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04년 10월 31일 07시 양재역

산행시간:   약6시간 지암산악회 40명

산행코스:  성삼재-노고단산장-노고단고개-돼지평전 -임걸령-피아골산장-구계폭포-삼홍소- 표고막터-직전부락-연곡사 -                 주차장


피아골의 한많은 역사가 핏물처럼 배어있는 듯한 단풍을 보기위해 10월의 마지막날 기대반 설레임반의 심정으로 양재역에서 차에 몸을 싣는다

등산은 일상 큰 기대와 설레임속에  떠나지만 기대이상의 성과보다도 실망아닌 허탈감속에  다시 내일을 약속하는 일이 다반사 이지만 생각지도 못한 큰 기쁨을 안고 돌아왔을때의 기분을  산행을 하지 않는 사람은 어떻게 이해할 수가 있단말인가?

차가 출발한지 4시간만에 우리들은 성삼재고개 초입에 다달았지만 밀려드는 차량들로 가다서다를 반복하면서 30여분만에 반야봉과 노고단, 만복대가 삼면을 감싸안은 달궁계곡 끝마을  해발750m의 심신산골에 위치하여 하늘아래 첫동네라고 불리는 심원마을에 도착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더 이상 차로가기는 무리인것같아 5분여를 더 간후 성삼재 2km지점에서 하차를 하여 아스팔트산행을 시작한지 25분만에 성삼재에 도착할 수가 있었다 .


 
“금강산은 빼어나되 웅장하지 못하고,지리산은 웅장하되 빼어나지 못하고”라는 서산대사의 비유가 있듯 지리산은 날카롭고 빼어남이 부족하나 웅장하고 두리뭉실한 기운이 돋보이는산이다


  
성삼재에서 보는 지리산은 뒤늦게 찾아온 산행객을 꾸짖듯이 부끄럼없이 옷을 벗어던진채로 나목의 모습으로 겨울이 멀지않았음을 알리고 있었다.

성삼재에서 노고단산장까지는 넓은 차도를 따라 오르게된다. 성삼재에서 노고단까지는 약2.7km로써 가볍게 오를수가 있으며,노고단은 입산통제를 하므로 오를 수가 없으므로 노고단산장에서 왼쪽의 노고단고개를 향해 오르게 된다. 노고단고개에 이르면 돌탑이 세워져 있으며 전방에 반야봉(般若峰 1,734m)과  멀리 정상인 천왕봉(1,915m)도 시야에 함께 들어온다.

노고단고개에서 약간 우측으로 비스듬히 돌아 진행되는 주능선 길은 아주 걷기가 편하게 조성되어있다.  주능선을 따라 진행하다 보면 돼지평전(멧 돼지가 많아 붙여진 이름)에 이르고 우측아래는 피아골계곡이 시야에 나타난다. 남쪽방향으로 피아골계곡을 바라다볼때 우측에는 노고단이, 남쪽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상에 왕시루봉(1,243m)아 우뚝솟아있고, 좌측에는 반야봉에서 남쪽으로 내리뻗은 불무장등(1,448m)능선이 포근하게 감싸고 있는 모습이 아주 장관이다.

피아골로 내려서는 길목은 돼지평전에서 임걸령으로 직진하여 내려서면 피아골 삼거리가 나타나는데 좌측으로 7분여를 가면 임걸령샘터가 나오고, 우측으로 하산하면 2km지점에 위치한 피아골산장으로 가는 가파른 힘든코스가 이어진다 .

 
임걸령은 노고단에서 반야봉으로 이어지는 8km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해발1,320m의 높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우뚝 솟은 반야봉이 북풍을 막아주고, 노고단의 능선이 동남풍을 가려주어 산속깊이 자리한 아늑하고 조용한 천혜의 요지이며, 샘에서는 언제나 차가운 물이 솟고 물맛 또한 좋기로 유명하며 특히 의적 임걸(林傑)의 본거지였다하여 임걸령이라 부르게 되었다 한다.


임걸령에서 식사와 정상주로 갈증을 달랜후 하산을 시작하여 1시간여만 피아골산장에 이르면 산장에서부터 피아골계곡을 따라 내려서는 등산로는 잘 개발되어있어 걷기가 편하며 계곡의 경치가 아름다워 피곤한줄모르고 하산할 수가 있다 .


피아골의 유래는 지나간 역사속에 피아골에서 죽은이의 피가 골짜기를 붉게 물들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 라고도 하지만 이곳 직전(피稷밭田) 마을에서 오곡중의 하나인 피농사를 짓는 밭고랑이라는 뜻으로 옛이름 피밭골이  피아골로 변한 것이다.

지리산의20여개가 넘는 계곡중에서도 자장아름답다는 단풍숲은 뱀사골과 피아골이다.

섬진강으로 흘러드는 맑은 계류가  단풍숲에 물들어 붉은 빛을 띠는 계곡,“피아골의 단풍을 보지 않는 사람은 단풍을 보았다고 말할수 없다” 조선시대 유학자 조식선생이 한 말이다. 핏빛보다 붉다고 하는 지리10경중 하나로 꼽히는 직전단풍은 피아골 입구 직전부락일대의 단풍절경을 일컫는다.  피아골은 잠룡소,삼홍소,통일소,연주담,남매폭포등 자연미 뛰어난 소와 담,폭포가 연이어져 있어 여름 계곡산행으로도 인기가 있다.

또한  산도 붉고(山紅) 물도 붉게(水紅)비치며 사람도 붉게 물든다(人紅)하여 삼홍의 명소로 치며 온산이 불게 타서 산홍이고,단풍이 맑은 담소에 비춰서 수홍이며,그 몸에 안긴사람도 붉게 물들어 보이니 인홍이라고 해서 예부터 삼홍의 명소,피아골단풍은 가을 지리산의 백미(白眉)다.


  
섬진강 언저리에서 태어나 지리산 자락을 보며 살다간 고 조태일 시인은 “단풍”이란 시를 통해 이렇게 노래했다


"단풍들은

일제히 손을 들어

제 몸처럼 뜨거운 노을을 가리키고 있네

도대체 무슨 사연이냐고 묻는 나에게

단풍들은 대답하네

이런 것이 삶이라고

그냥 이렇게 화르르 화르르 사는일이 삶이라고"


피아골의 단풍은 마치 봉홧불 옮겨붙듯 백두대간의 산봉우리를 징검다리삼아 훌쩍내려와 현란한 몸짓으로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피아골계곡을 따라 하산하면서 만나는 명소마다 보여지는 독특한 경관은 대단히 아름답다.

황홀함에 도취되어 나타나는 남매폭포,구계폭포,삼홍교,선유교를 지나면 피아골계류는 끝나고 어느새 화사한 단풍숲에 들게되며 약20여분을 내려오면 직전마을에 이르고 직전마을지나면 지리산 활엽수림의 생태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는  “피아골 원시림”이 시작된다 .가을이면 신갈나무,산초나무,단풍나무,졸참나무,굴참나무,굴참나무등 다양한 활엽수에 울굿불굿한 물이 배어드는 국내최대의 단풍코스가 이어 주차장까지 내려오므로 우리들은 오늘의 산행을 마루리하면서 이 가울 단풍의 붉은 유혹에 넘어가 만산홍엽(滿山紅葉)에 젖어 행복감에 나 자신을 던져본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주심에 가슴깊이 감사하면서.......

또 시인 이어도는 “단풍,그 붉은 마음”중에서 다음과 같이 읊고있다


"그 붉은 마음을 그대는 아는가

사랑하고 싶어도 사랑하지 못한

그 붉은 마음을 그대는 아는가

그 뜨거운 여름의

푸른 청춘이 부질없이 지나가고

사랑하고 싶어도

늘 한발 늦게 오는 사랑 앞에서

뜨겁게 절규하는

그 붉은 마음을 그대는 아는가"


*산행코스별소요시간

성삼재2km지점((11;40)-성삼재1,102m(12;05)-노고단산장(12;50)-노고단고개탑(13;05)-돼지평전(13;40)-피아골삼거리(14;05)-식사(14;20)-임걸령샘터왕복후(14;35)-피아골산장1km지점(15;00)-피아골산장(15;30)-구계폭포(116;05)-삼홍소(16;25)-표고막터(16;50)-직전마을(17;05)-연곡사(17;35)-주차장(17;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