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계절 자주 찾는 '가산'이지만 설경은 처음이었다.

대구는 겨울에도 자주 비가 내리기때문에 이렇게 아름다운 눈꽃을 만나기는 쉽지않다.

오늘의 설경은 행운이자 축복이었다. 산행내내 마음이 설레었다.

 

 

 

눈꽃속에 파묻힌 가산산성 <중문>

 

 

 

 

'가산'의 명물 <가산바위>

 

 

 

생애 처음 맞이한 설경 '팔공산 속의 가산'

 

 2010. 2. 12. (13:00 ~ 16:30)

 

 진남문주차장-치키봉-할매할매바위-가산-용바위-유선대-중문-가산바위-동문-진남문

  

 

 

 <'가산' 산행안내도 > 

 

 

설 연휴를 앞두고

오전에 업무를 끝내고 점심도 거른 채

산으로 달렸다.

 

사람들은 말한다.

산은 도망가지 않으니 아무때나 가면 된다고..

하지만 나의 생각은 다르다.

 

산은 틈만나면 도망갈 궁리를 한다.

오늘처럼 하얀눈을 뒤집어 쓴 날은 더욱 빨리..

산은 그렇게 나를 유혹한다.

...............

 

 

<진남문>주차장에서 가산가는 길은 두 코스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동문이고, 다른 하나는 치키봉이다. 일단 치기봉으로 코스를 잡았다.

원형으로 원점회귀할 수 있는데다 지루하지 않아서 좋다. 하지만 사람들이

자주 찾지않는 코스라 오늘 같은 날은  길을 찾아 갈지가 의문이다.

 

 

 

주차장에서 휴게정자까지 1.8km구간은

임도길이라 별문제가 없다. 하얀눈이 운 세상을 덮어버린 지금,

정자에서 치키봉까지가 문제다.

 

 

 

 

 수 많은 언어들의 속삭임..

 

 

 

모난 바위도 눈을 맞으면 이렇게 둥글고 부드럽게 변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정자를 지나자 앞서 간 산객의 발자국이 선명하다.

다행이다. 눈은 7~8정도 쌓인 것 같다. 간간이 눈발이 날리지만 

산객의 족적은 금방 올라간듯 뚜렸하다.

 

 

 

 

 

 

 

 

주 능선에 올라설 때까지 발자국은 한 번도

흐트러진적이 없었다. 길을 찾는다고 우왕좌왕 한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정확하게 길을 짚어 올라온 것을 보면 분명히 예사 산님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어쨋든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다.

 

 

 

 

 

주 능선에 올라서니 발자국은 좌측 가산방향으로 이어져 있고

어서오라는듯 걸음을 재촉한다. 나무들은 하얀 눈을 뒤집어쓰고 앞 다투어 꽃을 피웠다.

눈꽃과 서리꽃이 서로 어울려 반긴다. 기대이상의 행운이 아닌가 싶다.

가산에서 이러한 설경을 보게될 줄 어찌 알았으랴..

 

  

 

 

<치키봉(756m) 삼각점>

 

배낭없이 오르니 정자에서 30분정도 걸렸다.

주능선인 치키봉에서 가산-가산바위로 이어지는 구간은

팔공기맥이 지나는 마루금이기도 하다.

 

 

 

 

 

 

 

 

 

 

 

 

 

 

 

 

 

 

전망대에 올라섰지만 눈발이 날려서 조망은 희미하다.

 

 

 

 

 

 

 

봄이면 생강나무가 노란꽃을 피워 반겨주는 <할매할배바위>

오늘은 눈꽃이 그자리를 대신해 반긴다.

 

 

 

 

 

 

 

 

 

 

  

 

 

비밀통로로 이용되던 <암문>

 

 

 

 

 

선등자의 발자국은 어서따라오라며 재촉하고..

 

 

 

 

흩날리던 눈이 돌위로 소복히 내려앉았다.

어떻게 이렇게 더도 덜도 없이 골고루 내려앉을 수 있을까? 아마 자연의

손길보다 더 정직하고 정확한 저울은 없을 것이다.

 

 

 

 

 

 

 

 

 

 

'사랑합니다.' 모든이를 위한 메세지..

 

 

 

 

팔공산 속의 <가산> 정상

 

 

 

 

 

 

 

 <용바위>

 

 

 

 

유선대 가는 길..  이럴 수가..  발자국이 없다.

 

 

 

 

  

 

 

사람의 흔적이란 찾을 수 없는 <유선대>

신선들이 즐겨 놀다가는 곳이란다. 신비스럽도록 깨끗하다.

하긴, 신선이 발자국을 남길리가 없지..

 

 

 

   

유선대에서 바라본 용바위

 

  

 

 

<유선대의 기암>

 

 

 

'유선대'에 올라서면 누구든 신선이 된다. 

 

 

 

 

유선대에서 중문 가는 길은 온통 하얀 꽃터널이다.

 

 

 

 

낙엽송이 이렇게 아름다워보이긴 처음이다.

 

 

 

 

가산산성 중문은  마치 눈꽃속에 파묻힌 느낌이다.

 

 

 

 

단풍나무에도 꽃이 피고..

 

 

 

 

졸참나무에도..

 

 

 

 

<가산바위 안내문>

 

 

 

 

가산바위는 약 80평정도의 평평한 바위로 가산산성 내성 가운데에 있다.

통일신라시대 도선이 지기를 잡기위해 바위구멍안에 쇠로 만든 소와 말의 형상을

묻었다는 전설이 전하는 가산바위, 발아래는 구안국도가 시야에 들어오고

맑은 날은 대구시가지와 비슬산이 조망된다. 

 

 

 

 

 

 

 

 

 

 

 

 

 

 

 

 

 

 

 

 

 

 

 

 

 

지난해 봄

이곳에는 복수초가 지천으로 피었었다.

금방이라도 노란손을 흔들며 불쑥 튀어나올 것만 같다.

환한 웃음 지으며..

 

 

 

 

이렇게.. 

 

 

 

 

<동문>

 

 

동문을 빠져나와 산님들의 웅성거리는 소리를 들으니 퍼득

정신이 든다. 그제야 다리가 아프고 배고픔이 느껴지는 것을 보면그동안 나는 어디있었을까..

그곳은 아마 무릉도원이었는지도 모른다. 신선들이 노는 성안에 갇혔다가 빠져나오는 기분이랄까.

얼른 주차장으로 내려가서 포장마차의 따뜻한 오뎅이나 먹어야지...

 

 

 

ㅡ 끝 ㅡ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