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산행일시: 2005년 7월 2일 토요일

2.산행지 : 천안 광덕산

3.산행인원: 홀로산행

4.산행시간기록: (산행시간: 3시간20분)


07:45 서울-천안역 행 전철 승차

09:40 천안역 도착(1시간 55분 소요)

10:00 610번 버스 승차

10:40 광덕사 주차장 도착

10:50 산행 시작

10:55 광덕사, 호두나무 구경

10:59 산지정화보호구역 표지판

11:00 광덕산 정상길 표지판 시작

11:08 헬기장 갈림길(헬기장↑ 장군바위→)

11:22 장군바위 갈림길(장군바위 ↑ 안산 가는 길→)

12:00 장군바위 도착(정상←1.2km)

12:11 능선길 6지점

12:36 정상 도착

13:19 헬기장 도착

13:38 공터 도착

14:02 등산로 시작지점 원점회귀

14:04 안양암 극락전 구경

14:10 주차장 도착

14:30 천안역행 버스 611번 승차(해수마을 까지 갔다가 주차장에 되돌아오는 경로임)

15:10 천안역 도착


5.산행날씨 : 흐리고 이슬비, 온도 25도-30도

6.산행경로와 고도표 (도상거리 6.4km)

 


천안 광덕산은 금북정맥에 속한 산이다. 남쪽으로 금북정맥이 길게 이어지고, 북으로 만경산, 태화산을 거느리며 긴 산줄기를 이루고 있다. 즉, 차령(車嶺) ~ 쌍령(雙嶺) ~ 광덕산(廣德山) ~ 각흘치(角屹峙) ~ 송악(松岳)으로 이어지는 뫼줄기가 면면하게 이어지는 근교산행의 명소가 되고 있다. 또한 바위가 드문 육산으로서 산록엔 광덕사가 있고 정상에서는 남서방향으로 높은 오서산 능선이 펼쳐지고 서쪽으로는 내포평야와 가야산 줄기가 뚜렷하다. 광덕산은 천안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옛부터 산이 크고 豊厚하여 덕이 있는 산이라 광덕산이라고 이름이 지어졌다. 또 나라에 전란이 일어나거나 불길한 일이 있으면 산이 운다는 전설이 전해져 온다. 광덕산 부근에서 생산한 호두는 껍질이 얇고 알이 꽉 차서 천안시의 대표적인 명산물이다. 한국의 산하에서 시산제를 지냈다는 이 산에는 잣나무 군락지, 장군바위, 강당사 등의 볼거리와 고려사경(보물 390호)·광덕사 대웅전(충남문화재자료 246호)·광덕사 삼층석탑(충남유형문화재 120호) 등의 문화재가 있고, 이밖에도 호도나무 전래비와

조선시대 기생 김부용의 묘가 있다.

 

 

김부용은 조선시대 평안도 가난한 선비의 무남독녀로서 재색을 겸비하여 10살 때 사서삼경을 통달하여 시서화에 능하였다고 한다. 운초(雲楚)라고 호을 짓고19세 때 만난 평양감사 김이양과 마음을 나누는 교제를 했다는데, 60의 나이를 격하여 이루어진 사랑은 남여간의 사랑이기보다는 파트론(patron)으로서의 종자기와 백아의 고사를 생각하게 한다. 운초가 김이양과 교류를 하며 남긴 시로서는 먼저 김이양이 한양으로 부임을 하면서 애절한 이별의 감성을 노래한 시로서 이 계절에 어울리는 한시가 있다.


<빗소리를 들으며 (雨中書懷) 〉


한번 서울로 떠나 이별하니 생각은 하염없고 (一別成都惱遠思)

뜰 꽃은 떨어져서 비 내리듯 하는구나 (庭花如雨滴 )

처마 밑 까치 소리에 어린 꿈 깨고보니 ( 鵲數聲 罷夢)

꿈에 본 길 희미하게 실낱처럼 떠오른다 (夢中歸路細如絲)


봄바람은 화창하게 불어오고 (春風忽 蕩)

서산에는 또 하루 해가 저문다 (山日又黃昏)

오늘도 님 소식은 끝내 없건만 (亦如終不至)

그래도 아쉬워 문을 못 닫소 (猶自惜關門)


실버들 휘늘어진 창에 기대어 (垂楊深處倚窓開)

님 없는 집에는 이끼만 낀다 (小院無人長綠苔)

주렴 밖엔 봄바람이 절로 불어와 (簾外時開風自起)

님 오시나 속은 게 그 몇 번인고 (幾回錯誤故人來)


김이양이 관직에 물러나 운초와 한양에서 지내다 92세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 운초의 나이가 33세였는데 그때 심정을 노래한 시로서는


풍류와 기개는 호산의 주인 (風流氣槪湖山主)

경술과 문장은 재상의 기틀 (經術文章宰相材)

십오 년 정든 님 오늘의 눈물 (十五年來今日流)

끊어진 우리 인연 누가 다시 이어줄고 (峨洋一斷復誰栽)


가 있다. 운초는 16년을 더 살다가 어느 날 꿈속에서 님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읊은 시가


20년간 그리던 님을 이제사 꿈에 보니 (二十年前夢裡人)

서로간 상대하니 백발이 새로 났네 (海天相對白頭新)

이제라도 헤어진다면 서러워 말고 (從此無心傷歲暮)

잔 들어 담소하며 봄을 보내소서 (一樽談笑別生春)


그렇게 살다가 임종이 가까워지자 주변 사람에게 말하기를


'내가 죽거든 대감마님이 계시는 태화산(광덕산의 다른 이름) 기슭에 묻어주오'라고 유언했다는 사연이 깃들어 있다.


비 내릴 것 같은 꾸물꾸물한 날씨를 무릅쓰고 떠나는 아침, 서울역에서 탄 전철은 급행이 아니라서 한없이 더디 가는 것 같았고, 거의 2시간 만에 천안역에 도착했다. 산행안내대로 역앞 버스정류장에서 600번대로 시작되는 버스를 기다려 타고 광덕면으로 들어서니 길은 풍세천이라 불리는 하천을 따라 이어진다. 풍세천을 사이에 두고 북쪽과 남쪽으로 산줄기가 평행선을 긋는다. 광덕사주차장에 도착하니 어느 정도 등산객이 있을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한가롭기만 했다. 산행지도를 보니 지형지물이 주위 표지판과 달라 입구의 등산용품점에 들러 물어보니 내가 가진 지도는 온양 쪽의 강당사 방향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지도이고, 이곳은 반대편인 천안방향에서 시작하는 산행지라고 일러준다. 하여 gps 경로를 쓰지 못하고 표지판에 의존하여 산행하는 것으로 날씨를 감안하여 광덕사 주차장 → 안산 → 장군바위 → 광덕산→  헬기장 → 주차장으로 이어진 원점회귀로 최대한 빠른 시간내에 마치기로 작정하였다.


 광덕사 표지판이 있는 오른쪽 골짜기로 조금 올라가니 일주문이 보이고 일주문에는 '태화산 광덕사(泰華山 廣德寺)'라 쓰인 현액이 걸려 있다. 광덕사는 광덕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을 뿐만 아니라 높이에 있어서도 태화산(456m) 보다 200m 이상 높은데 절 이름 앞에 광덕산이 아닌 태화산을 쓰고 있는 것이다. 태화산을 광덕산의 母山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광덕사 가람이 오른쪽 산록 자락에 커다란 호두나무와 함께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 슬몃 보인다. 조금 더 가니 오른쪽 산기슭에 김부용 묘로 가는 길이 보이지만 소요시간이나 거리를 알 수 없어 다음 기회를 보기로 하고 내쳐 광덕사로 올라간다.  광덕사는 서기 637년 선덕여왕 때에 자장율사가 창건하였고 진산조사에게 부처님 사리, 치아, 가사, 화엄경 등을 주고 새로운 도량을 열어 이를 봉안하도록 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자장율사와 진산조사 사이에는 200년의 세월이 격하여 있는데 시간여행을 한 것인지 의문스럽기만 하다. 임진왜란때 많은 암자들이 불타버린 것을 선조때 희묵스님이 중건했다고 한다. 현재 대웅전, 천불전, 명부전, 범종각, 적선당, 좌광당, 보화루, 일주문, 화장교등은 1974-85년 사이에 지어진 건축물들이다. 천안의 명물 호두나무가 광덕사로 들어가는 중생을 부처의 세계로 인도하니 보화루를 통과하여 절 마당에 들어서자  아담한 광덕사가 반긴다.

대웅전 뒷편 산비탈의 느티나무가 처연해보였고....... 경내에서는 한참 설법중인지 마이크 소리가 울려퍼져 산사의 정적을 깨뜨리고 있었고, 절 입구 극락교 옆으로 나있는 등산로 입구를 지나  장군바위 코스로 진행하였다.



 약 10분만에 헬기장 갈림길이 보이고 장군바위 갈림길로 계속 오르니 부지런한 등산객들이 계속 하산하고 있지만

꽃과 나방이

 

안산 갈림길을 지나 계속 올라간다.

안산 갈림길에서

 

왼쪽 계곡에서는 제법 우렁찬 물소리가 들리고, 땀흘리며 올라가니 약 1시간만에 장군바위에 도착한다. 장군바위는 巨巖위에 작은 바위가 얹혀져 장군처럼 보이는 바위이다. 장군바위에서 전후좌우로 길이 나뉜다. 여기는 부용묘까지는 2.2km, 광덕사까지는 2.8km, 광덕리 버스정류장까지는 3.0km, 장군약수터까지는 300m, 강당리 버스 정류장까지는 3.5km이다. 장군바위전설을 보니 “옛날 허약한 젊은이가 깊은 산속을 헤매다 기아와 갈증으로 사경에 이르렀는데 어느 곳에선지 물소리가 들려와 소리나는 곳을 향해 가보았더니 큰 바위밑에 물이 뚝뚝 떨어져 신기하게 여겨 손을 물을 받아 먹었더니 그 물을 먹고 얼마되지 않아 몸이 마치 장군처럼 우람하게 변하여 장군바위라 칭하였다”고! 여기에서 잠시 쉬었다가 정상 능선길로 산행을 잇는다.


정상까지 1.2km 정도의 능선길의 樹種은 떡갈나무 계열이 태반이다. 오늘은 조망을 볼수 없어 그저 숲길만 완상하며 걸어간다.

떡갈나무에 붙은 달팽이 한 마리

 

 아산시 송악면 강당리에서 올라오는 길이 보이고 동북쪽 능선으로 내려서는 길도 있다. 정상에 이르니 습기찬 바람이 몰려오고 꽤 많은 등산객들이 올라와 있다.

희뿌연 날씨 앞에서는 전망이 좋다는 말도 무색하여, 서쪽으로 예당평야와 가야산(678m)이 윤곽도 찾아볼 수가 없고 남서쪽의 홍성 오서산, 남동쪽 공주 계룡산의 모습도 그저 맘속에 있을 뿐이다. 북동으로 부드러운 곡선을 이루며 뻗어나가는 望京山까지의 산줄기와 북쪽으로 뫼산(山)자 모양을 한 설화산(441m)도 종주코스로 유명하다던데 오늘은 뿌연 운무사이로 바라만 볼 뿐이다. 여기에서 북쪽 비탈을 타고 내려가면 강당리로 하산하게 된다. 조선 숙종 때 외암 이간이 후학을 가르친 강당(講堂)이 있던 곳이라 하여 강당리라 부르는 마을이다. 그 강당은 대원군이 섭정을 할 때 서원철폐령이 떨어지자 공주 마곡사의 불상을 업어다가 사찰로 가장하여 살아남은 것이 강당사가 되었다고 한다.


강당리에서 3km 정도 내려가면 외암리 민속마을이다. 설화산 남서쪽 자락에 자리잡은 외암리 민속마을은 참판댁·송화댁·영암댁으로 불리는 양반들이 살던 기와집에서부터 평민들이나 노비들이 살던 초가집들까지 옹기종기 어깨를 맞대고 모여 있다는데.........


헬기장 밑에 내려서 두개의 빗돌 앞에서 점심을 먹고 헬기장 길로 내려온다. 상당한 급경사고 산에 오를 대, 이곳을 택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싶었다. 능선길에는 간간이 바람이 불고, 여름철 산행지로서 추천할 만 하다 싶었다.


헬기장에서 안부로 내려가는 길은 작년 5월에 올랐던 소백산 희방사에서 깔딱고개로 올라가는 길만큼이나 가파르다. 바위길이 아닌데도 길 한쪽에 하얀 로프를 매달아 놓았을 정도다. 헬기장 같지도 않은 흔적이 희미한 헬기장에 올라서자 광덕산 정상이 부연 운무와 함께 보인다.


가파른 능선을 내려오니 능선 한가운데 자리잡은 인동 장씨 묘 3기를 만난다. 묘지에 서 보니 문외한이 보기에도 천하의 명당이다. 묘지는 광덕산 정상에서 내려오는 등줄기에 자리잡아 좌청룡 우백호를 이루고 있고, 앞으로는 조망이 트이고 풍세천을 사이에 두고 왼쪽으로 안산이 자리잡았다.

마지막 공터 갈림길에는 산악인의 선서가 비로 서있는 것이 인산적이었고, 울창하고 어둑한 숲길을 내려오니 낙엽사이로 졸졸 샘물이 흘러나와 얼굴을 씻고 음료수 병에 담아둔다.


다시 내려온 등산로 초입은

 

 

일주문 뒤의 420년 된 느티나무를 지나자 최근에 지은 듯한 안양암이 화려한 단청을 한 채 자리잡고 있다. 울긋불긋한 단청에 싸인 안양암은 화려하되 고풍스러움이 없어 나그네 발길을 잡기에는 태부족이었고....


일주문을 지나  '호도전래사적비'를 보니 중국이 원산지인 호두는 고려 때 류청신이라는 사람이 씨를 가져와 지금의 천안시 광덕면에 심으면서 번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떨어지는 빗방울을 피하기 위해 주차장앞 가게 앞에 나앉으니 버스 시간표가 눈에 띈다. 해수마을 까지 갔다가 주차장에 되돌아오는 2시 30분행 버스를 기다려 승차하며 산행을 정리한다.



*산행코스

-. 제1코스 : 광덕사 주차장(10분) → 광덕사(1시간 10분) → 광덕산(30분) → 장군바위(1시간) → 망경산(40분) → 수철리 (총소요시간 : 3시간 30분)

-. 제2코스 : 강당리 → 장군바위 → 광덕산 정상

-. 제3코스 : 광덕사 주차장 → 광덕사 → 장군바위 → 광덕산 정상

-. 제4코스 : 광덕사 주차장 → 부용묘 → 장군바위 → 광덕산 정상


*교통

-자가용으로 갈 경우 : 경부고속도로 천안교차로에서 1번 국도를 타고 공주·조치원 쪽으로 17km를 달리다가 행정리 삼거리에 이르러 방향을 오른쪽으로 틀어 11번 지방도로를 따라가면 광덕면 소재지가 나온다. 여기에서 좌회전하여 가면 광덕사 주차장에 다다른다.


-대중교통 : 천안에서 광덕사행 버스는 천안고속버스터미널 앞과 천안역에서 4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천안 출발 첫차 6시, 광덕사 출발 막차 21시 20분)


-. 아산시내에서 강당리까지 가는 시내버스가 있으나 자주 없다. 3.6km 떨어진 외암리 입구까지 가는 시내버스(송악행)는 자주 있다.



태화산 광덕사에 찾아온 이 사연은

一夫에 종사하는 넋을 기림 아닐진대

伯牙와 鍾子期 마냥 伯牙絶鉉 기림이라


희부연 雲霧 속을 숨을 골라 오른 뜻은

갈수록 나태해질 心靈을 추슬러서

肉身이 스러질 날까지 강산을 玩賞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