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지 : 화악산(931.5m), 남산(870m) (경북 청도)

2. 산행일 : 2004. 4. 6

3. 코 스 : 음지마을 대현초교(11:00) – 능선갈림길(12:00) – 아랫화악산(12:45, 5분휴식) – 윗화악산(13:18) – 화악산정상(13:53, 20분 휴식 – 밤티재(15:10) – 삼면봉(15:58) – 남산정상(16:08, 5분 휴식) – 삼면봉(16:22) – 봉수대능선(16:48) – 남산봉수대(16:52) – 봉수대능선(16:58) – 절골재(17:20) – 한재마을도로(17:45) – 음지마을(18:00) ----- 총소요시간 7시간(휴식시간 30분 포함)

4. 동 행 : 홀로산행

5. 후 기 :

밀양 화악산과 청도 남산을 따로 산행할 계획을 세웠다가
근접한 거리에 있는 산이라 함께 올라 볼 요량으로 계획을 수정하고
몇몇 산행기를 참조하였으나 입맛에 맞는 정보가 없다.
일단 화악산에 올라 밤티재로 내려와 다시 남산으로 오른 후 원점회귀하는 루트를 만들어 본다.
상세한 계획은 맞부딪혀 보고 난 뒤 결정하기로 하고…

11시 00분. 음지마을 대현초교.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남양산 IC에서 원동, 밀양을 거쳐 상동을 지나한재,각남으로 가는 죄회전 길을 따라
2시간 이상을 달려 도착한 곳이 음지마을.
온통 미나리로 마을을 뒤덮고 있는 곳.
폐교된 대현초교에 차를 쉬게하고 들머리를 찾다 도저히 가늠을 하기 힘들어
무작정 다리건너 서편 밤나무밭을 들어 선다.
청도기도원을 지나자 왠걸, 원점으로 되돌아 나온다.
헤매다 어쩔 수 없이 길을 만들며 오르기로 작정하고 교회철탑을 좌측에 두고 능선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그리 어렵지 않게 길은 만들고 나가지만 잡목덤불은 시간을 많이 지체시킨다.
얕은 능선지점에서 라이프 산악회 리본을 발견하지만 길은 뚜렷하지 않다.
너덜과 보이지 않는 길을 헤치고 2,30분여. 옥천김씨묘가 나오는 지점에서 길은 제법 뚜렷해진다.

12시 00분. 능선갈림길.
시간이 많이 허비한 것이 아무래도 마음에 걸린다.
산님들이 많이 찾지 않는 길은 항상 들머리가 문제다.
하지만 그만큼 신선한 느낌도 크다.
능선길에 접어들자 비로소 좌우로 등로가 열린다.
왼편은 철마산방향인 듯. 손 닿을 듯한 곳이건만 시간이 허락하지 않는다.
오른편으로 길을 잡자 능선길 좌우에 내 키를 훌쩍 넘긴 진달래군락이 가는 길을 더디데 한다.
할퀴고 옷을 잡아 끄는 것은 예사, 너무도 좁은 길이라 거의 낮은 포복을 하듯 겨우 빠져 나간다.
겨우 진달래 정글을 빠져 나오자 높은 봉우리 아래에 닿는다.

12시 45분. 아랫화악산.(750m, 5분 휴식)
비지땀을 한 번 흘려야만 봉우리에 닿는다.
암봉인 아랫화악산이다.
별다른 표식이 없고 리본들만 잔뜩 매달고 있다.
헤매고 오른 들머리의 음지마을과 능선을 원망스럽게 응시하며 잠시 땀을 닦는다.
가는 길은 급한 내리막.

13시 00분. 갈림길.
내리막을 뛰듯이 내려 서자 갈림길 이정표가 예쁘장하게 섰다.
(오른쪽 : 한재 1.7k, 직진 : 윗화악산 0.9k, 오던 길 : 아랫화악산 0.4k)
능선으로 이어지다 윗화악산으로 오르는 급한 오르막으로 바뀐다.

13시 18분. 윗화악산(837.4m).
역시 암봉으로 이루어진 정상에는 먼저 자리잡은 아줌씨 셋이 느긋하게 오후를 즐기고들 있다.
걸음을 빨리 한 덕에 예상보다 시간을 아끼고 있다.
청도산악회에서 만든 이정표가 갈 길을 잘 일러 주고 있다.
(직진 : 정상 2.1k, 왼쪽 : 밀양 퇴로리, 오던 길 : 아랫화악산 1.3k)

13시 35분. 갈림길.
바쁜 마음에 쉴 틈도 주지않고 강행군.
평탄한 능선길을 따라 헬기장을 지나고 다시 갈림길에 들어 선다.
(왼쪽 : 운주암, 직진 : 정상 1.5k, 오던 길 : 철마산 2k)
다소 오르막으로 길은 이어진다.

13시 44분. 무명봉.
조그만 돌탑이 봉우리의 주인. 여기에도 길이 갈라진다.
(오른쪽 : 절골 한재 2.6k, 직진 : 정상 0.7k, 오던 길 : 윗화악산 1.4k)
눈앞으로 다가 온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평탄한 능선으로 이어진다.

13시 53분. 정상
화악산. 여느 산과 다른 특별난 점이 있는 산은 아니고 단지 그냥 산일 뿐이다.
오히려 정상의 조망은 아래, 윗화악산에 비해 부분적으로 시야가 막힌다.
남쪽 방향에는 내가 태어나 유년시절을 잠시 보냈던 고향마을이 보인다.
많이도 달라지긴 하였어도 여전히 시골마을의 포근함은 변함이 없어 보인다.
북쪽방향에 남은 시간을 애써 올라야 하는 남산이 U자모양의 능선을 만들어 놓고 기다리고 있다.
정상석과 함께 서 있는 이정표에는 가야할 길에 대한 안내가 있다.
(직진 : 밤티재, 왼쪽 : 요진재)

13시 58분. 갈림길.(20분 휴식)
사리재(왼쪽방향)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자 다시 갈림길 이정표가 나타난다.
이름하여 돌무덤탑 이정표란다.
(직진 : 밤티재 1.2k, 오른쪽은 음지마을로 내려 가는 길인 듯)
밤티재와 남산이 훤히 보이는 너른바위에 자리를 잡고 허기진 배를 채우며 힘을 북돋운다.
밤티재를 넘는 도로는 개통된 지 얼마되지 않은 듯 띄엄띄엄 차가 지나고 있다.
급하게 내려앉은 밤티재 향하는 희미한 길로 들어서자
갑자기 길이 끊어지고 급한 내리막은 산님을 당혹케 한다.
이리저리 길을 찾아 보나 산짐승들이 다니는 길조차 보이지 않는다.
이정표에까지 있는 걸로 봐서 분명 길은 있을진대 시간만 허비할 수는 없는 일.
다시 배고픈 산짐승 마냥 길을 만들며 내려가기로 마음먹는다.
이리 채이고 저리 뒹굴리며 계곡바위를 타고 낙엽을 타고 미끌어지며
단 하나의 방향만으로 길을 만든다.
고된 유격훈련을 통해 도로가에 도착할 때 쯤엔 무릎과 팔꿈치에 이미 생채기를 내놓고 만다.

15시 04분. 밤티재.
정상에서 봤을 때는 금방 내려 설 수 있을 것 같더니만 제법 시간이 걸린다.
전원주택단지가 조성되어 있는 밤티재로 들어 서자
다시 새로운 산행을 시작하는 기분에 힘이 갑절로 든다.
밤티재 도로가에 화악산 북쪽방향으로 등로를 표시하는 페인트 이정표가 있는 것으로 보아
분명 길은 있는 모양인데 찾지를 못한 모양이다.
남산으로 오르는 길도 다시 찾아야 한다.
그리 가파른 길도 덤불이 무성한 길도 아니어서 편하게 경사길을 오른다.
오래지 않아 등로를 알리는 시그널들이 나타난다.

15시 32분. 능선이정표.
제법 급한 오르막을 따라 능선으로 올라 선 지점에 이정표가 서 있다.
(오른쪽 : 삼면봉 0.76k, 오던 길 : 밤티재 0.81k)

15시 38분. 삼면봉.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며 비가 흩날리기 시작한다.
오던 길을 되돌아 보면 화악산과 철마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굴곡이 선명하고
화악산 정상에서 밤티재로 내리는 길은 가파르게 쏟아져 내리고 있다.
삼면봉에 올라서자 남산좌우로 이어지는 능선굴곡이 확연히 드러난다.
(왼쪽 : 정상 0.58k, 오른쪽 : 한재고개 0.17k 오던 길 : 밤티재 1.57k)

16시 08분. 남산정상.(5분 휴식)
능선을 따르는 길은 호젓하다.
정상의 모습은 다소 실망에 가깝다고 해야 할까.
어딘가 조금 모자란 듯한 느낌이 먼저 와 닿고…
잠시 목을 축이며 정상에 선 이정표에 그려진 등로코스를 암기하듯 죽 따라가 본다.
직진하는 길은 죽림사로 내리는 길.
가야 할 길은 오던 길을 되돌아 삼면봉을 거쳐 봉수대능선 방향이다.

16시 25분. 한재고개.
다시 삼면봉에서 지척에 있는 한재고개에 다다른다.
(직진 : 봉수대능선 1.56k, 신둔사 1.74k, 오던 길 : 정상 0.75k)
봉수대능선을 향하는 길은 말그대로 호젓한 길이다.
평탄한 능선길은 산책하듯 느긋하게 걸었으면 좋으련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아 여유를 부리지 못함이 아쉽다.

16시 48분. 봉수대능선.
아기자기 암릉을 넘는 재미도 함께 즐기며 어느덧 봉수대능선에 이른다.
(직진 : 낙태폭포입구 2.49k, 신둔사 1.73k, 오른쪽 : 적천사 2,100k, 오던 길 : 정상 2.31k)
지도대로라면 직진 방향에 봉수대가 있고 가야할 길은 오른쪽 방향인데
뭔가 조금 이상하다.
그 옛날의 통신방법이였던 봉수대를 잠시 들러 볼 작정이었는데
방향이 헷갈려 일단 오른쪽 방향으로 꺾는다.

16시 52분. 남산봉수대.
급한 내리막을 내려서자 이내 예상못한 봉수대가 나타난다.
그렇다면 방향을 잘못 잡은 것이다.
조선시대 동래 다대포 방면에서 동태를 알리기 위해
남쪽의 밀양 분항산 봉수대와 북쪽 팔조령 봉수대와 연결되는 곳이란다.
둥그렇게 돌을 쌓아 안쪽을 높게하여 연기나 불을 피워 통신방식으로 이용했던 곳.
이젠 흔적만 남아 쓸쓸하다.
다시 방향을 바꿔 봉수대능선 못 미쳐 지나쳐 온 갈림길까지 되돌아 나온다.
이정표가 없는 삼거리에서 시그널이 두어개 걸려 있는 왼쪽길로 접어든다.

17시 20분. 절골재.
급한 내리막이 다시 시작되는 길은 오래된 등로인 듯 한적한 느낌을 준다.
가끔 보이는 시그널 또한 인적이 많지 않았음을 알려주고…
절골재는 급한 내리막 끝에 내려앉은 안부.
사거리에는 비교적 시그널이 많이 보인다.
왼쪽길은 적천사로 가는 길인 듯하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다시 꺾어 절골로 향한다.

17시 45분. 도로합류점.
절골로 이어지는 길은 옛스럽기 그지없는 길이다.
좁디 좁은 소로이긴 하나 너무나 포근하고 정겨운 길이라
세상만사를 제쳐두고 오직 산중의 자연만 음미하며 걸어야 제맛일 듯한 길.
절골이라하면 말뜻에서부터 속세에서 조금은 외떨어져 한적함과 적적함을 느끼게 하는 말이 아닐까.
산행말미에 이런 푸근함을 느끼는 것은 그렇게 흔하지 않다.
인적이 드러나기 시작하자 시멘트 포장길과 큰골이 나타난다.
다시 미나리밭이 지천인 한재마을이다.

18시 00분. 음지마을.
잘 닦인 도로를 따라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출발했던 그곳에 이르러
7시간의 행적을 다시 되돌아 본다.


▣ 이재욱 - 축하드립니다.저도 꼬맹이둘이랑 집사람이랑 같이 화악산에 갔었는데 산행들머리 찾기가 쉽지가 않았어요 저도 계곡건너쪽을 올랐는데 급경사에 시간이 무척걸리더군요.정상에도못가고 아이들성화에 그냥 윗화악산 까지만 오르다 하산했는데 넘넘 부럽군요.담에는 님처럼 한번 올라보고 싶군요.축하드립니다
▣ ### - 감사합니다. 축하까지 받을 일인지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오히려 제가 부럽네요. 윗화악산까지 가셨다면 다음에는 화악산 정상으로 바로 올라 밤티재를 거쳐 남산까지 한 번 다녀오십시오. 권해볼만 합니다. 그럼 항상 건강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