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글 하나 올리며 여러분의 건강을 빕니다...

일죽을 사랑해주신 독자 여러분의 성원에 보답하고

나아가 앞으로 무궁한 발전을 고대하며...

지난달에 다녀온 가평의 연인산 산행기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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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제가 한국철도공사의 여행설계사로 일하게 되어

청량리역에서 근무하며 동시에 홈페이지도 개설하여 운영하오니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다음 카페의 여행 방에서 '맛있는 기차여행'을 찾으시면 됩니다.

cafe.daum.net/korailtour21

그럼 앞으로 많이 사랑해주시고,질책도 많이 해주셔서 늘 깨어있는

사람이 되도록 인도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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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평 연인산(戀人山)의 철쭉

 

해마다 부활하는
사랑의 진한 빛깔 진달래여

 

네 가느다란 꽃술이 바람에 떠는 날
상처 입은 나비의 눈매를 본적이 있니
견딜 길 없는 그리움의 끝을 너는 보았니

 

봄마다 앓아 눕는
우리들의 지병은 사랑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 것도 잡히지 않는다

 

흰 점 흰 구름 스쳐 가는 나의 창가에
왜 사랑의 빛은 이토록 선연한가

 

모질게 먹은 마음도
해 아래 부서지는 꽃가루인데

 

물이 피가 되어 흐르는가
오늘도 다시 피는
눈물의 진한 빛깔 진달래여

 

수녀 시인 이해인님의 진달래 시를 읊으며 오르고 싶은 산이 연인산이다.

 해마다 5월이면 고산지대에 피는 진달래와 산철쭉은 우리나라 들꽃의 대명사다.
그런데 왜 연인산인가? 연인산에는 무엇이 있는가? 가평군에서 1999년 일반에 공모하여 우목봉이란

명지산의 한 봉우리를 개발하면서 생겨 난 이름이다. 가평군에서 연인산 정상에 산철쭉과 야생화를

 심어 놓아 해마다 장관을 이룬다.

'연인산--사랑과 소망이 이루어지는 곳'이란 명명석이 서 있는 정상은 1068m로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북면과 하면 경계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은 깊은 강원도 산골처럼 오지중의 오지였는데 최근에 지자체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개발 붐이 일어나 널리 알려진 산이다. 하루 아침에 눈을 떠보니 유명인이 되었다는

 전설의 고향, 연인산은 워낙 산이 깊고 높아 전문 등산인이 아니면 접근하기 힘든 코스였는데 지금은

사시사철 수많은 인파가 찾아오는 명산이 되었다.

 

서울에서 2시간 거리에 산철쭉을 구경하려면 연인산으로 가야 한다. 

사랑하는 여인의 속살을 이렇게 표현할까...

연하디 연한 꽃잎, 만지면 툭하고 떨어질 것만 같은 꽃술,

하얀 면사포를 쓴 신부처럼 고개를 숙이고 수줍어한다.

진달래과 진달래목에 속하는 철쭉은 연분홍 색과 흰색이 주류를 이룬다.

대부분 하얀색에 가까운 꽃잎으로 남쪽의 지리산, 황매산의 붉은 색과는 전혀 다르며

키는 2m이상이나 자라 하늘을 가릴 정도다.

장수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2km의 자연적인 철쭉 터널은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진풍경이다.
사랑하는 연인끼리 소망을 이루려면 이 곳을 찾으면 쉽게 성사된다는 은밀한 메시지를 전하는

연인산은 여러 개의 등산코스가 있어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다.
현재까지 모두 6개의 등산로가 있는데 백둔리---자연학교---산판도로---장수고개---장수능선---

장수봉---정상---우정봉---우정능선---우정고개---마일리(국수당) 종주코스는 16km로 6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대개는 가평읍 북면 백둔리에서 출발해서 우측 소망능선을 거쳐 정상에 오른 후

청풍능선 또는 장수능선으로 하산하거나, 반대편 현리방향 마일리에서 출발, 우정고개를 거쳐 좌측

우정능선을 밟고 올라갔다가 원점 회귀한다. 왕복 약 4,5시간이 소요된다.
그밖에 승안리 용추구곡으로 오르는 두 개의 코스가 있으나, 너무 길고 멀어서 웬만한 전문인이

아니면 길을 잃기 쉽다. 최소한 왕복 7,8시간 소요된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북쪽으로 명지산(1267m)과 화악산(1468m)이 우뚝 서 있고, 동쪽으로는 수덕산과

 북배산, 가덕산, 몽덕산 산줄기가 보이며, 서편으로 국망봉과 강씨봉, 길매봉, 운악산이 산군을 이룬다.

 남으로는 매봉과 칼봉산, 깃대봉, 대금산, 불기산, 청우산이 길게 뻗어 있다.

 

요즘은 등산 매니아들이 많아 하루에 3,4개의 산을 종주하는 전문산악회도 생겼다.

이들은 산을 오르는 게 아니고 산을 달리는 사람들이다. 보통 하루에 20km이상을 타야 직성이 풀린다고 한다.

 명지산과 연인산,백둔봉 종주코스는 이들의 단골코스다.

연인산은 바위가 없는 육산으로 비교적 넓고 편편하며 그리 어렵지는 않지만 워낙 등치가 커서

한편으로 길고 지루하기도 하다. 하지만 등산의 묘미는 힘들게 올라야 뒷맛이 더 기가 막힌 게 아닌가..

. 초보자라 해도 가다가 힘들면 쉬어가는 요령만 터득한다면 아무리 태산이 높다 해도 못 오를 산이 없다. 

연인산에는 용추구곡, 백둔계곡, 연인계곡, 명지계곡, 국수당계곡 등 맑고 청정한 계류가 많아 한여름에도

하얀 안개가 피어오를 정도로 시원하고 상쾌하다.

 

가평군이 자랑하는 8경의 하나인 용추구곡은 바로 연인산과 칼봉산이 발원지가 되어 승안리까지

12km가 넘는 옥수계곡을 이루며 , 그 속에 갖가지 기암괴석이 즐비하다. 와룡추를 비롯해서 무송암,

탁령쇠,고실탄,일사대,추월담, 청풍협,귀유연,농완개 등 아름다운 비경이 숨어 있다.

 

계절이 제철이니 연인산의 자랑을 하나 더 보태보자.

 아줌마들의 귀가 번쩍 트이는 산나물의 고장이 여기다. 옥수수, 잣과 산나물을 먹으며 화전민들이 살던

곳이라 제철이 되면 이름 모를 야생화가 만개하고, 양지 쪽엔 취나물,참나물과 더덕, 머위, 두룹,고사리가

자연 그대로 반긴다. 요즘에는 등산로 주변을 수도 없이 지나가면서 싹쓸이를 해서  산나물을 찾아볼래야

볼 수 없게 되었지만 10여년전만 해도 사람 지천으로 깔려 있던 오지였다.
 

올해는 가평군에서 하프 산악마라톤대회를 연다고 한다. 약속의 섬에서 도마치고개까지다. 제7회 가평 연인산

들꽃축제에 참석하고 진달래와 철쭉이 만발한 연인산 능선을 실컷 구경하고 나면 벌거벗은 여름도 성큼

코 앞에 다가올 것같다.

 

 

교통편: 자가용

 

   북면 백둔리 가는 길(46번 국도 이용)
        서울--마석--청평--가평--목동--백둔리--자연학교
   하면 마일리 가는 길(46번 국도 이용)
        서울--마석--청평--현리검문소--임초리--현리--마일리

기차편
청량리역에서 경춘선 아침 6시15분--22시30분까지 거의 1시간마다 출발

버스편
가평에서 관내 백둔리방향은 1일 5회 운행, 용추구곡 승안리 방향은 9회 운행함.
 상봉터미널이나 동서울터미널에서 춘천행--가평 가는 시외버스 이용.
마일리코스는 현리에서 1일 4회 운행함.

(ㄲ,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