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한신지계곡~장터목~청래골 산행기


 

  일시:2004. 9. 25


 

  -함께한 사람: 초생달님. 마라톤님. 나.

  -산행구간: 백무동~한신지계곡~장터목~청래골~내대리.

 

                                                    <일 출 봉 을 바라보며......>

 

  

10:50 백무동에서

무엇이 저리도 바쁠까?

숨 한번 크게 쉬고 배낭한번 고쳐 메는 사이 그들은 벌써 한참을 앞서 나간다.

잠시 숨을 헐떡이며 숨고르기를 몇 번인가를 하였을까.

지난 늦가을 이곳을 거처 남부능선 산행기억이 새롭게 되살아난다. 인천에서 내려온

새내기의 20대 후반아가씨의 지리산 처음 산행이 얼마나 좋았던지 주위의 시선은 아랑곳

없고 소리 지르며 아름다운 이곳 풍경을 디카에 담고, 혼란스러웠던 기억 등등......

지금쯤 아마 그 모습 되찾고 싶어 이곳 어딘가에서 혼자만의 여유로움을 즐기고 있는지

모른다. 오늘 날씨는 초가을 날씨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좋은 날씨다.

앞으로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그날까지 모르긴 몰라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스쳐 갈 것이다. 이윽고 첫 나들이 폭포를 지나 울창한 나무숲에 감싸여있는

주위의 경관 속에 널찍하고 매끄러운 암반위로 핥듯이 흐르는 계류가 빼어난 沼(소)와

폭포를 이루는 절경이 계속 이어진다. 아직 물들지 않은 나뭇잎은 서서히 갈색으로 퇴색

되어가는 모습이 세월의 무상함이라할까? 자연의 법칙에 고개를 숙인다.


 

 

                                                                 <천 령 폭 포>

 

  

  11:30 천령폭포

계곡 합수부에 도착하였다.

좌측 지계곡은 장터목으로 연결되는 한신 지계곡, 우측 본류는 세석까지 연결되는

주계곡으로써 한신계곡이라고 한다.

오늘 산행의 초입인 한신지계곡에 들어서부터 조그만 폭포가 시작되더니만

이미 등산로는 사라지고 만다. 계곡을 타고 150m 올랐을까 우측으로 철 구조물 난간이

시야에 들어온다. 길은 끊어졌다 이어졌다 반복하더니 이내 천령폭포가 시야에 나타난다.

몇 년 전 만 해도 무명폭포로 전해졌다는 천령폭포가 지금은 함양사람들에 의해 천령으로 이름이

붙여져 통용되고 있다고 한다.

 

 

                                                                 <무 명 폭 포>

 

 

                                                       < 무명폭포의 물줄기>

 

   

12:20 또 다른 폭포에서

몇 개의 폭포와 담소로 어우러져 있는 이 너덜길을 한참이나 올랐을까?

또 다른 황홀경에 등산하고자 하는 마음이 사라진다.

폭포의 길이가 마치 용마람을 타고 흘러내리는 물줄기의 모습에 한동안 넋을 놓고 있었다.

무슨 폭포인줄 모르겠지만 나는 이게 내림폭포인줄 알았다.

위에서 흐느적거리며 내려오는 모습이 족히 200m쯤은 되 보였다.

(우리는 내림폭포에서 이정표를 확인하고 나서야 내림폭포 아니란걸 알게됨.)


 

  

                                                         <  내 림 폭 포 >

 

   

13:00 내림폭포

여름에 찾지 못한 계곡 산행을 철지난 초 가을날에 이 계곡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여름의 지리 계곡을 찾지 못한 마음의 보상 때문일까?

혹서기의 매미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이름모를 새들의 노래 소리와 지천으로 피어있는

야생화들의 멋 내기의 모습에 방향감각이 사뭇 흐트러진다.

올 여름 유독 우수량이 많아서인지 흐르는 물소리는 나의 귀를 시원하게 해주며

때늦은 청량감을 전해주고 있다.

물뱀이 헤엄치듯 여유롭게 흐르는 물결은 한층 더 부드러워서 좋고 沼 위에 떠도는

낙엽송은 포석정의 술잔처럼 둥둥 떠돌다 내 마음 깊은 곳에 가라앉는다.

벼락 치듯 소리 내는 폭포는 시원한 물보라와 함께 무지개 빛을 내뿜은 모습에 한동안

넋을 놓는다. 하늘을 가린 숲 속으로 계곡을 따라 뒤뚱 뒤뚱거리는 두남자의 엉덩이를

볼 때면 왠지 불안감 속에서도 오뚜기의 인생을 찾아내곤 한다.

폭포의 위쪽에서 계곡을 내려다보면 지리의 능선이 한눈에 시원스럽게 들어온다.


 

   

                                            <장군바위에서 조망>

 

   

13:30 장군바위

내림폭포의 아쉬움을 멀리하고 계곡을 건너면서부터는 등로가 바윗돌이 많아 억센

산행이 시작되더니 만은 이윽고 장군바위에 도착한다.

시야가 확 트이는 20평정도의 널찍한 바위에서 계곡을 조망해본다.

저 멀리 서부능선 바래봉 까지도 보이는 모습이 또 다른 초가을의 비경을 맛본다.

장군바위를 지나면서 곧바로 길은 사라지고 없지만 우측 계곡을 건너면 뚜렷한

등로가 나온다. 조금만 오르면 어느 듯 주목과 전나무가 즐비하여 상당한 해발 고도를

올라왔음을 느낀다. 여기부터는 나무계단(썪었음) 으로 이어진 부드러운 오르막길이다.

잠시 후 두 갈래 길이 나타난다. 우측은 장터목 공터로 올라가는 길이며 좌측은 장터목

화장실에서 하동바위 코스 쪽 150m 전에서 들머리로 나오는 코스의 길이다.


 

 

                                           <연하봉에서 일출능선 바라보며>

  

 

                                                <청래골과 도장골의 조망>

 

   

14:10 장터목 ~연화봉 ~일출봉

장터목에 올라왔을 때 이곳 주변 모습의 속살은 결코 볼 수 없었다.

날씨로 인하여 천황의 모습을 물론이거니와 연화봉의 모습 또한 볼 수는 없었다.

간간히 구름이 휩쓸려 갈 때면 순간의 포착으로 그곳의 비경을 담아보지만......

이윽고 우리는 어쩌다가 길이 아니다 싶은데도 몇 몇 사람들이 그곳으로 가는 것을 보고

그냥 따라 나선다. 한참을 내려갔을까?

분명 청래골이 아닌 것이다. 도장골로 떨어지는 길임에 분명하다.

셋이서 또다시 지리99산길탐구를 꺼내들고 확인한다.

왔던 길 다시 알바하여 일출봉으로 올라선다. (몇개의 표식기를 확인함)

이윽고 일출봉에 서있다.

20여분 알바를 하고 일출봉에서 30여분을 내려왔을까? 삼거리를 만난다.

이곳이 갈라진 사이에 있는 청래골이다.

우측은 도장골 와룡폭포로 빠진다는 산행기를 본적이 있다.(나중에 답습하기로 함)


 

                                     

                                      <알바한 코스들 :도장골 초입에서>

  

16:40 또 다른 알바

선운암 못미처 내려오면서 또 다른 본의 아닌 알바를 하게 되었다.

어느 누구의 소행인지 몰라도 표식기 7개 모두가 우리가 가고자 하는 곳이 아닌

좌측 편으로 붙여진 것이다. 잘 다듬어진 산죽 길이 길래 별 의심 없이 그쪽

방향으로 턴 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묘지에서 길은 없어지고 그 밑으로 희미한 길 (고로쇠 채취 길인 듯)이 있었다.

그곳을 향하면서 표식기를 찾아보는데, 정말 그게 아니었다.

왔던 길로 다시 내려와 몇 번이고 확인해 본다.

결국 표식기를 포기하고 곧바로 내려선다. 그리고 잠시 후 선은암이 나타난다.

문제의 표식기 한 두개도 아니고 7개 모두를 바꿔놓은 장본인은 누구인가?

이윽고 초파일에 걸어놓은 연등이 지금까지 그대로 널려 있는 것을 보니 어쩌면

무슨 연이 있을까도 생각해보며 그 길을 내려온다.


 

 

                                   <선 은 암 못미쳐서>

 

   

-코스별 시간

10:50 산행시작

11:30 가내소 폭포 전 철다리 앞.

11:55 천령폭포

12:20 무명폭포

12:35 이정표(백무동3.7/장터목2.5)

13:00 내림폭포

13:15 이정표(백무동4.2/장터목2.0)

13:30 장군바위

14:10 장터목산장

14:30~15:10 연하봉/일출봉(알바 20분)

15:45 삼거리(우측:도장골/좌측:청래골)

16:10 청래골 계곡 시작됨

17:10 선은암

17:30 산행종료(내대리/내대교)

                                                                2004. 9. 29.

                                                                                전  치  옥 씀.
 

 

                                <내대교에서 시멘트 포장도로 끝:청래골 초입>

 

 

                                                    < 내대교에서:좌/거림 우/선은암>

  

                                                <내림폭포 근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