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2008.4.27.

 

26일(토요일) 밤 막내처제가 전화 하여 산에 같이 가자 하는데

처는 산행지 결정이 잘 안되나 보다.

여기저기 꼽다가 북한산 가자 하는 구나.

 

보통은 만날 장소와 만날시간을 약속 하는데 처는 신기하게도

각자의 집에서 나갈시간을 약속 한다.

아침 6시30분 집에서 나가자고 동생과 약속 하기에 한마디 했더니

만날 장소까지 가는 시간이 비슷하게 걸린다나?! 그래도 그렇지.....

 

6시35분 집에서 나가는데 날씨는 춥고 안개가 자욱한 게 오늘 조망은 안 좋겠다.

서해안고속도로, 내부순환도로. 불광역 지나 연신내역에 도착하니

조금후 지하철로 처제가 혼자 오네.

동서는 청주 결혼식에 간다고....

 

차에 타더니

"언니 파마했구나."

"응"

"당신 파마 했우?  언제?"

"지난주 금요일에 했어요." 

 

나, 처랑 같이 사는거 맞나?

9일이 지나도록 마누라 머리 모양 바뀐 것도 모르다니.

이러고도 밥 얻어 먹고 사는게 용타^^* 

 

원효봉 가자 하여 효자리로 가야 하는데, 오랫만에 연신내 에서  가게 되니

혼란이 오는지, 조금 가다 우회전 하란다. 언덕으로 오르니 도로공사 하며

금줄 친 곳이 있는데서 은평경찰서 백차는 되돌아 가고 버스는 우측에 서는데

나는 오른편 갓길로 하여 올라 가니 막다른 길이라.

되돌아 나와 다시 우회전. 처는 너무 일찍 꺾어 들어 갔나 하네.

북한산성 이정표를 보고 들어가면서  아파트공사로 길이 달라졌나 했단다

 

원효암 방향으로 들어가니 길은 좁고 주차 할 데가 없는데

식당에서 등산객 무료 주차라는 표지가 보여 서라벌 식당 마당에 주차하고.

 

8시 5분 부터 오르기 시작.

시구문 방향 이정목 보며 어떤이가 "시구문이 무슨문이지? "

다른이가 "죽은 시신들 내보내는 문"이라 가르쳐 준다.

 

8시16분 시구문 지나 8시24분 원효봉0.8km이정목 지나

원효암 아래의 평평한 곳에서 8시32분 부터 9시8분 까지 떡과 컵라면으로 아침.

두자매는 컵라면도 싼 게 아니라더니

"라면이 5봉 묶음이 한개씩 사는 것 보다 더 싸지도 않다" 며

소비자들이 흔히 더 싸거니 하며 묶음으로 된 것을 산다고 한다.

 

원효암(9시14분)에 들려 처와 처제는 부처님께 참배드리고.

작년 5월6일에 왔을때랑 절기가 비슷 하여 그런지 붉은 금강초롱 꽃이

줄지어 달렸고 석탄일 가까우니 그보다 커다란 등도 주렁주렁 달려있다.

 

되돌아 나가, 등산로 가지않고 작년 처럼 원효암을 가로 질러

두상만 있는 부처님 지나 오른편으로 아찔한 대슬랩을 보며 좁은 틈 길로 간다.

처제는 이런 길인줄 알았으면 안 따라왔을지도 모르겠다.

 

"앞 잘 보고 가요 넘어지면 다쳐요."

"다치긴..... 돈은 별로 안들겠다.저 아래에서 장의차나 부르면 되겠네"

눈흘기며 "그런 소리 하지 마셔요  끔찍해 듣기 싫어요."

 

왼편에 "L"자 병풍 같은 거대한 바위를 지나 작년에는 더 많이 지나 갔었는데

오늘은 다른 사람들이 많아 그이들 따라 왼쪽으로 치오르는데 비도 조금씩 뿌리고

바위 중간중간이 젖어 있어 미끄러우니 주의력을 집중 하여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오른다.

 

약3m 정도의 꼭대기 가운데에 나무가 있는 직벽을 올라야 하는데 처제가 걱정 된다.

등산객이 세사람 오기에 밧줄 있냐 물으니 그런것 안가지고 다닌다며 능숙 하게 올라 가 버린다.

나도 집에서 밧줄 얘기 까지 하고 나올때 그냥 왔으니...

 

뒤돌아 다른 길 찾아 내려 가기도 위험 하기는 마찬가지라 ~  올라가 보자.

처제부터 홀드를 잡게 하고 지탱하는 발 미끄러지지 않게 붙들어주고 힘들게 오르고

처도 같은 요령으로 오르는데 나무 때문에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몸을 틀어야 하니

가운데 있는 나무가 오히려 불편하다.

 

내 차례. 받쳐 줄 사람도 없고 양쪽으로 홀드 잡으니 힘 쓸 수 없어 왼쪽 바위틈에

양손 같이 넣고 몸을 끌어 올려 발로 지탱 하며 나무를 양손으로 잡으니

손이 풀린다. 손풀리면 추락인데 신속하게 양팔로 나무를 감아 매달리고 발로 지탱 하며

오른쪽으로 비틀어 올라 나무에 기대니 다리가 후들 거리며 기운이 빠지고 겁이난다.

 

95년 10월 말경 월악산 하봉 중봉 영봉의 위험등산로 돌아 가시오 표식 보고

위험 등산로 로만 찾아 오를 때 보다 더 겁이 난다.

내가 먼저 쉬자 하여 나란히 앉아 쉬었다.(9시55분)

앉은 자리에서 오늘 처음으로 내 사진 하나 찍어주어

나도 오늘 이산에 온 증명이 되었다.

 

이리저리 바위를 오르니 위에서 말소리가 들리는데 칼로 수직으로 무우 자르듯 잘린 

큰 바위를 옆으로 돌아 "V" 자 의 바위는 몸을 "ㄴ"자로 하여 양 발과 엉덩이로 지탱 하며

게 처럼 옆으로 옆으로 밀며 올라가니 원효봉이 곧 나타난다.

 

작년엔 운좋게 바위타는 사람 만나 염초봉을  오를 수 있었던 생각이 난다

처는 오늘은 염초봉 옆으로 하여 위문 지나 노적봉으로 간다는데 글쎄나...

 

앞을 보니 염초봉과 백운봉(836m)은 한덩어리로 보이고 가운데 만경봉(799m)

우측에 노적봉(716m)이 펼쳐저 보인다.

 

성곽 따라 조금 내려와 문이 하나 있는데 처는 그문 밖으로 나가 동북 방향으로

앞사람 따라 가잔다. 앞서 40여m 가기에 불러 세워 어디 가냐 하니

북문에서 위문으로 갈 거란다.

 

그리로 가면 서울 동북 방향이고 위문 갈 수 없다 하며 되돌아 가자 하니

계속 더 가서, 북문으로 가야 한단다.

어쨌든 되돌아 오며 보니 우리가 빠져 나온 문에 먹인지 검은 페인트인지는 몰라도 

작은 나무판에 검으나 흐릿하게 북문이라 쓰여 있네. 

마누라 따라 계속 갔으면 북한산 뿌리를 한바퀴 돌았거나 하산 하고 끝내었으리라.

 

북문으로 들어와 좌측으로 염초봉으로 가다가 염초봉 직벽 오르는데서

우리는 그냥 직진 하면 되는데

북문 들어 오더니 그냥 직진 하잔다.

그길도 사람들이 많아 호젓한 왼쪽 옆길로 가자네.

사람도 없고 신록과 철쭉을 보며 한적한 길을 가는데

 

"언니 이런 길은 쉬 하고 싶어진다."

"내가 망 봐줄께 두분이 쉬 하셔."

"아니요 지금 마려운 건 아니고, 길이 그렇다는 말이죠."

하하하하.

 

그래, 산에 다니다 보면 쉬는 하고 싶은데 앞뒤로 사람은 다니고,나무 잎은 떨어져

속까지 훤한데 난처할때가 누구나 있었으리라.

 

층층나무의 한층만 같이 옆으로 퍼져 핀 철쭉이 있어 꽃과 함께 처제의사진 찍고.

내려 가는데 밭이 나타 나더니 원형 철조망으로 길이 막힌다.(10시29분)

아무래도 아닌 것 같더라니...

다시 올라가 오른쪽 염초봉으로(10시46분)

 

비가 간간히 오니 바위는 미끄럽고 뒤에서 계속 기어 오르는 사진 찍으니

처는  엉덩이만 나오겠다며 한마디 하며 오른다.

 

여기서는 노적봉이 선명 하게 보인다.

한참을 올라 뒤돌아 보니 우리가 지나온 원효봉 성곽길이 선명 하다.

 

물론 처제는 이런줄 알았으면 이리로 오지는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오늘 원효봉 어려운 코스와 염초봉 맛을 보니

아찔코찔 하면서도 재미는 있었으리라.(이건 내 생각^^* )

 

11시2분 드디어 염초 직벽.

공단 직원인지 한사람이 지키며 자일 헬멧 안전벨트 없는 사람은 오를 수 없다며

되돌아 가던지 그냥 가던대로 앞으로 내려 가란다.

 

"당신 말 따라 오르지않고, 이리로  가다가 다치면 병원비 줘야 합니다."  

"그러지요."

"좋아 그럼 누군지 사진 찍어야 겠다."

디카를 들이대며 사진을 찍으니

"아닙니다.아닙니다."

하여 옆에 있던 이들과 폭소.이래서 한번 크게 웃었으니 일소(一少)는 되었겠지.

 

11시12분 커다란 너럭바위 지붕에 비가와도 젖지 않을 것 같은 뒤가 뚫린 굴.

처는 여기가  시발크럽 인가 ? 한다

그앞 공터에 어떤 사람이 몇월 몇일 몇시에 여기서 만나자 하면 되겠다 하기에

내가 그렇게 여기에서 만나 뭐 하실 거요 하니

그사람은 머뭇머뭇 하고 친구들이 웃는다.

아마 애인이라도 만나자 했나보다.

내가 늙었나 주변에서 들리는 얘기에 참견을 가끔 하는구나.

 

오르기 보다 내려가기가 더 위험 하다.

한참을 내려 가서 보니 왼편으로 오르는 길이 있는데 누군가가 그러는데

그리로 올라가면 파랑새 바위라는데 맞는 말인지.

우리는 계속 내려와 11시40분쯤에 북한산성에서 위문으로 올라 가는 등산로를 만난다

처가 위문으로 올라 가 노적봉으로 해서 내려갈런지 아니면 여기서 그대로 내려갈까? 

하기에 처제에게 물어 보라하니 처제는 내려 가잔다.

 

비도 오고 양식도 없고 있느니 물 뿐인데...

두끼를 가져와 주차장 부근에서 아침먹고 짐을 차에두고 점심 가지고 왔어야 하는 건데.

위문 올라 노적봉 들려 내려 가려면 약 두시간은 더 걸려

하산 완료 시간이 오후네시는 되어야 할것 같다.

그래 미련 버리고 내려 가자.

 

병풍같이 큰 바위 아래 의자에 앉아 처제가 주는 볶은 멸치 먹고

사과 나누어 먹고 내려 온다.

12시27분 산성탐방지원센터 3.3km,백운대 0.9m 이정목 지나고

12시32분 동대사 지나 내려와

 

12시49분 큰 나무밑둥치의 굵은 가지가 부러져 축늘어진 곳에 오니 복사꽃과

몇송이 달린 개나리와 암벽 폭포 위에 추락 방지용 쇠말뚝을 주욱 박아 쇠줄 친곳이라.

부러진 가지에 처제랑 나란히 앉아 사진 찍어주던 처가

"또 남편이 달라진 것 같다 할라" 하여 웃었다.

전에 처제와 찍은 사진을 보고 처제친구가 "네 남편이 좀 달라진 것 같다"하더란다

젊은이의 부탁에 사진 찍어주고  우리도 오늘 처음으로 세사람 같이 사진 찍었다.

 

12시59분 백운대 2.2km 원효봉 1.2km 상운사 1.0km 이정목 지나고

1시 4분 개천 건너 원효봉 쪽으로

1시10분 원효굿당 마당에 검고 붉은 장닭의 목청 좋은 호쾌한 울음 소리에

장닭 사진을 몇 컷 찍으니

옆에 짖지도 않던 검은 개가 자기도 알아 달라는지 짖기에 그놈 사진도 찍어주고.

 

1시20분 덕암사에서 큰 바위밑 대웅전과 그옆의 아무리 보아도 시멘트로 만든 것 같은

거대한 불상 지나 수선화 두송이, 노란 튤립 한송이, 매발톱 보고

1시 28분 시구문에 왔다.

오늘은 제대로 원점 산행 했네.

1시50분 서라벌 식당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쳤다.

 

맥주 2병으로 목 축이고 영양밥과 곤드레 나물밥으로 늦은 점심을 먹고 

2시10분에 떠나 4시20분에 집에 도착.

 

모두들 건강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