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금단의 산을 가다(촉대봉-응봉-화악산-석룡산)


1. 산행일자 : 2004. 10. 17(일) [맑음]


2. 운행구간 : 화악리-촉대봉-응봉-실운현-화악산(부대옆)-쉬밀고개
-석룡산-38교


3. 산행 개념도







4. 산행자 : 관악산, 청색시대, 풍경, 메아리, SOLO

5. 산행기

<가평의 석룡산을 가기 위해서는 적목리 38교에서 부터 조무락골을 거쳐
쉬밀고개(방림고개)에 이르러 좌측의 석룡산으로 향한다.

근데 그 반대편 쪽, 즉 화악산 쪽에는 이정목에 "등산로없음"
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가지말라고 한데는 더욱 흥미가 이는 법.
늘 궁금했었다. 저리로 가면 모가 나오는 걸까...

또 한가지. 서론이 좀 길어진다.^^ 촉대봉을 거쳐 응봉에 이르면
군도가 실운현에 이어진다.

실운현 4거리. 좌/화악리, 우/사창리, 앞/화악산, 뒤/응봉..
직진하면 간다는 화악산. 그 길도 내내 궁금해 전에 가려다
일기가 불순하고 시간이 늦어 못갔다.

오늘 그 의문점들을 합동으로 물말아 해소한다>



청량리 6:15분 가평행 열차.
조금 늦을지도 모르니 기차 꼭 붙잡구(?) 있으라고
관악산님의 다급한 전화가 온다.

출발 5분전에 관악산님이 개찰구로 뛰듯이 들어오시면서
택시타구 오셨다며 오늘 비싼 산행을 한다고 툴툴 대신다.
..04:00부터 버스 다니는데 버스 타고 오시지..

가평에 07:40분 경에 도착한다.
아침들고 볼일보고 여유있게 준비작업을 한다.

계절이 계절인 만큼 08:30분 화악리행 군내버스에
산객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이 화악리행 버스는 가평에서 30분 정도 걸리는
홍적이 마을에 갔다가 다시 돌아나와 화악리로 간다.

버스가 화악리로 들어서면서 좌측 화악의 뚱뚱 산줄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물론 군데군데 단풍도 보인다.
마구 가슴이 셀렌다. 가평은 진짜 참 좋다.

화악리의 촉대봉 들머리는 버스 종점 한 정거장 전에 있다.
내리면 바로 촉대봉 산행 안내판이 보인다. 촉대봉까지는 4.3Km.
내린 자리에서 바로 우측 콘크리트길로 오른다.

(09:17) 군데 군데 팬숀인지 몬지 건축물들이 보인다.
얇은 짚티 하나로는 조금 서늘한 날씨이지만

청량한 가을의 기운이 볼에 상쾌하다.
..자켓 입어봐야 좀만 있으면 물오리 될걸 머..

(09:26) 콘크리트길이 끝나고 너덜길 시작이다.
공사를 하면서 파헤쳐 놓은 듯.

(09:30) 동그라미님 말대로 좌측으로 쌍묘가 보인다.
쌍묘라 하면 어감이 좀 이상하지만 묘가 2봉분이 있다는 거다.

묘를 지나고 본격 오름길. 경사가 상당하다.
코가 땅에 닿을 듯하다. 다리 종아리가 뻣뻣해진다.

(09:37) 1차 안부다. 벌써 물오리 조짐이 슬슬 보인다.

(09:39) 좌에서 우로 휘돌아가는 임도가 나온다.
등로는 정면 바위 절개지이다. 로프를 매달아 놓았다.
로프 잡고 올라서니 계속 급한 경사다.

(09:48) 2차 안부. 그나마 안부가 있어 한숨 돌린다.

(09:52~09:55) 잠시 휴식. 그거 20분 오름길에 땀으로 범벅댄다.
처음에 물오리의 느낌이 적중한다. 이후도 시종일관 오름길.

(10:21~10:33) 쉬어간다. 홍적고개에서 오는 길과 합류하는 삼거리다.
비로서 주능선이다.

그러고보니 쌍묘 있는데서 50분간을 급한 경사로 오른 것이다.
이번 산행의 백미다. 알싸하고 쌈빡한 경사.

이제부터는 北행이다. 저 앞쪽에 봉우리 2개가 뾰족하다.
촉대봉은 뒷봉우리. 뾰쫏한 능선길이다. 암릉, 둔덕을 교대로 지난다.

(11:00~11:13) 촉대봉 도착. 날은 맑은데 가스가 차 조망은 뿌옇다.
전에 오를 때 흐린 날씨에 아무 것도 안보인 거에 비하면 양반이다.

이제부턴 응봉행. 응봉 초입에 길이 사납다. 밑으로 뚝 떨어지는 바위에
잡목도 거추장스럽다. 확실히 비법정등산로 답게 길자취도 흐릿하다.

이런 등로를 보구 신선하다는 것 일까. 앞선 메아리님이 씩씩하고
노련하게 잘 헤치고 나간다.

점진적인 오르막이 은근히 다리에 로드를 준다.
이러기를 1시간여. 저 앞편 좌측에 전주가 삐죽이 보인다.
응봉의 군도가 임박했다는 신호.

(12:17) 가파른 길을 올라서니 응봉 부대 정문 앞 콘크리트 군도.
전엔 비포장이었는데 새로이 포장을 한듯하다.

부대정문이 20미터 앞에 보인다. 그 근처에 행랑객인 듯한
아주머니, 아저씨들이 몇몇 보인다. 멋진 조망을 보기위해
차타고 올라왔나부다.

응봉의 정상은 군부대 휀스안에 들어가 있다.
말티고개처럼 응봉의 군도가 저 밑으로 꼬불꼬불하다.

아주 시원한 조망이다. 홍적고개에서부터 우리가 올라온
응봉밑까지의 능선이 정연하다. 저 앞쪽으로는 화악산.

다음 목적지는 실운현. 그냥 도로를 따라가기도 하고
그냥 산으로 직 횡단하여 내려가보기도 한다.

(12:49) 30분 정도 걸려 실운현.
실운현에서 전에 우측, 사창리로 내려간 기억이 아련하다.
..그 때 겁나게 걸었었지..

(12:50~13:26) 실운현에서 화악산 쪽으로 30~40미터 가면 우측으로
헬기장이 있다. 등로는 헬기장 뒤로 잘 나있다.
일단 여기서 오찬을 하기로 한다.

헬기장에는 구멍 뻥뻥 뚫린 군용철판이 좌악 깔렸다.
그래서 그 옆에서 식사를. 느긋한 식사를 즐긴다.
식사후 배며 커피며 관악산님의 후식이 우리를 즐겁게 한다.

관악산님은 거금(?)을 들여 도이터 배낭하며 등산화 등을
새로 구입했다 하신다. ..부러비.. 폐인될라고 아주 작정을 하셨나부다.

누군가 그랬던가 5년이상 쓸 물건이면 최고급으로 사라고.
맞는 말이다. 5년동안 항상 자부심에 차 물건을 사용할 것 아닌가.

식사하고 나른한 마당에 다시 경사를 쳐오르려니 가슴이 답답하다.
헬기장에서 화악산까지도 팍팍한 경사.

좌측으로 언뜻언뜻 화악산의 부대가 가까이 다가온다.
멀리서 아스라이 봐왔던 화악산 정상위의 건물들.
막상 가까이 와서 보니 또 느낌이 새롭다.

(13:34) 또 수풀 가득한 헬기장을 지나고

(14:01) 지능선에 올라선다.

(14:08~14:27) 넓다란 안부.
맨 후미에서 오던 청색시대님이 길을 약간 잘못들어 늦어진다. 떡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잠시 목을 축인다.

(14:34) 화악산 건물 철조망 앞이다. 경기 제1봉의 조망은 가히 장관이다.
아스라이 점처럼 보이는 광덕산의 기상관측대. 손에 잡힐 듯한 국망봉.
응봉에서 밑으로 내려뻗은 산줄기들. 산.산.산..

어떻게 보면 여기서 철조망 앞으로 해서
살살 중봉까지도 갈만한 것 같았다.

그러나 오늘의 목적지는 석룡산. 화악에서 석룡으로 내려뻗은 능선은
화악산 정상에서 조금 북쪽으로 빗겨난 부분에서 갈린다.

예상외로 길자취는 뚜렸하다. 교통호등을 거쳐 요리저리 길을 돌아쳐
그렇게 석룡으로 내려간다. 완만한 길을 가던중 화들짝 놀랜다.

흡사 분지같은, 평전 같은 너른 평평한 능선길에 낙옆들이 쌓여있고
단풍나무들이 좌우로 산재해 있어 마치 천국의 뜰을 거니는 듯 하다.

누군가가 소리친다. "야~ 이런 데 앤이랑 오면 조오케따"
..난 와이프랑 와야 더 좋은데.. 으악~

그렇게 30분여를 내려가니 앞에 커다란게 막아선다.
아니 내림 능선에 왠 봉우리?? 걱정반 근심반으로 다시 오를 채비를 하니

(15:14~15:23) 봉우리 밑에 이정목이 보인다.
순간 쉬밀고개??란 생각이 들었다.
아닌게 아니라 가보니 쉬밀고개 이정목이다. 으아 너 반갑다.

쉬밀고개에서 "등산로없음"지역으로 내려온 것이다.
그렇게 궁금하던 곳을 가보니 속이 다 후련하다.

남들이 보면 별거 아닌게 본인에게는 참 기쁜게 있고 정감어린게 있다.
이 쉬밀고개도 마찬가지다.
석룡산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몇주 전에도 다녀간 석룡산.

(15:33~15:47) 쉬밀에서 한 10분 오르락 내리락 하니 석룡산이다.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석룡산의 위치가 바뀌었다.
쉬밀고개 있는 쪽으로 좀 당겨진 것.

3분의 산객이 올라와 석룡산 정상에서 포즈를 취한다.
이 좋은 계절에도 이쪽 산자락엔 사람들이 별루 없다.

여태까지 도합 3팀이나 만났을까..
그저 가을엔 설악,설악,설악. 지리,지리,지리...

이 경기의 한적한 산에서도 산행을 하다보면 가슴 사무치는
비경을 자주 접한다.

(15:54) 구 석룡산을 통과하고
을긋불긋한 단풍지대를 지나(여기도 쥑인다) 하산한다.

이쪽 내림 길도 참 좋다. 조무락골은 물이 좋다 할거 같으면
이 쪽 길은 나무가 좋다. 쭉쭉 뻗은 잣나무하며..

(16:45) 조무락골 초입의 식당이 보인다.
가평 나가는 차시간은 적목리에서 17:50분이다.
느긋하게 몸을 씻고 가평가는 차에 오른다.

풍경님은 서울의 상가엘 간다 그래 먼저 가고
남은 4인이 삼겹살 집에서 뒷풀이를 한다.

서울 가는 열차는 20:37분 입석.
화장실 옆 로얄박스(?)에 자리를 잡고
못다한 산이야기를 하며 서울로 온다.



◎ 촉대봉 근처에서 본 화악산 ▼



◎ 응봉 밑에서 본 말티고개 ▼



◎ 쉬밀고개 ▼



◎ 석룡산에서 한컷 ▼



◎ 석룡산 하산길의 단풍 ▼




산행기 끝!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