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제일봉의 속살




청량동-황산저수지-청량사-남산제일봉-돼지골-해인사호텔주차장-용문폭포(4시간 5분)



가야산국립공원에 속하는 경남 합천군 가야면 매화산은 가야산에 버금가는 다양한 산세를 지니고 있다. 흡사 금강산 축소판과 같은 산세에 날카로운 바위능선이 있는가 하면 울창 한 상록수림이 녹색과 붉은색의 조화를 이루기도 한다.  단풍이 수려하려면 기암괴석이 발달돼야 하는데 매화산이 바로 그런 산. 암봉 사이사이에 단풍이 물들어 그 사이로 뚫린 등산로를 통과하는 산행의 묘미는 특히 일품이다.

봄이면 진달래꽃, 가을이면 붉게 물든 단풍이 절정에 이르고, 겨울이면 소나무 숲이 어울려 설경이 가히 천하제일의 절경을 빚어낸 찬탄을 금치 못하게 하는 이곳 매화산의 상봉이 남산제일봉(1,010m)이다. 또한 천개의 불상이 능선을 뒤덮고 있는 모습과 같다하여 불가에서는 일명 천불산으로 부르며, 소나무와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한폭의 산수화를 보는 것 같다

남산제일봉은 가야산 남쪽에서 홍류동계곡을 끼고 솟은 산으로 산세를보면 주봉을 기준해서 다섯 갈래로 산줄기가 뻗었는데, 이중 동쪽으로 뻗은 줄기가 이산의 등산로가 된다. 이 능선은 기복과 굴곡이 심해 짧은 등산로에 4개의 좋은 무인 휴게소가 있고, 6개의 쇠계단과 1개의 홈통바위 그리고 침니(Chimney)를 오르내리는 파이프 난간과 절벽을 횡단한는 쇠줄 난간이 있다.





2009년 12월




한달 후 여전하시고



50여일 만에 다시 들어 왔네.
그 아름다운 돌부리들의 재롱에 걸려 마음의 발목도 그 유혹에 또 넘어졌네.

그동안 산이 변한 것은 아니겠지만  연일 곤두박질 치던 추위에 꽁꽁 언 별빛이 가져 온 하늘빛이 달라졌고, 푸른 하늘 빠진 작은 못은 얼어붙었네 얼음 지친 자국이 못 위를 휑하니 가로 질러갔네. 더 청량해진 빛으로 선 청량사를 딛고 올라선 동릉의 암릉들은 급한 손짓으로 나를 부르는데, 청량사 옆구리 끼고 올라가는 오름이 어디 그리 만만하던가? 그런데 어인일인지 한달음 치고 오르는 몸에 숨은 턱을 차고 튀어나오지만  어찌 이리 가벼울까? 알다가 모를 일이네. 내 가벼움.

금줄 너머 동릉은 여기저기 눈치보며 슬금슬금 꼬드긴다. 시간은 넉넉하다 속살거린다. 놀다가도 돼. 거의 협박 수준이다.
그 바위 사이의 길은 적막하고 적막해서 자꾸만 숨어들고 싶은데 나뭇이파리 떨군 나목들에 정체가 드러나네.
누님! 같이가요. 나도 따라 갈라요. 혼나더라도 따라 갈라요.

역광에 드러누운 검푸른 산덩어리 느닷없이 손짓하네. 나 좀 보고 가. 푸른 하늘 빛으로  목욕재계한 나 좀 보고 가.
저기 저 물은 한 시를 쉬지않고 늘 흐르기만 해. 어제 만남은 잊어 버리고 새로운 얼굴로 널 바라보듯이, 이산 저산도 날마다 다른 산이라네.
바람에 조금만 흔들려도 좀 전 그 산은 없네. 배고플 때 바라보는 산빛 다르고, 배 부를 때 바라보는 게으른 눈 빛 속의 산은 높기만 하다네.

그래도
한가롭게 걸을 수 있다면 더 좋을텐데......
시간을 마음껏 죽이고 있으면 혹, 바위가 속을 드러내고 우는 것을 보게 될지도 몰라. 작은 못으로 그 눈물 흘러가는 소리를 듣게 될지도 몰라.
이쯤에서 그냥 모든 것이 문득 멈추었으면 좋겠어. 
 





청량동에서 나눠지는 차의 길은 황산리를 돌아나간다

시작의 선상에 서서 산문을 열기 전 우선 고정관념이라는 틀을 벗어 버리자 다짐한다. 자칫 방자한 마음이 작은 것 하나라도
소홀히 여길까 염려함이다.

* 아무것도 채우지 않은 빈 도화지를 준비하자.
* 예전에 한 번이라도 마주 친 적이 없는 길처럼, 혹은 풍경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빈 칸을 메우는 마음으로 시작하자.
* 좀 더 진지하게 산을 읽고 배우자.
* 시 한 편이 고스란히 남을만큼 깊은 마음으로 산을 바라보자.




황산지 둑 꽁꽁 언 바닥 위로 남산제일봉 봉우리들이 모여있고




매화산, 남산제일봉 능선 조금 당겨서




황산지와 합천군 야로면 너머 멀리 고령군




청량사에서




석탑과 석등 푸른하늘 빛 속에 저무는 날의 그리움이 숨어 있다.
저 산에 묻지 않은 그리움이 있는가.
삭히지 못한 홀로의 외로움이 감출 수 없는 외로움이 사랑으로 묻히지 못한 까닭이다
사랑이 남은 자리에 산그늘 내린다.
먼데 그리움에도 산그늘이 내린다.




두 보물


    보물 : 제266호 | 1963.01.21 지정
    시대 :
    통일신라시대
    분류  : 유적건조물 > 종교신앙 > 불교 > 탑

위치 : 경남합천군 가야면 황산리 973 청량사 (1기)
소개
청량사 대웅전 앞에 서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석탑이다. 청량사는 매화산(梅花山) 기슭에 있는 사찰로, 『삼국사기』에 의하면 최치원(崔致遠)이 거주했던 곳이라고 한다.

 
보물  제253호 | 1963.01.21 지정
시대  :
통일신라시대
분류 : 유적건조물 > 종교신앙 > 불교 > 석등
위치 :
경남합천군 가야면 황산리 973 청량사 (1기)
소개 : 청량사(淸凉寺) 안에 3층석탑과 나란히 놓여 있는 석등이다. 각 부재가 8각으로 이루어졌으며, 아래에서부터 받침부분과 불을 밝히는 화사석






대웅전 위로 펼쳐지는 동릉 암릉구간

나그네 발소리만 무성하던 산사를 벗어나 어설픈 나무다리 건너서면 비로소 산문이 열린다. 대부분의 시작이 그렇듯
느긋하게 이어지는 길 아직은 얌전하게 엎드린 돌들을 밟으며 올챙이 처럼 꼬물꼬물 올라간다. 이제는 한시름 놓고싶
은 순간 문득 길은 등을 세우며 허파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사람들에 섞여서 분잡해진 마음이 발을 뺀다. 혼자의 묵상
의 시간에 잠기고 싶은 것이다. 발은 그렇게 바쁜 마음을 챙겨주고 호흡이 다소 거칠지만 몸은 다행히 가볍다. 일심동체
를 기뻐하다보니 어느새 갈림길에 올라섰다.

망설임.
씻어낼 수 없는 유혹에 물든다.




동릉에서 바라보니 금관바위 능선과 매화산 능선이 포개어져 다가온다

내 혈액형은 O형이다. 스스로 진단하자면 A형같은 O형이다. 때론 화끈하게, 때론 수줍게, 있는 듯 없는 듯 얌전하기도하고
어쩌다가 가끔 아! 저 사람 있었지. 확실하게 각인을 시키는 행동도 거침없다. 두 개의 상반(?)된 생각을 동시에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건드리지 않으면 스스로 터지지 않는 질기디 질긴 풍선같은...그러다가 꼭 필요한 순간에는 꼭꼭 숨겨진 하이드
씨가 되는 것이다. 집념 그 앞에서 하이드가 되는 것이다.




동릉에서 바라보는 남산제일봉과 매화산은 무릉도원이었다.
멀리서 보면 잘디잔 침봉들이 끊임없이 앉고, 서고, 눕고, 엎드리고, 기대고, 하늘을 향해 만세를 부르고, 온갖 자유로운 표현을 즐기는
돌집합인 것 같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너무 크지도 않은 돌들의 재롱이 기가 막히다. 오죽하면 천불이라 이름을 붙였을까 하여간 우리나
라 사람들 작명은 알아모셔야한다.




암릉들의 행진 시작에 불과하니




틈새로 엿보다. 머리를 맞대고 무얼하나




입석이 많다




입석들의 재롱잔치




동릉 위에서 청량사 훔쳐보기
우리가 비워낸 산사의 분위기를 위에서 내려다보니 청량사 앉은 자리가 더 없이 아름다운 자리라 여겨진다. 낮은 자리에서 올려다보던
그 암릉의 잔치가 머리속에 차올라  귀한 자리 섰음에 미안하고도 고맙다.




암릉 집합




가야산 전경
만물상을 따라가면 서장대 우뚝하고 서성재를 넘어서면 불꽃같은 상왕봉, 칠불봉, 동성봉의 불길이 타오른다




가야산 속살 들여다보기
상왕봉에 있던 우비정까지 보이려나?
 







거대한 입석 아래 촌장님의 포스는 저격수








받들어 총!




하늘기둥




이제는 매화산으로 달아나는 눈길




위 그림의 바위 중 오른쪽의 바위의 실체




위 바위 방향 바꾸어
 이런 큰 몽둥이 맞으면 즉사



바지바위 방향전환하니 전혀 다른 얼굴이다




남산제일봉 고스락 들여다보기

눈앞의 산이 제 아무리 높아도 햇살은 산을 넘어 가네 
저만치 앞장서서 가다 뒤처진 내게 손짓을 하네
한달음에 오라 짐짓 빠르게 손 까부네.
손톱 자랄 새 없는 빛의 속도로 햇살을 타고 넘고 싶은데......




철계단의 시작




고스락 조금 당겨서
내 섰던 발 아래를 잊고서 조심성 없이 걸었던 것을 용서하소서
어여쁘게 남아있게 놔 두어야했던 것 탐했음을 용서하소서
나를 피해 산이 가지 않고 나를 품어주는 산이되게 어여쁜 마음만 품게하소서.




먼데 것 잡아당기기




분재송




천불산이라 명명함의 근원 여기서 인듯.




매화산 능선 역광으로




두무산, 오도산, 비계산 역광 속에 빛나고




나도 기암




하늘 신을 향하여 거수!








역쉬!!
















고스락 근경




고스락에서 바위말타기




이 암릉의 모습이 방향을 바꾸면 아래 그림이 된다.




위 암릉 방향 전환 모습




석화를 당겨서




불꽃 사이로








석화에 홀려




아흔아홉골 죽전지를 내려다보다




기암




남산제일봉 내려서서




명당에 앉은 분재송




카스테라 한조각에 따끈한 물 한잔에 잠시 쉼표를 찍은 자리

난간 끝에 아슬아슬하게 서서 저 산을 바라보네
지금 이순간 아무것도 부럽지 않네
부럽다면 이 작은 소솔이 부럽네
소솔처럼 바위틈에 눌러 앉지 못해서
지금 이순간만큼은 소솔이 부럽네.




거기에 그들이 있었고




남산제일봉 고스락 바라보기

!



내 잃어 버린 장화 한 짝 여기 있었네.




정렬 훈련 중




업고, 업히고, 또 업히고, 나 또한 그대 등에 업히고 싶었어
.



이 그림 한 부분을 당겼다 오른쪽 끝부분




위 그림에서 오른쪽 아래 부분 당겼다




흐흐 혼자서도 잘논다

다시 휙 돌아서서 주르르 내려왔던 길 올라친다. 갑자기 배고프다. 빚진자가 되어 허우적허우적
그리고 분재송을 눈요기 삼아 허기를 채웠다. 좀 더 단순명료해지는 삶이 된다. 산에서는.
이러다 눈빛 총총한 별이 될지도 몰라. 산을 내려다보는 빛나는 별이 될지도 몰라




돼지골 후다닥 내려치는 일만 남았다.




간혹 돌바닥도 나오지만 후루룩 뚝딱 해치우니




해인관광호텔이 보인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빼곡이 들어선 생각의 기둥들 바늘 세우듯이 촘촘하다.
하늘 맑은 날 마음도 덩달아 맑아져서, 몸도 그 마음 닮아서, 생각 또한 그러해서
아침 해가  지는 해도 고운 날이 되리라.
푸른 산등성이 뒤에 숨는 해가 유난히 붉은 기운으로 검은 산을 밝히며 목숨을 여위는 날
참으로 아름다운 날이여!




용문폭포




얼음기둥 사이로 제법 많은 양의 물이 곤두박질 친다 허허 이 시려





고스락을 뺀 남산제일봉 능선




두 번 째 볼록한 암봉이 남산제일봉 고스락(1,010m)이다.




오도산, 비계산을 뒷배경으로 우뚝 선 남산제일봉의 실루엣




동릉에서 바라보는 남산제일봉 능선




깃대봉, 두리봉, 상왕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앞줄 오봉산 뒤로 해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