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묶음의 시간 단위를 배웅하면서
      새로운 화두를 찾아 덕유를 종주하고도
      여태 지니고 있던 '길'이란 화두를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숱하게 길을 걷고도 아직 길안에 있음입니다.
      눈안에 보여지는 풍광을 즐기지 못하고서 어찌 하늘 가까이
      눈을 두려만, 살아가고 살아지는 윤회의 겁안에 있음은
      언제나 두려움입니다.


      일상을 함께하는 지인들과 목요일마다 반나절의 산을 오릅니다.
      일상의 시간을 쪼갤 수 있는 여유로움을 그분들과 함께하며
      배우고 있습니다.

      효자파출소를 들머리로 중흥사지를 향해 여유로운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길을 걸어며 만나지는 풍광들에 자주 감탄을 하게 됩니다
      자연이 빚은 얼음동굴은 수차례 드나들고도 그냥 지나치지 못합니다.
      사소함에 감사함을 얻게된 것도 자연을 벗하고부터 인듯합니다.

      중흥사지를 끼고 노적봉을 향해 좌측 산길로 접어듭니다.
      삼각산이 가진 수많은 길중에 제가 아끼는 길중의 하나입니다.
      노적봉의 옆구리를 따라 걸어면서 지난 여름 준암벽산행으로
      노적봉을 등반하던 그 희열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납니다.
      800고지의 산이라고는 쉬이 믿어지지 않는 된비알과
      인적드문 산길을 올라 삼각산의 중앙에 위치한 노적봉에 올라서면
      도심에 위치하고도 그런 산그리메를 뿜어내는 곳은
      어디에서도 찾아내기 힘든 조망을 안겨줍니다.
      삼각산이란 이름을 탄생케한 백운대 인수봉 망경대의 삼각뿔은
      노적봉에서 가장 잘 조망되기도 합니다.

      칼바람에 맞서며 올라선 노적봉에서의 시간이 즐겁기만 합니다.

      노적봉을 내려서 위문을 향하다 눈 들어보면 가슴에 일렁이는
      그리움 하나 있습니다.

      제 가진 화두인 '길'입니다.


      갑자기..아주 갑.자.기

      베트남에 가고 싶어졌다
      베트남의 정경, 도시 이름따윈 아무 의미 없다
      강안의 도시로의 여행
      몇 해전은 지중해가 못견디게 가고 싶었다
      몇 해가 지나면 또 어디를 가고 싶다고 말하게 될지
      스스로도 모르는,
      마음 속에 지도 몇 장 펴 놓고
      내 안에 길 그리며, 나만의 지도 그리며,
      그 길 중에 만난 우리의 우연에게
      잊혀지기 전에 편지 쓴다
      사랑도 피고 지는 꽃처럼 아름다워서 슬픈 거라고,
      누구를 떠나 보내는 것인지 모르지만
      마음이 하자고 하는 길로 가길 바라며..
      내 마음이 가자고 하는 길도 못가면서
      누군가는 그래 주길 바라는,
      스며들지 못하는 빛들이 어지럽게 한낮을 흩고 있다.
      너무 환하다.



      함께한 일행들은 늘 바쁜 일상을 영위합니다.
      오전 아홉시에 시작하여 반나절의 산행을 마감하고
      또 다시 일상으로 되돌아서는 그들은 일상을 지키는 전사들입니다.

      위문을 거쳐 약수암으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일행들과 함께 산을 내려서면서도 내마음은 산에 머뭅니다.
      락산형님과 연락이 닿습니다.
      밤골계곡을 거쳐 숨은벽으로 올라서고 있다고 합니다.
      일상의 시간과 산에 더 머물고 싶은 내마음이 부딪칩니다.
      슬그머니 내마음쪽에 손을 들어줍니다.

      일행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내려서던 발걸음을 되돌립니다.
      숨은벽암장에서 점심을 할거라는 연락이 닿고 락산님 일행과
      조우를 위해 발걸음을 서둘려 봅니다.

      숨은벽암장입니다.
      겨울이 오기전 바위에 붙어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이기도 합니다.
      눈이 쌓이고부터 아무도 지나친 흔적이 없습니다.
      암장까지 수북한 눈이 쌓여있습니다.
      일찍감치 도착하였기에 일행들이 안전하게 건너오게 하기위해
      스패츠를 착용하고 러셀을 시도하며 길을 다져둡니다.

      락산형수님이 선두에서 반가움의 손을 흔드십니다
      근 사개월만에 뵙는 그 모습은 나이를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언제보아도 정겨운 미소가 흐르고 형수님이 토해내시는 음성은
      참으로 곱습니다.
      하산하다가 되돌아선 기쁨이 형수님과 조우하면서 또다시 넘쳐납니다.
      뒤늦게 올라오신 산곡형님과 마주 잡은 손안에 따스함이 배여납니다.
      말로 나누지 않아도 전해오는 정감입니다.

      반가움이 넘쳐 많은 시간을 그곳에서 보내게됩니다.
      잔뜩 먹구름을 머금은 하늘이 곧 비를 토해낼 것 같아
      마당바위로 올라온 일행들은 바로 숨은골로 하산을 결정합니다.

      함께 걷는 산길이 정겹습니다.




    노적봉에 올라있던 동안 락산님 일행들이
    밤골계곡을 통해 숨은벽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마당바위를 향해..



    마당바위에서의 조망은 참으로 시원스럽습니다
    도봉산의 주봉들을 한눈에 조망케 하고
    설교벽 백운대 염초봉..릿지로 그곳들을 올라선 기억이
    이 겨울에 바라보니 새롭습니다.



    숨은벽안부..
    좌측으로 돌면 인수골로 백운대를 오를 수 있고
    우측으로 돌면 숨은골로 호랑이굴을 통해 백운대가 닿는다.
    이 겨울이 지나면 숨은벽대슬랩을 다시 안게 되리라.



    숨은골로 내려서는 길을 따라..





    숨은골계곡을 통해 하산을 결정하고
    길을 따라..









    산행사진과 산행기를 담아둔 곳입니다.
    클~~릭하시어 찾아주시고 남겨주신 흔적들을
    소중하게 보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