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9월 7일 (수요일)

◈ 산행경로
동서울터미널
단양터미널(06:59-09:06)
하진리(09:32)
전망대(10:12)
노들평지(10:38)
말목산(10:50)
떡갈미기고개(11:38)
중계탑봉(12:26)
고갯골등(12:48)
가은산(13:01)
중계탑봉(13:43)
쇳고개(14:16)
서팽이고개(14:50)
금수산(15:36)
살바위고개(15:49)
얼음골재(16:11)
망덕봉(16:19)
용담폭포(17:21)
상천리(17:44)
수산
충주터미널
동서울터미널(19:50-21:12)

◈ 도상거리
약 17km

◈ 산행시간
8시간 12분

◈ 산행기

- 하진리
몇달전부터 계획만 잡아놓고 이런저런 사정으로 미루어왔던 금수산 산행인데 이번에도 동행하기로 한 곰발톱님이 급한 집사정으로 빠지게 되었다.
단앙터미널 앞에서 택시에 오르니 "mountain"이란 잡지를 뒤적이고있던 젋은 기사분이 반겨주시고, 지금은 운치있는 찻길로 변한 옛 철도터널들을 지나며 산꾼들의 재미있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공사중인 적성대교를 지나고 충주호가 발아래에 펼쳐지는 자그마한 하진리 마을에서 내려, 송이도 좀 따라는 기사님의 덕담을 뒤로 하고 노인회관 옆으로 시멘트도로를 따라 올라가니 푸른하늘에는 짙은 뭉게구름이 여유롭게 깔려있다.
주저리 주저리 열매를 맿고있는 과수원들을 지나고 표지기들이 걸려있는 능선으로 올라가니 어제 지나간 태풍 나비의 영향인지 잔가지들이 수북하게 등로를 덮고있다.


- 말목산
무덤들을 여럿 지나고 길을 막는 나뭇가지들을 치워가며 시종 가파르게 이어지는 어두운 숲길을 땀을 뚝뚝 흘리며 올라간다.
국립공원 이정석들을 보며 바위지대를 올라가다 시야가 확 트이는 전망대바위로 올라서면 충주호너머로 월악산의 여러 암봉들이 줄을 잇고 서있으며, 제비봉너머로는 사봉과 용두산이 우뚝하고, 그 뒤로 백두대간의 연릉들이 아련하게 보인다.
완만해진 솔길따라 노들평전이라 쓰인 이정표를 지나고 다시 전망대바위에 오르니 조망은 더욱 뛰어나지만 워낙 천야만야한 수직절벽이라 오금이 저려온다.
잔 봉우리들을 넘고 능선에 잘못 설치한 정상석을 지나서 암봉을 휘어돌아 노송들이 서있는 말목산(710m) 정상에 오르니 돌탑이 있고 산이름에 대한 안내판이 서있으며 나무들이 많아 조망은 그리 좋지않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제비봉



▲ 전망대에서 바라본 월악산



▲ 말목산 정상



- 중계탑봉
천진선원으로 이어지는 서쪽 암릉코스를 버리고 북쪽으로 이어지는 등로로 들어서니 고도가 떨어지며 암벽사이로 길이 흐지부지해진다.
간혹 걸려있는 표지기들을 보며 음침한 사면을 내려서고 잡목과 덤불사이로 아주 흐릿한 족적을 따라가면 넓은 너덜지대를 지나며 다시 능선과 합류하는데 아마 정상쪽의 암봉을 피해서 등로가 이루어진 듯하다.
잡목 우거진 숲을 따라가다 등로는 떡갈미기쪽으로 내려가고 능선으로 바로 올라 봉우리를 내려가면 돌무더기들이 쌓여있는 떡갈미기고개가 나오는데 전신주 하나가 쓰러져있고 검은 전선들이 마을로 넘어간다.
고개를 건너 두텁게 낙엽이 덮여있는 된비알을 힙겹게 올려치고 호젓해진 능선길을 따라가니 맑았던 하늘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하고 비라도 뿌릴 듯 축축한 바람이 불어온다.
무덤을 지나고 가파른 바위지대를 따라 금수산쪽으로 항상 랜드마크가 되었던, 충주방송국의 중계탑이 있는 795봉에 오르니 공사쓰레기들이 널려있고 조금 내려가면 가은산쪽으로 등로가 갈라진다.


- 가은산
김밥 한줄을 먹고 서쪽 지능선으로 꺽어져 내려가니 고도를 뚝 낮추며 가파른 내리막이 이어져 금방 후회가 되고 돌아올 일이 걱정이 된다.
급한 등로따라 송이따는 사람들의 모듬터가 세워져있는 고갯골등으로 내려가니 좌우로 홈통길이 이어지고 마을에서 유행가 소리가 가깝게 들려온다.
가은산쪽으로 바윗길을 올라가면 조망이 트이며 깍아지른 듯한 중계탑봉이 전면에 서있고 말목산에서 이어왔던 산줄기와 금수산으로 향하는 암봉들이 잘 보인다.
호젓한 산길따라 가은산(575m) 정상에 오르니 오석 하나만 달랑 서있고 아무것도 보이는게 없어 허탈하지만 실은 상천리쪽에서 이어지는 여러 기암들이 유명한 것이니 그저 구색 맞추는 산행으로 치부하는 수밖에 없다.
바삐 고개로 내려가 마치 고행하는 수도승처럼 진땀을 뻘뻘 흘리며 내려왔던 급사면길을 올라가 김밥 먹었던 바위에 앉아 한동안 숨을 고른다.



▲ 가은산 오르며 바라본 중계탑봉



▲ 가은산 정상



- 금수산
이제는 완만해진 능선길을 따라가며 바위지대들을 우회하고 나뭇가지사이로 성난 매처럼 불쑥 고개를 들고있는 금수산 정상을 살펴본다.
야생화들이 만발한 안부를 지나고 바위에 앉아 사과 한개를 먹고있으려니 숲에서 난데없는 사람소리가 들려 깜짝 놀라는데 사면에서 약초꾼이 올라오며 송이는 보이지도 없고 더덕밖에 없다며 불평을 늘어놓는다.
백운동과 묵석동을 잇는 쇳고개로 내려가면 "작은문"이란 이정표가 서있고 중계탑까지 1.2km 금수산까지 2.1km라 적혀있으며 이후 등로가 뚜렸해진다.
굵은 밧줄들이 걸려있는 날카로운 암릉들을 연신 통과하고 암봉을 휘돌아 내려가면 전망대가 나오며 여지껏 나무에 가려왔던 금수산이 정면으로 그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큰문"이란 이정표가 서있는 서팽이고개를 지나고 아주 급한 철계단을 조심스럽게 올라가 험한 암봉들을 우회하며 사면으로 길을 이어간다.
상천리에서 이어지는 등로와 만나 가파른 바위지대를 오르고 무덤 한기를 지나 금수산(1015.8m) 정상에 오르니 역시 조망이 좋아 망덕봉 뒤로 신선봉과 미남봉으로 이어지는 암벽들이 멋지게 보이고 월악산너머로 백두대간의 연봉들이 키재기를 한다.



▲ 암릉에서 바라본 월악산과 충주호



▲ 전망대에서 바라본 금수산



▲ 전망대에서 바라본 백두대간의 연릉들



▲ 금수산 정상



▲ 금수산에서 바라본 망덕봉



▲ 금수산에서 바라본 신선봉과 미남봉으로 이어지는 암봉들



- 망덕봉
나무계단들을 타고 쑥부쟁이들이 탐스럽게 피어있는 암봉들을 우회하며 상학으로 길이 갈라지는 살바위고개로 내려간다.
동산과 작성산으로 계속 이어지는 능선을 버리고 서쪽으로 꺽어져 미끄러운 바위지대를 내려가면 완만하고도 뚜렸한 등로가 이어진다.
한양지얼음골로 길이 갈라지는 얼음골재를 지나서 넓고 평평한 망덕봉(926m)에 올라 원래 계획대로 소용아릉을 거쳐 능강계곡으로 내려가려다 한번 갔던 곳이고 교통편도 안 좋아 용담폭포가 있는 상천리로 방향을 바꾼다.
잡목길을 조금 내려가니 암릉들이 나타나며 금수산이 전면으로 웅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독수리바위와 쪽두리바위등 기암괴석들너머로 햇빛에 반짝이는 충주호가 맑은 거울처럼 펼쳐진다.
밧줄을 잡고 조금은 까다로운 암벽을 통과하면 노송들이 서있는 암릉이 이어지고 말목산과 가은산 밑으로는 상천리 일대가 가깝게 내려다보인다.
바윗길을 한동안 내려가니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급하게 떨어지는 사면길을 내려가면 삼단으로 멋지게 물을 뿌리는 용담폭포가 앞에 나타난다.



▲ 망덕봉 정상



▲망덕봉 내려가며 바라본 금수산



▲ 맨끝의 말목산에서 금수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 암릉에서 바라본 가은산



▲ 암릉에서 바라본 월악산의 연릉



▲ 기암괴석들과 충주호



▲ 용담폭포



- 상천리
땀에 절은 옷을 벗고 간단히 몸을 딱은 다음 천천히 농로를 따라 내려가면 산신각이 보이고 절에서는 불경소리가 나직하게 들려온다.
상천휴게소에서 조금 기다려 초경동에서 내려오는 제천버스를 탔다가 수산까지 가서 다시 되돌아온다는 말을 듣고는 버스에서 내렸는데 그게 잘못된 결정이었다.
제천에서 하루 3번밖에 없다는 이 버스는 청풍에서 한참을 서고 돌고돌아 제천까지 2시간 가까이 걸린다니 수산에서 충주로 나가 빈번하게 있는 서울버스를 탔어야했다.
하는 수 없이 수산택시를 부르고 상계동에서 살다가 내려오셨다는 앞 식당의 주인아저씨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있으면 풍광좋은 백운동 마을에는 가을햇볕이 가득 내려온다.



▲ 산신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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