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산 - 작대산

 

2009. 4. 5.

 

 

IB회 4월 산행은 천주산 진달래 산행이다. 산행 후 목욕과 뒤풀이가 거추장스럽다고 핑게

를 대어 그동안 불참이 잦았지만 그래도 명색이 반질거리는 직책을 맡은지라 꽃같은 미소로

선배님들께 문안을 드릴 기회가 되었다. 

 

 

하지만 산행코스가 짧은데다 그닥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천주산 진달래 군락지에 좋은 봄날

하루를 죄다 투자하고 싶지 않았다. 궁리 끝에 미답지인 작대산을 연계하여 오랫만에 홀로산

행을 추가로 계획했다. 작대산 일대의 지형과 지도를 숙지한 다음, 5시 경 날머리에서 아내와

만날 도상연습도 마무리했다.

 

 

출발 버스 앞에서 뜻밖에 만난 Paul형이 반가웠다. 사진과 함께 이른바 '감성산행(感性山行)'

애호가인 선배에게 살짝 귀뜸을 했더니 주저없이 OK다. 산거북이와 함께라면 어디든지 좋다

는 것이다. 그래서 천주산 정상 지점에서, 둘만이 대열로부터 분리되기로 회장님께 사전양해

를 구했다.

   

 

 

 

 GPS 궤적

 

 

 

 구글지도에서

(지명 한글은 임의 기재)

 

 

 

 

천주사 입구. GPS를 더듬는 내모습이 대원 사진에 포착. 

 

 

 

 

 

 천주사 등로의 남쪽 능선의 진달래가 가장 진하고 개화가 잘 되었다. 4월 5일 현재에

진달래로 유명한 천주산의 개화상태는 해발고도 400 근처에 만개하는 수준에 이르렀

다. 정상부 500 -600 고도의 개화는 앞으로 일주일 더 이후일 것으로 예상된다. 

 

 

벚꽃이나 진달래나 개화시기가 예년에 비해 일주일 정도 이를 것으로 관측했지만 막

판에 추운날씨가 지속되면서 예년보다 더 늦어버린 결과가 되었다. 몇가지 중요한 지표

와 자료를 근거로 이른바 "예측"이라는 것을 하지만, 생체와 자연 뿐 아니라 경제와 사회

에 대한 예측과 예상은 항상 불가지한 요소와 돌발적인 요소에 의해 빗나갈 수 있다. 

 

 

 

 

내 눈에 진달래는 진홍 담홍 연분홍 삼색으로 구분되는데 군락을 이룰 때는 진홍진달래

가 가장 눈에 띈다. 천주봉 팔각정을 배경으로 한 진홍 진달래. 534 봉 된비알 사면에서.

 

 

이렇게 인위적으로 조림을 하거나 잡목제거를 통해 군락조성을 한 경우의 진달래밭은

봄의 화사함을 전해 줄 지언정, 결코 진달래 고유의 멋을 얻을 수는 없다.  진달래의 진

정한 멋이란 쭉쭉 벋은 소나무나 참나무 그늘 아래 훤칠한 키로 뻗어난 가지에 하늘거

리는 진달래꽃 모습이다. 그러다 가끔씩 놀라울만치 풍성한 꽃을 피운 화려한 진달래 나

무를 만나면 저절로 탄성이 나오는...... 그런 진달래들이 가슴에 와닿는다.

 

 

그러면 진달래산행으로 어디가 좋은가? 이즈음 가까운 산 어디나 다 좋다가 정답이다.

그래도 굳이 근교의 산 한둘을 꼽아보라하면 서슴없이 용지봉(창원/김해)과 자굴산을

(의령)꼽겠다.  

 

 

 

 

 첫 헬기장

 두번째 헬기장 봉우리가 버티어 있고 뒤로 빼족하게 정상부가 비친다.

우측 삼각봉이 상봉(농바위)이고 맨 우측 소나무 걸쳐진 곳이 작대산.

 

 

 

 정상부 전위봉 전망대에서

 

 

 

 정상부 사면의 군락지. 만개시기는 아직 조금 이르다.

 

 

 

 멀리 천주봉 (팔각정)에서 만남광장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사면타고 오르는 등산로

 

 

 

 조금 폈긴 폈는데.......

 

 

(생략)

 

 모두 집합하여 후닥닥 단체 증명사진

 

 

 하늘기둥산 정상봉은 용의 연못이란다.

용의 연못같은 지명을 대하면, 간절한 기우(祈雨)나 치수(治水)를 열망했던

옛 선조들의 안타까운 소망이 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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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대산을 향하여

 

 

이제부터 별리다. IB회 단체들은 회장님을 따라 무학산 방향 낙남정맥 능선을 따라 점심자리를

찾아 나서고, 폴 형과 산거북이는 북쪽 달천고개를 향해 경삿길을 내려간다. 오르는 사람들의 훅훅

거리는 숨찬 호흡을 기다려주며 좁은 산길을 천천히 내려서니 어느새 달천고개다.

 

 

 

 

달천고개

 작대산 가는 길에 상봉(농바위)이 있다.

 

 

 

 상봉(농바위) 오름길에서 천주봉(팔각정)을 뒤돌아본다.

 

 

 

 상봉 능선에 오르니 곳곳에 노란 생강나무가 아직도 꽃을 떨구지않고 있다.

 

 

 

 상봉 정상에 서니 474봉 너머 작대산이 손에 잡힐 듯

 

 

 

 상봉은 농바위라는 너럭바위가 있고 높이는 천주산(638m)보다 높다.(659m)

 

 

 

 

 어라~! 10 여미터 정도 내리쏟는 경삿길 로프가 두군데 이어진다.

 

 

 

 진달래꽃과 생강나무꽃

 

 

 

 철탑 아래..... 형! 탈모되지 않게 퍼뜩 지납시다.^^

농담이었지만 껄끄러운 고압선. 그 아래 진달래와 산벚꽃이 이쁘게 피어났다.

 

 

 

 

 양미재 (검은선은 고갯길, 빨간선은 산길방향)

 

 

양미재...... 양미고개는 무슨 뜻일까. 군청 홈페이지를 찾거나 검색해도 알 길이 없어 아쉽다.

창원의 북면 외감리와 함안의 칠원면 산정마을을 잇는 고갯길. 아주 오래된 옛길인양 길폭이

한사람만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좁아서 운치가 여간 아니다.

 

 

바로 이 아래로 창원1터널이 지나게 된다. 고갯길이 세월의 변화따라 최신터널로 변하게되

니 사람들의 취향은 이런 옛길에서도 관심을 모으게 된다고하는 폴 형의 코멘트. 우리도 한

참동안 고갯길을 이리 저리 카메라에 담아 본다.

 

 

상봉(농바위)과 작대산 사이에 473봉이 있고 상봉과 473봉 사이에 양미재가 있으며, 473봉

과 작대산 사이에 양목이가 있다. 그러니까 상봉과 작대산 사이에 두개의 고개가 있으니 바

로 양미재와 양목이가 되겠다.

 

 

 

 

 

한참 멀어진 천주산은 상봉(농바위) 뒤에 숨고

우측 멀리 잿빛 무학산이 유장하다

 

 

 

지나온 철탑이 벌써 저렇게 멀어졌네......

발의 힘, 걸음의 공덕을 찬탄하는 폴 형

 

 

 

 

작대산은 괄호속에 가두어지고 청룡산이라는 현대적이고 완고한 서체로 정상석이 세워졌다.

 

 

'안타깝네. 작대는 시적詩的인데 청룡은 흔해빠진 것 아닌가.' 폴 형이 탄식한다. 기꺼이 공감 한표.^^

그렇다면 '작대산"은 또 무슨 의밀까? 군청의 공식적인 자료를 보자.

 

 

칠원면에 소재하는 작대산은 해발이 687m에 이르는 칠원면의 주산이다.
작대산은 청룡산(靑龍産) 또는 천주산(天株山)이라 불렸으며, 청룡산이란

명칭은 칠원면 무기리 산정동에 용이 승천하였다는 용지골과 연유하여

려졌다고 전하고, 천주산이란 명칭은 칠원의 주산(主山)으로 하늘을 받치

는 기동과 같다하여 이름 붙여졌다 전하고 있다.

 

 

흔히들 부르는 작대산이란 명칭의 우래는 천지개벽 당시 온 천지가 물에

잠겼을때 이 산은 작대기만큼 남았다 하여 작대산이라 전하고 있으며, 이

와 함께 작대산과 인근의 무릉산 사이에 높이 약 400m의 배넘이 고개가

있는데 이 또한 천지개벽 당시 배가 넘나들었다 하여 배넘이고개 또는 배

나무고개라고 같이 전하고 있다.

 

함안역사 : 지명유래함안군 문화관광과 ☎ 055) 580-2301

 

 

인터넷에 소개되는 작대산의 내용에 빠지지 않는  '노아의 홍수 때.....' 어쩌고 저쩌고하는

실소를 자아내는 이야기가 군 홈피에서는 다소 완곡한 설화형식이 되어있지만 여전히 어처

구니없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관심을 가지면 언제가는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 터...... 

 

 

 

 

 

 

 

 

 작대산 서봉

 

 

<작대산 등산을 위한 인용기사>

 


작대산을 오르는 산길은 모두 세 가지. 마산에서 창녕.대구 쪽으로 빠지는 5번 국도를 타로가다

칠원면 소재지에서 빠져나와 오른쪽으로 급하게 꺾어드는 초입의 덕곡 마을 뒤편에서 시작하는

길이 첫 번째다.

두 번째는 여기서 조금 더 들어가 무기 마을에서 임도를 따라 올라가는 길이 있고, 세 번째는 돈

담 마을과 산정 마을을 지나 죽 이어지는 콘크리트 길 끝에 앉아 있는 구고사 바로 아래에서 시작

하는 길이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좋은 것은 구고사에서 시작하는 등산길이다.

 

 

 

 

 

 작대산 끝 봉우리에서 하산길은 가장 긴 구성리 5번 국도 쪽으로 잡았다. 능선에서 하산길을

잡는데 애매한 갈림길을 만났다. 우측길은 반지르하지만 좌측길이 능선에 충실한 것 같아 낙

엽이 쌓여있어도 그 길을 택했다. 급히 쏟아지는 경사면에 산불 감시초소가 있다. 감시원 아저

씨의 도움으로 지형파악을 다시하고 구성리까지의 길을 눈에 익혀두었다. 덕분에 감시초소와

화장실까지의 우회길에 확신을 가지고 진행하였다.

 

 

 

 

 구성리로 내려가는 길목

 

이곳부터 하산지점까지 2 킬로가 넘는 구간은 산릉을 타는 것이 아니라 산허리로

낸 좁을 길을 따라 비교적 평탄하게 진행하게 된다. 늦은 오후녘의 산허리길 오솔

길은 때론 잔솔가지 덮힌 포근한 느낌이기도 했고, 때로는 미니머쳐로 만든 차마

고도처럼 기이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산허리 오솔길

 

 

 

봄빛 물들은 오솔길이 펼쳐지고 마을이 보인다.

 

 

만약 혼자 진행했다면 적적함에 사무쳐 색다른 느낌이었을 것이다. 579봉에서 점심

식사를 했을 때 폴 형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학창시절에도 단 둘이 이토록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내려선 곳은 도상연습을 했던대로 새로 난 5번국도의 도로변이었다.

 

 

잠시 좌우 방향을 혼돈하여 아내를 혼란에 빠뜨렸지만 잠시 후 도로변에

안날 수 있었다. 여유로운 7시간 여의 산행이 끝났다.

 

 

 

 금년에 보지못했던 노루귀도 늙은 모습이나마 만나게 되어 기뻤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