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산악회따라~

2004년 12월 9일 목요일 날씨 맑음.
영남 제 1관 - 여궁폭포 - 혜국사 - 대춸터 - 주흘산주봉 - 주흘산영봉(1,106m)
꽃밭터널 - 영남 제2관 - 조곡폭포 ~~~ 영남 제 1관.
산행시간 : 5시간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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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흘산!
가을이면 산세가 더 아름답고
조령산, 포암산, 월악산 등과 더불어 소백산맥의 중심을 이루며
조령산의 사이로 흐르는 조곡천 동쪽면에는 주흘관(조령 제 1관문),
조곡관(조령 제 2관문), 조령관(조령 제 3관문)의 세 관문과 원터,성터 등 문화재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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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뢰와 같은 성원에 보답코저 ㅋㅋ.
가을에 아주 이쁘더라는 주흘산엘 갔다.
첫새벽에 날아온 핸폰의 문자, 갑작스런 다이아님 불참소식, 엥~@@ 어케된거얌;;
3부 블루다이아의 우아한 빛이 없으니 차안이 어슴프레하당,
요럴때 5부 에메럴드 빛을 발산해보면 좀 밝아질려낭~~~ㅎㅎ

산행지가 가까워오면 산꾼 아저씨덜 의례히 부시럭 부시럭;; 준비가 대단하던데
롱다리 짝꿍언냐랑 몇마디 주고받는 사이 어느새 버스는 새재주차장에 멎는다
9시.단체사진을 찍고 서리가 하얗게 내린 길을 걷노라니 초입부터 역사냄새가 물씬풍긴다.
오늘은 산행하구서 잊혀졌던 옛교과서를 더듬게되리라,

날씨가 따뜻해서인지 계곡에 물소리는 마치 봄에 얼음장 밑을 흐르는 물소리같다.
지그재그로 서서히 오르게하는 잘 되어있는 등로도 그리 힘들일이 없는데,,,
시원스레 흐르는 여궁폭포에 다달으기도 전,
山 냄새를 시작으로 무거운 다리는 꼴찌 줄을 선다.

어제 낮, 공원 몇바퀴 돌때 앞정갱이 땡겨서 혼쭐이났는데 오늘도 요거이 발짝할까봐
은근히 걱정이되고, 원인을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불어난 몸무게 때문인것같다,

새벽에 떠나올때 남편말이 오늘 산에서 1kg 만 줄이고 오면 성공이랫다. 근디,
다리에 깁스하고 온 밥사장님이 식당을 정해 오늘의 점심메뉴로 청국장 예약해 놨다며
회장님께 아뢰는 전화에 그 뚝배기 냄새땜시롱 내 코는 산냄새고 뭐고 다 베렸다.
도대체 이 먹성을 우짜노,
(이것두 걱정거리 엄는 인생사, 행복한 고민이겠쪄?)

얼마큼 올라오니 약수터에서 물이 졸졸 흘러나온다.
바가지가 많이있다, 약물이라 생각하고 한모금 마셔본다.
절벽위에 올라서니 이름모를 산동네가 아스라하고,,, 시원한게 공기 넘 좋다.
어떤분은 산 공기가 맛 있다던데 롱다리 언냐는 산공기가 매끄럽다나 어쨋다나,
후미숙녀 챙기면서 점점 더 무거워오는 나를 보일듯 말듯 끌어준다 (롱다리 성! 고마웟쑝,)

주봉에 올라서니 산상부페가 한창이다.
이름모를 양주에~ 쐬주에~ 복분자까정,
산사랑 박대장님은 족발땜시롱 아름다운 산악회를 오신다는데
술 먹을줄 모르는 숙녀, 오늘 그 대장님 족발만 많이 축낸다.

오늘 아측에 버스칸이서 마이크 잡은 성은 김이요, 이름은 DS 회장님,
두손 모으고 얌전히 앉아있는 회원님들 두손 끌어내어

갑자기 거한 박수세례 퍼부어 간만에 출석한 소녀 황당케 하시드만,
(박수 치신분덜 오래살뀨, 근디, 이왕이믄 담엔 기립박수를,ㅋㅋ쳐주믄 안되남유?ㅋㄷㅋㄷ)
요번엔 이 이삔소녀랑^^* 사진을 찍으야헌다나 워쩐다나;; 내참,
인기있는 탤런트덜은 왕건 촬영장에만 있는줄알었는디 다이아님 읍스닝께 좋네,

꿩대신 닭두 좋구먼, ㅋㅋ.

올라가니 높다, 낙엽위에 깔린 첫눈을 밟아본다.
성에가 얼어붙고 때론 녹아 미끄럽고 조심스럽다.
영봉을 가는길, 능선으로 산책하듯 산행한다.
발빨 맞은 사람들끼리 정상에서 의례히 하는일, 김치, 치즈, 스마일~ 캇!!

하산길은 대체로 급경사던데 이름이 이뻐서인지 꽃밭너덜 길은 부드러운 편이다.
맑디맑은 계곡의 물이 여름이라면 발을 들이밀었을텐데,,,
꽃밭너덜이 끝날무렵 돌너덜 위에 갖가지 소원을 담은 돌탑이 하얗게 서리를 덮어썼다.
큰바위 밑에 고드름이 어찌나 투명한지,,,
꺽다리;? 아니 롱다리언냐는 한걸음에 이따만한 고드름을 따다준다.
산중에서 먹는 아이스케키?
목을 축이며 한참 동안이나 맛있게 깨물면서 내려왔다.

산길도 어느덧 끝나고, 조곡관이 나오고,,, 물수레에 맑은 물이 흘러간다.
물길을 따라가다보니 조곡폭포에서 시원한 물이 쏟아진다.
엊그제 비가와서 그런지 수량이 제법많다. 오른쪽엔 계곡물, 왼쪽엔 수로, 어딜볼까나~
내내 수로를 타고 맑은 물은 한없이 한없이 흘러만가는데,,,
물레방아 돌리고서 또 흐르는 물,
저 아까운 물들은 어디서 끝이 날겐가,,,

조령산과 주흘산을 양옆에 두고 난길, 문경새재길,
오다보니 재미난 글이 눈에 들어온다.
꾸구리바위.
물속 커다란 바위밑에 살던 꾸구리란 놈이 지나가는 처녀나 새댁을 히롱했다는 전설이다.
V 자로 상처난 소나무는 일제시대때 땔감으로 송진을 채취했던 자리라고,,,
그 옛날 선비들이 하룻밤 유햇을 주막이며 이것저것 볼꺼리에 두루두루 읽어보고 살피며
궁예가 칼을 받으려 무릎꿇었던 암반,, 절 같은,,, 민가같은,,,, 왕건 셋트장도 둘러보며
금방 끝날것같은 긴 신작로 길을 수로의 물소리를 벗삼아 마냥 걸어와도 지루하지가 않다.

2시 50분 산행종료,
예약해놓은 식당에 들어가니 벽에는 그집 주인이
연예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랑 싸인이 자랑스럽게 걸려있고,,
내 코를 헷갈리게 하던 토종 청국장에 한껏 즐거워했다.
인심좋은 아줌마한테서 하얗게 벗겨놓은 더덕을 사왔으니 낼 반찬 걱정끝!!