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      짜: 2011년 3월 13일(일요일)

* 날      씨: 맑음

* 산  행 지: 합천 황매산 모산재 - 감암산

* 산행거리: 약 12km

* 산행시간: 4시간 45분(운행시간 3시간 18분 + 휴식시간 1시간 27분)

* 산행속도: 약간 빠른 걸음

* 산행인원: 나 홀로 또 같이

 

 

 

진주 솔 산악회 10주년 기념 정기산행을 함께하고자, 진주를 떠나 합천 가회면 소재 모산재 가는

버스에 오릅니다.

 대절한 버스만도 3대에다 승용차로 가는 사람들도 많으니, 줄잡아 200명 가까이 되는 것 같습니다.

 1시간이 채 되지 않아 모산재 입구(400m)에서 내리니, 여기저기 때 아닌 단풍이 울긋불긋

 들었습니다.

 정말 많아도 참 많습니다.

 온 산을 덮은 하얀 바위들에 감탄이 절로 터지니, 돛대바위와 순결바위는 물론 모산재까지 한눈에

 들어옵니다.

 어디로 갈까?

 잠깐의 망설임 끝에, 나 홀로 가기로 작정합니다.

 시산제가 예정된 돛대바위 쪽은 수많은 사람들로 막힐 게 뻔하므로, 영암사를 거쳐 순결바위와

 모산재로 오르기로 한 겁니다.

 일행이 거의 가길 기다렸다, 맨 나중에 출발합니다.

 돛대바위와 모산재 입구를 지나자, 앞에도 뒤에도 보이는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내 뜻대로 된 것입니다.

 곧이어 영암사(靈巖寺) 경내로 들어섭니다.

 예전엔 상당한 규모를 자랑하는 큰 절이었다는데, 흔적도 없이 사라진 채 오랫동안 방치되었다고

 합니다.

 최근 극락보전(極樂寶殿)을 비롯한 세 동의 큰 건물이 복원되거나 공사 중으로, 서서히 옛 명성을

 되찾아 가고 있음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주차장 바로 옆의 쌍사자석등과 삼층석탑이 보물로 지정되었으며,

 그 밖에도 귀부(龜部) 등 볼거리가 어느 정도 있긴 합니다.

 극락보전 앞 감로정(甘露井)에서 목을 축이고, 영암사 오른쪽 끝으로 난 길로 붙으며 본격적인

 산행에 들어갑니다.

 5분 남짓 올랐을까, 을씨년스런 간이매점에서 덕만주차장으로 이어지는 길과 만납니다.

 영암사 앞 임도로 이어지는 옛길이기도 합니다.

 반질반질한 소나무 숲길로 국사당(國師堂)에 닿습니다.

 태조 이성계가 왕이 되게 해달라고 치성을 드렸다는 곳인데, 돌을 쌓은 공간에다 제단을 만들고

 바깥엔 담장이 둘러져 있습니다.

 국사당을 지나자마자, 바위지대가 이어지며 가팔라집니다.

 

 순결바위(657m)로 올라섭니다.

 주변이 온통 바위투성이니, 산 전체가 기암(奇巖)이요 괴석(怪石)입니다.

 큰 바위에 50cm쯤 틈이 있는 순결바위!

 순결하지 않은 사람은 들어갈 수도 없거니와 들어갔더라도 바위가 오므라들어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전설이 있다는데, 아직까지 그런 사람이 있었다는 걸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습니다.

 조망이 활짝 열리는 좋은 전망대이니, 돛대바위를 비롯한 건너편 산줄기와 황매산 일대가

 빠짐없이 들어옵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바위를 타고 오릅니다.

 돛대바위와 마주보는 전망대에 닿으니, 솔 산악회의 10주년 기념 시산제가 시작됩니다.

 바위지대를 벗어나, 숲속의 흙을 밟는가 싶더니 모산재로 올라섭니다.

 사람이라곤 아무도 없고, 정상석과 반쯤만 완성된 돌탑이 10달 만에 다시 찾은 날 반깁니다.

 그때 그 모습 그대로이니, 아무래도 돌탑이 완성되긴 틀린 것 같습니다.

 이곳저곳 돌아보다 무지개터로 갑니다.

 아주 얕고 작은 웅덩이에 불과한데, 겉보기완 달리 한국 제일의 명당자리라고 합니다.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이곳에다 뫼를 쓰면 자손대대로 부귀영화를 누리는 반면, 온 나라가 가뭄으로 

 흉작이 든다하여 비록 명당이라 할지라도 뫼를 쓰지 못한다고 합니다.

 주변을 둘러보는 등 좀 있으니, 시산제를 마친 일행들이 올라옵니다.

 그들과 휩싸여 다시 모산재로 가선, 사진도 찍는 등 함께 어울립니다.

 10주년 행사 관계로 거의 다 순결바위 쪽으로 가고, 여남은 명만 철쭉평전 쪽으로 갑니다.

 황매산성을 지나 안부 사거리로 내려서자, 다시 철쭉평전 오름길이 이어집니다.

 그렇게 가풀막은 아니어서 별스레 힘들진 않으며, 돌아본 모산재와 순결바위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온통 철쭉 밭이 이어지지만, 아직은 그저 이름 없는 잡목일 뿐입니다.

 5월 5일 어린이날 앞뒤로 절정을 이루니, 두 달 가까이 참아야만 그 유명한 황매산 철쭉을 구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활짝 핀 철쭉꽃이 없어 아쉽긴 해도, 황매산 일대가 막힘없이 들어오니 그것 또한 훌륭한

 볼거리입니다.

 

 초소 전망대로 오르니 더욱 활짝 열리는데, 빙 돌아가며 보고 또 보고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

 담습니다.

 황매봉이 더더욱 가까이 다가서고, 드넓은 황매평전은 온통 황금색 물결을 이룹니다.

 1분 남짓 떨어진 베틀봉(946.3m), 일부러 들렀다 곧바로 돌아섭니다.

 초소전망대보다 조금 높다 뿐이지, 별스런 볼거리도 특징도 없는 그저 그렇고 그렇습니다.

 초소 전망대를 내려서도 한동안 철쭉평전은 이어지며, 비단덤(885m)에서 초소 전망대를 에돌아간

 일행을 따라잡습니다.

 지리산 천왕봉(1915.4m)과 중봉(1875m)이 희뿌옇게 들어오며 눈을 살짝 흘기는데, 올 들어 한 번도 

 가지 않았으니 그럴 만도 하단 생각입니다.

 천왕봉과 중봉은 정말 좋고도 좋지만, 법계사와 장터목을 거치는 돌길이 싫습니다.

 비단덤은 비단결처럼 고운 바위가 늘어섰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라고 하며, 꽤 길게 이어지는

 벼랑이긴 하나 안전시설이 되어 있어 별스레 위험하진 않습니다.

 6분 정도 비단덤을 타고선, 다시 6분쯤 내려서니 천황재 갈림길입니다.

 일행은 모두 골짝을 따라 대기마을로 가지만, 그냥 내려가기엔 아무래도 아쉬움이 남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할까?

 잠깐 망설이다 또 나 홀로 산행을 결심하는데, 일찍 내려간들 아무래도 술만 더 마실 게 뻔합니다.

 어제의 돌산 환종주 개통산행의 하산주 기운이 채 가시지 않았으니, 적어도 오늘 낮 동안은 술이

 고프진 않으리란 생각입니다.

 천황재를 뒤로 하고 조금 오르자, 조망이 활짝 열리는 비스듬한 전망바위가 나옵니다.

 천황재에서 828m봉까지의 유일한 전망대입니다.

 돌아본 비담덤과 그 옆의 바위 덩어리가 아름답고, 그 뒤 황매봉(1113m)과 중봉(1110m)도

 꼭대기나마 맛을 보입니다.

 

 828m봉 분기점에 다다릅니다.

 예전엔 감암산으로 잘못 소개되기도 한 곳으로, 여러 개의 이정표 등으로 눈이 어질어질합니다.

 누룩덤을 거쳐 대기마을로 가는 길과 감암산과 부암산으로 가는 길이 나뉘는 곳이니,

 그냥 누룩덤으로 내려설까 하다 이번에도 감암산을 거치는 길을 골라잡습니다.

 이왕 타는 거 좀 더 타자는 계산입니다.

 8분 정도 갔을까, 멋진 정상석과 바위가 자리 잡은 감암산(甘闇山, 834m) 정상으로 올라섭니다.

 다른 산악회의 몇몇이 점심을 먹고 있는데, 그걸 보니 배가 슬슬 고픕니다.

 간식을 조금 먹긴 했어도, 이미 점심때가 됐나 봅니다.

 내려가야 민생고를 해결할 수 있으니, 1시간 정도는 더 배를 곯아야 할 것 같습니다.

 감암산이 제대로 된 대접을 받는 건, 그렇게 오래되지 않은 세월입니다.

 분기점인 828m봉이 오랫동안 감암산 행세를 하며 얼토당토않은 대접을 받았는데, 뒤늦게나마 바로

 잡았으니 그래도 다행이란 생각입니다.

 그전부터 난 여길 감암산이라 했습니다.

 감암산에서 5분쯤 갔을까, 마지막 암봉을 내려서니 휘어진 나무계단이 나옵니다.

 나무계단을 내려서자마자 커다란 바위를 에돌고, 에돌자마자 암수바위에 닿습니다.

 꽤 큰 바위 세 개가 서 있으니, 여성의 엉덩이에 남성이 붙은 모습이라 하여 언젠가부터

 그렇게 부른답니다.

 돌아본 바위 봉우리는 삼형제 같습니다.

 

 707m봉을 올랐다 1분쯤 내려서자, 왼쪽 산줄기를 따르는 갈림길이 나오니 그걸 탑니다.

 바로 가는 내리막길은 느리재와 부암산(695.6m)으로 이어지며, 느리재에서 골짝으로

 내려설 수도 있습니다.

 솔가리가 밟히는 호젓한 숲길이 이어지는데, 요즘도 오가는 이는 많지 않아 보입니다.

 아내랑 더러 다니던 길입니다.

 10분 남짓 내려서니 소나무에 싸인 부근에서 가장 높은 652m봉을 지나고,

 이어서 조망이 활짝 열리는 바위 봉우리 두 개가 잇따라 나옵니다.

 바래덤이라 하는 곳으로, 제대로 된 전망대는 여기 밖에 없습니다.

 누룩덤과 모산재 일대는 말할 것도 없고, 가야 할 대기마을이 남김없이 들어오는 최고의

 전망대입니다.

 바래덤에서 느긋이 조망을 즐기는데, 산으로가 전화를 하며 얼마쯤 걸리느냐기에 30분이면 될 것

 같단 대답을 해줍니다.

 아까 천황재에서 나 홀로 좀 더 타겠다고 살짝 말했는데, 시간이 꽤 지나도 오지 않으니 은근히

 걱정을 한 것 같습니다.

 마음이 바빠지며 발걸음은 빨라지니, 제법 빠른 속도로 내려갑니다.

 바래덤에서 13분 정도 갔을까, 바로 가는 산줄기를 벗어나며 왼쪽으로 꺾이더니 작은 개울을

 건넙니다.

 이어서 밤나무 단지를 지나며, 바람흔적미술관과 신기교를 거쳐 대기마을 대기녹색농촌학교에

 닿으며 이제 그만 발걸음을 멈춥니다.

 솔 산악회 10주년 기념행사가 한창입니다.

 그들과 어우러져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선 차에 오릅니다.

 그리곤 떠납니다.

 예술과 교육의 도시 내 사는 진주로......

 

 

 

* 산행일정

08:25             영암사·모산재 입구

08:30             모산재 등산로 입구

08:35 - 08:45  영암사

08:50             간이매점(덕만주차장 갈림길)

08:57 - 09:00  국사당

09:13 - 09:23  순결바위

09:41 - 09:52  모산재

09:55 - 10:05  무지개터

10:08 - 10:23  모산재

10:28             안부 사거리

10:45             철쭉평전 원형 쉼터

10:47             철쭉평전봉(828m)

11:00 - 11:06  초소 전망대봉

11:07             베틀봉

11:08             초소 전망대봉

11:18 - 11:21  비단덤

11:33             천황재

11:42 - 11:47  분기점(828m봉)

11:55 - 12:00  감암산

12:10 - 12:15  암수바위

12:27             707m봉

12:38             652m봉

12:40 - 12:44  바래덤

12:57             개울 횡단

13:04             신기교

13:10             대기녹색농촌학교

 

 

 

 

 

 

 

 

 

 

 

 

 

 

 

 

 

 

 

 

 

 

 

 

 

 

 

 

 

 

 

 

 

 

 

 

 

 

 

 

 

 

 

 

 

 

 

황매산 일대

 

황매산 일대

 

영암사

 

 

 

 

 

순결바위

 

허굴산

 

금성산(앞), 악견산(뒤)

 

순결바위

 

대기저수지

 

 

 

 

 

 

 

순결바위 일대

 

 

 

 

 

 

 

 

 

 

 

돛대바위

 

 

 

 

 

 

 

 

 

 

 

황매산성

 

 

 

 

 

 

 

 

 

초소 전망대봉, 베틀봉

 

 

 

 

 

 

 

 

 

 

 

무지개터

 

 

 

무지개터 부근에서 감암산

 

무지개터 부근에서 누룩덤

 

무지개터 부근에서 부암산(보암산)

 

무지개터 부근에서 모산재

 

 

 

 

 

 

 

 

 

 

 

 

 

 

 

 

 

 

 

 

 

 

 

 

 

 

 

 

 

 

 

 

 

 

 

 

 

철쭉평전 오름길에서 순결바위

 

철쭉길

 

 

 

 

 

철쭉평전에서 황매산 정상부

 

 

 

 

 

 

 

 

 

 

 

철쭉평전 제단 

 

 

 

초소 전망대봉

 

 

 

 

 

 

 

 

 

베틀봉

 

 

 

 

 

 

 

 

 

 

 

 

 

국사봉

 

모산재

 

828m봉, 감암산

 

비단덤

 

 

 

 

 

 

 

828m봉 오름길 전망대에서 비단덤

 

828m봉 오름길 전망대에서 황매산 일대

 

 

 

828m봉

 

 

 

 

 

 

 

 

 

감암산에서 황매산 일대

 

 

 

촛대바위

 

나무계단 위 전망대에서 바래덤 능선, 부암산

 

바위지대 나무계단   

 

암수바위

 

 암수바위에서 돌아본 암봉 3형제

 

 

 

 

 

 

 

 

 

 

 

 

 

부암산

 

 

 

 

 

 

 

바람흔적미술관

 

바래덤(왼쪽)과 652m봉

 

 

 

누룩덤

 

 

 

 

 

모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