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경남 합천,경북 성주-1430m)  일출산행

                          "  소백산 칼바람이 가야산까지 원정왔다고? "

 

 

● 언제 : 2010.01.01.(경인년 새해아침 )

● 누구랑 : 산우 4명과 본인 포함 5명

● 어디로 : 백운동 주차장- 서성재- 칠불봉-정상(원점회귀 안내거리 8.8km)

● 산행 시간 - 04:10~10시

 

오늘밤도 여전히 잠이 오지 않았다.

새해 첫날 가야산 일출계획을 세운 탓이다.

조금 일찍 잠을 청해보지만 그럴수록 와야 할 잠은 멀리 멀리 줄행랑을 친다.

알람을 맞추긴 했으나 그래도 불안한 터에 옆지기가 고맙게도 깨워준단다.

깨워 준다니 고맙기는 하다. 요즘 짝지가 몸이 안좋아 함께 산행한 것도 꽤 오래된 탓에

산행 할때마다  혼자가기가 마음에  걸린다.

겨우 한시간여 단잠을 청한후 새벽 한시가 조금 넘었다.

목적지까지 제시간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2시 남짓 집에서 출발해야기에 미리 챙겨둔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선다.

엊저녁까지만 해도 흐리네 마네 말도 많았던 일출예보,  흐린날인들 어떠랴?

어쨌던 가야산 정상쯤이면 잔설을 보던 상고대를 보던 나름의 겨울 맛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다행이 대구의 새벽은 구름한점 없이 별이 도심 불빛에 많지는 않지만 듬성 듬성 보일정도로 맑다.

이만하면 날씨 걱정은 안해도 좋을듯.

오붓하게 5명을 태운 차는 성주읍을 지나 백운동으로 어둠을 가르며 4시에 도착한다.

백운동 주차장에는 무슨 행사를 하려는지 주차장 한켠에 임시 천막들이 즐비하다.

차에서 내리는데 매서운 바람이 만만찮다.

아랫도리 발목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찬바람이 일순간 걱정스럽다.

상위 옷보다 신경을 덜쓴 아쉬움이 내내 남는다. 웃옷은 여유분으로 더 가져오긴 했는데....

다행히 안내소를 지나 골짜기로 접어드니 바람은 다소 약하다.

서성재 부근 달빛으로 산죽에 살짝 앉은 눈송이가 앙증맞다.

전날 내린 잔설이 살짝 미끄러질 정도로 분칠을 한듯 한 나뭇가지며 등산길을 장식해  놓았다.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 서쪽으로 떨어지는 달빛이 곱다.하얀눈 그리고 밝은 달빛이

랜턴에 비교적 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환하다.

서성재에 올라서 쉬어 가고 싶었지만 찬바람은 어서가라 사정없이 볼기를 후려 친다.

그 힘이 얼마나 센지 아무도 없는 쉼터 나무의자인데도  어느 장사인들 앉으랴?

그 차가운 냉기앞에 달콤한 휴식은 이미 저만치 희망사항일 뿐이다.

하는 수 없이 쉼없이 올라왔던길 다시 재촉한다.

오히려 걸어야 추위를 덜 느끼니 어쩔 수도 없다.

함께 간 여회원 한분이 자꾸만 손발이 시려옴을 호소한다.

나무계단길 가야산성을 지나고 전망이 터이기 시작하는 철계단길이 시작된다.

정상이 가까와졌다는 표시다.

6시가 조금 넘어서니 동녘에  붉은 여명이 서서히 타오른다.

바람은 더욱 세차다.

난간에 서기가 겁이날 정도다.

추위 그리고  잔설때문에 마땅히 쉴 장소와 시간을 빼앗기지 않은 탓에 정상에 올라와도 여유가 있다.

상왕봉 정수리에 걸린달이 너무나 아름답다.

카메라를 갖다 들이대 보는데 손에 의지한  탓인지 세찬바람에 자꾸만 흔들려서 도무지 중심이 잡히지 않는다.

바위위에 얹어놓고 용을 써 보지만 이또한 손이 떨리고 흔들리니 별  뾰족한 수가 없다.

결국은  그 아름다운 장면은 담지 못하고 눈으로 가슴으로 담아야 했다.


비좁은 칠불봉에 올라서는데도 얼마간의 용기가 필요하다.

바람막이가 자연적으로 되는 명당자리는 이미 먼저온 사람들의 몫이라 겨우 언저리에 서 보지만

중심잡기조차 쉽지 않다.

그 악명높은 소백산 칼바람이 여기까지 원정 왔단 말이가?

겨우 끄트머리 전망이 잘되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비좁았지만 전망이 좋은 곳이었고 앉으니 바람도 덜하고 안전했다.
공단 직원인듯한 몇 분들은 안전사고를 우려해 위험한 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몇번씩이나 바깥쪽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주의를 당부한다.

 

함께온 우리 일행도 정상쪽에 있는데 같이 옆에 앉을 자리가 부족하니 어쩔수 없이

잠시 떨어져 일출을 봐야 했다.

하긴 옆에 있어도 얼굴을 가린 탓에 누군지 구분도 잘 안되고 말할 기력도 없었다.

기다림끝에 짙어지던 진홍색 여명을 뚫고 드디어 한점 붉은 기운이 빛을 발한다.

공교롭게도 그 위에 떠 있는 구름이 살짝 운치를 더해 준다.

2010년 경인년 새해 새아침 희망과 기대를 품고 떠오른 해는

일출시작 3분만에 완전한 제 모습을 갖춘다.

예전 지리산,팔공산에 이어 오랫만에 제대로 된 일출을 본셈이다.


정상에서 오래 있기에는 무리 일것 같아 지척에 있는 가야산 주봉 상왕봉을 눈요기로 대신하고 내려선다.

동쪽 암벽을 타고 황금색 아침햇살이 찬란하다.

하염없이 불어대던 바람도  붉은 햇살아래 기운을 잃고 점점 세력이 약해지더니 어느 골짜기로 숨어 버렸는지

고요함이 흐른다.

내려오는 발걸음이 가볍다.

늘 고생끝에 맛보는 산행의 즐거움 그 의미는 내겐 곧 진리다.

"산에 가도 공짜는 없다, 고생하고 노력한 만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음을!

 

 

사진으로 보는 일출 맞이 가야산 풍경 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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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계단 오름길에 본 동쪽 여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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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불봉을 앞에두고 -벌써 카메라 앵글맞추기에 바쁜 정상부 찍사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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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찍으려 애를 써도 제대로 된 상왕봉 넘어가는 달을 잡지 못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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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은 시간이 흐를수록 짙어가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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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구름 없는 동쪽 하늘- 일출풍경에 대한 예감이 좋으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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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어느 지점에 붉은 기운이 솟으려는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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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조각 구름이 흘러가고 그 아래 붉은 빛이 서서히 올라오고 ▲(7시 33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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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으로 댕겨본 일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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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 시작 3분이 지나자 완전하게 솟은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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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가지 사이로 찬란하게 솟은 새 희망의 새해가 열린 가야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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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온 길을 조망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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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만치 상왕봉의 새해 아침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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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가득 안은 가야산 동남쪽 바위사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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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그루 고목도 추위에 옷을 갈아 입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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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기기대했던것 만큼 상고대는 아니었지만 나뭇가지가 하얗게 옷을 갈아 입고 ▲

 

 

하산길 풍경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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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길 계곡의 얼음 기둥 ▲

 

 

개인적인 사정으로 오랫만에 산행기를 올려 봅니다.

경인년 새해에 산하가족 모두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