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품은 금성산성과 강천산 종주기


언제:05-11-10

누구와:일출님

어디를:금성산성과 강천산종주






외남문인 보국문

<금성산성>
담양군 금성면과 전라북도 순창군의 경계를 이루는 금성산에 위치한 금성산성은 해발 603m이며 담양읍에서 동북쪽으로 약 6km 거리에 있다. 외성은 6,486m, 내성은 859m에 이르며 돌로 쌓은 성이다. 성안에는 곡식 1만 6천 섬이 들어갈 수 있는 군량미 창고가 있었으며 객사, 보국사 등 10여 동의 관아와 군사 시설이 있었으나 동학농민운동 때 건물들이 불타 없어졌다. 동서남북에 각각 4개의 성문터가 있는데 통로 이외에는 사방이 30여m가 넘는 절벽으로 둘러싸여 통행할 수 없게 되어 있다. 금성산의 주봉인 철마봉을 비롯하여 일대의 산지는 경사가 매우 가파르다. 또 주변에 높은 산이 없어 성안을 들여다볼 수 없게 되어 있으며 가운데는 분지로 되어 있어 요새로는 완벽한 지리적 요건을 갖추고 있다. 이 같은 지리적인 특성으로 임진왜란 때는 남원성과 함께 의병의 거점이 되었고 1894년 동학농민운동 때는 치열한 싸움터가 되어 성안의 모든 시설이 불에 탔다. 내성 앞에는 별장(別將)을 지낸 가선대부(嘉善大夫) 국문영(鞠文榮)의 비가 있다. <퍼온글>







외남문인 보국문과 금성산성의 모습들


내 고향 담양.
흔히 담양을 일컬어 죽향(竹鄕), 선비의 고향, 가사문학의 산실, 심지어 우리 나라 메타세쿼이아 고향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지만, 내 고향 담양을 더욱 잊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은 가을의 추월산과 금성산성을 꼽을 수 있다. 가을이 물들 때 담양호를 사이에 두고 서로 시샘하는 추월산과 금성산성을 마주보며 산행하는 진미를 그 누가 알겠느냐 마는, 그래서 오늘은 금성산과 강천산을 일주하기로 맘 먹었습니다.



내남문인 충용문(忠勇門)



노적봉을 오르면서 외남문을

남도의 가을이 자꾸 살 속에 파고드는데, 감정에 무딘 자신은 세월 속에 시간만 죽치고 있으니 산을 좋아하면서도 고향의 산을 쉽게 찾지 못함은 무엇 때문일까? 우리네 사는 세상이 이렇게 바쁘게 돌아가는 현실이 한때는 서글퍼 질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바쁜 일상 중에 이제 가을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이 아니면 또 다시 후회의 터널 속에 일년을 보내야 될 것 같아 배낭을 꾸리며 산행에 나섭니다.





여기 담양댐이 어때요?

M 산악회에서 제공된 버스는 아침부터 만원이었다. 다행이 마이크로버스에 몸을 싣고 떠나면서도 혹시 단풍이 다 져 버리지 않았을까 하는 불안감과 조바심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어제 다녀 왔다는데 산정 아래로는 아직까지 단풍이 유효하다는 말에 안심 해 본다. 어렸을 때 학교에서 이곳까지 한번 소풍 온 기억과 올 9월 이른 아침에 사진 찍기 위해 온 경험이 전부이고 보니 어쩌면 자신이 고향에 대한 관심이 이렇게 없으니 한심한 노릇입니다.





여기 담양댐과 추월산이 선경이죠?

10시40분부터 산행이 시작 되었습니다. 금성산성의 남문을 향하여 오르니 가을 날씨치고는 너무나 덥기도 합니다. 20여분의 된비알을 하고 오르니 벌써 외남문(보국문輔國文)이 우리를 반긴다. 산성 주변에 울긋불긋한 나무들은 볼 수 없지만 그래도 아직은 이 가을을 지키고 있는 몇몇의 단풍을 볼 수 있어 다행입니다. 길쭉하게 뻗은 산성은 외남문(보국문輔國文)을 시작하여 멀리 추월산과 담양호까지 휘 감아 올라 가려는 기세가 등등 합니다.


함께한 일출님:북문에서



이윽고 내남문인 충용문(忠勇門)에 닿습니다. 1994년 성곽복원사업으로 시작한 남문이 아직도 복원의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구나. 팔각지붕으로 펼쳐진 이곳 충용문에서 저 멀리 내 고향 마을의 평야지를 바라 봅니다. 그리고 혹시 무등산이 보일까 조심스럽게 내려다 보는데 그곳까지 시야가 미치지 못합니다. 시간의 여유가 있으면 대청마루에 올라 가을의 시를 읊어보고 싶은 충동이 앞 섭니다.


노적봉을 오르면서 내남문과 어우러진 고향의 평지




서문에서 바라 본 산성과 추월산과 어우러진담양호

동자암으로 갈까?
며칠 전에 방송된 동자암을 지나갈까 망설여 봅니다. 3명의 동자승과 그 부모의 삶을 소개했던 동자 암이길래 그곳에 들러 대화를 나누고 싶은 마음을 다음으로 미루고 산성을 따라 돌기 시작 하였습니다. 노적봉을 향하여 오름은 시작 됩니다. 발 아래로 펼쳐지는 담양호가 마치 굽이굽이 산 허리를 끼고 도는 모습이 푸른 송림과 대비 대는 만상홍엽의 그림자가 호수에 비쳐주는 모습이 이곳까지 전해 오는 것 같습니다.




노적봉에서 독서하는 젊은이(사진위)/보국사를 줌으로

-철마봉에서-
노적봉에서 여유 있게 독서하는 젊은이가 부럽습니다. 우리의 발걸음은 세월의 빠른 만큼이나 빨라지고 있건만 생활의 여유를 찾지 못한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집니다. 이곳 철마봉에서 추월산의 보리암까지 선명하게 보입니다. 우측으로는 동자암이 우리들의 시야에 들어 왔습니다. 담양읍내의 모습도 아련히 보이고 가을 태양에 뿌려진 논 배미의 비닐 하우스가 흰 빛으로 투영되고 있습니다. 가을걷이가 끝이 난 텅 빈 논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과거를 토해 냅니다. 바쁜 일손으로 촌각을 다툴 때 부모님께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 그 시절 소갈머리 없게도 공부해야 한다는 핑계로…...





서문에서

-서문과 북문에서-
이곳 산성의 단풍은 만상홍엽은 아니더라도 생각 보다 더 아름답다. 늘 그랬듯이 모든 일에 항상 정확한 타이밍을 맞출 수 없듯이 가장 적절한 시기의 단풍을 찾는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인간의 눈으로 보는 모습들이 가장 아름답다고 하였듯이 어디 감히 사진으로써 아름다운 단풍을 표현 할 수가 있겠습니까? 산성을 따라 피어있는 현란한 단풍들이 이 가을의 마지막 詩語(시어)를 읊조리게 합니다. 서문은 남문에서 동자암을 거쳐 곧 바로 올라 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쉬운 건 노적봉과 철마봉에서 바라 본 추월산과 담양호의 비경을 볼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을 겁니다.





북문 가는 길에서

-북바위에서-
일행 중에 몇 명은 이곳 북문에서 성낙바위를 거쳐 강천사로 빠집니다. 나와 일출님은 이번 기회에 이곳 산성은 물론이거니와 강천산 일대를 종주하기로 마음 먹었으니 서슴없이 북바위를 향하여 갑니다. 쉼터를 지나 드디어 산성산 정상에 닿습니다. 좌측으로 바라다 보이는 강천산과 우측으로 내리 뻗는 능선상의 산성이 힘차게 도약하는 것 같습니다. 강천산 계곡에서 피어나는 붉은 물결이 이곳 북바위까지 전해 오고 있으며 등 뒤에서 울려 퍼진 추월산 보리암의 목탁소리가 가슴에 와 닿습니다. 운대봉이라고 하는 북바위에 앉아서 사방 팔방으로 펼쳐진 가을의 색채를 보면서 환상으로 歸還(귀환)하고 싶습니다.


산성산 정상에서 바라 본 북바위


담양호와 추월산의 능선



-여기서도 알바는 시작된다.
그 많던 우리 일행들이 어디로 빠졌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동문을 지나 적당한 장소에서 점심을 먹기로 합니다. 혹시 확인하고 싶어서 산객들께 광덕산으로 향하는 길을 묻습니다. 자신 있게 답해주시는 모습에 전혀 의심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점심이라고는 김밥과 약간의 빵과 과일이 전부 입니다. 가리켜준 코스대로 산행은 이어지는데 예상 밖의 길을 걷는 것 같았습니다. 하는 수 없이 되 돌아 오면서 시루봉을 넘어 다시 동문 그 자리로 돌아 옵니다(30여분 알바)


북바위에서 바라 본 시루봉


북바위 능선


북바위 사면의 단풍

-광덕산 30여분의 알바를 해서일까요 아니면 그제부터 오늘까지 3일간 계속 산행하는 후유증에서 일까. 자꾸만 일출님에게로 멀어지는 것 같았다. 조금만 천천히 가자는 소리에 형님이 천천히 가자는 소리는 산행 하면서 이제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거라고 웃음짓는다. 사실 헬기장에서 이곳 광덕산까지 오면서 내심 마음으로 힘든 산행이구나 생각 했었다. 이곳 광덕산은 어느 산과는 매력은 없지만 어차피 호남정맥길인 이곳을 지나야 하며 강천산으로 연결되는 코스이다. 날씨가 오후로 들어서면서부터 갑자기 시야가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짙은 개스층이 우리가 걸어 온 길을 선명하게 부각 시키지는 못하지만 지천에 있는 강천산의 계곡은 더욱더 현실로 다가온다. 우측에 있는 삼선대의 정자에서 시끌벅적한 소리가 이곳 산정까지 전해 온다.




시루봉의 모습들:가까이 다가서서


광덕산 정상에서

구장군폭포를 가기 위해 일부러 신선봉을 멀리하고 소목골로 내려 섭니다. 갑자기 고도를 낮추더니 오늘의 산행의 종착점인 선녀계곡에 닿습니다. 갑자기 불어난 수 많은 사람들 사이에 끼어 땀으로 범벅이 된 자신은 낙엽이 수북이 쌓인 선녀계곡으로 빠지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 아름다운 선남선녀들이 속삭이는 밀어를 훔쳐 들으며 열심히 디카를 들이 댑니다. 이윽고 구장군폭에 닿습니다. 폭포수량이 부족하여 인공으로 퍼 올린 폭포수지만 그런대로 운치는 있어 보였습니다. 이렇게 하여 가슴으로 품어내는 고향의 산천을 바라 보면서 산행을 마칩니다. 그러나 가을의 눈요기는 지금부터 시작이 아닐까요?






선녀계곡과 단풍

갑자기 바삐 움직입니다. 이제부터 시작된 단풍의 현란한 모습을 잡아야 합니다. 가을이면 계곡을 따라 펼쳐진 장관은 적절한 타이밍은 놓쳤지만 개종되지 않은 순수한 토종 단풍인 애기단풍이 늦게까지 피어 있는 모습에 위안을 삼아 봅니다. 삼선대에 올라 신이 빚어놓은 기암절벽과 계곡들, 그리고 원등계곡 안에 들어선 제 2강천호수가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을 구경하고 싶었으나 시간이 제약을 받는구나






현수교(맨위)/구장군폭포(가운데)/사람과 가을(아래)

강천사에 울려 퍼진 독경소리가 은은하게 들려 와야 하는데 수 많은 인파의 행락객 소리에 내 귀를 의심하게 합니다. 계곡으로 몸을 숨기면서 낙엽으로 범벅 된 가을의 敍情(서정)을 노래 합니다. 아~이대로이기를 바랄 뿐입니다. 흐르는 시간이 못내 아쉬워 긴 하품을 내 뿜으면서 시인이 되지 못함을 아쉬워합니다. 그냥 바라볼 뿐…… 읽어 주셔서 감사 합니다.
2005.10. 15.
BLUE MOUNTAIN 전 치 옥 씀.







병풍바위와 폭포 그리고 금강계곡에서

-일정정리.
10:40 산행시작(금성산성 주차장)
11:00 외남문(보국문)
11:15 노적봉.
11:30 철마봉
11:48 서문(남문1.95/담양호7.5/북문0.6)
12:10 북문
12:23 송낙바위
12:30 산성산
12:38 북바위
12:50 동문
13:00~13:15 점심
13:30 시루봉정상
13:40 동문
14:00 헬기장(강천사2.89/구장군폭포1.94/송낙바위3.24)
14:20 광덕산
14:50 선녀계곡
15:00 구 장군폭포(산행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