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2월 1일 (수요일)

◈ 산행일정

상봉터미널(07:20)
모곡2리(09:15)
361봉(10:15)
능선갈림길(10:23)
종자산(10:56)
455봉(11:30)
사거리안부(11:49)
대곡치(12:01)
사거리안부(12:49)
490봉(12:49)
두릉산(13:13)
시멘트임도(13:47)
430봉(14:14)
시멘트도로(15:04)
325.8봉(15:21)
사거리안부(15:42)
2-3봉 안부(16:01)
팔봉산(16:24)
6-7봉 안부(17:12)
매표소(17:30)
춘천역(19:16)
성북역(20:54)

◈ 산행시간
약 8시간 15분

◈ 산행기

- 모곡
전부터 관심이 있었던 홍천의 팔봉산을 가려고, 상봉터미널에서 모곡가는 버스를 타고 모곡2리 종점에서 내려 정암사가는 시멘트도로로 들어간다.
대강 지형을 살펴보고 산으로 올라가니 짙은 안개속으로 쭉쭉 기상차게 뻗은 잣나무들이 나타나고 급사면을 올려쳐 능선에 붙으니 정암사에서 그윽한 불경소리가 들려온다.
억새와 덤불들을 헤치며 동쪽으로 이어지는 잡목숲을 따라가면 상고대들이 온숲을 메우고있어 마치 설산에 온것같은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건드릴 때마다 옷에 허옇게 떨어진다.
봉우리들을 넘어서 나뭇가지들을 잡아가며 절벽같은 수직사면을 힘겹게 오르니 안개가 서서이 걷히며 남쪽으로 흐르는 주능선이 보이기 시작한다.
다시 된비알을 넘어 361봉에 오르면 비닐끈 하나가 매어져있고 왼쪽 개야리 방향으로 능선이 갈라지며 종자산이 구름사이로 모습을 보인다.
남쪽으로 꺽어져 낙엽이 수북하게 덮힌 능선을 따라가다 폐무덤을 만나고 서쪽의 윗말에서 올라오는 능선과 합류하니 처음으로 산악회 표지기들이 보인다.



▲ 상고대 숲


- 종자산
바짝 말라버린 숲을 따라 작은 헬기장이 있는 봉을 지나고, 서걱거리는 낙엽길을 올라가니 벌목지가 나타나며 조망이 시원하게 트여서 올라온 능선너머로 왕터산과 장락산으로 이어지는 암릉들이 멋지게 보인다.
잡목과 까시덤불들이 성가시게 하는 바위지대를 한동안 올라가면 넓은 헬기장이 나오고 조금 숲길을 따라가니 산불초소가 있는 종자산(580.7m) 정상인데 작은 아크릴판이 걸려있고 망가진 삼각점이 햇볕을 받고있다.
흐릿하게 솟아있는 두릉산과 매봉산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초소의 산불지기 할아버지가 뛰어나와 반갑게 맞아주시고, 숙식까지 하는지 바위위에 휴대용 가스렌지 한대가 얌전히 놓여있다.
정상에서 북동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개야리쪽으로는 벌목이 되어있어 개활지가 펼쳐지고 두릉산으로 낮게 이어져 내려가는 능선도 확실하게 구분할 수있다.
헬기장을 지나고 대곡치방향인 남동쪽으로 꺽어져 들어가니 시야가 막힌 잡목숲이 이어지지만 족적도 나있고 간간이 표지기들이 길을 밝혀준다.



▲ 올라온 능선너머로 보이는 장락산과 왕터산



▲ 종자산 정상



▲ 종자산에서 바라 본, 왼쪽의 두릉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 대곡치
지능선들이 자주 갈라지는 울창한 숲을 조심스레 내려가면 455봉이 나오고, 표지기가 걸려있는 왼쪽 능선으로 들어갔다가 무덤가에서 능선이 끊어져 되돌아 온다.
455봉에서 쓰러진 소나무가 막고있는 오른쪽 능선으로 들어서니 덤불사이로도 길이 뚜렸한데 잘못된 표지기때문에 20여분이나 아까운 시간을 허비했다.
편안해진 등로를 내려가면 상귀량과 도인촌을 잇는 안부가 나오고 한쪽은 성황당이 있었는지 돌로 축대를 쌓아 놓았다.
고개를 건너고 낙엽송지대를 통과해서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길을 버리고 봉우리를 올라가 보니 잡초속에 삼각점이 놓여있고 바로 밑으로 포장도로가 보인다.
반곡리와 대곡리를 잇는 70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대곡치를 건너고 통신탑을 지나서 어둠침침하고 황량한 잡목숲을 따라간다.



▲ 대곡치


- 두릉산
잡목들이 꽉찬 능선을 올라가면 바위 몇개와 사각형 구덩이가 파여있는 봉우리가 나오고, 동쪽으로 꺽어져 여름이면 지나가기도 힘들 덤불지대를 통과하니 사거리안부가 나오는데 벌목된 나무들이 널려있어 지저분하다.
빽빽히 들어찬 잣나무숲을 지나고 가파르게 이어지는 능선따라 490봉에 오르니 앞쪽으로 벌목이 되어있어 시야가 트이며 반쯤 머리를 깍은 두릉산이 모습을 보인다.
북동쪽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와 멋진 암봉들로 솟구친 팔봉산을 감상하며 점심을 먹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잡목과 억새들이 꽉찬 거친 능선을 올라간다.
푸른 소나무들사이로 무덤 한기가 누어있는 안부를 넘고 억새들이 쓰러져서 미끄러운 관목숲을 쉬엄쉬엄 오르니 삼각점이 있는 두릉산(594.8m) 정상이 나오는데 스키장에서 세운 안내판이 서있고 나무의자 몇개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서너평 벌거숭이 정상에 서니 내내 가려있던 종자산이 잘 보이고, 대명스키장 슬로프너머로 매봉산과 쇠뿔봉이 우뚝하며, 팔봉산으로 이어지는 북동쪽 산줄기가 낮으막하게 내려간다.



▲ 490봉에서 두릉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 490봉에서 바라 본 팔봉산



▲ 두릉산 오르며 바라 본 종자산과 이어지는 능선



▲ 두릉산 정상



▲ 두릉산에서 바라 본 스키장너머의 매봉산과 쇠뿔봉



- 430봉
진흙이 녹으며 미끄러운 등로를 따라가면 반질반질한 길은 스키장으로 내려가고, 줄을 넘어 능선으로 붙으니 잡목들만 차있고 길이 희미하다.
소나무들이 서있는 능선갈림길에서 북쪽으로 꺽어져 내려가니 최근 벌목된 나무들이 사방에 쓰러져있고 나뭇가지사이로 콘도미니엄 건물이 보인다.
한쪽은 잔돌들이 덮혀있고 다른쪽은 시멘트로 포장되어있는, 발화실로 이어지는 넓은 임도를 건너고 잡목들을 헤치며 길도 없는 능선을 오른다.
무슨 용도인지 깊게 파여있는 구덩이들을 지나고 낙엽들만 덮혀있는 조망없는 야산에서 나침반만 바라보며 주능선을 찾아간다.
430봉을 지나며 북동방향의 오른쪽으로 내려가다 되돌아 오고, 이번에는 왼쪽 능선으로 내려가다 이상해서 다시 처음의 오른쪽 능선으로 내려간다.
지겹도록 밋밋한 야산길을 오르내리다 보니 어느 틈엔가 왼쪽으로 주능선이 지나가고 있고 나뭇가지사이로 팔봉산도 왼쪽으로 보여서 서둘러 되돌아간다.



▲ 발화실로 넘어가는 넓은 임도


- 325.8봉
430봉으로 다시 올라가 북쪽으로 능선길을 내려가면 족적도 어느정도 뚜렸하고 흰색 비닐끈들이 계속 보이지만 오릿골로 이어지는 사거리안부를 지나면서 길도 없는 잡목숲이 기다린다.
낮은 봉우리를 넘고 오릿골과 대촌을 잇는 시멘트도로로 내려가, 배낭을 내리고 물 한모금 마시려니 어디선가 트럭행상의 마이크소리가 반갑게 들려온다.
덤불숲으로 들어가 봉우리를 넘고 나무밑둥에 색동헝겊들이 걸려있는 안부를 넘어 잡목들을 헤치고 올라가면 삼각점이 있는 325.8봉이 나온다.
잡초들이 꽉 차있는 봉우리에서 북동쪽 사면으로 꺽어져 낮게 이어지는 능선을 내려가면 이윽고 푸른 홍천강과 팔봉산 암봉들이 나뭇가지사이로 보이며, 표지기도 간혹 걸려있어 길을 확인해 준다.



▲ 325.8봉 정상



▲ 나뭇가지사이로 보이는 홍천강과 팔봉산



- 팔봉산
전신주가 서있는 안부를 넘고 넓은 등로와 만나서 봉우리를 지그재그로 우회하며 올라가니 당집이 서있는 암봉이 올려다 보인다.
찬바람을 맞으며 2봉과 3봉사이의 안부에 오르면 등산객들의 두런거리는 말소리가 들려오고 암봉사이로 반질반질한 등로가 기다린다.
오른쪽으로 꺽어져 내려가 철난간과 밧줄들을 잡고 1봉에 올라서니 노송들이 멋지게 서있고 석양에 반짝이는 2봉이 아름답게 보인다.
밧줄들을 잡고 당집이 있는 2봉에 오르면 아주머니 한분이 삼부인당에서 치성을 드리고 있고, 철계단을 타고 바위들을 휘돌아 오른 3봉에는 팔봉산(302.0m) 정상석이 반겨준다.
정상의 바위에 올라서니 발밑으로는 푸른 홍천강이 아찔하게 내려다 보이고, 노송들이 뿌리박은 기암괴석들은 산수화를 보듯 아름답게 서있으며, 종자산에서 두릉산을 거쳐 원을 그리듯 팔봉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 1봉



▲ 1봉에서 바라 본, 오른쪽의 종자산과 왼쪽의 두릉산을 거쳐 팔봉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 당집이 있는 2봉



▲ 3봉



▲ 3봉의 정상석



▲ 3봉에서 내려다 보이는 홍천강



- 팔봉유원지
해산굴이 있는 4봉을 오르고, 5봉과 6봉을 차례로 지나서 7봉에 오르니 제일 험하다고 하는 8봉이 조금 떨어져서 보이는데 서서히 땅거미가 지기 시작한다.
암릉을 내려가다가 어두어지는 8봉을 포기하고 6-7봉 안부로 되돌아와 가파른 돌밭길로 내려가니 쭉쭉 미끄러지며 너덜들이 쏟아져 내리고 고도가 낮아지며 홍천강이 점차 가까워진다.
급한 사면길을 조심해서 내려가면 여울지며 흐르는 물소리가 들려오고, 백사장이 보이는 강변으로 내려서서 넓은 길을 따라가면 매표소가 나오고 산행은 끝이 난다.
팔봉교를 건너고 어두어진 도로를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으니 작으면서도 아름답고 낮으면서도 험준한 팔봉산 암봉들의 검은 실루엣이 멋지게 하늘금을 긋고있다.



▲ 해산굴이 있는 4봉



▲ 6봉



▲ 7봉에서 바라 본 8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