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 0455  서대산(西大山. 903.7m) - 충남 금산군 추부, 군북면

 

산 행 일 : 2004년 10월 30일 토요일
산의날씨 : 맑음. 원경 흐림
산행횟수 : 초행
동 행 인 : 부부산행
산행시간 : 4시간 51분 (식사 휴식 46분포함)

 

개덕사 앞 <0:32> 서대산 26 표지(의림샘 암벽 밑) <0:34> 능선 갈림길 <0:12> 서대산 <0:05>
장군바위 <0:44> 끝 암봉 <0:28> 금천동 갈림길 <0:36> 재말재 <0:30> 민속촌 앞 <0:24> 개덕사

 

 

                                정상과 장군바위 사이의 암봉에 뿌리내린 노송

 

연로하신 친정 어머니 생신을 맞아 동기간들과 아들딸을 모두 만나게 되어 신이 난 아내는 밤늦
도록 부엌에서 나올 줄 모른다.
하긴 1년에 겨우 한 두번 친정나들이를 하니 이해하면서도 내심 미안하기 짝이 없다.

 

"편안하게 모실 테니 졸리면 의자 눕히고 한 숨 주무십쇼 마님"
남해고속도로로 접어들어 대통간 고속도로 분기점인 진주를 향해 가면서 생각한답시고 한 마디하
자 "염려 말고 운전이나 얌전하게 하시지. 휴게소에도 자주 들리고"하는 말이 상냥스럽지 못하다.

사천, 덕유산 휴게소에 들려 잠깐잠깐 휴식을 취하고 추부IC로 빠져 37번 국도를 따라 옥천방향
으로 가면 서대산 안내표지가 보인다.
드림리조트로 가다 개덕사(開德寺)표지가 지시하는 노면이 거칠고 비좁은 콘크리트길을 덜컹거리
며 올라가자 그린 샘물 공장이 나오고 개덕사 밑에 작은 주차장이 있다.

 

11 : 41 주차장을 나서 대웅전 왼쪽으로 돌아 솔밭 속으로 들어가면서 산행이 시작된다.
이 곳에도 진달래와 철쭉이 많은지 서대산 드림리조트에서 만들어 매 단 '진달래철쭉축제 5월 2
일까지'라 쓴 분홍색 삼각기가 철 지난줄 모르나 길을 안내한다.
5분 가량 가면 바위 길로 이어지는데 오른쪽으로 물 없는 계곡을 끼고 간다.       
나무는 벌써 옷을 벗었고 낙엽이 땅을 덮었다.
'서대산 29' 위치표지가 있는 전망바위에 올라보나 시야가 협소하다.

 

12 : 13 26번 표지가 있는 벼랑 밑에서, 왼쪽을 돌아 오르니 '개덕사 500m' 방향표지와 '깊은 산속
옹달샘(의림약수)' 표지를 작은 판때기로 만들어 나무에 매달아 놓았다.
의림약수로 여겨지는 작은 구덩이는 마르고 낙엽이 떨어졌으며 조롱바가지 한 개가 엎어져 있다.
계곡 물도 말랐으니 샘엔들 물이 있겠는가.
'땅속에서 그대로 솟아오른 것처럼 보이는 비래산(외따로 서있는 산)에 가깝다'라고 했는데 모르
긴 해도 물이 귀한 산인가 보다.     

 

양쪽을 막은 능선이 갑갑하게 하고 900여m를 곧장 치고 오르는 것 같은데 '11조', '23조 조장' 등
표식을 옷자락에 매단 젊은이들이 밀려 내려와 걸음이 늦어진다.
"등반대회를 하는 중"이라는 그들은 어느 학교에서 단체로 왔나보다.
그래 핑계삼아 쉬어가자.
아예 달고 시원한 배를 깎아 갈증도 달래며 요기도 한다.

 

12 : 30 8분을 그렇게 보내고 자리에서 일어나 뒤쳐진 사람들을 스치며 천천히 오른다.
13 : 51 산마루를 향해 계속 치고 오르던 길이 24번 표지가 있는 곳에서 우측, 북서쪽으로 꺾이면
서 사면을 따르다 4분 후 능선 갈림길에 닿았다.
오른쪽 암봉이 즐비한 능선이 볼만하다 했더니 다른 길이 있는 모양이다.
조망이 트이는 근사한 바위에서 대전을 건너다본다.

 

 

                                                 24번 표지가 있는 지점


 

         능선 전망바위에서 - 식장산(오른쪽)과 보문산(맨 뒤 중앙) 가운데로 대전이 보인다.

 

13 : 07 서대산 레저타운에서 세운 '서대산 정상 해발 904m' 스텐레스 표지와 삼각점에 관한 안내
표지, '이원11 1983재설' 삼각점이 나란히 하고 있다.
오늘은 원경을 조망할 수 없지만 날씨만 쾌청하다면 사방팔방 막힘이 없을 것 같다.

 

민주지산과 덕유산 줄기가 가물가물하고 마이산, 대둔산은 흐려 찾지 못했으며 장룡산과 옥천, 대
성산 천태산 줄기, 이원 앞 고가도로와 월이산은 잘 보인다.
'원흥사 방향 하산로 폐쇄' 표지가 걸린 길 50여m 전방에 헬기장이 있고 가야할 산봉우리나 사면
에 기암괴석들이 불쑥불쑥 솟았으며 헬기장도 두 개나 보인다.     
 

 

                             서대산 정상표지, 삼각점에 관한 안내문 그리고 삼각점


 

                                                         삼각점 안내문


 

                                           가야할 마루금과 장룡산, 옥천

 

13 : 14 사람들이 없으니 정상에서 밥을 먹었으면 좋겠는데 아내가 서둘러 발길을 돌린다.
고향 땅을 지척에 두고, 못 말리는 서방 따라 나선 산행을 어서 마치고 싶은가보다.
몇 발자국 내려서면 능선 상에 무덤 1기가 있고 바위 위에 뿌리내린 멋들어진 소나무가 그냥 가
게 내버려두질 않는다.
왼쪽에 있는 '하산로' 팻말을 무시하고 암봉으로 기어오른다.

 

13 : 19 장녕대(장군)바위.
홀로 한가롭게 조망을 즐기던 남자 산객이 반겨준다.
오른 곳을 제외하고 아득한 벼랑을 이루고있지만 널찍하고, 누군가가 태극무늬와 한자를 새겨두
었으나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대체로 리조트에서 구름다리 쪽으로 올라 개덕사로 하산한다"고 한다.
아닌게아니라 우리와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가깝게 내려다보이는 헬기장 봉우리에 있던 사람들이 우리 쪽으로 오더니 장군바위로 오르지 않
고 행방이 묘연해 궁금증이 발동한다.

 

 

                                                   장군바위의 태극무늬


 

                                               장군바위에서 본 천태산 줄기


 

                                         이원 앞 고가도로와 월이산(가운데)


 

                               공처럼 보이는 것이 리조트 몽골캠프촌이라나?

 

13 : 50 마음이 콩밭에 있을 아내가 먼저 일어난다.
장군바위 모서리를 돌아 내려가는 벼랑에는 밧줄 하나 없어 위험천만이고 괜히 객기를 부리다 실
족이라도 하게된다면... 슬그머니 발길을 돌려 하산로 팻말이 있는 가파른 길을 따라 반대쪽으로
돌아가자 '장녕대(장군)바위' 표지가 있으며 동쪽으로도 길이 있어 살펴보니 석굴이 있는데 헬기
장에 있던 사람들이 이 굴을 통과하여 정상으로 간 것 같다.

 

14 : 04 가깝게 내려다보이는 헬기장까지 10여분이 걸렸으니 알만하다.
잠시 후 나타난 갈림길에서도 바위 봉을 향해 직진하고 약간의 거리를 두고 있는 무덤 2기를 각
각 지나면 두 번째 헬기장에 이른다.
한 눈 팔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라 주위를 힐끔거리며 암봉을 우회하고 다시 나타나는 갈림길
에서도 능선을 고집하고 나아간다.

 

14 : 22 돌을 둘러쌓은 봉우리로 억새와 잡목이 우거졌으며 이내 '황금철쭉 군락지' 팻말이 선 갈
림길에 이르렀다.
눈앞에 보이는 기막힌 암봉을 보고 발길을 돌리기엔 너무 아쉬워 "저 봉우리만 넘자"며 나아가면
또 다른 암봉이 손짓하니 두 다리는 능선을 향해 직진하고 만다.
억새가 만발해 보도블록이 안 보이면 헬기장으로 가늠키 어려운 봉우리 앞에 또 봉우리가 있다.

 

14 : 34 한 가닥 밧줄이 늘여진 끄트머리 암봉
"저기를 어떻게 내려 가?"
직벽사이로 늘여진 밧줄이 없다면 감히 내려설 생각도 할 수 없으니 구름다리 방향으로 내려가지
않은 것이 후회된다.
더욱이 발 밑으로 깊숙이 떨어져버린 능선은 육산에 불과한데다 어디가 재말재인지 모른 체 무작
정 따라야 하므로 쓸데없는 고생을 하게 생겼다.
"기왕 왔으니 서대산을 종주 해야지 뭐. 안 그래?"
내가 생각해도 속 들여다보이는 소리다.

 

밧줄이 있는 곳은 그런 대로 치자.
붙잡을 만한 돌출부가 없는 틈새를 건널 때는 발바닥이 간지럽고 등골이 오싹해지며 오금이 저렸
는데 오히려 나를 걱정해주는 아내 콧잔등에도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바위를 타고 내리는 긴장된 아내

 

14 : 40 장룡산 갈림길로 여겨지는 지점을 지나서도 힘든 고비는 또 있다.
왼쪽 지능선은 수북히 쌓인 낙엽이 길을 덮었고 돌출된 바위나 돌이 방심할 수 없게 한다.
 
15 : 02 금천동 갈림길을 지나 한 봉우리로 올라서면 이 곳과 높이가 비슷한 삼각점이 있을 546.1
봉(?)이 앞에 보인다.
낙엽 밟는 소리가 운치 있다고?
그런 길이 한없이 이어지는 오늘 같은 날은 시끄럽기만 하고 솔직히 거추장스럽다.
다른 갈림길에서 삼각점 확인을 포기하고 사면을 5분쯤 걸으면 봉우리로 가는 능선 갈림길이다. 

 

 

                                             낙엽 밟는 소리도 시끄러웠다.


 

                                            보기만 해도 끔직한 암벽
 
15 : 22 싸리와 잡목이 무성한 봉우리, 산에 무슨 이불이 있나 싶었는데 한 때 활공장으로 사용했
었는지 앞이 트이고 왼쪽으로 꺾어들면 울창한 솔밭으로 어두컴컴하다.

 

15 : 38 칡, 가시덤불이 절전된 안부.
끊어진 철사 줄이 바닥에 늘여졌고 오른쪽으로 농자재를 보관하는지 허름한 창고 비슷한 건물과
작은 인삼포가 있다.
단정짓기는 경솔하나 재말재가 아닐까?

 

뚜렷한 길이 없다.
주위를 맴돌다 금방 내려온 능선 오른쪽 사면을 타고 다시 산으로 간다.

다행히 무덤들이 있으니 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있을 것이다.
길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오른쪽 내리막으로 방향을 틀어 소나무를 돌고 돌아간다.
널찍한 묘역을 거슬러 덤불을 헤쳐 김해 김씨 무덤으로 내려서니 조금 밑에 넓은 길이 있다.

 

15 : 56 '부처님 오신날' 연등이 아직도 주렁주렁 매달린 허름한 암자(?)
진입로에서 'OO굿당' 이라 쓴 팻말을 얼핏 봤는데 혹시 그것이 아닌가 싶다.
마당에 있는 사람에게 개덕사를 묻자 "한참 가야된다"라며 비교적 자세히 일러준다.

조금 가다 길을 따르지 않고 바위가 듬성듬성한 공터를 무찌르자 '오토캠프장' 표지가 있다.
민속촌 건물 앞에서 지나온 갈림길로 되돌아 오르고 오른쪽 길을 터벅터벅 걸어간다.

 

 

                                        지루한 길. 지나는 차가 먼지를 일으킨다.


 

                             가운데 움푹 패인 곳에 구름다리가 걸렸는데 사진에는...

 

16 : 21 대광장 오른쪽 길로 들어서,
3분쯤 가다 서대폭포로 여겨지는 물 없는 계곡 나무를 엮어만든 다리 두 개를 연거푸 건넌다. 
오솔길을 잠시 걷다 역시 앞에 본 것과 같은 모양의 나무다리를 건너 능선으로 올라서니 개덕사
가 바로 밑에 있다.

 

 

                                                       개덕사 대웅전

 

16 : 32 등산안내도 하나 없어 산행거리도 모른 체, 부실한 안내지도만 달랑 들고 아무 탈없이 서
대산을 탐방했으니 무엇보다 즐거우며 장룡산 연계산행을 하지 않고 서대산만 찾을 바에는 우리
가 걸은 역순으로 돌아보는 것이 좋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