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 이야기(15) - 내장산(內藏山)

만추(晩秋)의 내장산

 
 
▲ 서래봉에서 계곡과 장군봉, 연자봉을 배경으로

  

   
내장산은 정읍시, 순창군과 전남 장성군에 걸쳐있으며, 가을 단풍으로 유명한 호남 5대명산의 하나로 전국 8경의 하나이고 또한 「호남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명승지이다. 1971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봄의 신록, 여름의 녹음, 가을의 단풍, 겨울의 설경이 아름다워 사시사철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며 특히 단풍이 절경(絶景)을 이루는 가을에는 많은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금선폭포, 도덕폭포 등 두개의 폭포와 금선계곡, 원적계곡 등 두개의 계곡, 신선봉, 서래봉, 불출봉, 연지봉, 망해봉, 까치봉, 연자봉, 장군봉, 월영봉 등 아홉개의 웅장한 봉우리로 이루어졌고 굴거리나무, 비자나무 등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희귀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최고봉인 신선봉(763m)을 주봉(主峰)으로 서래봉, 연지봉, 연자봉, 장군봉 등이 내장사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으며 내장사, 원적암, 도덕암 등 크고 작은 사찰이 있다. 내장사 북쪽의 기묘한 바위봉우리는 서래봉으로 속칭 써래봉이라고도 하는데 약 1.1km의 바위 절벽이 봉우리를 엮고 있어 장관(壯觀)이다.

  

    신선문에서 조금 오르면 오색 무지개 빛 물보라를 이루며 20m 높이에서 시원하게 물줄기가 쏟아지는 금선폭포가 있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사이에 걸쳐있는 금선폭포 의 경관이 또한 절묘하다. 그래서 신선들이 목욕하던 곳이요, 고려 때는 좌선(坐禪)을 앞둔 승려들이 목욕재계하고 천일기도하던 곳이란다. 원적암 남쪽 산기슭에는 수령(樹齡) 750년을 자랑하는 비자나무숲이 태고(太古) 의 신비를 간직한 채 자라고 있다. 거칠게 갈라진 비자나무 껍질에 손을 갖다대면 문득 손끝에 오랜 세월의 맥박이 선명하게 전해온다.

  

   내장산의 자랑은 단풍이다. 내장산의 단풍잎은 잎이 얕고 작아서 단풍이 잘 들며 빛깔이 곱고 아름답다. 산골짜기와 바위 벼랑을 붉게 물들이는 단풍잎은 바로 자연 의 영롱한 시(詩)요, 화려한 자연의 축제이다. 서리가 내리면 단풍잎은 더욱 붉어진다. 다른 나무는 낙엽이 되어 시들어 가는데 오히려 단풍잎들은 더욱 영롱한 빛깔을 내뿜는다. 내장산의 단풍잎은 꽃이다. 가장 곱고 아름다운 가을의 꽃이다. 단풍잎을 보고있으면 가슴이 붉게 타오른다. (정읍시 관광안내 참조 )

 

등산 코스는 ① 내장사-연지봉-신선봉-내장사코스(4시간 10분)  내장사 -(1시간)- 연지봉 -(40분)- 문필봉 -(30분)- 신선봉 -(40분)- 까치봉 -(1시간 20분)- 내장사 ② 내장사-서래봉-내장사코스(3시간 40분)
  내장사 -(40분)- 벽련암 -(1시간)- 서래봉 -(1시간)- 불출봉 -(30분)- 원적암 -(30분)- 내장사 ③ 백양사 - 백학봉 - 신선봉 - 연지봉 - 내장사[10.5m   6시간] 등 다양하다.

 

▲ 등산지도

일 시

2004년 11월 8일(월) 08:50 - 15:50 (7시간, 약17km)

날 씨

맑음

코 스

주차장(08:50)→벽련암(09:06)→서래봉(09:50)→서래약수(10:20)→서래봉 능선(10:25-35)→불출봉(10:57)→망해봉(11:54)→연지봉(12:13)→까치봉(12:37)→점심(12:50-3:15)→신선봉(13:57)→금선대(14:13)→갈림길(14:30)→연자봉(14:50)→문필대(15:21)→전망대(15:30)→내장사(15:50)

동 행

반려와 나

 

내장산 찾아가는 길

 

계룡IC로 가는 길에서 반려는 "하늘에 붉은 해가 구름에 가려 얼굴을 반쯤 내밀고 있다"며 자꾸만 보라고 한다. 안개가 조금 끼어 있는 걸 보니 오늘도 더운 날씨가 될것 같다. 월요일의 호남고속도로는 부분 포장공사로 통행 제한 구간이 몇 군데 있을뿐 대체로 통행이 양호한 편이다.

  

계룡(07:00)→계룡IC(07:16)→내장산IC(08:15)→내장산케블카주차장(08:37)

 

내장산 7봉을 걸으면서....

 

    내장사 단풍은 절정기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일주문까지의 붉디붉은 단풍터널 만으로도 가슴을 벅차게 한다. 우화정 위쪽 주차장에는 벌써 차들이 많이 와 있다. 내장사 단풍구경은 하산후에 하기로 하고 일주문에서 벽련암으로 바로 올라간다. 벽련암 가는길과 암자 주변의 풍경이 아름답다. 사실 나도 이런 분위기 있는 길을 좋아하는데, 늦가을에 사랑하는 이와 손을 꼭잡고 낙엽 떨어지는 소리 들으며 편안하게 걷기에 딱 좋은 곳이다. 인생의 가을을 맞이하는 연배의 사람들이 여유를 가지고 1박2일 또는 2박3일 정도로 여행와서 느긋하게 걸으면 잘 어울릴것 같은 길이다. 꼭 정상부의 능선만이 아니라 사찰이나 암자들을 순례하면서 산비탈과 산기슭을 걷는 산행도 의미가 있을것 같다.

  

    휴게소를 지나고 벽련암에 도착하여 반려는 잠시 쉬게하고 서래봉을 배경으로 대웅전을 몇 컷 담고 바로 올라간다. 바위에 도착하니 지난 겨울에는 서래봉 직등길로 올랐었는데 그길은 막혀있고 바위 왼편으로 길이 나있다. 비교적 잘 다듬어진 길을 따라 서래봉에 오른다. 이곳에서 내려보는 계곡은 아직도 절정기 못지않게 단풍의 융단이 깔려있는 모습이다.  산릉에서 바라보는 아침 햇살 가득한 계곡에는 붉고 노란 갖가지 색의 단풍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우리를 반겨준다. 디카에 담아 보지만 그 풍광의 얼마를 담을 수 있으며, 더구나 이곳에서 받는 감흥은 또 어떻게 담을 수 있을까? 그래서 어떤 분들은 카메라를 휴대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냥 순간 순간의 모습들을 가슴으로, 느낌으로 담아두나 보다. 그러나 기록 자체를 소중히 여기는 나는 형편대로 남기려고 열심히 담는다.

  

    서래봉에서 서래약수로 가는 능선길엔 오르락 내리락하는 계단이 많은데  내리막(좌측) 계단의 간격이 좁아 때론 불편할 때도 있다. 지난 겨울 산행때에는 응달인 이곳에 눈이 쌓여있어 여간 고생스러운 길이 아니었다. 그때 힘든 기억 때문인지 오늘은 힘든 줄 모르고 걷는데 반려는 조금 힘들어 하는것 같다. 가끔 한 방울씩 떨어지는 서래약수물 아래 바가지가 놓여있다. 아마도 어느 산님이 다음 사람을 위해 배려한 것이리라.

  

    불출봉 가까이에도 가파른 계단의 연속이다. 이곳에서 돌아보는 서래봉의 멋진 풍광은 오르막 계단길의 노고를 달래주기에 충분하다. 불출봉에 올라 지나온 서래봉 능선길 , 산아래 내장저수지, 산비탈과 원적계곡, 먹뱀이골의 단풍을 조망하고 한다.

  

    불출봉에서 40여분 거리의 망해봉에 올라 정읍시가지, 들판, 내장저수지 등을 조망하지만, 단풍절정기에 몸살을 앓은 흔적들로 마음이 편하질 못하다. 다시 20여분 거리의 연지봉을 올라 걸어온 길과 계곡을 조망하고, 내친김에 까치봉에 올라 내장사로 내려가는 능선과 금선계곡을 조망한다. 계곡을 보면 그 곳에 담겨있는 물상들과 역사의 흔적들을 찾아 걷고 싶은 마음이 인다. 까치봉을 지나면서 능선길은 또 한번 안부로 떨어졌다가 올라온다. 그곳에서 까치봉과 금선계곡을 바라보며, 조금 늦은 점심식사를 한다. 친구가 전화로 중국 황산에 가보자고 제안을 한다. 그래 훗날 언젠가는 중국의 산들도 둘러보아야겠지.....

  

    신선봉으로 가는 길에는 멀리 백암산(상왕봉)으로 연결되는 능선이 조망되는데, 이런 풍경을 만나면 문득 산행에 대한 상념들이 일어난다. 하염없이 걷고 싶은 마음, 또 부담없이 걷고 싶은 마음, 걷고 난 뒤를 먼저 생각하는 걸 보면 이제는 체력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도 든다.  

  

    신선봉 가까이에서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아저씨께서 우리에게 연자봉으로 하산하는 것을 확인하고 케이블카 왕복승차권 2장을 주셨다. 신선봉 정상 헬기장에서 다른 산님들의 단체 사진도 찍어주고, 우리도 기념 촬영을 해둔다. 조금 덥고 따가운 햇살 아래 한켠에는 동동주 파는 분들이 있는데 오늘은 너무 늦은 시간이라는 반려의 만류로 술맛 보는 즐거움을 접었다. 신선봉 바로 아래에는 신선과 선녀의 전설을 간직한 금선대가 있다. 처음 걷는 길은 여간 준비를 하더라도 잠시 길을 잘못들면 좋은 경관들을 놓치기 쉬운데 이번에는 우연히 이곳을 발견했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는 일정 높이 이상의 암벽이나 암봉에 서면 많이 힘든 편이다. 보기보다 어렵지 않게 신선대에 올라 우리가 걸어온 암봉들과 영취봉을 조망해 보고, 금선계곡의 명소들을 어림해 본다.

  

    금선대를 내려와 뒤편 계곡을 조망하면서 연자봉에 오른다. 이곳에서 조망하는 써래봉 아래 산비탈에 자리한 벽련암은 아늑하기 그지없다. 장군봉을 조망하며 약간의 갈등도 생기지만, 이제 여기서 내려가야 할 시간이다. 서래봉과 벽련암을 조망하며 케블카가 있는 전망대 쪽으로 내려간다. 휴게소에 이르러 내려가는 케블카를 기다리는 인파들 속에서, 이땅에서 힘든 세월을 보내며 살아온 노년들의 모습을 보며 잠시 노후에 대한 상념에 잠겨본다. 대기자가 너무 많아 왕복승차권을 다른 분들께 드리고  문필봉을 거쳐 전망대에 올라 계곡일대와 서래봉을 조망해 보고 내장사로 내려간다. 경내를 둘러보고 기념도하고 단풍숲을 내려오니 시장기가 느껴져 두부김치를 먹고나서 우화정을 둘러보고 차에 올라 계룡으로 향한다.

  

    내장산은 산이 붉고(山紅), 단풍 빛이 계곡물에 비치어 물이 붉고(水紅), 단풍을 찾아 몰려온 수많은 사람들의 원색 등산복 차림으로 인홍(人紅)을 이룬다하여 산홍, 수홍, 인홍의 단풍명산이라고 말한다. 오늘 내장산 단풍은 절정기의 홍엽 잔치가 지나간 모습이지만, 이제 화려했던 단풍잎들의 일부는 땅바닥과 계곡을 가득 메운 낙엽이 되어 늦가을 저물어 가는 계곡의 산그림자와 어울려  '은밀하고도 깊다'는 내장의 이름을 체험적 깊이로 느끼게 해준다. 끝.

 

상록도시 계룡에서 권기철 씀.

 
 
내장 산문 - 내장사(內藏寺)는 백제무왕(百濟 武王) 37년(636년) 영은조사가 현재의 부도전 일대에 50여 동의 대가람을 세우고 영은사라 칭하였다. 현재 내장사는 1888년(高宗 25년) 간행된 정읍현지에도 영은사(靈隱寺)로 일컬어 왔으나 내장사란 최근 내장산의 산이름을 따서 내장사(內藏寺)로 바꾸어 부르게 되었다.

 

 
 
벽련암과 써래봉 전경 - 서래봉 중봉 330m 고지에 있었으며 원래 내장사란 이름으로 일컬었는데 근세에와서 영은암(현 내장사)을 내장사로 개칭하고 이곳은 백련암(白蓮菴)이라 이름하였고, 나중에 벽련암(碧蓮菴)으로 고쳐쓰게 되었다. 그후 현 내장사와 구분하기 위해 김창한(金彰漢,정읍군수 역임)이 "고내장(古內藏)"이란 서액을 걸고 이 일대를 고내장이라 부르게 되었다.

 

 
 
▲ 서래봉으로 가는 길의 단풍

  

 
 
▲ 서래봉 난내판

  

 
 
▲ 서래봉 안부에서 내장사 조망

  

 
 
▲ 불출봉 가는 길에서 돌아본 서래봉 능선

 

 

 

 

 

▲ 서래봉에서 서래약수로 가는 계단 ▲ 계단에서

 

 
 
▲ 불출봉 안내판

 

 
 
▲ 불출봉

 

 
 
▲ 불출봉 아래 불출암터

 

 
 
▲ 망해봉 가는 능선에서 되돌아본 원적계곡

 

 
 
▲ 망해봉 안내판

  

 
 
▲ 망해봉

 

 
 
▲ 망해봉에서 정읍시 조망

 

 
 
▲ 망해봉에서 저수지 조망

 

 
 
▲ 망해봉-연지봉 사이에서 서래봉과 계곡 조망

 

 
 
▲ 연지봉 안내판

 

 
 
▲ 까치봉에서 연지봉과 망해봉 조망

 

 
 
▲ 까치봉 안내판

 

 
 
▲ 까치봉

 

 
 
▲ 백암산 횡단 능선과 백암산 상왕봉 조망

 

 
 
▲ 중간의 영취봉, 서래봉과 금선계곡 조망

 

 
 
▲ 신선봉과 금선대, 연자봉과 장군봉 조망

 

 
 
▲ 지나온 까치봉, 연지봉, 망해봉, 불출봉 능선 조망

 

 
 
▲ 신선봉 안내판

 

 
 
▲ 금선대 표지판

 

 
 
▲ 금선대와 까치봉, 연지봉, 망해봉

 

 
 
▲ 금선대를 지난 길에서 연자봉, 장군봉 조망

 

 
 
▲ 연자봉 안내판

 

 
 
▲ 연자봉에서 벽련암 조망

 

 
 
▲ 문필대 안내판

 

 
 
▲ 문필대

 

 
 
▲ 전망대에서 내장사 계곡 조망

  

 
 
▲ 내장사에서 서래봉을 배경으로

 

 

 ▲ 내장사 단풍숲길

 

 
 
우화정은 내장산(內藏山) 케블카 탑승시설 부근에 있다. 정자에 날개가 돋아 승천(昇天)하였다 하는 전설이 있어 우화정(羽化亭)이라 부르며 거울 같이 맑은 호수(湖水)에 붉게 물들은 단풍이 비치는 경관은 한 폭의 수채화 같다. 호수 주변에는 당단풍, 수양버들, 두릅나무, 산벚, 개나리, 산수유 등이 둘러싸여 일색 장관을 이루고 있다. 특히 복자기나무 한 그루는 진홍색으로 물들어 가을 정취에 한몫을 한다. 또한 이곳은 1482년경 내장산성이 있었던 곳으로 승군과 왜적이 싸웠던 곳인데 우화정 시설은 파괴되고 지금은 넓은 흰색기둥에 파란지붕의 콘크리트 건물과 바윗덩이 한개만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