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알리는 아지랑이가 모락모락 피어나고,
수양버들은 가지마다 초록색이 짙어가고,
봄 볕은 잠자는 대지를 소생시키고 있었다.

봄 꽃들을 피우는 날씨는 화창하고 따뜻하다.
언덕에 노란 개나리가 허드러지게 피고,
담장넘어 하얀 목련이 수줍게 피어나고 있다.

도봉산을 오르는 길에는 등산객이 비좁게 오른다.
사람들과 어울려 정을 나누고 대화를 주고 받으며
산행하는 그 순간은 세샹사의 시름을 잊을수 있다.

도봉산 입구에 들어서니 봄 기운이 가슴을 적신다.
생강나무의 노란 꽃들이 피어 손짖하며 반긴다.
조금 더 오르니 드디어 진분홍의 진달래가 웃는다.

아직은 많은 꽃들이 봉오리로 눈을 감고있으나,
다음주 쯤에는 모든 산하를 분홍색으로 물들일꺼야
꽃이 피는 계절에 등산을 하는 기분이 너무 좋다.

소나무 잎은 더 푸르게 윤택하여 지는 것 같으며
양지쪽의 나무들은 파란 새 싹을 튀우려고 한다.
나무들의 숨소리가 들리는 듯 기분이 상쾌하다.

도봉산의 바위들은 예나 지금이나 그 표정 그대로
무수히 많은 발자욱을 가슴에 앉고 자리를 지킨다.
흙이 많으면 육산이라 하고, 바위는 암벽산이다.

바위는 산행을 힘들게 하고 더디게 하지만
바위가 있어 아기자기한 산행의 멋과 느낌은
산행하는 모든 분들의 가슴을 감동시켜 준다.

나무는 나무대로 다얗한 모습들을 보여준다.
초록의 새순이 돋아나고 꽃들이 힘차게 피어난다.
소리없이 행동으로 보여주는 자연은 눈을 뜬다.

바위가 유난히 많은 도봉산은 언제나 인파가 넘친다.
냉골로 해서 미륵봉 암릉을 오르는 길은 처음부터
바위를 안고 바위와 씨름을 하면서 올라가야 한다.

다리에 힘을 주고 팔을 뻗어 크랙을 잡고 오르는
암릉코스는 스릴과 낭만과 땀이 있어 즐겁다.
힘들게 올라왔다는 보람과 즐거움이 산행의 멋이다.

깍아지른 암벽을 매미처럼 손쉽게 오르는 모습들은
언제나 선망의 대상이며 부러움을 자아내게 한다.
로프를 잡고 오르는 재미도 산행의 멋을 더해준다.

경사진 암벽길에는 와이어 철책이 새워져 있어
그것을 잡고 발을 붙이며 올라가는 길에는
어디나 인파가 밀리고 기달리며 올라가야 한다.

다락능선을 지나 포대능선에 오르면 시야가 넓어진다.
구슬땀을 흘리며 힘들게 올라온 길을 내려다 보면
아직 수없이 많은 등산객들이 길이 비좁게 올라온다.

도봉산의 난 코스 브이계곡은 언제나 만원이다.
줄을 서서 기다려도 진행이 늦어지고 있다.
휴일에는 항상 30분 이상 지체가 되는 곳이다.

열을 이탈하여 우측의 바위사이를 조심스럽게 내려와
바위의 허리를 돌아 올라가는 우회길은 조금 더 어렵다.
이길을 이용하면 10분이내에 통과할 수 있어 좋다.

오늘은 신선대에 오르지 않고 그대로 우회길을 따라
옛날 캔 하우스가 있던곳에서 도착하여 점심을 먹었다.
옆에있는 분과 이야기를 주고 받다보니 이웃사촌이다.

그것도 같은 동내에 살고 동갑내기를 만나 반가웠다.
살아온 인생이야기도 나누고 산행의 즐거움도 나누며
한주동안 열심히 일하고 휴일 산행하는 멋으로 산다고...

그곳에서 하산을 하여 마당바위 쪽으로 내려왔다.
마당바위를 돌아가는 길목에서 되 돌아보면
도봉산의 주봉과 그 능선의 암벽은 참으로 멋이있다.

그 길에는 생강나무 꽃들이 유난히 많이도 피어있다.
노란 꽃잎이 등산객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었다.
이제부터 일주일의 차이는 엄청나게 변화할 것이다.

- 040328 : 소나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