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하루를 암봉 능선 덕룡산에서!




언제 : 2004년 3월 28일  날씨 : 맑음  기온 : 5~16℃


산행 거리 : 12km  산행 시간 : 6시간 


 


<산행 경로>











































10 : 30


소석문


14 : 39


헬기장


11 : 26


3봉 조망터


14 : 55


끝봉(472m)


12 : 07


동봉(420m)


15 : 11


작천소령


12 : 28


서봉(432.9m)


15 : 23


두륜산 갈림길


13 : 15


7봉과 8봉


16 : 05


주작산(429m)


13 : 34


9봉


16 : 13


팔각정


14 : 18


무덤(억새밭)


16 : 40


관광농원


 




 


인간이 두 발로 걷는 것은 서로의 외로움을 지탱하기 위해서입니다.


한 발은 외롭습니다.


한 발은 구름이 흘리고 간 눈물을 피할 수 없습니다.


두 발로 걸을 때


나는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리고 내가 어느새 누군가와 웃을 수 있다는 삶의 여유로움을 느낍니다.




-  “ONE DAY I DREAM”에서 -


 



 만덕산에서 덕룡산을 거쳐 두륜산과 달마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강진과 해남을 따라 바닷가와 줄다리기하듯 아름다운 산줄기의 파노라마를 연출한다.


 다산초당에서 바라보는 강진 포구의 아름다움이 꿈만 같다. 유배 생활의 고독한 삶을 극복해 나가는 다산의 지혜와 땀이 서린 만덕산 기슭을 돌아 희디흰 빛깔을 간직한 뾰족 능선이 포구와 너무도 잘 대비된다.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하루는 주어진 인생의 노정에서 각양각색일지 몰라도 삶의 형태와 가치관은 자신의 꿈 인양 살금살금 다가온다.


 비린내가 서린 개펄을 응시하며 평온한 고향의 품을 느낀다. 멀고 지루한 여행길이지만 포근하고 화사한 평화가 감도는 남도이기에 어떤 형편과 어려움에도 넉넉함과 만만디의 여운이 감돈다.


  능선은 백년사가 있는 만덕산에서 시작되며 석문천을 건너 강진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석문산으로 연결되며, 봉황천이 흐르는 소석문 협곡을 건너 덕룡산 줄기에 닿는다.


 



 소석문에는 완연한 봄의 기운이 새롭다. 한참 새로 길을 뚫는 공사 현장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거역하는 삽질이라면 웅장하게 폼 잡고 있는 소석문은 만덕산 줄기와 덕룡산을 잇는 대문으로의 큼지막한 모습이다.


 광주에서 왔다는 산악회의 더딘 일렬 줄서기가 산행 초입의 걸음을 잰걸음으로 유도한다. 어쩌면 오늘 산행은 처음부터 실컷 보고 마음껏 느끼고 가는 넉넉한 자연과의 호흡 한마당이리라.


 



 


 1봉과 2봉은 확연히 구별이 가지 않지만 아기자기한 암봉들이 산행 초반부에 긴장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암봉을 타고 넘는 모두의 활기찬 모습들이 화사하게 핀 진달래와 더불어 보기 좋다. 함빡 웃음을 머금고 대화와 농담과 함께 더불어 행하는 산길이 더없이 다정스럽다.


 



 


  3봉에 올라서니 만덕산에서 뻗어 나온 능선이 자로 잰 듯 반듯하다. 자연의 신비로움은 늘 자연 앞에서 절로 고개 숙여 지는 것이지만 일직선으로 솟구친 암봉들의 파노라마는 터져 나오는 탄성을 어찌 할 수 없다.


 



 


  봄의 전령 진달래는 솟구친 암봉과 바위 그리고 조망되는 바다와 어울려 한 폭의 산수화를 이뤄낸다 .


 



 


 잘 정돈된 들판에는 새파란 생동감이 물결치고 잉크 빛 저수지 물 빛깔은 청초함을 간직한 듯 너무도 아름답다.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오른 동봉에는 먼저 도착한 일행들이 반긴다. 서봉을 마주 보고 서있는 절벽 위에서 모두는 꾸밈없는 환한 웃음을 지으며 자연과 호흡한다.


 



 


  동봉에서 서봉은 멀지 않지만 표석에는 모두 덕룡산이라 적혀 있다. 땅끝까지 이어진다는 산줄기는 모두 험한 암봉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이어짐이 일직선이다. 기기묘묘한 자태를 간직한 흰 암봉들은 해풍에 날카로움을 더하여 칼날 같은 모습으로 능선을 이룬다.


 



 


 밧줄과 쇠사다리가 있어 안전을 도모하지만 조금이라도 긴장을 늦추면 대형 사고를 낼 수 있는 낭떠러지가 곳곳에 즐비하다.


 



 


 특히 서봉을 지나 오르기 시작한 험봉은 자못 그 위험함과 긴장감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하다.


 



 


  직벽과 절벽이 산재된 암봉들을 지남은 설악의 험봉이나 백두대간 마루금을 헤쳐 나감 보다 덜하지 않고, 널따랗게 형성된 포구 마을은 뒷짐진 산야에 너무도 포근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산객들을 반긴다.


 



 


   유순함과 억새의 흔들거림이 넘쳐나는 고사리 군락지를 지나면 끝봉에 오르게 된다. 남쪽으로 작천소령을 지나 오소재로 연결되는 암봉 지대가 그림처럼 다가온다.


 



 


  암릉 지대 넘어 두륜산의 세 봉우리가 시야에 멋지게 나타난다. 저 멀리 두륜산의 용트림을 잠재울 노승봉과 가련봉이 아름답다.


 





 작천소령으로 내려서는 내리막은 또 다른 능선의 시작을 알린다. 지금껏 넘나들던 암봉지대는 전혀 다른 자태의 현란한 어우러짐을 간직한 채 오소재로 달린다.


 



 


  주작산으로 넘어가는 언덕에서 남쪽으로 펼쳐진 뾰족한 암봉의 행진이 오늘 종주가 끝이 아닌 시작임을 일깨운다. 두륜산을 넘고 달마산으로 계속 달려 가야함을 느끼는 갈증에서 산꾼이 갖는 어쩔 수 없는 애착을 느낀다.


 




 


  다시금 마주하여 완벽하게 종주를 마칠 그날을 생각하며 주작산 능선을 오른다. 일행들이 모여 기다리는 조망터에서 완도의 상왕봉과 남창의 아름다운 풍요 그리고 다도해의 정경을 본다.



 



 


 강진 포구로 깊숙이 들어온 바다의 운치를 배경 삼아 아득하고 포근한 고향 풍경을 감상함은 언젠가 남도 순례 길에 느꼈던 정취가 되살아난다.


 



 


 주작산에서 보는 조망은 참으로 넓고 풍요롭다. 주작산은 이름에서도 풍기듯이 봉황이 날개를 활짝 펴고 나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는 산이다. 겉으로 드러난 이 암맥은 곳곳에 길게 암릉을 형성하고 있어 멋진 남해 조망으로는 최고의 산행 코스라고 한다.


 



 


  작천소령이라는 작은 고갯길을 넘어서 솔숲과 억새능선의 길을 넘어서면 472봉을 향하면 된다.


 주작산 능선에서 바라보는 첨봉과 바위 군상들이 병졸처럼 나열되어 있는 모습은 한 폭의 동양화처럼 와 닿는다.


 



 주작정에서 사방을 둘러보면 바다와 암릉 그리고 암봉들이 원형의 둥그런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낮은 듯 하지만 온갖 형상과 기기묘묘한 산줄기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덕룡산과 주작산 종주 산행은 진달래가 만발한 산야와의 조화가 있어 한층 즐거움이 더한다.



 



 수양관광농원으로 달리는 내리막길은 시원한 산행의 꼭지를 연상시킨다. 계곡을 흐르는 시원한 물에 흐르는 땀을 씻으며 쏜살같이 주차장으로 달린다.


 


 막내 진서가 어느새 예전의 실력을 뽐내며 걸쭉한 막걸리와 두부, 김치, 오이, 당근으로 진수성찬을 준비하여 놓았다. 모두가 함께 하는 뒤풀이는 산행의 또 다른 행복이다.


 




 


  대화와 꿈과 즐거움 그리고 온갖 잡념을 다 쏟아 붓고 달리는 남도 산줄기 산행은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하루의 대단원이기도 하다.


 


 자연과 조화롭게 지낼 수 있는 인간의 아름다운 마음과 새록새록 달콤함을 간직하는 바다의 해풍 즐김은 영원히 간직할 추억이라 여겨진다.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하루!


 수없이 되풀이되는 인생의 나이테 속에서 언제나 활기 차고 신나는 하루가 성실하게 노력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가득하기를 염원해 본다.


 


  강진 들녘을 따라 포구의 구도가 멋들어진다.


  몇 번을 지나쳐도 풍요와 한적함이 있는 남도가 좋다.


  호남의 지평선에 걸쳐 있는 둥그런 노을이 아름다운데 저무는 어스름에 잠겨 귀향을 서두르는 나그네의 품은 고즈넉한 넉넉함으로 아련하다.     


       


< 산행 거리 >



 









    소석문 - 만덕광업 갈림길 - 동봉 - 서봉 - 고사리 군락지 - 암봉 지대

        1.57km             0.86km  0.28km   0.6km           0.7km

     - 억새 군락 - 끝봉 - 작천소령 - 두륜산 갈림길 - 주작산 - 관광농원

    0.68km      2.03km  0.82km     0.32kmkm          1.68km   1.52km




 


< 에필로그 >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아름답고 풍요로운 하루.


뒷짐진 마루금과 달리는 산줄기 있어


포구와 술래잡기하네.




남녘의 화사한 해풍이 능선을 넘고


암봉을 오르내리는 인적이


지평선에 어른거려 날으네.




포구에 얹힌 나룻배의 한적함이


꾸부정한 노인네의 세월과 어울리고


떼지어 나는 철새의 춤 맵시에


온 세상 기운이 넘치네.




아!


계절의 사뿐함이 밀려드는 졸음에 지겨운데


옥토에 머무는 초록빛 채색


봄맞이 옥색치마 저미고


동백과 벚꽃의 님 마중 가네.






▣ 김현호 - 에필로그에 오늘 밑줄 긋습니다 ^^! 남도쪽에 멋있는또하나의 산 덕룡산~ 근데왜? 멋있는산이 그쪽에 다 몰렸데여??
▣ 김신원 - 꼭한번 가보고 싶은던터라 산행기 잘 읽어 보았습니다.덕룔산과 주작산 종주산행이 6시간정도면 가능한지요. 저가 알기는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하든데요? 종주를 축하드립니다.
▣ 최병원 - 덕룡산과 주작산 종주는 6시간이면 충분합니다. 또한 오소재에서 작천소령까지도 4-시간이면 되구요. 암봉들이 좀 험하고 사람이 많으면 줄을 서야 하니까 시간이 더 지체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보통 걸음이면 6시간이면 충분하리라 생각됩니다. 즐감하세요.
▣ 은잠 - ♡ 괴암괴석과 스릴있는 암릉코스가 너무나 짜릿하고 멋있는 덕룡산입니다.산행기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