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立錐)의 여지가 없는 대야산 정상

 

 

                  대야산 정상 오르막의 암벽구간을 올라 능선에 서서 북동쪽으로 바라본 조망

                                              (가운데 흰바위산은 희양산)

 

 


  대야산 개요
 

  경북 문경시와 충북 괴산군의 경계에 위치한 대야산(大耶山, 해발 931m)은 경북과 충북의 도계(道界)를 이루고 속리산 국립공원에 속하며, 산림청에서 선정한 "한국 100명산"에 포함된 산입니다.


  대야산은 급경사 암벽과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화강암벽이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깎아지른 벼랑을 이루며 노송과 고사목이 기암에 뿌리를 박고 있으므로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하며, 동쪽에는 유명한 용추계곡과 선유동계곡을 품고 있어 특히 여름철에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습니다.


  대야산은 백두대간 제12구간(늘재∼은치재) 제23소구간(밀재∼대야산∼버리미기재)에 속해 있으며, 오늘의 산행코스는 북쪽의 버리기미재에서 곰넘이봉과 촛대봉을 경유하여 대야산 정상을 지나 밀재와 고모재를 거쳐 서쪽의 삼송리로 하산하게 됩니다.

 


  버리미기재∼곰넘이봉∼불란치재

 

  더위도 물러간다는 처서(處暑)를 이틀 앞둔 2005년 8월 21일 일요일 아침, 30명의 등산객을 태운 관광버스(목동G산악회 주관)가 충북의 금강산이라고 불리는 쌍곡구곡의 제2경인 소금강을 지나 오늘의 산행들머리인 경북 문경군 가은읍 '버리미기재'에 도착합니다(09:45).


  도로상에 엉거주춤하게 모여 백두대간 종주산행 기념사진을 찍고는 오른쪽 산행리본이 걸려 있는 오솔길로 들어섭니다. 오늘은 다른 사람들보다 서둘러 등산로로 진입했지만 평소 산을 잘 타기로 소문이 나서 산악회 측에서도 안내하기를 포기한 K씨(고교체육교사)와 P씨(68세의 노익장)가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집니다.

 

  등로는 포근한 흙 길이지만 경사도는 매우 급하여 초입부터 다리에 힘이 들어갑니다. 헬기장을 지나자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데 불과 며칠 전 맞았던 끈끈한 바람과는 완연히 다릅니다. 겨드랑이에까지 찬기를 느낄 정도이니 계절은 어김없이 가을을 향해 줄달음을 치는 중입니다.  


  조망이 시원스럽게 펼쳐지는 바위에 도착해 한참을 지체합니다(10:00). 로프가 걸려 있는 하산구간에 다른 산악회 사람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으니 별 도리 없이 조망을 즐기며 차례를 기다립니다. 남서쪽으로는 가야할 대야산 정상이 구름에 걸려 있고 좌우 양편으로는 선유동계곡(선유구곡)이 그림처럼 드러누워 있습니다. 여기서 약 10분간 지체하는 바람에 지금까지 선두로 올랐던 보람도 없이 그만 중간이후 그룹이 되고 맙니다.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대야산 줄기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선유동계곡

 

                                                         전망바위의 조망


  세 개의 로프가 연속적으로 설치된 내리막을 내려서자 다시 로프가 걸린 오르막을 두 번 지난 후 이제는 흙으로 된 긴 오르막이 계속됩니다. 오르면서 뒤돌아보니 백두대간 상의 희양산이 머리꼭대기에 흰 구름 띠를 뒤집어 쓴 채 조용히 앉아 있습니다.

 

                 전망바위를 내려와 뒤돌아 본 로프(산악회 S회장이 

                 등산객들이 하강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음) 

 

                                        곰넘이봉을 오르며 뒤돌아본 경관

 

                        곰넘이봉 능선을 가면서 바라본 선유동계곡


  곰넘이봉(733m)의 바위에는 다른 산악회 소속 한 무리의 등산객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산행기점인 버리미기재의 해발이 450m라고 하므로 기껏해야 300m 정도 밖에 오르지 못하였는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많이 오른 것 같은 기분입니다.


  기다란 능선안부를 지나 다시 오르막 능선에 서니 이번에는 등산로에 '미륵바위'가 버티고 서 있습니다. 바위의 생긴 모습이 참으로 희한합니다. 미륵바위 뒤로는 대야산의 정상이 청명한 하늘아래 우뚝 서 있습니다.           

   
  미륵바위를 왼쪽으로 돌아서니 급경사 내리막에 또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10:50). 무려 10분을 기다려 로프를 잡고 내려선 후 부드러운 능선안부를 지나 잡초가 무성한 헬기장을 통과하자 '불란치재'에 도착합니다(11:10).

 

                                                          미륵바위

 

                                           미륵바위에서 바라본 대야산 정상

 

                                                 미륵바위와 대야산의 조화

 


  불란치재∼촛대봉∼대야산

 

  불란치재에서 부드러운 길을 한참 가다가 된비알을 치고 오르니 촛대봉(671m)입니다(11:21). 이정표를 보니 촛대봉에서 대야산 정상까지는 1시간 30분, 버리미기재까지는 1시간 20분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대야산 정상이 바로 맞은 편에 빤히 바라보여 손에 잡힐 듯한데 얼마나 오르막길이 험하면 그토록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면서 은근히 걱정을 합니다.

 

                                                        촛대봉 이정표

 

                              촛대봉에서 내려서는 길에 바라본 선유동계곡

 

                                                 안부(촛대재)의 이정표

 

                                 대야산 정상을 오르며 뒤돌아본 촛대봉(방금 하산한 길)


  그런데 촛대봉에서 네 번의 연속적인 로프구간을 내려와 도착한 안부(촛대재)에 정상까지 1시간이 소요된다는 이정표가 서 있는 것을 보고는 쓴웃음을 짓습니다. 이정표상으로 30분이 소요된다는 거리를 실제로 10분만에 내려왔으니 하는 말입니다.


  이곳에서 정상으로 향하는 길의 경사도는 매우 급하지만 오름 길은 흙으로 되어 있어 바위산의 면모를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이며, 이렇게 좋은 길이 정상까지 연결되어 있을 것이라는 착각에 빠집니다.


  그러나 비교적 쉬운 길이 이리저리 이어지던 산길은 드디어 급경사 오르막 바위구간(약 100미터)을 만나게 되고 이곳에 줄지어 선 사람들이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사태에 직면합니다. 사람들은 단풍철 설악산의 이름난 등산로보다도 더 많이 기다린다고 불평합니다.

 

                                 100여 미터 암벽 구간에서 기다리는 사람들

 

  오랫동안 기다리다 첫 번째 로프를 잡고 올라 왼쪽으로 이동해 두 번째 로프를 잡고 오르니 그야말로 오늘 산행 중 가장 힘든 긴 로프구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로프는 산행경험이 부족한 사람은 함부로 도전하기가 매우 어려운 난구간입니다.


  세 번의 로프구간을 통과하는 데 기다린 시간이 무려 30분이라  정상에 오르니(12:53) 정말 촛대봉에서 출발한지 1시간 32분이 지났습니다. 정상 턱밑에서 기다리는 시간까지 감안해 시간을 예측했다고는 믿어지지 않지만 이런 것을 두고 우연의 일치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입추의 여지없는 대야산 정상 

 

  세 번째 로프를 잡고 올라와 정상을 바라보니 사람들이 빽빽이 들어차 있습니다. 평소의 버릇대로 사람들이 운집한 정상의 표석을 찾아 어렵사리 기념사진을 한 장 찍습니다.

 

                                       대야산 정상에 운집한 등산객들

 

                                           대야산 정상표석

 


  이제 고개를 들어 사방팔방으로 터지는 조망을 감상합니다. 북동쪽으로는 지나온 촛대봉너머 백두대간 길의 장성봉(916m)과 구왕봉(898m) 그리고 화가가 흰 물감을 뿌려 놓은 것 같은 거대한 바위봉인 희양산(998m) 및 백화산(1,064m)의 모습이 선명하며 그 뒤의 조령산(1,026m)과 월악산(1,094m)은 구름띠에 가려져 있습니다.

 

  또한 남쪽으로는 백두대간 길의 조항산(954m)과 장쾌한 속리산의 주능선, 동남쪽으로는 둔덕산(970m), 서쪽으로는 중대봉(848m)이 수려한 산세를 뽐내고 있습니다. 특히 장마가 그친 이후 구름이 약간 끼여 있는 가운데 시계(視界)가 넓어 대야산을 중심으로 켜켜이 펼쳐지는 산그리메를 선명하게 조망할 수 있음은 힘든 다리품을 팔아 정상에 오른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입니다.

 

                        정상에서 바라본 북동쪽 조망(희양산이 선명하게 보임)

 

                                                        가야할 능선

 

                                                        정상의 조망

 

                                                끝없이 이어진 산그리메

 

                      오른쪽으로 보이는 가야할 능선(맨 뒤의 산은 대간길의 조항산)

 

                                 가야할 능선 뒤로 아스라이 보이는 속리산 주능선

 

                        가야할 능선(오른쪽), 중앙은 둔덕산, 오른쪽 뒤는 조항산

 

                                                대야산 중대봉(오른쪽 뒤)


  이러한 특권을 오래 간직하려고 끝없이 펼쳐진 풍경을 배경으로 카메라셔터를 부지런히 누릅니다. 예로부터 서투른 초보 산꾼은 산을 카메라에 담고, 진정한 참 산꾼은 산을 가슴에 담는 다는 말이 있지만 이러한 절경을 가슴에 담아두기에는 제 그릇이 너무 작아 문명의 이기인 카메라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당초 산악회에서는 정상에 모여 점심식사를 하기로 하였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식사보다는 오히려 시장 터 같은 정상을 빠져  나가는 것이 더 급한 일이라 사방을 급하게 둘러보고는 중간가이드인 O대장과 좀 더 걸어가다가 적당한 장소에서 식사를 하기로 약속합니다.

 

 


  뜻밖의 해후(邂逅)
               
  정상에서 여러 갈래로 하산길이 갈리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백두대간인 밀재로 가기 위해 능선을 계속 타야 하는 데 남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등산로에는 사람들로 만원이라 교행(交行)을 하기도 힘들 지경입니다.

 

                                          기암을 배경으로 바라본 희양산


  필자가 가야할 길을 조심스럽게 살피고 있는 데 누가 아는 체를 합니다.  
  "펜펜 아니십니까?"


  깜짝 놀라 소리나는 쪽을 쳐다보니 매우 건장하게 보이는 미남형의 중년신사가 미소 띤 얼굴로 필자를 쳐다봅니다.
  "예, 그런데요. 실례지만 누구시지요?"
  "예, 저는 오케이마운틴 까페 '체리부부' 회원인「전주김」입니다."
  "아이고, 반갑습니다. 그런데 제 얼굴을 어떻게 알아보셨나요?"
  "까페에 게재된 사진을 보고 기억이 났습니다."


  세상은 참으로 좁습니다. 그토록 많은 인파가 붐비는 능선에서 한번도 만난 적이 없는 사람을 사진 몇 번보고 알아본다는 것은 보통 혜안이 아닙니다. 전주에서 안내산악회를 따라 산행을 왔다는 전주김(jjk)은 세련된 필치와 깔끔한 사진으로 작성한 산행기를 올려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산꾼입니다.


  온라인에서 교우하던 산우(山友)를 오프라인인 산에서 만났으니 매우 반갑고 또 할 말이 무척 많지만 지나가는 우리 팀 등산객 2명과 합세하기 위해 기념사진을 한 장 찍고는 아쉽게 작별을 고합니다. 필자는 중간그룹과 후미그룹의 사이에 위치해 있어 너무 시간을 지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대야산∼밀재   

   

 「전주김」과 후일을 약속한 후 사람들의 틈을 비집고 능선을 따라 가다가 왼쪽으로 돌아가니 큰 바위 두 개가 등산로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바로 대문바위입니다. 이 바위사이를 빠져나가니  옆에 몇 명이 올라가 앉을 수 있는 바위가 있어 이곳에 자리를 잡고 도시락을 꺼냅니다. 같은 팀의 등산객(2명)과 함께 오순도순 모여 앉아 식사를 하니 밥맛도 나고 아랫배가 든든해집니다.

 

                                               하산하면서 바라본 중대봉

 

                                                    남동쪽의 둔덕산

 

                                                       대야산의 기암

 

                                                    장쾌한 속리산 능선

 

                                             대문바위


  식사를 마칠 즈음 O대장 부부가 도착합니다. 정상에서 내려가다가 같이 식사를 하기로 약속했지만 인파로 인해 만날 수가 없었는데 다시 보니 반갑습니다. 이들은 이미 식사를 했다고 합니다.


  이제부터는 가는 길을 재촉해야 할 때입니다. 로프가 걸려 있는 내리막을 통과한 후 뒤돌아보니 오른쪽으로는 대문바위 그리고 왼쪽으로는 코끼리바위가 있다는 이정표가 걸려 있습니다. 방금 로프를 잡고 내려온 바위가 코끼리바위인지 아니면 고래등 바위인지 모르겠습니다. 계속하여 경사가 급한 길을 내려오니 밀재(701m)입니다(14:13).


  밀재에서 좌측으로 빠지면 유명한 용추계곡으로 이어지며, 오른쪽으로는 희양골의 삼송리로 연결됩니다.   

 

                                                       남쪽 경관

 

                                       뒤돌아본 정상의 능선

 

                                                  대야산 중대봉

 

                  오른쪽의 로프를 잡고 내려와 뒤돌아본 바위

 

                                                       밀재 이정표

 


  밀재∼고모재     

  

  산행개념도를 보면 밀재에서 고모재까지는 세 개의 봉우리를 넘어야 하는 것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능선을 따라 걸어가 보니 험한 길은 한 군데도 없지만 크고 작은 봉우리가 나타났다가는 사라지기를 수 차례 반복합니다.

 

  백두대간 종주가 어려운 이유는 일반산행 같으면 하산을 해야 할 곳에서 하산을  하는 대신 능선을 따라 자신과의 힘겨운 싸움을 계속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흡사 톱날처럼 생긴 속리산 주능선과 서북능선이 깨끗하게 조망되는 바위에 앉아 휴식을 취합니다. 남쪽에 위치한 백두대간상의 조항산(954m)도 손에 잡힐 듯 다가섭니다(15:03).

 

                                        톱날같은 속리산 주능선과 서북능선

 

                                                   남쪽의 조항산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북서쪽 경관


  드디어 능선삼거리에 도착하여 여성 2명이 휴식을 취하는 사이에 배낭을 내려놓고 마귀할멈통시바위방향으로 들어갑니다. 6∼7kg정도의 배낭을 벗어 놓고 걷는데도 발걸음이 날아갈 듯 가볍습니다. 약 100여 미터 안으로 들어가 바위에 올라서니 동쪽 둔덕산(970m)을 중심으로 펼쳐진 조망이 압권입니다(15:31). 눈앞에  내려다보이는 기암군(奇巖群) 속에 이름도 희한한 '마귀할멈통시바위'가 있을 것이지만 그곳까지 접근하는 것은 포기하고 되돌아옵니다.

 

                            마귀할멈통시바위가 있을 법한 기암뒤로 보이는 둔덕산

 

                              구름이 상당히 내려와 있는 북동쪽의 희양산

 

                                            왼쪽 뒤로 보이는 속리산 능선 


  비교적 부드러운 길을 따라 부지런히 내려오는 데 맞은편에서 올라오는 한 두 명의 등산객을 만납니다. 그러다가 등로에 쉬고 있는 한 무리의 등산객을 만났는데 아마도 밀재를 거쳐 하산하는 대간 종주 팀인 것 같습니다. 들머리에 들어선 이후 날 머리에 이르기까지 길섶에 피어 있는 샛노란 원추리가 피로에 지친 등산객의 마음을 하루종일 어루만져 줍니다.   


  사거리 갈림길인 고모재(680m)에 오니 대야산 3.8km, 조항산 1.2km라는 이정표가 걸려있는데(15:53), 왼쪽으로 10m내려선 곳에는 이름도 아름다운 "고모샘(石間水)"이 시원한 물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어렸을 적에 배운 동요처럼 깊은 산 속에 있는 이 옹달샘에는 새벽에 일찍 일어난 토끼가 눈을 비비며 세수하러 왔다가 세수를 하는 대신 물만 먹고 가기에 꼭 알맞은 그런 동화 속의 샘입니다.  

 

                                                          고모재 이정표

 

                                           석간수가 흐르는 고모샘 

 

 

  고모재∼채석장∼삼송리

 

  바위사이에서 흘러나오는 시원한 석간수로 목을 축인 후 오른쪽의 계곡으로 하산합니다. 앞서가는 여성등산객이 예쁘다고 탄성을 지르는 곳에는 백설탕 같은 색깔의 버섯 여러 송이가 머리를 내밀고 있고 그 다음에는 붉은 색의 버섯도 보입니다. 이제부터는 계곡을 끼고 하산길이 이어지니 계곡의 섬돌사이로 흘러내리는 물소리가 심신의 피로를 씻어주는 듯 합니다. 제법 낙차가 큰 규모의 물줄기를 카메라에 담았지만 별로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흰 버섯군

 

                                                         붉은 색 버섯

 

 


  약 30분을 내려온 후 임도를 만나 다리 밑으로 내려가 세수를 하는 데 수질이 좋지 않은 지 땀이 제대로 씻겨지지 않습니다. 1주일 전 청정계곡인 강원도 집다리골에 가서 계곡의 물로 세수를 할 때에는 물이 몸에 닿기만 하여도 땀이 빠진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입니다(16:30).    

                
  지루한 임도를 따라 가노라니 행정당국에서 허가한 채석장이 있습니다. 오른쪽 산의 중턱 위까지 채석을 하느라고 산이 크게 훼손된 모습입니다. 각종 건설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많은 돌이 필요하겠지만 나중에라도 사후관리를 잘해서 겉모습이라도 보기 흉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할 것입니다. 이미 채석장 아래로 흐르는 물은 뿌옇게 변하여 발을 씻기에도 부적당한 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채석장의 모습

 

                                    대야산 중대봉(왼쪽)과 정상(중앙 뒤)


  채석장을 지나 지친 몸으로 임도를 따라 터벅터벅 발걸음을 옮긴지 약 1시간만에 등산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도로(삼송리)에 도착합니다(17:27). 다행히 채석장과는 관계없는 희양골에서 깨끗한 물이 흘러 내려오는 냇가에 들어가 땀을 닦으며 하루의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오늘 산행에 7시간 42분이 소요되었습니다. 지나온 등산코스를 다시 한번 정리하면 버리미기재/곰넘이봉/불란치재/촛대봉/대야산/밀재/881봉/고모재/채석장/삼송리입니다.


  필자는 중간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쉬엄쉬엄 백두대간 종주산행에 참가하고 있어 언제 이 산행을 끝마칠지 모르겠습니다. 또 처음부터 대간을 종주하려는 욕심으로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앞으로 5년이 걸리든 10년이 걸리든 두 다리를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는 대간 탐험을 계속할 것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