진행하고 있는데 숲속에서 렌턴 불빛에 뭐가 반짝 반사가 된다. 숲을 들어가 찾아보니 '오륜산악회' 리본이 메어 있는데 요 근래의 것은 아닌 듯 싶다. 반가운 마음에 주변을 살폈으나 길 흔적은 보이지 않고 산딸기가 빨갛게 익어 있다. 몇개 따먹고 다시 나와 조금 진행하니 알림판이 있고 그 사이를 살펴보니 흐릿하지만 길 흔적이 있다. 흠, 드디어.....

 

 흐릿한 길이 끊겼다 찾았다를 반복하며 진행을 하는데, 급경사가 시작되더니 이내 흔적이 없어진다. 급경사에 미끄러운 사암지대라서 용만 쓸 뿐 진행이 되질 않는다. 나는 거추장스러워 스틱을 가지고 다니질 않는데, 얼마전에 뱀에 한번 혼난 적이 있어서 비상용으로 쓸려고 접으면 한 뼘 정도 길이의 톱을 가지고 다닌다. 톱을 꺼내 적당한 굵기의 나무를 잘라 지팡이로 삼아 오르니 한결 수월하다.

 

 03:33. 안부에 오르니 희미하긴 해도 길이 분명한 좁은 산길을 있다. 위 지도에 '1'번이 이 지역인 듯 한데 확신할 순 없다. 첨단 장비는 없고 지도와 나침반 뿐이니 대충 짐작만 하는 것이지, 눈에 띄는 표시물이나 어두운 밤이어서 지형을 관찰할 수도 없으니 후답자가 이 산행기를 보실때는 이 점을 감안해 주시길 바란다.

 

 능선길임이 분명한 길이 이상하게 능선을 따라 위로 오르는 길은 보이지 않고 산 왼쪽으로 휘돌려 있다. 이 길이 산정을 오르지 않고 우회하는 길일 수도 있으나, 산 북쪽 너머로 하산하는 길일 수도 있어서 잠시 망설이다가 그냥 치고 오르기로 한다.

 

 그리 잡목이 심하지 않아 어렵지 않게 오르고 있는데, 뭐가 반짝거려서 주의깊게 살피니 정체를 알 수 없는 짐승이 눈에 불을 켜고 있다. 잠시 노려보다가 헛기침을 하는데, 왼편으로 움직이는지 바삭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긴장한 나는 나무 지팡이에 힘을 주고 다시 한번 크게 헛기침을 하는데, "멍멍" 분명히 그렇게 들린다. 아직 어두워 생김새는 짐작하기 어려우나 짖는 울림으로 보아 큰 개가 짖는 소리다. "뭐야, 왜 산에 개가 있는거야? 늑대인가? 동물의 세계에서 늑대는 우~ 하고 울던데" 이런 생각을 하며 그 큰 울림에 나도 겁이 나서 오른쪽으로 바지런이 발을 움기며 개가 움지이며 바스락거리는 소리의 방향에 귀를 기울이는데, 다행히 진행 반대 방향인 산 아래로 향하는 것 같다. 위쪽으로 부지런히 발을 움기며 다시 한번 헛기침을 하는데 화답이라도 하듯이 "멍멍" 소리가 들린다. 거 참,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

 

 이후 진행되는 깃대봉까지 주로 이렇다. 안부나 편안한 능선길에서는 희미하긴 해도 분명한 길이 있는데 오름만 나오면 길이 사방으로 갈라지며 잡목만 무성해진다. 즉, 산정으로 오르지 않고 우회를 한다는 얘기다. 짐승이 다니는 길에 지역 주민이 약초나 나물을 캐면서 굳이 산정을 오를 필요가 없으니 오름에는 길이 없는 것이리라.

 

 능선에 오르는 길 자체가 얼기설기 엮여서 오른데다, 난데없는 개때문에 얼이 반쯤 빠진 상태인데, 오름만 나오면 길 자체가 없어지는 통에 영 현위치를 감 잡을 수가 없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05:17. 드디어 명확한 현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곳(지도의 2)에 도착했다. 시설명이 '1025통신소' 라고 되어있고, 지도에는 1024.8 이렇게 되어있다. 버려진 군 시설물인데, 2008년 12월까지 철거하겠다고 씌어있다.

 

 들머리를 제대로 잡아 왔으면 도상거리 4.1km 거리를 무려 세시간 이십분 걸려 도착했다. 엎친데 덮친다고, 이 곳에서 길이 두 갈래인데 직진은 오름길이고, 왼쪽 길은 우회로 같이 보이는 것이다. 여기에서 지도를 한번 더 유심히 봤어야 하는데, 여지껏 그랬던 것처럼 여기도 왼쪽 길이 우회로 라고 생각하고 직진 오름으로 올라가니 헬기장이 있고 맞은편 숲으로 선명한 길이 있다. 결국은 가다보니 길은 없어지고 낭떨어지가 나와 그제야 지도를 살피니 통신소에서 왼쪽길을 갔어야 했다. 흠.... 통신소에 다시 돌아 오니 05:55. 다시 말 해야겠다. 들머리를 제대로 잡아 왔으면 도상거리 4.1km 거리를 무려 세시간 오십 칠분에 걸려 도착했다.

 

 문제는 지체된 시간만이 아니다. 통신소에 오는 중에 풀섶에 이슬이 맺히기 시작한다. 길이 나 있더라도 폭이 좁아 양 옆의 풀에 바지와 신발이 젖기 시작한다. 그래서 비상용으로 가지고 다니는 비닐 봉지로 방수가 안되는 신발 위를 덮었으나, 길이 없거나 좁으므로 비닐이 오래가지 못하고 찢어져서 신발안으로 물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날은 이미 밝았으나 짙은 운무로 시계는 10m를 넘지 못한다.

 

 통신소를 지나 얼마간은 편안한 오르내림을 반복하더니 1274봉으로 오르기 위한 오름길이 시작된다. 아니나 다를까, 오름길은 이슬을 잔뜩 머금은 상태로 갈수록 길이 희미해져 가는데, 갑자기 우측으로 뚜렸던 길 하나가 등장한다. 이미 젖어 질퍽거리는 신발 속이지만 제법 넓어 보이기까지 하는 우회로를 보니 갈등이 생긴다. 산악회 본진과의 시간에 여유가 없어져서 더 이상의 알바는 곤란하다. 규모가 큰 1000고지 이상의 봉우리인데다 시계도 좋지 못한 상태에서 지능을 주능으로 오판하기 쉽상이다. 하지만 휴식없이 여기까지 오다보니 힘도 들고, 꾀도 나고......  정신 바짝 차리면 괜찮을 거야.

 

 06:30. 무리없이 꾸준한, 완만한 오름이 계속된다. 우회로는 오늘 산길에서 가장 무난하다. 주의하면 풀에 신발이 닿지 않을 정도이나, 이미 완전히 젖어있어 별 의미는 없다. 쓰러진 큰 나무를 넘어 방향이 확연한 동쪽으로 틀어진다. 오래지 않아 능선으로 붙을 것 같다. 그런데 갑자기 땅이 죄다 파헤쳐 있다. 멧돼지가 먹이를 찾기 위해 파헤친 것으로 보이는데, 얼마나 넓은 지역인지 길을 찾을 수가 없다.

 

 좌 우를 두리번 거리다 느낌이 이상해 앞을 쳐다보니 맙소사, 멧돼지 한 마리가 나를 쳐다 보고 있다. 거리는 10여m 정도일까? 순간, 어느 산에선가 본 안내판에 '멧돼지와 마주쳤을 때 행동 요령' 뭐, 이런게 생각난다. 움직이지 말고, 당당한 태도로 눈을 정면으로 쏘아 보라고 했지 싶다. 그래서 그렇게 하면서도 손에 쥔 나무 지팡이를 꽉 잡으며 이런 생각도 했다. "이럴줄 알았으면 나무 끝을 뾰족하게 하는 건데..."  그런데 이렇게 넓은 지역을 저 놈 혼자서 파헤쳤을까? 하는 의문이 들어서 좌우를 조심스레 살폈으나 또 다른 맷돼지는 보이지 않는다.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는데, 맷돼지가 방향을 산 아래로 향하더니 천천히 내려가기 시작한다.

 

 그런데 뭐가 이상하다? 멀어지는 놈을 보면서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그렇다 숨소리다. 맷돼지의 거칠은 숨소리가 줄어들지 않고 계속 같은 음높이로 들린다. 머리가 주삣거리며 등에 식은 땀이 흐른다. 분명히 맷돼지는 더 이상 보이지 않는데 이 숨소리는 어디에서 나는 것일까?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선은 겁먹은 내가 환청이 들리는 것이 아니라면, 새끼를 품고 있는 어미가 숨어서 나를 주시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내가 자기 새끼에게 위협이 된다고 여겨지면 공격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자 서둘러 이 곳을 떠나야 한다는 생각에 맷돼지가 내려간 반대 방향인 위쪽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경계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15m 정도 위로, 파헤쳐진 곳을 벗어나자 빠른 걸음으로 덤불을 헤쳐간다. 오르는 중간에도 파헤친 곳을 보면 깜짝 놀라 방향을 튼다. 오래지 않아 능선에 올라 길을 찾았다. 

 



 07:07. 깃대봉 오르는 길에 공수부대 천리행군 리본이 몇개가 걸려있다. 천리면 400km인데, 9일 동안 하려면 하루에 50km를 해야 한다는 계산을 해 보면서, "나야 내 좋아서 하는 짓이지만 저 친구들은 고생이 많겠구나"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07:27. 1,435.6m. 깃대봉.

 

 바람이 세게 불고, 짙은 운무로 조망의 서운함을 달랠길이 없다. 온도가 13도로 바지와 신발이 이슬로 젖어있어 춥다. 휴식없이 여기까지 왔으므로 시장기는 없으나 에너지바와 초코파이를 두유에 먹는데, 추워서 덜덜 떨면서 먹는다. 그 5분 정도 되는 시간에 발이 시럽다.

 

 우리나라에 삼각점이 약16,000여개 되는데, 그중의 1등 삼각점이 189개 라고 한다. 그런데 여기에 1등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다. 189개면 적지 않은 숫자라고 여겨지지만, 실제로 산행하다 만나는 1등 삼각점은 그리 흔한게 아니다. 11~19까지 1등 삼각점, 21~29는 2등, 311~399는 3등, 401~499는 4등 삼각점이다. 전에 어떤분이 삼각점에 439 이렇게 되어 있으니까, "이 산의 높이가 439m이다"하고 일행에게 자랑스레 말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여러사람 앞이라서 차마 얘기를 못하고 안타까워 한 적이 있었다.

 

 진행 방향인 주억봉으로 가려면, 200여m를 되돌아 나와야 한다.

 

 07:47. 배달은석. 짙은 운무 속에 고사목의 풍광은 몽환적이었다. 사실 배달은석은 기암괴석이 많다. 그래서 이름도 배달은석인가? 오늘 산행한 전체 구간에서 이렇게 암석이 많은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 개인산 아래 침석봉도 암석이 있긴 하였으나, 여기에 비할 바는 아니다.

 

 08:07. 이정표는 없으나 개인약수로 내려가는 길로 보인다.

 

 맷돼지와 만난 이후, 능선상에는 맷돼지가 파헤친 것으로 보이는 흔적이 계속되서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임도가 있는 구룡덕봉을 제외한 전구간에서 파헤친 구간은 계속 이어진다.

 

 멧돼지는 집단으로 움직이며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도 있다는 말을 동물 관련 방송에서 본 적이 있어서 신경이 많이 쓰인다. 방태산, 개인산 구간은 내 눈으로 직접 보기도 했거니와 파헤쳐진 흔적으로 보아 많은 개체수가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이 구간을 단독 산행하려는 분은 야간 산행과 우회로는 가능한  피하고 종이라도 달고 산행하시길 권한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08:52. 1,443.7m. 주억봉. 역시, 세찬 바람과 짙은 운무로 조망은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

 


 08:59. 방태산휴양림으로 가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 이 곳에서 출발해 조금 진행을 하는데, 바람결에 사람들 목소리가 간간이 섞여 들려온다. 세로산악회 사람들이라는 확신이 든다. 지금까지 사람을 못 봤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09:24. 구룡덕봉 서봉(이정표 있는 곳). 짙은 안개 속에서 개인산으로 연결되는 길을 찾는 세로산악회 선두를 만나다. 산행전에 본 선답자들의 기록을 통해서 알고 있었으므로 삼각점이 있는 동봉을 찾는데, 운무가 심해서 어디가 동봉의 정상인지 알 수가 없다. 임도 좌측편의 숲길로 진행해 이정표가 있는 서봉에서 동쪽으로400m 거리에서 삼각점(1,388.4m)을 찾는다. 삼각점 바로 앞으로 치고 내려오면 쌩뚱스럽게도 임도가 나 있어서 이 길이 아닌가? 하고 의심하게 된다.

 

 맷돼지 얘기를 간략하게 해주니 몰골이 처량해 보이는지 막걸리며, 삶은 계란이며, 자유시간 등을 자꾸 건너준다. 20분 지체되다.

 

 본진은 개인산에서 골말로 바로 치고 내려오는 일정이다. 생둔으로 날머리를 잡은 코스는 본진보다 2.9km 연장된 길이라 일행과 헤어진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10:49. 조망도 없고, 특징도 없고, 정상석은 물론 이정표도 없이 리본만 몇개 걸려 있는 개인산이다. 이 꽃은 2006년 6월에 두위봉에 갔을 때, 지천으로 피어 있었다. 그때 검색해서 이름을 알았었는데 당연이(?)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개인산 정상 갈림길에서 침석봉으로 조금 진행하다 본 꽂이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개인산 이후의 등로는 능선상에 고만고만한 암릉이 있어서인지 능선 바로 옆으로 우회로가 잘 나 있으나 맷돼지가 파헤친 흔적은 계속되었다. 울창한 수목에 조망은 없어서 다소 지루하게 느껴진다.

 

 침석봉에서는 무심코 리본이 여러개 있는 길로 들어가다 급격히 북쪽 방향으로 떨어져 개인동으로 향하는 길로 짐작. 가벼운 알바를 하기도 한다. 구룡덕봉 이후로는 전혀 표지판이 없다.

 

 지도에는 표시가 되어있지 않으나 숫돌봉 아래에서 '현리 436' 삼각점을 보고 조금 진행해 소개인동으로 직진하는 능선 삼거리에서 생둔 방향인 좌측으로 떨어진다. 12:06.

 

 서울에서 당일로 온 한무리의 등산객들과 지나치며 오이 한 조각을 얻어 먹는다. 시간으로 봐서 개인산까지만 진행할 듯 하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12:51. 생둔 2교를 바라보며 하산 완료한다. 역시 표지판은 없다. 오른편에 있는 나무 옆으로 올라가면 리본이 달려있다.

 

 도상거리 22.5km이므로 실거리는 27km를 예상했는데, 만보기에 58,585보가 찍혀있다. 평균 보폭으로 환산해보니 37km 정도 운행했다. 거리에 비해 알바가 심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