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7일(일요일), 6시 5분에 집을 나와서 전철을 타고 노원역 10번 출구를 나오니 6시 30분. 6시 35분에 도착한다는 버스는 2분쯤 늦게 약속장소에 도착한다. 오늘은 다음 카페 산악회인 산친구산악회를 통해 각호산, 민주지산, 석기봉, 삼도봉을 종주하게 되는데 쉽지 않은 코스이고 더구나 눈길의 산행이라 더 힘들 것이라고 생각됐지만 전부터 계획했었던 교통이 불편한 산행지를 처음 답사하는 좋은 기회라고 여기고 참석하게 됐다. 회비는 2만 2천원. 일주일 이상 감기를 앓고 있어서 컨디션도 난조였지만 이한치한으로 감기를 극복해 보자는 오기도 작동했다.

관광버스는 이천휴게소에서 5분쯤 정차하고 나서 죽암휴게소에서 다시 한번 20분쯤 정차한 후에 한참 달리다가 산길을 구불구불 올라서 도마령(고자리재)의 주차장에 닿는다. 도마령의 각호산 들머리인 계단을 몇 분 오르니 상용정이라는 팔각정이 나오고 그 정자 앞의 벤취에서 아이젠을 착용하고 눈으로 뒤덮인, 가파라지는 능선길을 오른다.

한참 오르다가 조망이 시원하게 트이는 바위전망대에 이르니 민주지산에서 석기봉, 삼도봉에 이르는 능선길이 눈앞에 장쾌하게 펼쳐진다. 그리고 여기서 몇 분 더 오르니 해발 1176 미터인 각호산 정상이다. 암봉인 각호산의 정상은 사방으로 막힘없는 조망을 보여주는데 눈옷을 입은 사방의 산세가 준수하게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각호산 정상에서 10분쯤 쉬다가 내려서는데 내리막의 로프지대에서 줄줄이 기다리는 사람들로 정체가 빚어진다. 가까스로 로프지대를 벗어나서 쌍봉인 각호산의 두 번째 봉우리에 올라서 다시 민주지산을 향해 내려선다.

 


충북 영동군 용화면과 상촌면의 경계인 도마령(이 고개를 넘으면 상촌면 고자리로 내려가게 되기 때문에 고자리재라고도 불리운다.) - 해발 800 미터. 
 


도마령의 각호산 들머리. 
 


상용정 - 해발 840 미터. 
 


가파르다가 완만해지는 능선길. 
 


각호산 정상부분의 전경. 
 


각호산 정상에서 바라본 삼도봉, 석기봉, 민주지산. 
 


각호산의 정상표지석 - 해발 1176 미터. 
 


쌍봉으로 이뤄진 각호산의 두 번째 봉우리. 
 


각호산의 두 번째 봉우리의 방향표지판. 
 

햇살을 많이 받아 눈이 녹아서 진창이 된 조릿대숲길을 지나니 각호골로 하산하는 갈림길이 있는 안부 사거리에 이른다. 여기서 5분쯤 쉬고 다시 바로 위의 둔덕으로 오르니 같이 온 일행이 벌써 식사를 하고 있다. 10분 만에 간단히 점심 식사를 마치고 다시 새하얀 눈으로 뒤덮인 능선길을 오른다. 눈길이 대부분이고 군데군데 눈이 녹은 진창길이 있는 능선길을 나아가다보니 민주지산 대피소에 이르고 거기서 10분 만에 해발 1241.7 미터의 민주지산 정상에 이른다. 여기서 조망을 하며 5분쯤 쉬다가 5분쯤 내려서니 쪽새골 갈림길이 있는 삼거리에 닿고 직진하여 십여 분을 더 나아가면 다시 물한계곡으로 하산하는 갈림길이 있는 삼거리가 나온다.

민주지산 정상에서 50분쯤 진행했을까. 잠시 앉아서 쉴 만한 둔덕 위에서 간식을 먹으며 10분쯤 지친 몸을 쉬게 하고나서 서서히 눈앞에 가까이 다가오는 뾰족한 석기봉을 바라보며 나아간다. 
 


눈이 녹아 진창이 된 조릿대숲길. 
 


각호골 하산길이 있는 안부 사거리의 방향표지판. 
 


안부 사거리 바로 위의 둔덕에서 뒤돌아본 각호산. 
 


하염없이 걷는 순백의 능선길. 
 


삼각점과 정상표지석이 있는 민주지산 정상 - 해발 1241.7 미터. 
 


민주지산 정상에서 바라본 삼도봉, 1185봉, 1195봉, 석기봉. 
 


쪽새골 하산길이 있는 삼거리의 방향표지판. 
 


뾰족한 석기봉. 
 


눈에 파묻힌 조릿대숲길. 
 

로프지대와 바위전망대를 지나서 해발 1200 미터의 석기봉에 오르는데 정상표지석이나 안내판도 없는 석기봉의 좁은 정상에서 15분쯤 머물며 막힘없는 조망을 즐기다가 몇 분 내려서니 팔각정이 나온다. 
 


석기봉 오름길의 로프지대. 
 


석기봉 오름길에 뒤돌아본 민주지산과 각호산. 
 


계곡의 정경. 
 


석기봉 정상의 모습. 
 


종주한 능선길을 뒤돌아보며 한 컷. 
 


석기봉의 바위지대. 
 


정상표지석이 없는 석기봉 정상 - 해발 1200 미터. 
 


석기봉 정상에서 바라본 삼도봉. 
 

석기봉 정상에서 10분 만에 은주암골을 거쳐 물한계곡으로 하산하는 갈림길이 있는 안부 삼거리에 이르고 직진하여 능선길을 오르내린 끝에 헬리포트를 지나서 헬리포트 바로 위의 삼도봉에 오르는데 마지막 한 팀이 하산을 하고 있다.

각호산과 똑같은 높이인 해발 1176 미터의 삼도봉 정상에서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니 바로 밑의 헬리포트 위에서는 열 마리에 가까운 까마귀들이 날고 있고 지나온 1195봉과 1185봉 사이로 석기봉이 고개를 내밀고 있고 그 오른쪽으로는 민주지산과 각호산이 도열하고 있다. 
 


은주암골을 거쳐 물한계곡으로 하산하는 갈림길이 있는 안부 삼거리. 
 


서서히 눈앞에 가까이 다가오는 삼도봉. 
 


충북 영동과 경북 김천을 오가는 안부 사거리인 삼마골재. 
 


바로 밑의 헬리포트에서 바라본 삼도봉. 
 


삼도봉 정상의 방향표지판. 
 


1195봉과 1185봉 사이로 고개를 내민 석기봉과 오른쪽의 민주지산. 
 


삼도봉 정상의 전경 - 해발 1176 미터. 
 


각호산. 
 

충북 영동, 전북 무주, 경북 김천의 경계에 있는 삼도봉 정상에서 5분쯤 쉬다가 삼마골재를 향해 내려선다. 여기서부터 날머리까지는 무인지경의 홀로 산행을 하게 된다. 봉우리 하나를 넘으니 다른 봉우리가 나오는데 러셀이 된 등로는 봉우리의 능선을 왼쪽으로 비켜 가고 있다. 그 봉우리의 능선으로 오르는 알바의 흔적을 좇지 않고 반신반의하면서 무수한 사람들의 발자국으로 다져진 등로를 내려서니 미니미골 위로 삼도봉에서 이어지는 백두대간길이 눈앞을 가로막고 있고 눈 밑으로는 안부 사거리인 삼마골재의 커다란 방향표지판이 내려다보인다.

방향표지판이 설치돼 있는 삼마골재로 내려선다. 직진하면 밀목령에 이르는 백두대간길이고 오른쪽으로 꺾어지면 경북의 삼마골, 왼쪽으로 꺾어지면 미니미골을 거쳐 물한계곡으로 하산하는 길이다. 삼도봉 정상에서 삼마골재에 이르는 짧은 백두대간길을 뒤로 하고 왼쪽으로 꺾어져서 비탈길을 구불구불 내려가면서 일행과 통화를 시도해 보지만 사방이 산으로 꽉 막혀 있어서 통화가 되지 않는다.

목재 데크를 만들어 놓은 등로를 지나서 평탄한 눈길을 거쳐 계류가 얼어붙어 징검다리가 있지만 필요 없게 된 계곡을 건너고 침엽수림을 지나니 출입금지 철조망이 쳐진 물한계곡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징검다리를 건너니 등로는 임도로 변하고 일행과 통화가 되어 마중을 나온 사람과 만나서 버스가 주차해 있는 한천주차장까지 내려오니 땅거미가 짙어지고 18시 30분이 다 됐다.

일행 중 대부분이 민주지산에서 쪽새골을 통해 일찍 하산하여 두 시간 이상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자신은 길어야 30분쯤 늦었으리라 생각했었는데 상황을 파악하니 일행들에게 귀가시각을 늦춘 피해를 주게 된 것이다. 미안한 마음을 가지며 차에 오르니 바로 출발한 버스는 음성휴게소에서 20분쯤 정차하고 나서 다시 출발하여 고속도로를 질주하여 21시 40분경에 양재역 앞에 도착한다. 양재역 앞에서 내려 음식점에서 늦은 식사를 하고 전철을 타고 귀가한다.

오늘의 산행은 운동 부족인 겨울철에 감기 기운도 남아 있는 상태에서 다른 계절보다 더 힘든 눈길과 진창길을 걷게 되어 무리한 면도 없지 않은 약 14 킬로미터의 힘겨운 종주였지만 미답의 초행길을 완주한 뿌듯함은 오래도록 기억 속에 남아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특히 민주지산을 내려와서 쪽새골 갈림길에서 허벅지에 쥐가 난 아주머니가 헬리콥터에 실려 가는 것을 먼발치에서 지켜보면서 산행은 그 무엇보다도 안전이 최우선임을 새삼스럽게 되새겨보게 됐다.

그리고 사람의 왕래가 빈번한 길보다 호젓한 길을 외롭게 홀로 지났을 때의 기억이 몇 배 더 강렬하게 뇌리에 인상 깊게 남는 것은 이번의 산행에서도 예외가 아님을 다시 한번 절감했는데 왜 그럴까? 
 


미니미골 위의 백두대간길. 
 


삼마골재가 내려다보이고... 
 


안부 사거리인 삼마골재. 
 


미니미골의 등로. 
 


목재 데크를 만들어 놓은 등로. 
 


새하얀 눈길의 정취에 빠져들며... 
 


지계곡을 건너며... 
 


침엽수림. 
 


지계곡을 건너는 징검다리. 
 


물한계곡과 만나는 지계곡의 하류. 
 


철조망이 쳐진 물한계곡. 
 


오늘의 산행로 - 약 14 킬로미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