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종전에 근무했던 곳에서 친구가 전화가 왔습니다.

3월 첫주에 직장동료들과 문경 조령산을 간다고 같이 가자는 연락입니다

별다른 계획이 없었고, 또 같이 가는 동료들도 다들 낮이 익거나 아는사람들이기에

선선히 약속을 했습니다

그런데 당일 승차를 하고 보니,산행지가 바뀌어 있더군요

조령산이 휴식년제로 통제되어 있다고 영월 태화산으로 간다는군요

가보지 못한 산이기에 별다른 마음의 동요없이 동행했습니다.

풍기,단양을 들어가는데 멀리 소백이 보이네요

흰눈을 이고 있는 소백을 보니 잠시 마음이 흔들립니다

겨울이 가고 있다고 생각하니 소백의 칼바람이 갑자기 그립다는 생각입니다.

대구를 출발한지 3시간 남짓 달려서 팔괴초등학교 앞에 내렸습니다.


 

산초입까지는 길이 질척거려서 등산화에 진흙이 달라붙습니다

들머리 출발지점에서 이정표따라 좌측으로 진행합니다.

중간중간 진흙을 털어내지 않으면 진행이 힘들정도입니다.

완만한 경사길이 이어지는 초입에 들어서니 등로는 얼어있고

깨끗한 눈길이 이어집니다

오름길은 별다른 특색없는 그냥 평범한 산인 듯 느껴집니다.

그래도 그리 지겨운길은 아닙니다

양지와 음지를 교대로 밟고 지나갑니다.

급하게 휘어지는 등로가 있는 부드러운 육산입니다.

1시간 남짓 오르다보니 삼거리안부에 도착합니다.

삼거리 안부에서 우측으로 바라보이는 능선에 올라섭니다.

진행방향에서 좌측으로 고씨동굴 내려가는 등로가 희미하게 보입니다

비로소 주변풍광이 조망됩니다

  

  

  

 

태화산은 능선길이 일품입니다.

삼거리안부에서 부터는 내내 부드러운 남한강이 따라다닙니다.

강 이편저편에는 금모래가 반짝이고

아름드리 노송가지 사이로 아스라이 내려다 보이는 남한강은

또다른 산과 하늘이 잠겨 봄햇살에 졸고 있습니다

  

  

  

 

오후가 되면 북사면의 나목사이를 봄햇살이 질기게 파고들며

긴그림자를 만들고

능선길은 이리저리 휘어지며 봄과 겨울을 넘나들고 있습니다

저도 같이 봄과 겨울을 넘나들고 있습니다.

 

  

  

 

올망졸망한 봉오리들을 몇 번인가 넘고

봄과 겨울을 몇 번이나 지나 정상에 도착합니다.

삼각점을 중심으로 강원도 영월군과 충북 단양군이 따로 새운

정상석이 이채롭게 머리를 말리고

긴그림자가 때로는 외롭기도 합니다.

  

  

  

  

하산은 충북 영춘쪽입니다

태화산은 아주 아름다운 하산길을 가지고 있습니다.

산허리를 빙둘러서 조성해놓은 등반로는

낙엽송 군락을 지나 잘생긴 솔숲사이를 거닐면

어느순간 다가온 남한강...

늦은햇살에 비친 잔물결은 은비늘처럼 눈부시고

바쁠 것 없는 걸음은

오늘 하루 충분하게 행복합니다.

도로에 내려서기 직전 유난히 눈에 띄는 새싹이 있었습니다.

손으로 살짝 만져보았습니다

금새 초록물이 묻어날 것 같은 여린잎이

흙을 떠밀고 올라오는걸 보니 너무 신기했습니다

새싹옆에 비스듬이 기대어 반쯤 들려있던 작은 돌맹이를

조심스레 치워주고 내려왔습니다.

  

  

  

북벽교에서 바라본 남한강입니다

영월 태화산은 산행이 끝나고 나면 또다른 기쁨을 주는 산입니다

산을 다 내려오면 반기는 남한강이 너무 맑고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