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노적산-약사산-한봉-벌봉-고골).........................휴식 같은 산행


 

날짜: 2004/08/22(일)

동행: 여여와 마눌 (최원철 안귀여루)

날씨: 흐린 후 보슬비

산행경로

남한산성(광지원)-노적산-약사산-한봉-벌봉-고골


 

산행거리: ?

산행시간(총 4시간)

1430 남한산성(광지원 회춘식당 맞은편 묘지우측계단)

1525 노적산

1545 송전탑

1650 한봉 갈림길

1715 챙성암문

1745 벌봉(15분휴식)

1755 동림사지

1830 고골종점

 


 

 

1.늦어도 산행은 해야지...............

 

일요일 아침에 눈을 뜨니 오늘 산에 갈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오늘 새벽까지 한 술이 좀 과했던 같다. 배낭을 꾸역꾸역 챙기는데 행~오버가 심하다. 하는 수 없이 싸우나로 가 땀을 뺀 다음 집에서 다시 한숨 푹 자고 일어나니 12시가 넘어있다. 일요일 우두커니 뭐하나 싶어 마눌과 간단한 산행을 하기로 한다. 행선지는 저번에 검단-용마-남한산 종주시 극성 모기떼와 새로 산 신발의 통증으로 눈물을 머금고 퇴각한곳 남한산성 노적-약사산 이다.

 

↗노적산 (광지원 남한산성)

 

2.노적산의 들머리는 “강원도막국수집”으로 버전 업

 

30-5번을 타고 산곡초등학교에서 내려 13번 버스로 갈아타고 남한산성 광지원 입구에 내리니 벌써 2시 30분이다. 저번에는 회춘식당을 못 찾아(실제로는 작은 간판 한자를 못 읽어 남한산성 쪽으로 한참 걸어 들어가 신익희 선생 묘소의 오른쪽 길로 노적산을 올랐었다.)요번에는 회춘식당을 반드시 찾고야 말리라하며 벼루고 있었는데 마눌이 금방 회춘식당의 작은 간판을 찾아낸다. 머쓱~ 가만히 보니 이제는 회춘 식당에서 “강원도막국수” 간판으로 바꾸어져있다. 여러 선답자들의 산행기를 버전 업 시킬 수 있게 되어 즐겁다. 노적산 들머리는 “회춘식당” 맞은편에서 “강원도막국수집” 맞은편으로..................

 

 

↗들머리 버전 업 (회춘식당에서 강원도막국수집으로 간판 바뀜)

 

3.알바는 나의 오랜 친구

  

묘지우측으로 올라가니 바로 묘지가 있는 넓은 공터가 나오는데 좌측으로 가야하는지 직진해야하는지 헷갈린다. (이럴 줄 알았으면 선답자 산행기를 좀 더 잘 읽고 올걸.........)직진하여 바로 앞에 있는 산에 붙는 것이 좋다고 여기고 공터에서 직진하여 오르는데 저번 신익희 선생 묘소 우측으로 오르는 가파른 길과 달리 좀 느슨하고 완만하다. 마눌과 함께 산행인데 좀 체면도 있고 그냥 오른다. 아무리 올라도 바로 치고 오르지 않고 계속 산허리를 돌아간다? 30분정도 갔는데 길은 드디어 끊어져 할수 없이 나무가 우거지고 거미줄이 많은 날등을 오른다. “아이구 죽겠다!” 소리가 절로난다. 나무에 찔리고 긁히고 낙옆은 푹푹 밟혀 복숭아뼈 깊이까지 들어가고......... 아마 노적산 이후 사람이 여기로 오르는 건 아무도 없겠거니 라는 생각이 든다. 술 먹고 일요일 좀 집에서 쉬면 어디가 덧나나? 괜히 주독을 뺀다고 핑계를 대며 오후 늦게 이런 산에 와서 마누라를 생고생시키니 나도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타고난 빠꾸(?)가 이렇게 생겨먹었으니 할 수 없지”란 체념 또한 든다. 30분정도 식은땀 비지땀을 흘리며 길없는 날등을 오르니 능선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노적산 정상을 약간 지난  좌측 능선으로 올라온다. 25분정도면 될 거리를 근 1시간이 걸린 것이다. 마눌에게 미안하여 많이 긁혔냐고 물어보니 괜찮다고 말하며 “노적산 약사산은 당신과 인연이 없나봐요”라고 오히려 위로해준다.

  

↗노적산 가파른길 (?)

↗한시간만에 오른 노적산

 

4.약사산을 거쳐 벌봉으로

  

노적산에서 약사산 가는 길은 그야말로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 호젓한 낙엽이 흩어져있는 푹신한 길이다. 작은 오르내림을 반복하니 삼각점이 있는 397봉을 지나고 한봉으로 갈리는 삼거리가 나타난다. 멀지는 않지만 한봉을 들리기에는 너무 늦게 시작한 산행 때문에 시간이 없다. 그대로 지나쳐 조그만 성곽의 돌문을 통과하니 “챙성암문”이란 이정표가 나오고 다시 30분을 끙끙대며 오르니 벌봉쪽과 봉화대쪽으로 갈리는 삼거리에 도달한다.

  

↗약사산거쳐 벌봉가는 호젓한 길

↗고슴도치

↗우산

↗검단산

↗벌봉가는 고개

↗야생화

↗야생화

 

5.남한산의 풍광 제 1봉............. 벌봉

  

남한산(535)에서 벌봉가는 길은 북문이나 서문으로 해서 마천으로 가는 길과는 방향이 다르다. 북쪽으로 400m 정도 가야 벌봉이 나오고 더 직진하면 객산(291)으로 해서 선법사가 나오는 능선길이 고골에 이르게 된다. 저번에 남한산에 와서 어떤 아저씨에게 이 삼거리에서 벌봉이 어떠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 그 아저씨 왈 “벌봉은 별로 볼 것이 없어요” 우리는 그때 아저씨의 말만 믿고 서문쪽으로 해서 마천으로 하산했었다. 그러나 벌 모양과 같이 생겼다해서 벌봉에 도달한 우리는 그 아저씨의 말이 정말 가보지 않고 한말인 것을 알았다.

뾰족한 벌봉 바위에 서니 서쪽으로 관악산 북쪽으로는 수락산 불암산 북한산 도봉산이 한눈에 들어오고 동쪽으로는 천마산 예봉산 검단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있다. 길을 찾을 때 “산에서 믿을 사람 별로 없다”는 나의 경험이 점점 신조가 되어간다.

  

↗벌봉 가는길

↗벌봉의 유래

↗관악산

↗북한산

↗예봉산

↗손바닥크기의 나비? 나방?

 

6.18년 지나고도 극복되지 않는 “시” 자

  

벌봉에 안왔으면 후회할뻔 했다는 마눌의 말에 좀 위로를 받으며 북쪽 객산쪽으로 하산하는데 부슬비까지 내리며 사위가 어둡다. 시부모를 모시고 사는 와이프 입장에선 아이들 둘만 덩그러니 놔두고 일요일 저녁에 저녁밥도 해놓지 못하고 늦게 들어가는 게 걸리는지 얼굴이 편안해 보이지 않는다. 2대독자 외아들에게 시집와 큰 소리 한번 내지 않고 잘 참고 꾸려간 서글서글한 성품의 소유자..................... 18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까지 빨리 귀가하여 저녁을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극복이 안되고 있다고 생각하니 내색은 못하지만 좀 애달프다는 생각이 들고..............오늘 이렇게 늦어지고 있는 것이 못난 내가 길을 제대로 찾지 못해 발생한 일이란 점도 힘든 생각에 한몫 거든다. “시”자 붙은 것은 참 묘하구나란 생각을 하면서 객산쪽의 능선을 더 이상 오르지 못하고 고골쪽으로 바로 하산한다. 고골쪽으로 하산하는 길은    남한산성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길이 아니다. 인적이 거의 없고 수풀이 우거져있다. 구비 구비 작은 등로만 있을 뿐.........................부슬비까지 내리니.........인적이 없는 호젓한 산길이다. 남한산성에 이런 산길이 있다니...............행락인파가 많이 다닌 그런 길이 아니란 점이 우리들의 마음을 그나마 위로해 준다.

  

↗동림사지로 가는 때묻지 않은 길

↗동림사지

↗고골 가는 천연의 산길

↗한떨기

↗나무다리와 폭포

 

7.눈살 찌뿌려지는 계곡의 보신탕집들 
 

조금을 내려오니 콘크리트 포장 도로가 나타나고 남한산성에서 볼수 없는 계곡의 시냇물이 제법 흐른다. 그러나 계곡을 따라 보신탕을 파는 집들이 끊임없이 연달아 나타나는데.................. 나도 보신탕하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사람이고 주위에서 "야만인“ ”몰인정한 놈“ 별의 별소리를 들으며 갖은 핍박과 멸시속에도 즐겨 찾는 음식이지만 이거는 좀 분위기가 아닌 것 같다. 우중충하고 귀신나올 만한 분위기도 분위기지만 자연 훼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보신탕은 꼭 계곡물에서 천막을 쳐 놓고 먹어야하나? ......................쩝.................... 하남시에서 뭐하는지 모르겠다. 개고기 위생상태도 별로일 것은 뻔한일 일테고.........

 

↗고골사거리 꽃밭

 

8.부드러운 분위기조성은 사철탕 집에서

  

포장된 콘크리트도로를 계속 내려오는 느낌이 거칠다. 빗속에 고마우신 분을 만나 태워달라 하여 고골 사거리에 하차한다. 옆에는 계속 능선을 탔으면 선법사로 내려올수 있었던 객산이 보이고 판교 구리간 광암터널위쪽으로 오똑 서있는 금암산도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다. 늦어서 어려워 하는 마눌 대신에 집으로 (시)어머니께 전화를 한다. ”어머니! 시간이 늦어서 에미가 저녁할때까지 기다리실래면 시장하실테니까 아이들데리고 “##사철탕”으로 오세요. 아버님도 같이요“ 추상같이 무서운 시어머니도 아들이 개기는데는 어쩔수 없지.....................................^_^**

 

↗객산


 

↗광암터널 위의 금암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