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산(1188.0m) 청도군 운문면

⊙언   제 : 2004년 9월 4일(토) 맑음
⊙어디로 : 운문사정류장-등심바위-범봉-운문산-운문북릉일부-사리암주차장-출발지
⊙얼마나 : 도상거리 약 18.0km, 8시간 40여분
⊙누구랑 : 언제나 외톨이

09 : 40        운문사정류장에서 출발
09 : 45 ~ 47 개울건너 들머리
10 : 05 ~ 10 조망바위
10 : 25 ~ 30 등심바위
10 : 39        안부(좌)삼거리
10 : 43 ~ 45 삼거리(좌)바위봉
10 : 52        삼각점봉(486.2m)
11 : 00        안부네거리
11 : 07        지능선(좌)접
11 : 13 ~ 15 삼거리(우)바위봉
11 : 21 ~ 25 삼각점봉(헬기장 657.1m)
11 : 36        폐 헬기장
11 : 49 ~ 55 좌측조망바위
12 : 12 ~ 15 우측조망바위
12 : 25 ~ 30 면 경계봉
12 : 41        범봉
12 : 52 ~ 13 : 00 딱밭재
13 : 10        능선(우)갈림길
13 : 17        암릉(좌)갈림길
13 : 23 ~ 30 상운암(우)갈림길
13 : 40 ~ 42 좌측 조망바위
13 : 44        상운암(우)갈림길
13 : 52 ~ 14 : 40 운문산 정상(중식)
14 : 44        북릉(우)갈림길
14 : 55 ~ 57 바위능선
15 : 03 ~ 10 독수리바위
15 : 18 ~ 50 웅크린(?)바위(알바)
16 : 00 ~ 05 계곡중간 휴식
16 : 35        참새매골 합수
16 : 40 ~ 50 심심이골 합수
17 : 15        가지북릉(우)갈림길
17 : 17 ~ 20 학심이골 삼거리
17 : 38        사리암 주차장
17 : 58        수월교
18 : 07        운문사주차장
18 : 21        매표소

운문산 북릉길에...

운문사정류장에서 개울건너 등심바위지류가 만나는 곳에서 들머리를 잡아 등심바위에 올랐다.
주능선에서 밧줄 타고 직벽바위를 오르면 등심바위가 되는데

道界능선 상운산에서 구만산으로 이어지는 줄기가 멋지게 펼쳐진다.

멀리 청도 남산과 화악산까지도... 그리고 마주한 지룡산을 보고...

여보시오 지룡산!...
지난주에 나를 보고 그렇게도 부러워하더니만
내 여기 앉고 보니 당신자태 더 부럽소!...

나랑 같이 평행으로 내 닿다가
주능선에 이르거든 가지산서 만나서
누가 더 멋진지 판가름을 지어보세...

가는 길이 힘들어도 고생이라 생각말고,
즐거움으로 승화시켜 기쁨으로 다녀옴세...
자! 그럼 내 먼저 천천히 출발을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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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게 자네 지금 어딘가?
나 지금 삼각점과 헬기장이 바로 곁인 조망바위에 올랐는데...
지금쯤 자네가 지나칠 사리암 뒷봉우리 헬기장을 지켜보고 있다네...
비록 사리암은 보이질 않지만 그 어디쯤이란 걸 감으로 잡아본다네...

여보게 자네 지금은 어디쯤 가는가?
나 지금 좌우로 조망이 좋은 전망바위를 한두 곳 거쳐 道界능선 面界봉에 올랐다네...
자넨 아직도 쌍두봉갈림길 헬기장에 오르지도 못했지?...

여보게 자네 지금 어딘가?
나 지금 범봉을 거쳐 딱밭재를 지나 암릉구간을 버리고
우회로를 따라 운문산에 도착했네...

자네도 벌써 가지산에 도착했다고?
빨리도 왔네 그려...
내가 반칙을 한다고 자네도 상운산과 쌀바위를 거치지 않고 바로 날랐구먼!...

자네 거긴 친구가 많지?
여긴 지금 나 혼잔데...
아! 지금 한사람이 올라오는군!...
양산에서 처음오신 분이라는데
이분과 담소를 나누고 있을 테니 거기서 조망이나 하고 있게나...

자네 옆으로 보이는 능동산을 거쳐
간월산과 신불산, 영축산 따라 멀리 토곡산 가는 줄기는 버리고,
앞으로 사자봉, 제약산, 향로산을 지나
금오산가는 줄기를 따라 가보지만 눈이 따라주질 못하네...
그리고 자네 뒤로 고헌산과 백운산은 자네한테 가리워 져 보이질 않고,
그 앞으로 비켜선 상운산과 문복산, 옹강산은 잘 보인다네...

자넨 내 뒤로 무엇이 보이는가?
정각산과 승학산 줄기가 가다가 끝을 맺고,
서쪽 저 멀리 청도 남산과 화악산이
호랑이 없는 굴에 여우가 왕 노릇을 한다고
그곳에서 웅장하게 버티고 있는 것이 보이지?

그리고 조금 더 북서쪽으로 학일산과
그 뒤로 용각산, 선의산이 같이 어울려 있고,
그 너머 비슬산이 흐릿하나마 감으로 떠오르지 않나?
자네나 나나 오늘은 팔공산이 안 보이는 것이 좀 안타깝지 않는가?

여보게 자네 거기서 식사를 하시게 나도 여기서 한술을 뜰 테니까?
그곳은 조용한 곳이 없어서 안됐구려...
이곳은 바로 아래 오막한 곳에 식사하기 좋은 곳이 있다네...
여러 사람이 함께 할 수도 있겠는데
오늘은 다른 산님이 없어 혼자 도차지로 멋지다네...

여보게 이제 그만 내려가세...
자네랑 만나 내려가려면 지난주에 하산한 아랫재로 가야할 테니깐...
나는 여기서 운문북릉을 타고
자넨 거기서 지난주에 내가 올라온 가지북릉을 타고 내려가게...
그러면 저 아래 큰골과 못골이 만나는 수월교에서 만날 수 있을 걸세...

여보게 자네 지금 어디 있는가?
나 지금 독수리바위에서 조망을 하고 있네...
자네 지금 북봉(?)에 있다면 날 잘 보이지 않나?
여기서부터 가파른 내림길 조심해야 될 것 같네...

여보게 자네 지금 어디 있는가?
나 지금 여기서 길을 잃어버렸네...

독수리바위에서 가파르게 내려오다가
넝쿨이 우거진 너덜 길과 웅크리기가 좋을만한 큰바위가 있는 곳에서
마지막 국제신문리본을 본 뒤 그 이후로는 리본이라고는 없네...
좌우로 지능선을 찾아 가봐도 길은 보이질 않네...

여보게 자네먼저 능선을 타고 내려가게...
나 여기서 골짜기를 타고 만들어 갈 테니까...
아마도 이 골짜기 조금 내려가면 복숭나무골로 내려가지 싶네...
그러면 자네와 난 심심이골과 학심이골이 만나는 합수지점에서 만날 수 있을 걸세...

여보게 자네 지금 어디 있는가?
나 지금 복숭나무골과 참새미골이 만나는 심심이골에 접어들었다네...
이제 잠시후면 우리 만날 때도 멀지 않았다네...

나는 지금 넓은 길로 편안하게 간다만
자넨 지금 가파른 내리막길에 고생이 많겠구먼!...
하지만 조금만 더 힘을 내게 멀지 않았다네...

여보게 여기서 다시 만나 반가우이...
지난주에 고마운 분을 만나 차에 얹혀 가는 기쁨도 맛봤지만
오늘은 자네와 함께 같이 가도록 함세...

여보게 저기 운문사가 보이네...
그리고 저 앞에 매표소도 보이고...

여보게 여기서 우리 진짜로 헤어져야겠네...
저어기 나의 달구지가 보이지 않나?...

자! 이제 그만 올라가게...
판가름은 내 다음 기회에 다시 한번 들러 내리도록 함세...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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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시 남의 자료를 갖고 가는 것은 체질에 맞지 않아
지도 한 장 달랑 들고 내 맘대로 산행을 하다보니 알바의 우려가 많다.

하지만 가고자 하는 코스대로 돌아 올 경우에는 그 즐거움이 배가되어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거의 남의 자료를 참고하지 않는다.

그러다 간혹 명소나 볼거리를 놓지는 경우가 더러 있어 아쉬울 때도 많다.
그래도 무작정 내 맘대로 가는 것이 더 좋다.
왜냐고 물으신다면 모험이 관광보다 더 재미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