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04-02-26(목)  오후 3:00-7:00

 

나 홀로 산행...^^

 

날씨 : 맑음..^^  but  바람이 좀 세게 붐

 

 

목요일이다.
산에 가는 날이다..^^


직장에서 오전근무를 하고 점심을 잽싸게 먹고 차를 몰았다.
오래전부터 가고 싶었던 지장산에 가려고.

'서울에서 가까운 50명산'이란 책에서 지장산을 보니 꼭 가고 싶은 맘이 전부터 있어서...(이 책에는 보개산으로 나와 있슴)

다만 아직도 해가 별로 길지 않은데 지금 이 시간에 가도 되나 하는 약간의 불안감도 있긴 했지만 그래도 이상하게 가고 싶으니 갈 수밖에...

오늘은 집사람도 일이 있어 홀로 가뿐하게 갈 수 있어 지장산을 택했다.

1시가 좀 넘어서 직장이 있는 휘경동에서 동부간선로-의정부-포천을 지나서 지도를 참고하면서 2시 50분에 지장산 입구에 도착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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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인면 지장산 입구)


수퍼에서 물어 보고 입구임을 확인하고 중리 저수지 옆에 있는 지장산매표소를 통과(평일이라서 그런지 돈을 안 받음)를 하여 지장계곡으로 난 길(간간이 시멘트길, 대부분 울퉁불퉁한 비포장길)을 따라 약 1키로 정도 올라 가니 보개산성을 소개하는 안내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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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산 매표소 앞에 있는 안내판)

 

지장계곡의 경치가 일품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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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계곡의 멋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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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가 혹은 보개산성지 안내판)

 

차를 주차하고 좌측에 리본이 하나 붙어 있어 등산로 입구라고 생각을 하고 무작정 올랐다. 시간이 이미 세시가 넘어가서 맘이 조급하여 서둘러 산행을 시작했다.

향로봉을 먼저 올라서 종주를 하자니 시간이 여의치 않을 것 같아서 삼형제봉으로 오르려고 이 길을 택해서 올라가는데 길이 가파르면서 돌짝길이고 등산로도 없어져서 알바를 좀 땀흘려 하고 일단 우측 능선으로 오르니 등산로가 나타난다.

 능선을 따라 올라가니 멋진 바위도 있고 봉오리가 있어 이것이 삼형제봉이려니 하고 열심히 올랐다. 봉오리까지 약 오분여 거리의 주능선에 오르니 경치가 정말 멋있다. 멀리 지장산 입구 중리저수지도 보이고...


하지만 북서쪽으로 아주 높은 봉오리들이 보이는데 아무래도 지도를 보니 저것이 삼형제 봉이 아닌가 싶구나. 지금 내가 서 있는 능선은 향로봉 바로 아래 이고...
삼형제봉을 가려고 보니 한참 다시 내려 가서 다시 가파르게 올라가야 하는게 아닌가?


시간도 이미 사오십분 소모를 하였는데 아직도 향로봉 근처라니...
불과 향로봉에서 오분도 안 떨어져 있구나.좀 더 지도를 잘 연구를 하여 들머리를 정할 것을... 후회가 좀 되었지만 후회할 여가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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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로봉에서 내려 오다가 멋진 삼형제암과 삼형제봉을 올려다 보며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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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으로 지장봉, 우측으로 관인봉 사이의 지장계곡. 잘루막이고개 뒤에 보이는 것이 금학산)

 

바로 능선을 따라서 북동쪽으로 열심히 내려 가다 보니 지장계곡에서 임도가 삼형제봉쪽으로 갈라져 나와서 올라오는데 그 끝 부분에 넓은 공터가 있고 헬기장 표시가 있는 곳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다시 경사가 장난이 아닌 삼형제 봉을 향해서 열심히 오르막을 시작한다.
다행히 길은 리본이 군데군데 잘 달려 있어 어려움은 없구나.

시간이 이미 많이 지나는데 삼형제봉도 아직 못 도착을 해서 맘이 좀 조급해지는구나. 열심히 땀을 많이 흘리면서 오르니 25분만에 삼형제 봉에 오를 수 있었다.
3개의 연봉으로 이루어진 삼형제암에서 바라 보는 조망이 얼마나 멋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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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형제암에서 바라 본 지장계곡 맞은편 관인봉)


삼형제봉 한쪽면은 아찔한 절벽과 병풍 같은 모양을 보인다.


삼형제암 부근에서 처음으로 등산로 팻말을 보았는데 향로봉 2.1키로, 절터 1.0키로, 지장봉 4.1키로라고 쓰여 있구나.
멀리 지장봉이 잘 보이는데 4키로 이상은 되어 보이지 않는데...  좀 이상하다...
하지만 초행길이고 팻말에 4키로나 된다니 맘이 조급하다. 이미 시간은 네시도 넘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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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표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지장봉 4.1키로가 아니고 3.1키로 였다...)

 

삼형제봉을 지나는 등산로는 절벽 반대쪽으로 우회를 하게 되어 있는데 며칠전에 내린 눈이 아직 얇게 쌓여 있는데 아무도 최근에는 다녀간 흔적이 없구나.
이 등산로도 꽤 가파른 산면에 옆으로 나 있어서 조심 조심 디뎌야 했다. 혹시 눈에서 미끄러 지면 아래로 길게 구르게 되니 말이다.


삼형제봉을 우회를 하며 지나서 헬기장이 있는 북대(615미터)에 도착을 하였다.
이곳에서 지장봉까지의 능선길이 훤하게 보여 자신감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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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형제봉 북대 헬기장.. 멀리 우측으로 지장봉)


충분히 해가 떨어지기 전에 갈 수 있을 것 같고 작은 봉오리를 좀 넘으며 전면에 우뚝 솟아 있는 화인봉까지 가면 지장봉은 바로 그 뒤라서 화인봉만 보면서 열심히 능선길을 걸었다.


누가 살았는지 통나무로 만든 허물어져 가는 집을 지나서 얼마 안 가서 팻말이 나타나는데 지장봉이 1.5키로란다. 아까 팻말에서 그리 많이 오지 않았는데 1.5키로 밖에 안 남았다니... 내 눈으로 볼 때 1.5키로는 분명히 더 되는데...
아마 이전팻말도 이 팻말도 잘 못 된 것이 분명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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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길에서 만난 무너져 버린 통나무집)

 

얕은 봉오리를 오르내리면서 화인봉을 향해 가는데 좌우측 길이 경사가 매우 심한 절벽같은 곳이 대부분이고 하여 매우 위험하구나. 군데 군데 줄이 있긴 하지만 길도 얼어 있어 더 위험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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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봉을 향해서 전진... 우측의 뽀족한 봉오리가 화인봉)


조심 조심 하면서 화인봉에 가까이 가니 화인봉 못 미쳐에 봉오리가 하나 또 있는데 오르막이 꽤 길게 이어진다. 땀을 좀 흘리라고 한다. 이 이름모를 봉오리를 넘은 뒤에 화인봉에 올라서니 시간이 5시 15분.
삼형제암에서 약 한시간 정도 열심히 온 것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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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봉에서 바라본 주 능선... 우측이 삼형제봉, 좌측 밝게 보이는 것이 향로봉, 그 뒤에 멀리 종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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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봉 정상)

 

화인봉에서 지장봉으로 내려 오는데 거의 암벽타기 수준의 위험한 구간이 있다.
줄을 잡고 내려오는데 아찔할 정도로...


지장봉 0.5키로라는 팻말을 지나서 아찔한 능선길을 계속 지나서 지장봉 아래에서 우측으로 우회를 하여서 이백미터 쯤 가고 나니 좌측으로 지장봉을 오르는 줄이 길게 늘어져 있구나. 눈길에 아무 발자국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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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봉 아래 팻말. 지장봉 0.5 키로..^^)


겨울에는 이 산에 사람들이 자주 안 오나 보다.
이렇게 멋진 풍광을 가지고 있는데 너무 북쪽에 위치를 해서 그런가?
아니면 잘 안 알려져서 그런가?

이곳에서부터 지장봉까지는 계속 밧줄이 설치가 되어 있어 가파르지만 그리 어렵지 않게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드디어 지장봉에 오르니 시간이 5시 38분이구나.
해는 아직 넘어 가지 않고 구름사이에서 쨍하게 비추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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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봉 정상에서 바라본 화인봉과 주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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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봉 동쪽산. 바로앞이 관인봉, 그 너머 너머에 명성산, 그 너머 멀리 한북정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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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철원평야가 한눈에 들어오고 아주 멀리 높은 산이 보이는데 어딘지 모르겠으나 아마 북한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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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으로 바라 보니 우측에 금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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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봉 정상표지 해발 877미터, 그 뒤가 고대산으로 생각됨)

 

지장봉 정상은 사방이 탁트이게 되어 있어 아주 조망이 훌륭하다. 북쪽으로 작년여름에 다녀 온 고대산, 동쪽으로 명성산, 백운산, 국망봉, 민둥산, 남쪽으로 종자산... 서쪽은 잘 모르겠고...
북동쪽으로 멀리 눈이 쌓여 있는 높은 산이 보이는데 이름을 알 수는 없고 아마 북한땅에 있는 산이 아닌가 싶고...

다행히 어제는 황사로 인해 뿌옇었는데 오늘은 다행히 황사가 걷혀서 아주 맑고 시계가 좋아서 운이 좋은 것 같다.

바람은 비록 좀 세찬편이었지만 봄이 오는 것을 막을 정도는 아닌 것 같구나.

정상에서 셔터를 누르다 보니 시간이 벌써 흐른다. 십여분 정상에 있다가 북동쪽으로 하산을 하였다. 정상에서 지장계곡을 따라서 있는 임도가 넘어가는 고갯마루로 가는 능선길이 잘 보이고 실제 길도 잘 나 있어서 좀 경사가 급하긴 했지만 큰 어려움 없이 하산을 할 수 있었다.


잘루막이 고갯마루에 도착을 하니 6시 26분. 이미 해는 지어서 어둑해 진다.

임도를 따라서 지장계곡을 따라 내려 오는데 깜깜해진다. 넓은 길이라서 어렵지는 않았지만 불도 하나 없고 민가도 없고 약간 무섭기도 하고...
다행히 밝은 초생달이 길을 비추어 주어서 호젓하다 못해 약간 오싹한 산행길에 큰 위안이 되는구나.
내려 오다 보니 지장산 계곡의 멋진 모습을 깜깜해서 못 보는게 많이 아쉬웠다.
잘루막이 고개에서 차를 주차해 놓은 곳 까지 거의 3키로 정도를 걸어서 차에 오니 7시 8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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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가 다녀온 길...^^   약 9키로 정도)

 

무사히 내려온 것에 대해 감사를 하고 차를 몰고 포천-내촌-퇴계원-구리-강동대교-올림픽대로를 타고 서울집에 오니 아홉시...

오늘 산행을 하면서 한사람도 못 만났다. 지장산을 혼자 전세낸 셈이다.
사람이 너무 없으니 좀 무섭기도 하고 능선길은 위험하기가 장난이 아니고 혼자 오기에는 좀 위험이 많이 따르는 산 같았다.
하지만 때 묻지 않은 아름다움을 그래도 잘 간직하고 있는 경기 북부의 또 하나의 명산으로 전혀 손색이 없는 산 아닌가 싶구나.

가을에 한번 다시 꼭 여유를 가지고 오고 싶은 맘이 들었다...

오늘 서둘러 산행을 해서 그런지 가끔 말썽을 피우는 오른쪽 무릎이 씨끈 거린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산행시간...

13:05 서울 출발
14:50 지장산 입구 도착
13:05 지장 산성 근처에서 산행 시작
15:40 향로봉 못 미쳐 능선
15:55 헬기장(향로봉과 삼형제봉 사이의 능선에 위치-임도 끝부분)
16:10 삼형제암
16:21 북대(616)
17:02 화인봉 바로 전 무명봉
17:15 화인봉
17:38 지장봉 정상(877미터)
18:26 잘루막이 고개 
19:08 내차에 도착
21:00 집 도착

 

사진들은 제 블로그에 가셔야 보실 수 있습니다.

방문하셔서 감상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http://blog.daum.net/syuanatomy/4320474


 

 




▣ SOLO - 대단하십니다. 3시에 지장봉 산행을 시작하시다니요.. 초입 들머리에 길이 있다가 없어지더라구요. 저는 삼형제암에서 모에 홀렸는지 지장봉 반대편으로 한참을 몇봉우리나 넘어가다 다시 back한 적이있는데..그때 삼형제암에서 임도로 내려서서 주차장까지도 한참 걸린 기억인데 지장봉에서 부터 내려오실려면 좀 지루하셨을 것 같네요.그 때 임도 따라 내려오면서 저도 무섭던 생각이 납니다. 관인봉에 걸려있는 구름속의 달이 기막혔던걸로 기억되는군요.대단하십니다..

# 감사합니다. 사실 좀 무리였어요. 계획대로 향로봉을 안 가고 바로 삼형제봉으로 가서 지장봉까지 가면  시간이 충분하다 싶었지요. 하지만 길을 잘못 들어 향로봉 바로 옆이 나와 잠깐 고민을 했지요. 그렇다고 정상에 안 갈수는 없고 해서 좀 속도를 땡겨서 가다 보니 갈 수 있었고요 길도 군데 군데 미끄럽긴 했지만 눈이 별로 없어 걷기엔 편하고 좋아서 일몰 시간에  하산을 할 수 있었지요... 다만 산에 사람이 없다 보니 좀 무섭고 임도도 3키로 이상 밤길을 걸어 내려 오다 보니 좀 무섭더군요... 다음에는 좀 일찍 여유를 가지고 시작하렵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 산초스 - 늦게 산행시작 하셔서 그래도 잘 다녀 오셨네요. 저도 3년전 가을에 삼형제암으로 올라 화인봉-지장봉 가는데 꽤 멀다고 생각하며 갔는데 정상의 전망이 상당히 좋더군요. 고대산과 우측의 금학산(947m-금확산 아님)이 멋지게 보이고, SOLO님 생각보다 담터고개로 내려오면 금방 주차장으로 내려오지요. 올해 다시 한번 가려고 계획중입니다.

#  잘못된 산 이름 지적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바로 고쳤습니다. 가을에 가면 참 멋질 것 같다는 생각은 드네요. 여름에는 계곡이 아름답겠지요? 다음에는 담터고개로 하산을 한번 시도해 보겠습니다. 정상의 전망이 너무 좋더군요. 지리 공부를 좀 더 하고 갔으면 어디가 어딘지 잘 조망을 하며 파악을 했을텐데 그게 좀 아쉽더군요..... 멀리 보이는 곳이 북녁땅인지도 궁금하구요. 늘 좋은 산행 되세요...^^


▣ 최병국 - 고생하셨습니다. 오후에 지장산을... 거의 비행기 수준... 쩝! 건강하시고 즐산하시길...
▣ ... - 군생활 3년을 지장봉을 바로보면서 생활했었는데 지금 사진으로 보니 무척이나 가보고 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