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가야산 만물상

산행일 : 2010.7.04 일요일

누구랑 : 산찾사.초록잎새.사노라면.혜진.큰곰.잠보.감산

산행코스 :백운동 주차장~만물상~서장대~서성재~용기골~백운동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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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간 닫혔던 문을 열었단다.

그간 몰래 몰래 도둑질 산행을 해야 했던 꾼들은 물론

새가슴이 벌렁대 침만 꿀꺼덕 삼켜야 했던 소심한 산꾼들도 이젠 

가슴을 펴고 당당히 갈 수가 있단다.

 

사실 여긴

가을이 참 좋은데...

가야산 만물상은 가을이 참 좋은데 뭐라 설명할 수 도 없구.

아님 겨울도 차~암 좋은데..

왜그리 젤 힘겹구 좋지도 않은 한여름에 꾸역 꾸역 몰려 드는지 원~!!!

별 수 없는 그들중 우리도 주말에 그곳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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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토요일 하루종일 비.

일요일 오전부터 맑게 개임 그러나 불완전한 기류로 곳에 따라 소낙비.

일기예보엔 분명 그랬다.

그래서 전날 방콕으로 세월을 보냈다.

그리고....

정원을 초과해서 투산이에 가득 산우들을 싣고 떠났는데..

 

이런~!

우라질~!!!

 

대전을 떠나 추풍령을 넘어서자

보슬비가 소리도 없이 차창을 더럽히나 했더니

김천를 벗어나며 거칠게 쏟아 붓는다.

 

그냥 한두차레 소낙비여~!

 

그러나 그건 나의 염원였고

그 염원은 그저 소망으로 만족해야 했다.

 

산찾사가 간다니

경주의 감산님도 따라 붙어 이미 성주 나들목에서

홀로 모가지 길게 빼구 한나절을 기다려 반갑게 도킹 접속후

백운동 주차장을 들어서는데...

 

허~!!

관리공단 아자씨가 제지를 시킨다.

주차장 만차니께 들어가지 말구 걍~ 적당한곳에 박아 두란다.

오늘 산행이 어떨지 예견되는 징조가 확연히 들어난다.

그렇다구 되돌아 갈 순 없고...

 

산행들머리...

초반부터 밀린다.

힘든 오름길이니 그나마 다행이다.

밀려서 그야말루 떠밀려서 가만 있어두 저절루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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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질퍽하니 진흙탕이다.

암릉은 또 빗물을 흠뻑 먹어 참기름을 발라 놓은 듯 미끌 거린다.

습도는 또 왜그리 높은지...

온몸이 스멀스멀 뭔 벌레가 기어다는 듯 느껴지는건

그게 다 저절로 솟아 흐르는 땀방울이 몸을 타고 흘러 내려 그런거다.

 

자욱한 안개.

그리고 이슬비가 함께 한다.

닥아도 닥아도 성가시게 금방 달라붙는 안경알에 서리김....

따라서 정말 뵈이는게 없다.

뵈는게 없으니 오늘 산찾사는 겁도 없다.

그러니 누가 건들면 클난다.

 

그런디...

저 앞의 저 처자는 뉜가 ?

더워는 죽것는데 보기에도 찜들어 디질것 같은

갑갑한 우의를 디집어 쓰고 스틱 팍팍 찍으며 잘도 올라 가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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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부터

가고싶은 산에 간다고 설레이던

마눌 초록잎새가 쫄딱 비를 맞아 고개를 숙이고 걷고 있다.

 

초록잎새는

비를 맞아야 더 싱그러워 진다카이~

 

그래 그런가 ?

베낭 커버도 없구 우의도 없이

그 빗물을 몽땅 온몸으로 받고는 있는데

저런~! 

내가 보기엔 우찌 그리 추레~해 보이는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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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열걸음을 못간다.

그리고...

정체...

 

그러려니 해도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한다.

 

우이씨~!!!

 

신경질은 내봣자다.

누가 오라구 떠민것두 아니니.

 

다만..

자꾸만 신경을 거슬리는건

내 뒤에 바짝 붙어서 가쁜 숨을 내뿜는

남정네의 숨결에서 풍기는 고약한 냄새다.

지독하다.

빨리 걷는 걸음도 아닌데 왜그리 가쁜 숨을 내쉴까 ?

그넘의 술...

 

요런날은

쭉쭉빵빵 미녀가 달라붙어도 귀찮을 판에

언제 해산할지 모를 남산만한 배를 디립따 들이대구

술 냄새 팍팍 풍기며 대드는 그 남정네를 먼저 보내 주자

그 뒤를 이어 줄줄이 사탕으로 먼저 가겄다구 껴든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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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만큼 왔는지 ?

저게 뭔 바우인지 ?

관심을 접고 나자 사방천지 인간군상들의 모습만 들어 온다.

가만 보니 그것도 재밌다.

그저 오늘은 천태만상의 사람 구경이 최고다.

 

뭐가 그리 좋은지 싱글벙글인 사람.

잔뜩 짜증난 찡그린 얼굴.

금방 터질것 같은 화난 모습.

이도저도 아닌 무심한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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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팀들이

등로를 벗어난 암릉에 자리를 잡았다.

어짜피 서두른다고 될일이 아니니 여유를 부려본다.

 

습도와 수은주가 높으니 목이 마르다.

시원한 맥주 생각이 간절하다.

그런 내 맘을 알았나 ?

사노라면님이 맥주를 꺼낸다.

겨우달려 한테 산에서 먹기좋게 살얼음 동동 뜨는

맥주를 얼리는 비법을 전수 받았단다.

이어서 간식들이 쏟아저 나온다.

참외,수박,토마토, 오이,쑥개떡,송편,찐계란,초코렛,

ㅋㅋㅋㅋ

많이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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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좋았다믄

아마도 저 모습이 내 모습 아닐련지...

미끄러운 암릉의 날등에 올라붙어 내려보는 저 님들의 눈에 뭐가 보일까 ?

 

정답 : 운해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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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1시간 30분을 넘겨

걸어온 거리를 이정표가 알려준다.

 

햐~!

겁나게 걸었다...

아니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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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릉을 앞두고

어느 아줌씨가 퍼졌다.

가픈숨을 몰아 쉬고 얼굴이 햐야게 변했다.

 

그렇게 힘들었나 ?

하긴..

하늘종일 서 있는게 나에겐

정말 힘든 일인데 저분한테도 해당되는 사항은 분명 아닌거 같다.

 

구조대장을 하던

버릇을 못버리고 감산님 그냥 못 지나친다.

옆에서 무대책 방관자로 서있는 남편같은 분께 이래 저래 해주라

지시를 하는데 그분 알아나 듣는건지 ? 

 

조금 더 걷다 보니

이번엔 아자씨가 퍼졌다.

 

우짠일이랴~!!!

몇걸음 걸었다구 그런지 이해가 안된다.

아마도 모르긴 몰라도 평소에 거의 운동이라곤

숨쉬기가 전부인 사람이 37년만에 비경을 개방한다니 찾아온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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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릉을 파고들어

뿌리를 내린 소나무 한그루...

저 척박한 환경에서 저래 굳굳하게 살아 버틴게 참으로 용하다.

오늘같은 날씨가  저 소나무는 최상의 생존조건이 될거다.

일년 열두달 오늘같은 날이 과연 몇날이나 될까 ? 

 

저런 하찮아 뵈는 식물도

힘든 악조건을 견디며 저리 잘 살아 가는데

요즘엔 너무 생명을 경시하는 풍조가 만연한것 같아 한심한 생각이 든다.

우울증이라 했다던데...

문명과학이 발전하고 생활이 편리해 질 수록

함께 어우러저 살아가는 인간미는 더 팍팍해 지는게 사실이다.

 

우리 직장만 봐도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의 합리적인 사고방식과 함께

모든 근무조건이 좋아진것과 반비례로 단체보다는 개인 사생활이

중시되고 존중되다 보니 인간미가 흐르는 함께 어우러짐이 실종된지 오래다.

 

당연한 결과로 현대인은 외로울 수 밖에 없다.

그래도 그게 핑계가 되고 면제부가 될 수는 없는법.

특히나 파급효과가 큰 유명인사는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참 불만이다.

각종 언론에서 떠들어 대는 유명인사의 자살을

단지 동정과 인정으로만 다뤄야 하는지...

 

자살..

그건 동정받을 값어치가 전혀 없다.

그건 참혹하게 죽어서도 비난 받아야 하고 철저하게 외면받아 할 죄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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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틈새

나란히 나란히 푸르른 생명을 들어낸다.

그래서 니들이 더 아름다워 보이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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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쯤 온 걸까 ?

잠깐 꾸물거린 틈을 타

일단의 무리들이 잔뜩 화가 난 표정으로 내 어깨를 밀쳐낸다.

순간...

씽~씽~ 찬바람이 인다.

내가 그리 걸리적 거린것도 아닌데...

결국 그네들도 몇걸음 못가 서 있는건 마찬가지다.

그냥 척~ 봐도 속도산행에 재미를 들린 사람들 같다.

오죽이나 답답할까 ?

그래도 그게 아니쥐~

여러사람 심기 불편하게 만들며 그네들은

그여 사람들을 밀처내며 올라 서는게 보인다.

마치 세상에서 지가 젤로 산을 잘 타는것 처럼 광을 내며...

 

야~ 임마

내가 이래 별 볼일 없어 보여두

지리산 왕복종주를 14시간에 주파한 마라톤 서브3  주자여~

까불구 있어~ 자슥들이.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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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시간이 지났다.

먹을 만한 장소도 없어 그냥 걸었다.

갈림길 서성재에 도착하고 보니 만물상 구간을 통과 하는데 딱 3시간 05분이 소요됐다.

 

햐~!!!

 

내가 지금껏 산행중에서

제일 짧은거리를 가장 오래 걸은걸로 기억될거다.

늦은 점심을 서성재에서 해결후 곧장 용기골로 하산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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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재에서

사람들이 분산돼서 그런지

다행히 용기골은 밀리지 않는다.

당연 내림길은 금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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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과 비에 젖어

솟옷까지 몽땅 젖은몸이 찝찝하다.

그렇다구 아무곳이나 들어가 알탕을 하면 클난다.

그런분껜 요즘엔 얄짤없이 50만원의 알탕비가 고지발부 된단다.

얼마전 대전의 모 산악회 회원 3분이 당했단다.

 

화장실에 들렸다.

옷이나 갈아 입으려고 했는데

 

이게 웬일야~?

 

샤워실이 있다.

다만 물이 가끔 흙탕물이 나오는게 맘에 안든다.

아마 계곡물을 그대로 받아 쓰는 모양이다.

그래도 이게 워디여~!!!

이렇게만 해 준다면야 뭐라 알탕을 하겠나.

특히 여성들 한텐 정말 꼭 필요한 시설이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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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동 주차장을 내려서다 야생화 전시장엘 들렸다.

요모조모 참 잘 가꾸고 꾸몄다.

볼거리가 참 많다.

국립공원이 모두 다 가야산 백운동 지구 같다면 비난 받을일 없을거다.

직원들도 산행을 끝내고 내려가는 산우들께 안녕히 가시라 배꼽인사 까지 하는 친절함까지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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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산행은 어찌보면 최악이다.

그런대도 모두들 즐겁고 화기애애한 산행이 됐다.

악조건 마저 즐길 줄 아는 현명한 산우들이 있어 그랬다.

 

긍정의 힘.

그것이 곧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란걸 다시 느낀 하루다.

짜증으로 일관 됐을 수도 있었던 오늘 산행이나 우리의 산우들은 달랐다.

 

"형님~!"

"운무가 운치가 있어 더 좋네유~"

 

사노라면님의 한마디에

너도 나도 동조를 하며 몽환적 분위기는 물론

산우들과 정담을 더 주고 받을 수 있어 좋다며 정체된 답답증을

금방 풀어 버리는 발상의 전환은 그 모든게 부정이 아닌 긍정의 힘이 아닐지...

 

그런 당신들을 사랑함니다.

함께 해서 행복 했습니다.

감사함니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이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