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2005년12월23-25일까지

산행지:한라산

산행코스:관음사-탐라계곡-삼각봉-탐라계곡-관음사(원점회기산행)

산행시간:5시간30분

들머리시작:10시30분

 

 

 

 

오랜만에 다시찾는 제주도 한라산은 남한에서 제일 높은 山이다.(1950m)

섬에 있으면서 남한에 있는 육지산들 보다 높다는게 사실은 의아하다.

5000개의 산중에서 특히 500m급이상이 1200개가 되는 우리의 산을 보면서 산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써 행복감을 느낀다.

대만도 섬이면서 4000m 가까운 玉山이 있는데 몇년전 초청을 받아 놓고도 어찌하다보니 다녀오질 못했다.

이번 제주도 산행은 항상 나홀로 비행기를 타고 다녀오다가 여러 회원님들과 함께 인천에서 배를 타고 한라산을 다녀오기로 약속이 돼 있다.

배를 타기위해 연안부두에 오후 늦게 도착해 저녁을 간단히 먹고 부두대합실에서 여러 회원들과 인사를 하고 다른산악회 회장과 대장들과도 조우를 하고 6시40분 승선을 하고 7시에 정확히 출발한다.

오하마나호라는 이배는 6300ton이며 전장이 140여m,속도는 22knot(시속약40km) 정원은 845名 싣는 큰 배이다.

 

 

 

배를 타고 약13시간을 가야 제주항에 도착한단다.

한번 정도는 해봐야 될것 같아 배를 탓지만 나에겐 맞지 않는것 같다.

한 room에 여러사람들과 함께 하며 잠을 자야하고 공중도덕도 지켜야하는 사항이라 모두들 힘들어 한다.

다만, 산을 좋아하는 님들이라 바로 친하게 돼서 술잔을 나누며 대화를 나눈다.

나도 다른곳에서 오신 산님들과 몇잔의 술을 마시고 우연히 내가 가끔 봐주는 산악회의 회원들을 만나 생맥주로 입가심을 하고 일찍이 잠자리 들었다.

여럿이 잠자는곳이 싫었는데 다행이도 여행사 guide의 안내로 침대방에서 그나마 잠을 청할수 있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있어 4시경에 일어나 씻고 아침밥을 먹기 위해 기다리는데 배의 흔들림이 계속된다.

7시40분쯤이면 바다에서 일출을 보리라 기대했것만 기대가 컸는지 날씨가 흐려 실망도 컸다.

산에서의 일출은 아마도 전국 유명산은 거의 다 봐 왔지만 바다에서의 일출을 기대했건만 참으로 아쉽다.

심하게 흔들리는 것은 아니지만 예민한 나로써는 영 개운치가 않다.

 

 

 

아침 8시면 도착해야 하는데 약 한시간여 늦게 제주항에 도착했다.

여행사의 말대로는 십여일째 통제됐던 한라산이 우리를 위해서인지 오늘아침 통제가 풀렸단다.

산을 오를수 있다는 희망을 안고 여행사 소속의 관광버스를 타고 출발해 약 십여분정도 갔을까 버스가 고장나서 중간에 차에서 기다리는 경우가 발생했다.

배도 늦게 도착했고 그나마 차까지 고장나서 십분이 아까운 시간에 4-50분씩 늦어지니 한라산 백록담가기는 힘들것 같다.

물론 어제까지 통제됐던 곳이기 때문에 정상 도전이 결코 쉬운일은 아니다.

하지만 출발도 해보지 않고 나에겐 포기란 없다.

다른 차를 불러서 옮겨 타고 들머리인 관음사입구에 도착하니 어느새 시간은 10시30분을 가리킨다.

관음사에서 백록담까지 8.7km이고 백록담에서 성판악까지 9.6km인데 도저히 오후5시30분까지는 시간을 마출수 없지만 도전을 해 보기로 마음먹고 들머리를 출발했다.

 

 

 

매스컴에서는 3m의 눈이 쌓였다고 하는데 물론 누적된 눈은 아마 그럴것이다.

앞서 간 다른 산악회의  산님들이 있어 어느정도는 러쎌(눈길을 내는것)이 돼 있어서 쉽게 출발했다.

우리 회원들은 차에서 약 세시간만 오르고 하산하라 일러 줬기 때문에 별 걱정없이 오르고 배에서 만난 한 산님과 함께 오르는데 제대로 따라오질 못한다.

한참을 오르다 보니 또다시 나홀로 산행이 시작됐다.

탐라계곡을 지나며 다른산악회 회원들을 추월할 위치가 아니라서 한참을 뒤따르는데 내가 원하던대로 휴식을 취하길래 빠르게 치고 선두로 나간다.

제주시내에는 눈이 다 녹아 없는데 들머리 시작부터 온 세상이 눈으로 뒤덮여 있다.

원 없이 눈을 밟고 오르며 하산하는 사람들이 한두명씩 내려오는데 들머리 부터 약4km만 러쎌이 돼서 더이상 오르지 못하고 하산 한단다.

누군가는 러쎌을 해야만이 다른 산님들이 산을 쉽게 오를수 있다.

지난주 일요일 지리산 중산리에서 천황봉 거쳐 중봉,써리봉을 지나 치밭목 산장까지  나홀로 러쎌 하느라 힘들었는데 오늘도 결국은 고생 좀 할것 같다.

 

 

 

얼마를 올라 갔을까 아무런 발자국도 표지기도 없는 온 세상이 하얗기만 하다.

국립공원 관리공단 한라산지소에서 물론 표지기를 해 놨을테지만 워낙 눈이 많이 내려 전혀 보이지도 않고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가지가 부러진 나무들을 보며 내 마음도 아프다.

특히 소나무는 인간으로 표현하면 암이란 존재의 무서움이 있는 재선충 때문에 더더욱 마음이 아픈데 이번 大雪로 인해 가지 가지가 부러져 있는 모습은 그냥 보기가 안타까웠다.

물론 자연은 있는 그대로 봐 주는게 옳을 것이다.

안타까운 마음을 안고 나홀로 러쎌을 하며 한참을 올라가도 끝이 보이질 않는다.

지금껏 산행하며 정상도전을 중간에 그만둬 본 기억이 없는데 말이다.

인간은 자연 앞에 나약하다는것, 그리고 자연의 순리에 따라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많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나홀로 하산하는데 내 발자국을 따라 한분이 올라 오신다.

어찌나 반갑던지 인사를 나누고 어디까지 가시냐고 물었더니 삼각봉까지 갈까하는 마음이 있으셔서 함께  오르기로 마음먹고 다시 오르기 시작한다.

 

 

 

러쎌을 해 보신 산님들은 아시겠지만 번갈아 가면서 하면 한결 쉽다.

나홀로 하다보면 쉽게 지치고 다리에 경련이 일어 난다.

둘이서 서로 조금씩 하면서 약 한시간여를 더 오르고 나서야 한라산 정상인 동봉과 서봉을 볼수 있는 곳인 삼각봉 헬기장에 도착해 너무나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 정상이 아닌곳에서 정상주로 한잔씩 마시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제주도에서 태어나셨고 제주 高氏인 고선생님은 약 3년간 한라산을 자그만치 170여회를 올랐다며 말씀하시는데 육지 산은 오를 기회가 없으셔서 오직 한라산과 마라톤으로 다져지신 건강한 정신과 육체를 가지신 멋진 분을 만나 함께 산행할수 있어 나에게도 행운이였다.

현지 guide나 마찬가지이신 고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며 삼각봉과 장구의 목 형태를  닮은 서봉쪽의 장구목,왕관바위를 보고 멀리는 우도까지 선명히 보이며 제주시내의 아름다운 모습까지 보기란 흔치 않다는 말씀에 오늘 한라산을 찾은 산님들은 모두 행운아들이다.

 

 

 

 

흔히 제주도를 三多島라 하는데 바람과 여자 그리고 돌을 얘기하는데 오늘 바람은 열흘간씩이나 한라산을 보여 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지 바람한점 없는 아주 좋은 날씨이다.

하늘도 맑고 구름한점 없고 바람도 없는 3無의 날씨를 보이며 산을 찾은 산님들에게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겨준다.

고선생님과 하산을 하면서 산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산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관음사 입구에 도착해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오늘 배시간이 있어 함께 하지못함을 못내 안타깝게 생각하고 전화번호를 서로 나누고 헤여졌다.

내일이면 또 다시 한라산 정상까지 오른다는 고선생님께 우리 일행을 두분 소개 시켜드리고 함께 오르라고 부탁드리고 우리버스는 제주시에서 유명한 동문시장에 내려 함께 하신 산님들과 방어와 광어로 회를 떠서 소주를 한잔 곁들여 맛나게 먹고 시간 맞춰 배에 오른다.

좋은 님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참으로 금방 지나간다.

 

 

 

배에 승선해서 못다한 얘기와 부족한 술들을 한잔씩 더해 가며 크리스마스 이브를 가족과 함께 하진 못해 미안하지만 산을 사랑하는 산님들과 하는 이 시간이 참으로 행복하다.

청해진 해운에서도 이벤트를 많이 준비한것 같다.

특히 o,x퀴즈도 있지만 밤10시쯤 하늘을 향해 쏘는 2000여발의 폭죽은 지금껏 봐 왔던 그 무엇보다도 웅장하고 아름다움에 가히 글로 표현키 어려운 광경을 볼수 있어 2005년 성탄절 전야는 내 머릿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인생을 살면서 많은 사람과도 만나고 많은 일들이 벌어진다.

개인적으로 2005년 지금 이 시간도 어려운 마음이 나를 짓누르지만 병술년 새해를 잘 맞이 하게 하기 위함이라 생각하고 좋은 산님들과 특히 제주도 토박이 이신 고선생님과 산행도 함께 했고 멋진 event로 나에게 기쁨을 준 청해진해운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 산행을 마무리 하며 산을 사랑하는 산님들과 그들의 가족들 모두가 행운과 행복이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ko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